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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저우-중국 문명의 원류를 찾아서 中原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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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림사 승려들이 숭산을 배경으로 공연하는 <선종소림>. 중국다운 거대한 스케일에 압도된다 


정저우
중국 문명의 원류를 찾아서 中原 

중원. 중국역사 또는 무협물깨나 섭렵했던 이들이라면 가슴 설레는 두 글자다. 그러나 막상 여행과 중원은 오히려 요원한 편이었는데, 지난해 대한항공 CF ‘중국, 중원에서 답을 찾다’ 시리즈는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던 ‘중원’에 대한 로망을 다시 일깨워 준 계기였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중국 허난성 여유국, 중국국가여유국, 중국국제항공



2 경쾌한 이미지와 달리 소림사 경내는 고즈넉하다 3 중국에서도 모란꽃이 가장 유명한 뤄양


허난성, 중원에서 답을 찾다

그렇다면 중원은 어디인가. 중원은 중국인들의 마음 속에 지리적인 개념보다 관념적인 의미가 더 크다. 때문에 중원을 이해하려면 우선 중국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중국 문명은 처음에 황하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이곳은 오늘날 산시성 동부, 허난성, 산둥성 서부에 해당한다. 고대국가였던 은·주나라로부터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진과 한의 수도였던 시안(과거 장안), 후한의 수도 뤄양(낙양), 송나라 수도 카이펑(개봉) 등은 모두 이 지역에서 발전했다. 

또한 이 지역을 이해하려면 경제적인 부분도 알아야 한다. 오늘날 중국인들은 흔히 이 지역을 서부로 부른다. 동부 해안선을 따라 경제가 발달한 칭다오, 상하이, 선쩐 등을 화동 지역이라고 하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 많은 베이징 서쪽의 내륙 지역이 서부다. 중국에서 몇 년 전부터 ‘서부대개발’을 외치고 있는 바로 그곳으로 새로운 기회를 노려 볼 만하다. 항공사가 관광만을 목적으로 정규편을 띄우지 않을 것이다. 대한항공의 ‘중국, 중원에서 답을 찾다’ 캠페인은 바로 시안과 정저우에 신규노선을 취항하면서 기획됐다. 

정저우는 뤄양과 카이펑이 위치한 허난성을 방문하는 관문이다. 정저우 역시 신석기 유적지와 고대 은나라 수도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그곳에 가보면 기원전 수세기 전의 역사는 고대 아테네처럼 이야기로서는 흥미로울 수 있으나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현실감은 떨어진다. 정저우는 역사적 의미보다 허난성으로 여행을 가고자 하거나, 화동 지역과 서부를 연결할 때,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한다. 대한항공의 인천-정저우 노선을 이용할 수 있고 시안, 베이징, 지난 등 직항이 연결되고 있는 다른 지역에서도 국내선 또는 중국고속철도(CRH)를 이용해 방문하기 쉽다. 




1 중국 3대 석굴로 꼽히는 용문석굴, 80%가 당나라 시기에 만들어졌다 2 모란꽃이 그려진 전통 부채, 무더위에도 화사한 기분을 선사한다 3 운대산 시내 일본 스타일을 표방한 긴자클럽. 변화하는 중국을 느끼게 한다 4 소림사 승려와 게릴라 기념 촬영하기

