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종철-사진에 미쳐서 여행이 즐겁다
개그맨 정종철-사진에 미쳐서 여행이 즐겁다
  • 트래비
  • 승인 2010.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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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종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한 건 그가 찍은 사진을 보고 나서였다. 서울의 하늘이 환상적으로 펼쳐졌던 지난 5월 어느날 정종철은 본인의 블로그에 ‘대박 날씨의 출사를 다녀왔다’며 너무도 그림 같은 서울의 풍경 사진을 몇 장 올렸다. 사진과 출사와 여행은 같은 선상에 있기에 반가웠다. 자타공인 사진 마니아 정종철과 사진과 여행에 관한 짧은 수다를 나눴다. 사진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촬영 팁도 담겨 있다. 

  김영미 기자   사진제공  정종철

정종철의 취미를 넘어선 취미, 사진

개그맨 공채 원서를 내러 와서 방송국과 국회의사당을 구경하고 기념사진을 찍던 ‘시골 촌놈’ 정종철. 그가  카메라의 매력에 빠진 건 2000년 데뷔한 직후였다. 그가 콤팩트 카메라로 동료들을 찍어서 현상해 주면, 사진을 받는 사람마다 너무 좋아하면서 잘 찍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제가 칭찬에 약한데 사람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더라구요. ‘내가 잘 찍는 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했어요. 수입도 괜찮았고 솔로라 돈 나갈 일도 없어서 사진에 ‘올인’했죠.” 그는 EOS 10D를 시작으로 ‘빵빵한’ 카메라 장비를 구비하며 사진을 취미 생활로 행복하게 즐겨  왔다. 

사진과 관련된 지난 10년간 정종철의 이력은 그러나 단순한 취미 생활로 치기에는 좀 화려하다. 그는 DSLR 강좌 책을 냈고, 조민기, 박지윤 등 동료 연예인들과 사진 전시회를 열었으며, 카메라 촬영법을 알려주는 강연을 종종 하기도 한다. 또 드라마·영화 분야 촬영으로 유명한 전문 사진 스튜디오와 사진 인화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취미를 일로써 발전시켜 더욱 즐기고 있기도 하다. 

초창기 정종철의 카메라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췄다. 주변에 사람이 워낙 많았고, 개그맨들은 표정이 다양해서 인물 사진을 찍기에 좋은 피사체였다. 그러다가 욕심이 생겨 직접 모델을 섭외하고 의상을 코디하고 조명을 세팅해서 전문적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인물은 자연보다 섬세해야 해요. 사진도 트렌드에 맞춰야 하니까 공부도 많이 필요하고요. 제일 좋아하는 피사체는 아내지만, 제대로 마르거나 뚱뚱한 여성들을 찍을 때 재미있어요.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선이 있거든요.” 인물 사진만 6년을 내리 찍으며 6만장이 넘는 사진을 보관하고 있다는  그는 인물 사진에 대한 견고한 주관과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자연스레 ‘출사’도 자주 나선다. 특히 강과 호수에 자주 간다. 요즘은 인물보다는 풍경 사진 찍기에 재미가 들렸다. 그의 또 다른 취미인 낚시를 즐기기 위해서다. 고기를 잡으면서 사진도 찍기 때문에 그의 사진 폴더에는 강과 호수 사진이 유난히 많은 편이다. “강에서 의외로 특별한 사진이 남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대청댐은 물안개가 예술이었어요. 물안개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새벽에만 볼 수 있는데, 그곳에서 낚시를 하다가 환상적인 물안개와 노 젓는 어부가 담긴 사진을 건졌죠.” ‘강과 산을 멋지게 담아내기가 어렵더라’는 기자에게 정종철은 촬영 팁을 일러줬다.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잡은 후 넓게 보라’는 것이다. 한 부분을 중심으로 시야를 넓혀 나가면서 여러 가지로 생각하다 보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과 메시지를 쉽게 담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길에서 헤맨 여행이 더 오래 남더라 

여행의 첫째 요소는 일상과 스트레스와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 그러나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정종철은 국내여행보다는 ‘여행스럽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 해외여행을 선호한다. 

