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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의 추석 연휴-추석 연휴에 알차게 혼자 놀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8.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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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의 추석 연휴
추석 연휴에 알차게 혼자 놀기

곡식은 풍성하고 마음은 풍요로운 명절, 추석이 찾아왔다. 게다가 이번 추석은 최소 3일부터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오랜만의 ‘황금 연휴’다. 그러나 솔로들은 추석 연휴에 오히려 더 외롭기 십상이다. 텅빈 옆구리를 살포시 채워 주던 친구들이 고향에 내려가거나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 버리니, 시간이 남아 돈다. 추석 당일 차례를 지내는 것 빼고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는 외로운 솔로를 위해 마련했다. 솔로라도 당당하게, 추석 연휴에 혼자 잘 노는 방법들.

글·사진  김영미 기자


01  문화적으로 놀기

바쁜 일상에 치여서 문화생활을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던 솔로라면, 이 기회에 문화 욕구를 충전해 보자. 혼자가 오히려 어울리는 작은 극장에서 추석을 맞이해 개봉하는 영화를 감상하고, 추석에도 쉬지 않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전시회를 찾고, 대형 서점에서 책을 벗하며 시간을 죽여 보는 건 어떨까.

 

소규모 극장 가기 

추석 연휴는 극장가의 성수기다. 때문에 대형 극장은 삼삼오오 나들이 온 가족, 커플들로 정신없이 북적일 테다. 혼자만의 영화 관람을 오롯이 즐기고자 한다면 소규모 극장이 해답이다. 이화여대 ECC(이화 캠퍼스 콤플렉스)에 자리한 ‘아트하우스 모모’는 광화문 ‘시네큐브’의 혈통과 정신을 이어받은 예술영화 극장이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영화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색깔있는 예술 문화를 제공하는 아트하우스 모모는 영화 감상에 있어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상영관은 단 2개지만 최첨단 영사와 음향 시스템을 갖춰 영화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때문에 평소에도 아트하우스 모모를 찾는 나홀로 관객이 적지 않다. 추석 연휴를 맞아 아트하우스 모모를 방문한다면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를 추천한다. 67회 베니스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옥희의 영화>는 영화과 학생 옥희(정유미)와 같은 과 동기 진구(이선균), 영화과 송교수(문성근)를 둘러싼 네 가지 이야기가 하나로 묶여 있는 작품. 일상에서의 해학이 돋보이는 세 배우의 캐릭터와 풋풋한 로맨스 연기를 엿볼 수 있다. 9월16일 개봉. 

영화를 관람한 후에는 참신한 현대 건축을 감상해 보자. 아트하우스 모모가 들어선 ECC는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건축물로 지하와 지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듯한 경험을 제공해 흥미롭다. 아름다운 숲을 보듬은 이화여대 캠퍼스를 타박타박 거닐며 푸르른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www.cineart.co.kr



전시회 관람

이번 추석 연휴엔 영국여행 대신 영국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담긴 영국의 근대로 상상여행을 떠나 보자.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한창 열리고 있는 <영국근대회화전-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 전시는 추석 당일에도 정상 운영된다. 조제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존 컨스터블 등 영국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그들에게 영향을 받은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폴 고갱, 피에르 보나르, 카미유 피사로 등 영국 8개 미술관에서 건너온 회화 작품 총 116점을 전시한다. 18~19세기 영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근대의 영국을 상상할 수 있다. 초기 낭만주의부터 인상주의까지 화풍의 변화를 지켜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작품 수가 많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서 여유롭게 전시를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9월26일까지. www.british2010.kr

서점 즐기기

서점은 혼자 놀기의 고수들이 애용하는 공간이다. 서점은 오히려 혼자라야 더 즐기기 편하다. 최근 대형 서점들은 서점 안에 의자를 갖추고 이용객들이 편히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서점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문화공간으로 변모한 것. 서가에 가득 진열된 책들은 잠들어 있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골라 천천히 읽어 보거나 전혀 모르는 분야의 책을 들춰보며 새롭고 낯선 이야기들을 접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형 서점들은 대부분 추석 당일에만 쉬고 추석 전날과 다음날은 정상 영업하니 참고하자.

