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첨단의 테마파크 갈까, 무공해 바다 갈까, 머나먼 별천지 플로리다 "
"플로리다-첨단의 테마파크 갈까, 무공해 바다 갈까, 머나먼 별천지 플로리다 "
  • 트래비
  • 승인 2010.08.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첨단의 테마파크 갈까, 무공해 바다 갈까
머나먼 별천지 플로리다


광대한 태평양을 건너, 또 한번 광활한 미 대륙을 가로 질러야 닿을 수 있는 플로리다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미국이지만 듣지도 보지도 못한 미국의 수많은 주(州) 중에서 그나마 익숙한 곳이다. 오렌지주스의 원산지 정도로 우리에게 알려진 그곳은 사실 미국인들과 유럽인들이 열광하는 최고의 휴양지다. 연중 온난한 기후와 함께 서쪽엔 멕시코만, 동쪽엔 대서양을 끼고 있어 멋드러진 해양 휴양지가 넘쳐난다. 여기에 인간의 상상력을 비웃는 인간의 작품 테마파크는 지구가 아닌 별에 온 듯한 기분을 선물한다. 올랜도를 기점으로 동서를 넘나들며 플로리다를 만나고 왔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유나이티드항공 kr.united.com 올랜도관광청 www.orlandoinfo.com









Orlando

테마파크의 메카라는 점만 보면 플로리다 올랜도는 미 대륙 반대편의 캘리포니아와 닮았다. 올랜도에 자리하고 있는 월트디즈니(Walt Disney),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씨월드(Sea World)는 캘리포니아에도 있다. 그러나 규모만 봐도 올랜도의 완승이다. 도시 전체에 과연 테마파크와 무관한 시설,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온 도시 풍경이 환상 속 나라 같은 올랜도.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열광하는 올랜도의 3대 테마파크를 소개한다. 

Walt Disney World 
오렌지 밭 위에 세워진 꿈의 궁전 

“플로리다에서는 디즈니랜드(캘리포니아주)에서 즐겨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규모가 주는 축복이다. 이곳에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구현할 수 있는 충분한 땅이 있다”

월트디즈니월드리조트(Walt Disney World Resort)의 설립자인 디즈니가 남긴 말이다. 1965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디즈니랜드를 만들고, 정확히 6년 뒤 100배에 달하는 테마파크를 플로리다에 만든 디즈니의 말처럼 월트디즈니는 어마어마하다. 이곳 주차장에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가 ‘쏙’ 들어갈 정도라고 한다. 오렌지 밭과 야자수만 있던 황량한 땅 1억 2,000만 평방미터는 이제 연간 1,400만명이 찾는 미국 최고의 관광지로 운명이 바뀌었다.   

월트디즈니는 크게 4개의 테마파크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지어진 ‘매직킹덤 파크’는 밤이면 불꽃놀이 쇼가 펼쳐지는 ‘신데렐라 성’이 이곳의 랜드마크다. 만화영화에서 보았던 미키 마우스, 구피, 도날드 덕 등 디즈니 캐릭터들이 매일 벌이는 퍼레이드는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애니멀 킹덤’은 수많은 동물들이 운집해 있는 일반 동물원에 인간의 상상력이 더해진 공간이다. 공룡을 비롯해 멸종한 동물까지 만나 볼 수 있으며 사파리 트랙, 정글 트랙, 급류타기 등 20여 개의 어트랙션과 공연을 체험하고 감상할 수 있다. 놀이보다는 인류의 문화를 테마로 한 ‘엡콧(Epcot)’은 ‘Experimental Prototype Community of Tomorrow(미래사회의 실험 견본)’의 줄임말로 최첨단 과학 기술을 이용해 인류의 가상 미래를 구현해 낸 ‘퓨처 월드’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만나 볼 수 있는 ‘월드 쇼케이스’로 나뉘어져 있다. 마지막으로 ‘디즈니 MGM스튜디오’는 디즈니 영화의 제작 현장으로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촬영장은 가장 인기가 많다. 