허난성 여행 베스트 3인방 

황하가 대한항공 CF에서 등장한다. 황토가 잔뜩 섞인 누런 빛 거대한 물결을 바라보는 여자가 있다. ‘늘 작은 일만 주어진다고 여기는 그대’에게 <사기>를 쓴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학자 사마천은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황하와 바다는 가는 물줄기로 가리지 않는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그래서 인상적인 시각 효과는 이 CF를 본 이로 하여금 황하를 한번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정저우는 카이펑이 생기기 전까지 황하를 이용한 물류 운반의 중심지였다. 지금도 역시 황하를 유람하는 수륙양용선을 탑승하고 생생하게 황하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용문석굴은 돈황석굴, 운강석굴과 더불어 중국 3대 석굴로 꼽힌다. 다른 두 석굴에 비해 스케일은 작다. 혹자는 용문석굴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석굴들과 비교해서도 규모가 작다고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때문에 최근에 세계 7대 불가사의를 다시 선정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의 3대 석굴도 다시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진시황릉 병마용처럼 발굴이 늦어져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는 것들도 많다. 하지만 용문석굴의 의미는 비단 규모로만 따질 수 없다. 용문석굴의 80%는 당나라 시기에 만들어졌다. 한나라가 한자를 비롯해 중국적인 것의 원형을 내놓았다면 당나라는 그것의 정점을 이룬 시기다. 동시에 황실의 지원 하에 불교문화가 가장 번성했던 시기이도 하다. 우리의 경복궁이나 돌하루방을 크기만으로 가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측천무후의 모습을 담은 비로자나대불을 비롯해 하나하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소림사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친숙하다. 우리가 달마대사로 알고 있는 인도의 고승 보리달마가 9년간 면벽 수행을 했던 ‘선’ 불교의 발상지다. 더욱 낯익은 것은 소림권법이다. 영화나 무협물에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소림사가 위치한 숭산은 중국의 5악 가운데도 중앙에 위치해 중악숭산이라고도 부른다. 72개의 봉우리가 있으며, 절도 72곳이 있다.  소림사는 숭산의 서부 중앙에 위치한다. 강하고 활기 넘치는 무술 시연을 보고 경쾌한 분위기를 떠올렸다면 소림사 경내 자체는 오래된 사찰 특유의 고즈넉하고 편안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휴대폰과 무선노트북을 사용하는 승려들의 모습도 흥미롭다. 소림사 왼편에는 고승들의 사리를 모신 탑들이 모여 있는 탑림도 위치한다.


중국무협 양대산맥 ‘소림권법 vs 태극권법’ 

역사소설이 혼란을 가져올 때가 있다. 김용의 무협소설과 그 원작을 바탕으로 한 무협영화와 드라마들은, 이연걸이 연기한 곽원갑이나 혹은 무당파의 장상풍 조사가 태극권을 창시했다고 믿게 만든다. 허난성은 동물의 움직임에서 고안한 소림권법뿐 아니라 태극권의 발원지로도 알려져 있다. 일부 자료에서는 원류는 송나라 말 장상풍이 창안했다고 기록돼 있다.
진왕정(陳王廷)은 청나라 때 사람으로 태극권 조사로 알려져 있다. 지야오주어(焦作)시 원(溫)현은 진씨 가문의 마을(陳家溝)이 있고, 진왕정과 태극권 명인들을 모신 사당이 있다. 또 태극권의 역사와 관련 유물들을 전시한 박물관과 대단위의 태극권 수련원도 있다. 중국 전역 및 세계에서 태극권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몰려든다.
소림권법 역시 승려가 되지 않아도 수련할 수 있다. 소림사 외에도 소림사 인근에 다양한 수련원이 있다. 시연 등을 보여 주기도 한다.


허난성 맛기행

허난성의 특색 있는 요리를 꼽으라면 국수다. 칼국수처럼 다소 넓적한 면이 많고, 외견상으로는 건더기가 없는 맑은 국물에 국수가 담겨 나온다. 느끼하거나 자극적인 중국 요리를 떠올리기 일쑤인데, 심심하기까지 한 국수가 묘한 매력이 있다. 이조차도 중국 요리가 안 맞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중화)라멘조차 못 먹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니까. 중국 요리를 경험해 본 적이 있고, 향이 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추천한다. 다만 식당에 따라 향신료의 강약에 차이가 있다. 뤄양에 위치한 ‘진부동’은 중국 100대 레스토랑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고, 또 많은 이들이 ‘먹을 만하다’고 추천한다. 이 집은 24가지 코스 요리가 나오는데, 대부분 국물이 있는 요리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허난성은 마 생산지로도 유명한데, 마를 고구마나 감자처럼 쪄서 먹거나 다양하게 조리한 요리도 별미다.