 

02  활동적으로 놀기

초가을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어디로든 몸을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솔로들은 일단 운동화끈을 질끈 매자. 그리고 두 발로 누리는 건강한 휴식을 맛보러 가는 건 어떨까. 홀로 자전거를 타거나 산행을 떠나는 거다. 



산행 가기

주변에 산은 흔하다. 7할이 산악으로 이뤄진 국토에 살고 있는지라,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산에 오를 수 있다. 그렇기에 활동적으로 혼자 놀기의 첫 번째 제안은 산행이다. 굳이 유명한 산에 행차하지 않더라도 동네 뒷산을 운동하듯 가볍게 다녀오는 것이다. 심신을 정화시키는 마력을 지닌 우리의 산을 오르며 그간의 찌든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자. 

나들이하는 기분을 내고자 한다면 경기도권에 자리한 산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경기도 동두천시에 위치한 소요산은 규모는 작지만 산세가 특이하고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명산으로, 특히 가을 단풍이 화려해 예부터 ‘경기의 금강산’이라 일컬어진다. 단풍은 10월에야 볼 수 있지만, 울창한 삼림과 뾰족한 기암괴석이 만든 봉우리, 맑은 계곡은 초가을의 산행을 만족시켜 줄 것이다. 소요산은 원효대사가 고행수도를 해 도를 깨친 곳이어서 자재암, 원효폭포 등 관련 불교 유적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에서 하차. 

자전거 타기

자전거는 본디 혼자 즐기는 레저 활동이고, 추석 즈음의 선선한 날씨는 자전거를 타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따라서 추석 연휴 솔로들의 혼자 놀기 코스로 자전거 타기를 추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울의 자전거 도로는 현재 한강, 안양천, 양재천, 도림천, 중랑천, 불광천, 홍제천 등 강과 천을 따라 확충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안전하고 신나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나홀로 자전거 타기를 위해 준비할 것은 좋아하는 노래를 담은 MP3 플레이어와 약간의 먹고 마실 것, 잔디밭에서 털썩 주저앉아 쉴 때 이용할 신문지, 쉬면서 읽을 책 등이다. 자전거 초보라면 한강변 자전거 도로가 무난하다. 한강변에 잘 닦인 자전거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가 생태공원, 분수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한강공원에서 쉬어가면 되는 것이다. 서울숲, 여의도 공원, 월드컵 공원 등 자전거 도로로 접근이 쉬운 서울의 주요 명소를 들르는 것도 좋다. 한강을 건널 때는 자전거 도로에 교량의 인도가 연결된 양화대교, 잠수교가 편리하다. 평소 자전거를 즐기는 솔로라면 이번에는 조금 멀리까지 다녀와 보자. 고양시와 서울을 잇는 행주대로 자전거 도로, 하남시와 서울 잠실을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 등 서울에서 경기권까지 두 바퀴로 쉽게 달릴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가 정비돼 있다. 

자전거가 없더라도 자전거 타고 혼자 놀기 프로젝트에는 차질이 없다. 대부분의 한강공원에 자전거 대여소가 설치돼 있어 쉽게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으니 염려 말자. 그중에서도 여의도 한강공원을 추천한다. 자전거 대여소에 1,000여 대의 자전거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물빛광장분수, 플로팅 스테이지, 피아노물길 등 한강의 시원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여의도 한강공원부터 샛강생태공원까지 이어진 자전거 도로 ‘여의도 둘레길’은 한강은 물론 도심 속 자연을 호흡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코스로, 1~2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1인용 자전거 기준, 1시간당 3,000원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여 가능하다. 
한강 자전거여행 정보  hangang.seoul.go.kr


03 비일상적으로 놀기

여행이 우리를 흥분시키는 이유는 처음 만나는 시공간이 주는 낯섦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여행은 꼭 멀리 떠나야만 하는 건 아니다. 일상을 살짝 비틀어 낯설게 하면, 그것이 바로 여행이 될 수 있다. 연휴를 이용해 낯선 환경에서 비일상을 즐겨보자. 필경 새로운 감흥을 줄 것이다.   