이외에도 월트디즈니에는 2개의 워터파크가 있다. 인공의 설산을 중심으로 꾸며진 ‘블리자드 비치(Blizzard Beach)’와 1m가 넘는 파도가 넘실대고 상어가 떠다니는 열대 정글 속 비치를 연상시키는 ‘타이푼 라군(Typhoon Lagoon)’은 월트디즈니가 자랑하는 다이내믹한 워터파크다. 다운타운 디즈니에는 다양한 레스토랑과 기념품숍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하나의 도시와 크기가 맞먹는 월트디즈니에는 직영 리조트가 20여 개에 달한다. 객실만 3만개를 웃돌고 레스토랑은 300개가 넘는다. 다소 가격이 비싸지만 디즈니 내에 있는 리조트를 이용하면 올랜도공항에서 무료 셔틀이 제공된다. 리조트 단지 내에서는 모노레일, 보트, 버스 등을 교통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입장권 등 자세한 정보는 디즈니 한국사무소의 웹사이트(www.disneyparks.co.kr)를 이용하면 된다.




1 올랜도에 1972년에 세워진 월트디즈니 월드 리조트는‘테마파크의 극치’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최대규모의 시설에 어른부터 아이까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2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는 월트디즈니와 함께 올랜도를 대표하는 테마파크다 3 월트디즈니 매직킹덤에서는 매일 저녁 만화 캐릭터들이 퍼레이드를 펼친다 4 소설과 영화로 전세계를 열광시킨‘해리포터’가 유니버설스튜디오에 최근 문을 열었다



Universal Orlando Resort
해리포터와 슈렉이 있던 바로 그곳

일견 월트디즈니와 이미지가 겹치는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는 동심을 자극하는 디즈니와 달리 박진감 넘치는 테마파크라 할 수 있다. 이곳에는 도날드 덕, 미키 마우스가 없는 대신 스파이더맨과 슈렉, 해리포터가 있다. 리조트는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로 가득한 ‘아일랜드 오브 어드벤처(Island of Adventure)’, 영화를 바탕으로 한 쇼와 즐길거리로 채워진 ‘유니버설 스튜디오’. 이렇게 두 개의 테마파크로 구성되어 있다. 

1990년에 문을 연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영화(혹은 애니매이션) <슈렉>의 주인공들을 4D로 만나 볼 수 있는 체험관을 비롯해 <맨 인 블랙>, <터미네이터>, <ET> 등의 추억 속 명화들의 공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시설들이 있다. 특히 뉴욕, 할리우드, 샌프란시스코 등 지역을 테마로 한 공간도 이색 체험거리다. 

한편 아일랜드 오브 어드벤처에는 최근 해리포터 테마파크가 문을 열었다. 기자는 운 좋게도 해리포터가 본격적으로 문을 열기 전에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영화 속에서 봤던 마법의 성을 거짓말처럼 재현해 놓은 풍경을 보고 동행한 외국 기자들(특히 유럽 기자들, 유독 영국 기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해리포터 시리즈 중 1편만 봤던 본 기자로서는 눈물까지 글썽이는 그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어색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영화 속 공간을 재현해 놓은 기술이 감탄스럽기는 했다. 그리고 이곳 올랜도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테마파크라는 말에 백번 공감하게 됐다.
 www.universalorlando.com

Sea World 
입체적으로 만나는 해양동물

올랜도의 3대 테마파크 중에 가장 덜 인공적인 곳이 바로 씨월드다. 이름처럼 바다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단지 동물원, 수족관의 차원을 넘어 바다 동물들을 테마로 한 다양한 재미를 느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6,500종의 동물을 하루 만에 다 구경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다. 온난한 플로리다 인근해에 서식하는 어종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도 없는 희귀한 동물들은 어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하다. 

