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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련 직업의 세계 ⑦ 여행사 항공 카운터-그들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6.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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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카운터는 여행사에서 예약, 발권, 상담 등 항공에 대한 총체적인 업무를 맡는다. 여행사마다 지칭하는 말이 다르지만 보통 항공 카운터로 통용된다. 많은 사람들이 잘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여행사의 업무 중 처음과 끝은 항공 카운터에서 이뤄진다. 아무리 새로운 리조트, 어트랙션, 대형 박람회가 열린다 해도 그들의 손을 거치지 않는 여행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2007년 전자티켓(Electronic Ticket)이 상용화되면서 카운터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그렇지만 현직 항공 카운터들은 고유 업무는 간단하지 않으며, 여행업계에서 새로운 수익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호에는 여행사의 항공 업무의 핵심인력인 항공 카운터에 대해 알아보자. 

  박우철 기자

여행의 질, 항공 카운터의 능력에 달렸다

항공 카운터의 능력은 패키지여행처럼 단순한 일정보다는 복잡한 항공 여정을 ‘설계’할 때 발휘된다. 특히 요즘같이 자유여행의 인기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그들의 능력은 더욱 빛난다.
한 여행객이 한국에서 인도에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직항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을 경유·환승하는 일정이다. 직항은 일정이 간단하지만, 환승 여행을 한다면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환승 공항에 따라 운항 항공사, 운항 시간, 중간체류(스톱오버), 요금 등이 천차만별이다. 여행자의 성향이 모두 달라 적절한 조합을 찾아야 하지만 항공여행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힘들 수 있다. 이럴 때 항공 카운터들은 적합한 여정과 요금을 소비자에게 제안한다. 이런 설계 과정은 여행자에게 맞춤옷을 만들 듯 소비자와의 상담을 통해 최적화된다. 때문에 여행사에서 어떤 항공 카운터를 만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카운터의 옛날 옛적에는

항공 카운터 부서는 여행사 내에서도 규율이 엄격하다. 지금은 항공발권에 필요한 업무가 컴퓨터를 통해 편리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휴먼파워가 크게 작용했고, 그 능력은 경험과 연륜에서 나왔다. 직무를 배우기 쉽지 않다는 특성상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항공 카운터의 능력은 신입 카운터에게 부러움을 넘어 존경의 대상이었다. 

항공 카운터 경력 23년의 삼화여행사 이미숙 실장은 “88년도 처음 여행사 카운터에 입사했을 때 실장님은 얼굴도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그 능력과 카리스마가 컸다”며 “단순히 업계 선배라서가 아니라고 어려운 발권을 척척해냈고, 이 때문에 항공사, 여행사 내부에서도 그녀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지금은 CRS·GDS(Computerized Reservation System, Global Distribution System·컴퓨터항공예약발권시스템)의 발전으로 예전보다 쉽게 항공 카운터 업무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지만 80년대,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공식항공안내책자(OAG·Official Airline Guide)>로 항공에 관한 업무가 이뤄졌다. 세계 항공사들의 스케줄과 요금이 나와 있는 일종의 항공 백과사전으로 ‘아날로그’ 항공 카운터 시절의 상징이다. 신입 직원들은 자리에 앉을 겨를도 없었다. 항공 시스템이 전산화돼 있지 않았던 시절에는 직접 발품을 팔아야 했다. 국어대사전만큼이나 두꺼운 PNR(Passenger Name Record·항공권 발권에 필요한 탑승자 이름, 여권번호, 여권유효기간 등의 정보)을 들고 항공사 이곳저곳을 다니며 직접 발권을 했었기 때문이다.

잘 숙성된 와인 같은 능력을 발휘할 때

여행사에서 “회사의 수익 능력은 항공 카운터 실장 능력에 달려 있다”라는 말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지만 여행사 핵심 인력 집단인 항공 카운터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전자티켓과 컴퓨터의 발전으로 항공 카운터의 존폐를 걱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자기 계발, 항공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으로 항공 카운터는 여행사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세심한 터치는 마치 잘 숙성된 와인처럼 깊고 진한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항공 주도의 상품 개발을 통해서 카운터의 역할을 확장시킬 수 있다. 예전에는 소비자들에게 여권, 비자 수준의 단순한 정보 제공했지만 지금은 여행과 관련된 호텔·리조트, 가이드, 현지 여행사, 지역 소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여행사를 차릴 수도 있다. 특히 항공에 정통한 항공카운터들은 상담능력과 풍부한 지식으로 직접 여행사를 만들어 연착륙하는 경우도 많다.

항공 카운터가 되는 길

항공 카운터의 주된 업무는 항공권 예약과 발권이다. 예전에는 수작업으로 했지만 지금은 컴퓨터를 통해 많은 부분이 자동화됐다. 항공 카운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항공예약발권시스템(CRS·GDS)의 사용법은 토파스나 애바카스, 월드스팬, 갈릴레오 같은 GDS공급업체에서 배울 수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전문인력 양성 과정은 항공예약, 발권 등 항공 업무가 주를 이룬다. 

교육은 관광 관련 학과, 항공 카운터를 포함한 여행업 진출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며 기초과정과 고급과정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토파스나 애바카스 등의 교육을 수료하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교육비가 제공되는 노동부 지원 수강료 환급 제도를 통해 80% 내외에서 교육비를 환급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토파스나 애바카스의 CRS교육을 받는 것만이 항공 카운터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선배 항공 카운터들은 항공업무 능력보다는 업무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더 큰 자질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의 토파스여행정보 02-778-6114, 아시아나애바카스 02-2127-8931, 02-2127-8932



여성들만의 영역? 남성만의 능력을 보여 줘!

오늘날 남성 항공 카운터를 찾기란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쉽지 않다. 항공 카운터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을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 필요해 남성들은 역량이 부족하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또 여성 위주의 사회인 만큼 남성들의 적응이 쉽지 않다는 인식도 있다. 남자 항공 카운터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디디투어 항공예약발권팀 최재원 과장이 말하는 남성 카운터의 세계를 들었다.

- 남자 항공 카운터로서 누리는 혜택은.
여자 선배에게 주옥같은 항공권 발권 노하우와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 발권 노하우는 자기의 재산으로 잘 알려주지 않지만 청일점이라는 이유로 비법을 전수해 준다. 아직까지 카운터는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탓에 그들을 잘 이해 못하기도 하지만 부하 직원들을 잘 통솔할 수 있는 상황별 대처법도 그들을 통해 배운다.

- 남자도 항공 카운터 업무를 잘할 수 있는 이유는.
항공 카운터와 가장 긴밀한 관계인 항공사 남성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이 남다르다. 여행사 영업부와도 마찬가지다. 항공 카운터는 여자들이 많은 상황이지만 항공사나 여행사 영업부는 아직까진 남자들이 많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시스템에 강하다. 보통 남자들이 여자들보다는 기계에 능통한 편이다. 컴퓨터가 고장났거나 시스템이 다운되었거나, 프린트가 안 나오거나 하면 남자들이 더 잘 대처하는 것 같다.

- 반면 애로사항이 있다면.
여성들의 사회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조금씩 그들과 유화되면서 오히려 많은 기술을 습득한 것 같다. 또 여자 선배들에게 배우는 것이 종종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는 더욱 열심히 하도록 만드는 채찍질이었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한 원동력인 것 같다. 선배들의 가르침을 통해 그 모든 어려움이 상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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