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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와 떠나는 우리나라 기차여행 ⑤ 바다열차-코레일 바다열차 여행기, 바다 영화 보러 떠날까요?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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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에서 운행하는 바다열차는 강릉에서 삼척까지 해안선을 따라 58km를 달린다 ⓒ코레일 관광개발


트래비와 떠나는 우리나라 기차여행 ⑤ 바다열차

코레일 바다열차 여행기
바다 영화 보러 떠날까요?
 

스크린은 영화관에만 있는 게 아니다. 고혹적인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가는 바다열차 여행은 차창을 통해 바다의 삶을 보여 주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러닝타임 1시간20분, 그 안에는 태양의 맥박을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색깔, 크고 진한 뭉게구름, 눈부신 백사장이 담겼다. 장거리 데이트 코스로 두 사람의 마음을 푸르게 물들일 바다열차를 제안한다. 

  도선미 기자   사진  도선미 기자, 코레일관광개발  
취재협조  코레일관광개발  www.korailtravel.com 1544-7755





동해를 속속들이 즐기는 법

바다열차는 강릉, 동해, 삼척에 이르는 58km의 해안선을 달리는 기차다. 외관만 봐도 티가 난다. 바다와 동화된 듯 산뜻한 파란색과 발랄한 여름의 해수욕장 일러스트로 열차 외관을 장식했다. 출발은 강릉에서 삼척까지 6개 역에서 가능한데 이왕이면 전 구간 탑승을 권한다.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바다의 모습에 넋을 잃게 될 테다. 

바다열차 여행은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바다를 향해 난 좌석에 앉아서 1시간20분 동안 동해의 일상을 경험한다. 사람들로 붐비는 해수욕장을 지나치고, 철조망으로 격리된 이름 없는 바다의 외로움을 마주한다. 열차는 해안선과 바투 붙어 달리다가도 어느 순간 해송으로 눈앞이 가려지면서 논밭, 마을 너머로 멀어지기도 한다. 

바다를 보는 것도 좋지만 열차 자체도 이색적이다. 가족, 친구나 연인 단위의 여행객들이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열차에는 분위기를 돋워 주는 음악 방송이 나온다. DJ는 여행객들이 미리 보내 온 사연을 읽어 주고 신청곡을 틀어 주며, 전 승객들이 함께하는 빙고 게임도 진행한다. 일행이 있다면 깜짝 사연 소개로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좌석은 특실의 커플석과 일반석으로 나뉘는데, 가족끼리라면 일반석을, 연인끼리라면 커플석을 이용하면 좋다.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면 프러포즈룸을 예약할 수도 있는데, 2인용으로 여닫이 문이 달린 밀실이며 와인과 초콜릿을 제공하고 사진도 찍어 준다. 

또 각 정차역마다 해수욕장이 있어 중간에 내려서 물놀이를 한 후 다음 열차를 탈 수 있다.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라는 명성을 가진 정동진과 촛대 바위에 걸린 일출, 일몰이 장관인 추암해수욕장도 추천할 만하다. 
바다열차 승차권이 있으면 강릉의 오죽헌과 선교장, 강릉유람선이나 삼척의 무릉계곡, 고래화석박물관, 환선굴, 삼척온천을 이용할 때 20~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1 열차는 전좌석이 바다를 향해 있다 2 바다열차를 타고 경품이 걸린 빙고 게임에도 참여해 보자 3 기차여행은 추억과 가장 닮았다 4 애국가의 첫 장면인 일출 장면과 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이 된 추암해수욕장. 촛대바위가 유명하다

당일여행에 딱! 코레일 바다열차 패키지

당일치기로 편하게 강원도 바다와 산을 한번에 가고 싶다면 코레일 패키지를 추천한다. ‘낭만의 바다 열차, 대관령 양떼 목장 기차여행’ 상품은 무궁화호 열차와 바다열차를 타고 강원도 대표 명소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여행사인 코레일관광개발에서 교통편과 가이드를 지원해 주지만 식사비는 별도이며 자유시간도 많다. 오전 7시30분에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원주역으로 이동한 후 현지 인솔자와 양떼 목장으로 이동한다. 양떼 목장에서 뛰어논 후에는 강릉 초당마을에서 순두부를 맛보고, 오후에는 추암역에서 자유롭게 해변 산책을 즐긴다. 바다열차는 추암역에서 강릉역까지 이동하는 동안 이용하게 된다. 강릉에서 원주를 거쳐 청량리로 돌아오는 시간은 밤 9시50분이다. 하루 만에 다녀오기에는 체력적으로 벅찬 일정이긴 하지만 주말을 이용해 부담없이 갈 수 있어 편리하다. 연중 매일 출발하며 상품 가격은 성인 기준 5만5,000원이다. 바다열차와 서울-원주 간 열차비 등을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다.  