씨월드의 최고 인기스타는 범고래 ‘샤무(Shamu)’다. 하루 수차례의 공연을 소화하는 이 녀석은 샌안토니아와 샌디에이고 씨월드에도 있다. 코끼리만한 녀석이 수족관에서 선보이는 화려한 몸놀림에 관중들은 열광하고, 꼬리로 튀기는 물로 온몸이 흠뻑 젖어도 아이처럼 신이 난다. 그런데 올해 초, 이곳에서 화가 난 샤무가 조련사를 공격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원래 공격성이 강해 돌고래, 상어까지도 공격하는 범고래의 야성을 완전히 길들이려는 인간에게 일종의 경종이 울린 셈이다.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씨월드 전체를 인간 중심의 반(反)생태적 테마파크라 매도하지는 말자. 씨월드는 국제보호동물들을 건강히 살 수 있도록 돕고 있기도 하다. 매너티(Manatee)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하구, 플로리다 연안에 서식하는 매너티는 현재 1,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보호동물이다. 얼굴의 생김새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이 사람과 비슷해 인어로도 불리는 녀석은 이곳 씨월드에만 20마리가량 살고 있다. 이외에도 가오리를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얕은 수족관도 매력적이다. 가오리의 모양을 본딴 롤러코스터 맨타(Manta)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색 놀이기구다.



1 범고래‘샤무’는 씨월드의 상징으로서 매일 화려한 쇼를 선보인다 2 플로리다 앞바다에 서식하는 보호 동물인 매너티. 희귀한 생김새가 눈길을 끈다 3 씨월드에서는 돌고래,가오리에게 직접 먹이를 주고 만져볼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4 가오리를 본뜬 롤러코스터‘맨타’는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다


Travie info. 미국의 두번째 쇼핑 메카

올랜도는 단지 어린이만을 위한 공상의 도시는 아니다. 관광객이 가장 많은 도시가 된 데는 ‘놀이’뿐 아니라 ‘쇼핑’도 한몫을 했다. 올랜도는 뉴욕에 이어 미국 제2의 쇼핑 여행지로 꼽힌다.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프라임아울렛(primeoutlets. com), 프리미엄아울렛(premiumoutlets.com) 등 브랜드 품목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쇼핑몰이 올랜도 인근에 있으며, 4개의 백화점과 중저가 브랜드가 밀집한 플로리다몰도 유명하다. 아울렛은 방문 전에 인터넷에서 회원가입 후 쿠폰을 출력해 가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백화점에서는 여권을 보여주면 품목에 따라 10%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다. 






Ecotours in Florida 

올랜도를 벗어났다면 이제 자연을 벗삼을 차례다. 플로리다주에서 올랜도를 제외한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자연’으로 귀결된다. 연중 따사로운 햇살, 한없이 펼쳐진 백사장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고, 셀 수 없이 많은 호수와 강, 열대우림에는 미국의 다른 주에서는 볼 수 없는 야생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에코투어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올랜도 반경 1시간 거리에도 수두룩하다. 그 중에서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세인트클라우드(St.Cloud) 지역에 자리한 ‘포에버 플로리다 에코 사파리(Forever Florida, Eco Safaris)’다.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은 젊은 부부가 재단을 설립하고 땅을 사들여 시작된 포에버 플로리다는 4,700에이커의 평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악어, 흑곰, 사슴 등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체험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심어 주고 있다. 재미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방문객들은 로프에 매달려 나무 사이를 질주하는 집라인 사파리(Zipline Safari), 사방이 트인 트럭을 타고 야생을 관찰하는 코치 사파리,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는 승마 사파리 중 하나를 택해 에코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기자는 승마를 선택했다. 유순한 말의 등을 빌려 숲의 곳곳을 누비고, 계곡물을 가로지르며 사방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풀과 나무뿐인 원초적인 풍경을 즐겼다. 플로리다 중부의 ‘인공의 섬’ 올랜도와의 극명한 대비가 쏠쏠한 재미를 안겨줬다. www.foreverflorida.com 

 

West Florida

우리나라와 흡사한 반도 지형이어서일까? 왠지 모르게 나는 플로리다 바다의 양면성을 경험하고 싶었다. 서해와 동해가 다르듯이 전혀 다른 바다인 멕시코만과 대서양을 모두 경험해 보고자 길을 나섰다. 플로리다의 서쪽 바다와 태양은 찬란했다. 저녁 8시반, 태양이 수평선을 넘어간 뒤에도 여운은 채 가시지 않았다. 