밤 지새기

밤은 일반적으로 잠들어 있는 시간이다. 넉넉한 추석 연휴를 맞이해 하루쯤 밤을 꼴딱 지새우며 비일상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추천 장소는 서울 시내 곳곳에 위치한 24시간 카페. ‘새벽’과 ‘카페’는 온전히 혼자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시공간의 결합이다. 카페에 오도카니 앉아 책을 읽거나 사색에 잠기거나 무언가를 끄적대는 동안에는 오히려 혼자만의 낭만이 느껴진다. 자신의 집 주변에 24시간 카페가 있다면 그곳을 선택하고, 만약 주변에서 찾기 어렵다면 젊음의 거리 홍대로 나서 보자. 홍대에는 카페베네, 탐앤탐스, 세븐몽키스, 빈트리 200.25, 에그로 커피 등 24시간 문을 여는 카페가 여럿이다. 

그중 ‘빈트리 200.25’ 홍대점은 1~3층에 걸쳐 빈티지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스페셜티급 생두를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해 신선하고 풍부한 맛의 커피가 자랑이다. 커다란 쿠션과 좌식 테이블이 있어 졸음을 이기지 못할 경우 슬쩍 잠을 청할 수도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책을 읽기 적당한 사운드의 BGM이 흐르며, 무선 인터넷이 가능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02-336-2025

그러다가 배가 출출해지면 24시간 문을 여는 식당을 찾자. 홍대 ‘일공육라면’은 해물맛 一라면, 부대찌개맛 ㅇ라면, 장금이라면 六라면 등 푸짐하고 맛 좋은 라면을 선보는 식당이다. 일공육은 라면이 가장 맛있는 시간인 밤 10시6분을 뜻한다고. 라면 맛도 훌륭하지만 문어찰밥, 삶은계란, 토스트, 연어샐러드, 음료수 5가지를 ‘무한리필’해 주는 후한 인심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자리가 바 형식으로 돼 있어서 혼자 식사를 하기에 부담이 없다. 一라면과 ㅇ라면은 5,000원, 六라면은 6,000원. 02-3142-1241 


공항 가기

비일상적으로 놀기의 두 번째 미션은 ‘알랭드 보통’ 따라잡기. 알랭드 보통이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일주일을 먹고 잔 이야기를 담은 <공항에서 일주일을>의 콘셉트를 이용해 ‘공항에서 하루를’ 지내 보는 것이다. 공항에서는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 떠나는 설렘과 다시 돌아온 안도감이 교차한다. 비록 해외여행을 떠나는 건 아닐지라도 공항을 이곳저곳 누비며 특유의 들뜬 공기를 마시는 동안 여행하는 기분을 십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에 갈 때는 5·9호선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자. 공항철도는 약 70%가 지상 구간인데, 열차의 창이 통유리로 돼 있어 마치 기차여행을 하듯 창밖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영종대교를 타고 인천 앞바다를 건너는 검안역과 운서역 사이는 구간의 경치가 끝내준다. 

인천국제공항역부터 출국장까지 가는 길엔 크고 작은 실내 정원이 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 2층에 자리한 ‘스타 가든’. 미래적인 분위기의 공항 건물과 화단과 나무, 연못이 어우러진 휴식 공간이다. 3층 출국장에 도착하면 비행기의 편명과 목적지, 출발 시각이 가득 적힌 전광판을 바라본다. 세계 곳곳의 도시 이름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보다 여유롭게 공항을 즐기려면 여객터미널 4층 중앙에 있는 ‘에어스타 테라스(Airstar Terrace)’로 가보자. 이곳은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비행기의 이·착륙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이색 휴식 공간으로, 전망 공간, 북카페, 무료 인터넷존, 커피숍, 디자인 갤러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빛이 한가득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달콤쌉싸래한 커피를 홀짝이며 회색빛 활주로를 조망하면, 금방이라도 여행을 떠날 것 같은 기분이다. 통로에서는 출국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가 통로에 비치된 조약돌 모양의 의자에 누워 잠시 낮잠을 잘 수도 있다. 공항 특성상 밥값이 비싸므로 식사는 지하 1층에 있는 푸드코트를 이용할 것. www.airpor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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