5, 6 뤄양의 진부동은 중국 100대 레스토랑 가운데 하나다 7 허난성과 운대산의 별미, 지네요리

지구의 역사를 만나는 곳 ‘운대산’ 

화산, 태산, 숭산, 아미산, 곤륜산 등이 무림인들의 공간이라면, 허난성에 위치한 운대산은 신선들의 공간이다. 흔히 중국에서 신선에 비유되곤 하는 위진시대의 죽림칠현이 노닐던 곳으로 산의 형세나 기운이 매우 신비롭기 그지없다.
운대산은 허난성의 슈무(수무)현에 위치하며 성도인 정저우시에서 약 98km 거리이다. 운대산은 안후이성 황산, 지양시성 루산, 윈난성 석림, 후난성 장자지에, 헤이룽지양 오대연지, 허난성 숭산, 산둥성 단하 등과 함께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풍경구 내에서는 자연 보호를 위해 별도의 가스차량을 탑승토록 하고 있다. 또 각 차량마다 전문 가이드들이 동승해 관광을 돕고 있다. 개인적으로 방문한 경우라도 입장권만 있으면 상시 운행하는 버스를 어디서든 탈 수 있으며, 풍경구 내의 이동시 가이드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풍경구가 워낙 넓어서 이동하는 동안에는 DVD를 방영한다. 한국어 버전도 있다. 

운대산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그랜드 캐년’이라고 홍보하며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태항산 협곡과 같은 태항산맥 지구로 이어진다. 지리학적으로는 한무계-유도계 지층에 형성된 장애(길다란 절벽), 선형장애, 환형장애, 대계장장애와 옹곡, 위곡, 현구, 심절장곡 등의 협곡이라고 설명돼 있는데, 실제로 거닐어 보면 점토판을 차곡차곡 쌓은 것을 다시 찢으면 이런 지형이 되겠구나 하고 상상하게 된다. 

인간의 역사를 보통 1만년 이내로 치는데, 이곳 운대산의 역사는 25억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고대 말기에 융기 작용으로 판이 성장해 지대가 형성된 후 구역 안에서 합쳐지고 기반이 내려앉았다, 중원고대에 이르러 본래의 구 전체가 솟아올랐다가 반대로 침강하는 등을 반복하면서 단층작용에 의한 협곡이 형성됐다. 중생대 후기에는 태평양판 덩어리와 아시아판이 충돌하면서 서로 작용했고, 백악기 초부터 말기까지 화북판이 동부로 대규모 이동하고 융기해 동아형렬곡계가 형성됐다. 

지층 작용을 끊임없이 받으면서 공원 내 지층들이 찢어져 열곡 형태의 협곡군과 종횡으로 봉우리가 만들어졌다. 유네스코에서는 이와 같이 여러 차례의 지층 변화를 거친 유적이 지구의 역사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여겨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운대산은 ‘세 걸음마다 샘이 있고, 다섯 걸음마다 폭포가 있고, 열 걸음마다 못이 있다’는 묘사로도 유명하다. 가장 대중적인 관광지는 홍석협이다. 산이지만 일반 등산처럼 험난하지 않고 평지에 가까운 길을 산책하듯이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지형이 기이해서 지루할 새가 없다. 이 밖에 담폭협, 천폭협, 만선사, 수유봉, 청룡협 등을 주요 관광코스로 추천한다. 수유봉은 주봉으로 해발 1,308m, 중국 최고의 폭포로 꼽히는 운대천 폭포는 낙차가 무려 314m나 된다.


상큼해진 중국의 마사지숍

우리는 마사지숍이란 말을 들으면 음침하거나 퇴폐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스파와 경략을 즐기면서 마사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긴 했다. 또 동남아 등 여행을 통해 저렴하고 기분 좋은 마사지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도 태국마사지나 중국 발마사지 등 직장인을 겨냥한 시설도 많아졌다.
중국 역시 예전의 열악한 시설과 달리 화사한 인테리어와 중국 전통 한방을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장점을 살린 마사지 체인들이 유행이다. 일반 여행객도 두려움이나 거부감 없이 쉽게 찾을 수 있어 좋고, 동일한 가격과 서비스 스탠더드는 기본이다. 중국 발마사지숍은 단체실 단위로 운영돼 개인 여행객이 찾기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최근엔 개인방문객을 위한 별실도 운영한다. 가격은 80~100위안(1위안 = 180원). 







3 25억년 지구의 역사가 담긴 기괴한 형태의 운대산 협곡, 돌이 붉은 홍석협 지구는 인기 관광지다 4 협곡 사이로 사람들이 오가고, 나무가 자란다 5 운대산은 폭포가 많기로 유명하다 6 협곡 사이사이로 이동이 가능하고, 안에 들어서면 더욱 장엄한 풍경을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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