1 탬파 내에 자리한 이보시티는 쿠바인들이 건너와 시가를 만들며 정착한 곳이다. 아직까지 전통적인 방식으로 시가를 제작하고 있다 2 이보시티박물관에는 쿠바인들을 비롯해 초기 이주민들의 흔적이 전시되어 있다 3 쿠바의 아바나를 연상시키는 이보시티의 풍경

Tampa 
미국에서 만난 라틴아메리카 

올랜도국제공항에서 차를 빌렸다. 렌터카를 예약하기까지 목적지를 정하지 못했다. 어떤 지인(한국인)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이애미(Maimi)를 다녀오라고, 키웨스트(Key West)의 예술적인 드라이브 코스를 놓치지 말라고 했다. 올랜도에서 새로 알게 된 지인(미국인)은 5~6시간을 길에서 버리긴 아깝지 않느냐며 동부의 스페이스코스트(Space Coast)로 가보라고 했다. 이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올랜도 서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탬파(Tampa)로 향했다. 사실 탬파가 목적지는 아니었다. 이름만으로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해변 ‘클리어워터비치’에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 길에 잠시 들른 탬파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또다른 미국을, 플로리다를 만날 수 있었다. 

FM 94.9Mhz에 주파수를 맞추고 소프트앤컨템퍼러리(Soft & Contemporary) 음악을 즐기며 올랜도에서 2시간을 달려 탬파에 도착했다. 순전히 무선인터넷을 쓰기 위해 맥도날드에 들렀다. 최종 목적지인 클리어워터비치(Clear Water Beach)에 가기 전에 둘러볼 곳을 물색했다. 그리고 향한 곳은 이보 시티(Ybor City). 19세기 말, 쿠바인들이 배를 타고 건너와 시가를 만들며 정착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그래서일까? 건물들의 분위기는 아바나를 연상시키고,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눈다(사실 플로리다의 여느 도시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마을을 찬찬히 거닐었다. 알려진 대로 거리는 시가 상점으로 가득했다. 우연히 들른 곳에서 만난 로베르토 라미레즈라는 할아버지는 세계 10대 시가 제조가 중 한 명이었다. 9살부터 시가를 말았다는 그는 카스트로가 싫어 쿠바를 떠났다고 했다. 체 게바라도 싫다고 했다. 그러더니 내게 알려줄 사실이 있다고 했다. “방금 북한이 남한을 공격했다. 한반도는 곧 전쟁이 일어날 것만 같다”고. 천안함 소식을 이역만리 땅에서 들은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남한을 공격했다는 사실보다 카스트로는 둘째 치고 게바라를 싫어하는 쿠바인이 있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더욱 놀라웠다. 

담배가게를 나와 이보시티에 있는 예술회관에 들러 봤다. 도자기 강습이 진행 중이었는데 강사를 제외하고 수강생 모두가 라틴아메리카노였다. 바로 옆에 위치한 소담한 박물관에 들러 이탈리아, 스페인, 쿠바, 독일 등으로부터 건너온 이주민의 역사를 눈으로 재차 확인할 수 있다.