괌을 시작으로 보라카이, 브루나이, 꼬사무이, 꼬창 등 동남아시아 휴양지와 LA, 뉴욕, 호주 등 여러 곳을 여행했다. 처음에 그는 좋은 렌즈와 카메라를 많이 갖춰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갈 때도 커다란 카메라 가방 안에 여러 개의 카메라와 렌즈를 챙겨 갔다. 하지만 딱 두 번 그렇게 하고 포기했다. “카메라가 짐이 되더라고요. 사진기를 가방에서 부랴부랴 꺼내다가 좋은 찰나를 놓치기도 하고요. 언제 어디서든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는 항상 옆에 있어야 해요. 카메라가 짐이 되면 안 되는 거죠.” 때문에 여행에 동행하는 사진기는 가볍고 작을수록 좋다며 그는 올림푸스 PEN, 파나소닉 GF1, 삼성 NX10 등을 추천했다. 이들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작고 가벼우며 원하는 사진 표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정말 잘 찍은 사진인데  카메라가 나보다 못한 경우도 많더라고요. 찍는 사람의 눈과 마음이 다르면 좋은 카메라 갖고 있는 사람보다 잘 찍을 수밖에 없어요. 여행에서는 카메라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요. 편안하게 쉬고 보고 듣고 느끼는 거에 집착하면 되는 거죠.”

여행은 여행자의 성격을 닮는다. 연예계 소문난 얼리어답터이기도 한 정종철의 여행은 호기심과 적극적인 체험으로 채워진다. 그는 가이드 없이 차를 렌트해서 직접 운전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순도 100%의 자유 여행자다. 드라이빙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차를 세워 마음껏 구경하고, 길거리에 있는 포장마차에 들러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거다. “한번은 태국 꼬사무이에서 길을 헤맨 적이 있어요. 섬을 뺑뺑 돌면 어차피 숙소가 나올 테니까 계속 달린 거죠. 산길과 오프로드를 달리면서 헤매다가 결국 밤 11시에야 숙소에 도착했는데, 저도 아내도 그런 경험 때문에 그곳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발리에서는 아내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낸 풀빌라도 최고였지만, 아융강 래프팅과 박쥐동굴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급류를 타고 내려가는데 점점 어두워지더니 냄새가 좀 이상하다 싶고 습한 느낌이 나는 거예요. 그리고 동굴에 들어서 랜턴을 켰더니 천장에 붙어 있던 수천마리의 박쥐가 한번에 화악 날아가더라고요. 진짜 재밌었어요. 단, 래프팅이 끝나고 산  위까지 걸어 올라와야 하는 게 좀 힘들었죠. 체력 좋은 사람들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정종철이 만드는 코미디 한류?

정종철의 ‘출사’무대는 어쩌면 더 넓어질지도 모르겠다. 그가 올해 초부터 준비하고 연출한 <퍼포디언>이 국내 코미디계 최초로 영국의 세계적인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출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퍼포디언은 개그그룹 ‘옹알스(조수원·조준우·채경선·최기섭)’가 몸짓과 표정을 ‘옹알’로 전달하는 넌버벌코미디로, 저글링, 마임, 자전거 등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끝에는 항상 웃음을 선사하는 쇼다. 원래는 정종철도 함께 에든버러 공연에 참가 했어야 하지만, 아내의 셋째 아이 출산과 이사 등으로 바빠서 올해는 그의 애제자 최기섭이 그의 역할을 대신했다. “첫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매진이래요. 만약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수상을 하고 해외에서 러브콜이 들어오면 다각도로 공연을 펼칠 예정이에요. 공연 <점프>처럼 전용관을 만들어서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을 하고 싶어요.” 취미에도 일에도 열정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비추어볼 때, 그의 꿈은 조만간 현실이 될 것만 같다. 그의 블로그(okdongja.co.kr)에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좋은 사진과 이야기들도,개그맨 정종철이 앞장서서 만들어 갈 새로운 코미디 한류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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