대관령에서 목동이 되어 볼까?

강원도까지 가서 바다열차만 보고 오기엔 조금 허전하다. 요새 그 동네에 입소문난 여행지는 단연 양떼 목장이다. 대관령 중턱에 위치하기 때문에 자가용이나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지 않으면 접근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언덕에 펼쳐진 푸른 초원 위에는 200여 마리의 양떼가 한가로이 노닌다. 대관령은 신록이 짙은 여름에도 서늘한 편이기 때문에 땡볕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양떼들 사이를 지나 트레일을 따라 언덕 위까지 올라가면 청량한 바람이 땀 흘린 보상을 해준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양에게 먹일 수 있는 건초 비용만 받는다. 축사에 있는 건장한(?) 양들이 필사적으로 건초를 받아 먹으며,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온순한 양의 이미지를 전복시킨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양들은 품에 안아 얼르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 주의해야 할 점은 아무리 귀여워도 너무 어린 양들에게는 건초를 먹이면 안 된다는 점. 양은 생후 3개월까지 엄마 양의 젖을 먹어야 한다. 그전부터 건초를 먹으면 심하게 설사를 하게 된다고. 엄마 양들을 튼실하게 먹여야 아기양들도 건강해진다. 

눈꼬리가 처지고 복슬복슬 뽀얀 털을 드러낸 양들을 보면 마음이 덩달아 착해지는 것 같다. 큰 즐거움이 있다기보다는 풍경의 단순함과 양들의 순한 표정이 도시인들을 대관령 산자락 양떼 목장으로 불러모으는 힘인가 보다.
양떼 목장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 3리 14-104  문의 033-335-1966



1 마음에 여유를 주는 대관령 양떼목장의 풍경 2 강릉은 초당두부로 유명하다 3 건초 한 줌이면 100m 밖에 있는 양도 달려온다 4 대관령 양떼 목장에서 만난 아기양


바로 이맛! 강릉 초당순두부!  

강릉은 자타가 공인하는 순두부의 고장이다. 바다열차를 타고 강릉역에 내려서 순두부도 안 먹고 서울로 올라온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 강릉의 순두부는 소금이 아니라 진짜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더욱 깨끗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소금이 비쌌던 옛날 꿩 대신 닭으로 바닷물을 쓴 것인데 지금은 강릉 순두부만의 특색이 됐다. 원래는 20여 년 전부터 형성된 경포대 근처 초당동이 강릉 순두부의 원조이지만 최근에는 시 외곽의 운정동도 세를 확장하고 있다. 순두부는 콩을 불려 갈아서 촘촘한 천으로 콩물을 거른 후 30분간 끓여서 만든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한 편이라 실제로 맛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잘 우려낸 맑은 순두부찌개는 마치 사골 국물처럼 진하고 깊다. 운정동 ‘400년집 초당순두부’에서 먹어 본 순두부는 그랬다. 많은 이들이 400년 역사의 순두부 본가인 줄 알고 이 집을 찾는데 실은 생긴 지 5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주인 할머니가 살고 있는 식당 옆집이 바로 400년 된 집(공식 명칭은 ‘강릉 심상진 가옥’으로 강릉 유형문화재 79호)이라 그렇게 이름지었다. 알고 보면 400년 ‘옆’집인 것. 대표 메뉴는 순두부백반(6,000원)과 수육·모두부·묵은지볶음이 함께 나오는 초당두부(1만5,000원). 초당두부는 차림에 비해 가격도 비싸고 특별한 맛은 없으므로 순두부백반을 추천한다. 주인 할머니에 따르면 “물의 온도와 콩의 질, 바닷물의 양을 절묘하게 조합하는 게 순두부 맛의 관건”이라고. 참 도시에서 흔히 먹는 얼큰한 수두부찌개는 정확히 말하자면 ‘연두부’찌개다. 실제로 순두부는 연두부처럼 무르지 않고 입자가 좀더 거칠다.
400년집 초당순두부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 256-3 
문의 033-644-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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