4, 5 멕시코만을 바라보고 있는 클리어워터비치는 순백의 백사장과 작렬하는 태양이 조화롭다 6, 7 해질 무렵 클리어워터비치는 더욱 운치가 있다. 부둣가에는 노점상들이 자리하고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Clear Water Beach
북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클리어워터비치로 가도록 이끈 것은 단 하나의 문장이었다. 미국의 여행 커뮤니티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가 선정한 ‘북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90마일 해변’이라는 문구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런 한 줄의 홍보 문구에 끌려 어딘가로 무작정 간 적은 살면서 흔치 않았는데 사실은 이런 심리가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아는 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은 하와이나 캘리포니아에 있을 것이라 당연히 생각했으니,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 이상으로 평가받은 것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탬파에서부터 실처럼 가늘고 길다란 바다 위에 난 포장도로를 지나 바다에 도착했다. 이곳은 지명 자체가 클리어워터다. 바닷물을 일컬어 맑다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백사장만큼은 그 어디서 본 것 못지않게 맑았다. 모래가 깨끗한 수준을 넘어 맑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입자가 가늘고 곱다. 비치타월을 깔고 찬란한 태양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한산한 백사장 위 파라솔 밑에서 보내는 호사스러운 휴식에 이곳을 다른 여행지와 비교하는 사치는 자연스럽게 뒷전이 됐다. 차갑지 않은 바닷물에 몸을 담가 보기도 하고, 찬찬히 바닷가 주변을 거닐며 시간을 보냈다. 오직 일몰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해가 수평선에 걸린 시각은 약 8시 반. 저녁을 먹고도 한참이 지난 후였다. 일몰 풍경은 여느 바다와 다를 바 없었으나 이 무렵 사람들이 모여들고, 장이 열리며 벌어진 풍경은 전혀 색다른 것이었다. 100m 가량 길게 뻗은 부두에는 노점상이 들어서고, 백사장 한켠에서는 즉석 공연이 펼쳐졌다. 이 분위기에 흠뻑 취해 애초 계획했던 올랜도로의 복귀 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저 사람들을 구경하고 부드러운 모래를 밟는 기분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밤이었다. 


East Florida

플로리다의 동쪽은 서쪽에 비해 황량하다. 한마디로 덜 개발되었다. 동쪽 해변으로 가는 고속도로부터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멕시코만으로 향하는 길은 바다가 가까이 오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데 반해 대서양으로 향하는 길은 사방이 초원이고 늪이다. 그렇게 1시간 반을 달려 조우한 풍경 또한 서부 플로리다와는 확연히 다르다.

Kennedy Space Center
미국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케네디우주센터

바다 이름마저 우주해안(Space Coast)이라 명명할 만큼 이곳 플로리다 중동부 해안에서 케네디우주센터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소련이 선수친 우주 정복의 꿈을 향한 미국인들의 집념과 자존심이 서려 있는 이곳은 그만큼 다른 관광지에 비해 유독 미국 관광객이 많아 보였다. 

1958년 나사(NASA)를 만들고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도착할 때까지, 또 현재까지 수많은 우주선을 우주에 내보내기까지 미국인들은 마치 우주정복이 지구정복의 다른 이름이라도 되는 것처럼 우주에 집착했다. 그래서일까? 이곳 우주센터에서는 할리우드 국가주의 블록버스터 영화의 냄새가 짙게 난다. 아이맥스 영화 상영관부터 버스투어로 순환하는 곳곳의 관광지에서는 실화로 구성된 단편 영상물이 반복 상영된다. 그래서일까? 인간이 우주를 개발했다는 위대함에 대한 찬탄보다는 미국인들의,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을 위한 우주정복의 역사를 관람하는 정도의 감흥 이상의 무엇은 없었다. 

허나 과학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거나 가족 여행객이라면 꽤나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봤던 우주선 조종실이나 우주선의 어마어마한 규모, 그리고 우주선 발사를 준비하는 복잡한 과정 등을 실제로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www.kennedyspacecenter.com 




1 2 케네디스페이스센터는 미국의 우주개발 역사를 잘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미국인 관광객들이 유독 많다 3 널찍한 부지의 케네디스페이스센터에는 곳곳에 우주발사대, 전시관 등이 있다 4, 6 코코아비치는 파도가 강하면서도 물이 얕아 가족 여행객들과 젊은이들로부터 사랑받는 해변이다 5 코코아비치는 서핑을 즐기기에 적합해 항상 서퍼들로 붐빈다. 서핑 용품을 파는 론 존(RonJon)은 유명한 상점이다

