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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해외여행과 가방 검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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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 위기로 움츠러들었던 해외여행 수요가 몰리면서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공항 이용객도 하루 평균 10만명에 달하고 8월에는 하루 11만명을 넘어서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 수’가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 주위에도 해외로 여름휴가를 떠났거나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상당수에 달합니다. ‘기왕이면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을 묻던 분들이 올해는 ‘항공 좌석이 없는데 구할 수가 없겠느냐’고 문의할 정도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해외여행객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07년의 1,332만명을 훌쩍 넘어서게 될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이 급증하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다음 수순이 있습니다. 여행수지 악화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관세청의 특별 단속이 발표됩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세청은 7월15일부터 8월31일까지 여행자휴대품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검사비율을 현재(전체 여행객의 2% 수준)보다 30%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특별 단속 기간에는 홍콩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호화쇼핑 지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대해 전량 개장검사가 실시된다고 합니다. 골프 여행이 빈번한 사람에 대한 휴대품 검사도 크게 강화됩니다.
 
현행 법규상 내국인의 면세범위는 국내 면세점과 해외에서 쇼핑한 물품을 포함해 미화 400달러입니다. 면세 범위를 초과하면 그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400달러라는 기준이 과연 현실적인지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무분별한 호화사치여행을 줄이기 위해 특별단속을 실시한다는 관세청은 “이번 조치로 국민들의 건전한 해외여행 풍토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관세청의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마약이나 총기류 등의 물품이 반입되지 않도록 검역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여행자의 휴대품 검사를 강화하면 건전한 해외여행 풍토가 정착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흡사 ‘국산품을 애용합시다’의 다른 버전으로 들립니다. 정부는 얼마 전 남이섬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2014년까지 외래관광객 1,2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외국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겠다면서 정작 우리는 발목을 붙잡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거꾸로 홍콩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승객에 대해 전량 개장검사를 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피차 기분 좋은 일이 아닙니다.

덥습니다. 여름이니까 당연합니다. 덥다고 피하다 보면 끝이 없습니다. 더우면 더위를 즐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해외여행 수요는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어차피 자기 돈 들여 해외여행을 떠나겠다는 사람들을 말릴 수도 없고 말려서도 안 됩니다. 이들에게는 가방 검사보다 모처럼의 해외여행에서 하나라도 더 느끼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 현명합니다. 해외여행객 증가가 걱정되면 해외보다 국내여행을 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말이 많아졌네요. 트래비 8월호를 만들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이미 소개해 드린 라오스 싱글여행을 비롯해 일본 도쿄 공짜여행도 행운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월에 실시한 사진 공모전도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다시 한번 준비했습니다. 트래비는 앞으로 분기별로 독자 사진 공모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제주도로 가는 가장 빠른 뱃길이 열린다는 소식에 준비한 독자여행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얼굴에 ‘착한 사람’이라는 표를 달고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 커플과 아빠와 엄마, 딸의 단란한 가족이 만드는 알콩달콩 제주 여행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십시오 

트래비 편집국장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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