Cocoa Beach
파도마저 달콤한 코코아비치

케네디스페이스센터가 포함된 메릿(Merritt)아일랜드는 국립야생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우주발사를 위한 공간을 제외하고는 야생지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만(灣), 호수, 늪, 습지로 구성된 이곳의 생태는 매우 보존가치가 높은 것이다. 대형 크루즈 터미널이 있는 카나버랄항구(Port Canaveral)만 봐도 얼핏 굴뚝 가득한 인천항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펠리컨이 해변에서 노닐고, 우주센터 주변의 습지에는 희귀종 거북이가 서식한다고 한다. 스페이스센터가 자리한 4만6,000에이커 중에서 실제 사용부지는 5%이고, 나머지는 철저하게 보존된다고 하니 아이러니하다. 

한편 플로리다 동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곳은 코코아비치(Cocoa Beach)다. 서쪽의 클리어워터비치와 굳이 비교하자면 모래 입자는 조금 더 굵고, 백사장은 좁으며 파도는 강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해변에서 노니는 풍경도 조금 다르다. 코코아비치에는 서퍼들이 많다. 프로들이 서핑을 할 정도로 큰 파도는 아니기에 대부분이 아마추어다. 남미의 어느 소박한 식당을 옮겨놓은 듯한 부둣가의 레스토랑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코코아비치가 휴양지로 발전한 것은 케네디스페이스센터가 들어서면서부터라고 한다. 또 인근에 위치한 공군기지에 근무하던 군인들이 이곳에서 휴식을 누리며 조금씩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코코아비치 주변에는 레스토랑과 술집들이 많다. 나라를 위해 일하던 젊은이들의 쉼터가 일반인의 휴양지가 됐다는 점에서 하와이, 괌 등의 휴양지와 연원이 비슷한 것이다.

Travie tip. 렌터카 여행

미국의 여느 도시가 그렇듯 플로리다는 자가용이 있어야 여행하기가 편하다. 대중교통에만 의지할 생각이라면 올랜도와 같은 대도시를 벗어나기 어렵다. 미국에는 다양한 렌터카 업체가 있는데 한글 웹사이트(www.alamo.co.kr)가 있고, 전화상담도 가능한 알라모를 이용하는 게 좋다. 알라모는 기본 보험 외에 대물, 자차 등을 포함한 보험 패키지도 있어 일말의 사고를 대비하기에 좋다. 운전시 주의할 점은 지정된 주차장소를 절대 지킬 것. 경찰이 단속을 안한다 해도 속도를 준수할 것. 이 두 가지다. 기자는 템파에서 후불 주차장인 줄 알고 차를 댔다가 주차비의 10배인 30달러를 벌금으로 물었으며, 과속으로 카메라에 잡혀 한국에 돌아온 뒤 1만원가량을 후에 지불했다. 플로리다에는 1시간에 1.5달러를 지불하는 선불식 주차장이 곳곳에 있다. 플로리다는 주유소가 많지 않으니 항상 기름을 넉넉히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출국 전 국제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clip.

항공: 우리나라에서 올랜도로 가는 직항은 없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을 경유해야만 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보다는 미 국적 항공사를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을 이용할 경우, 약 10시간 거리의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 올랜도까지 5시간 가량을 더 날아가야 한다.
날씨: 6~8월은 최고기온 33° 정도로 매우 덥지만 습도는 우리나라보다 낮다. 최고기온이 30° 아래로 내려가는 10월부터 4월까지가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
환율: 1달러=1,182원(2010년 8월13일 기준)
전압: 100볼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중구 무교로 16, 5층 (주)여행신문
  • 대표전화 : 02-757-8980
  • 팩스 : 02-757-898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홍렬
  • 법인명 : (주)여행신문
  • 제호 : 트래비 매거진
  • 등록번호 : 서울 라 00311(2009-10-13)
  • 발행일 : 2005-05-30
  • 발행인 : 한정훈
  • 편집인 : 김기남
  • 트래비 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트래비 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ktt@traveltime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