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② 통영-끝나지 않은 미식탐험 통영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8.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② 통영
끝나지 않은 미식탐험 통영

통영항의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골목 사이사이엔 하루가 세 끼뿐이라는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많은 맛집들이 포진해 있다. 줄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이미 유명한 집도 있고, 현지인들만의 비밀스런 단골집도 있다. 통영을 찾은 횟수가 열 번이 될 동안 총 20여 곳 정도의 식당을 가 보았음에도 아직 가보지 못한 집들이 더 많다. 그래서 내겐 아직 끝나지 않은 탐험지이기도 한 곳, 통영의 대표 맛집 10곳을 소개해 본다.

에디터  김영미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김봉수

충무김밥의 원조 뚱보할매 김밥집

통영의 대표음식은 통영의 옛 지명을 딴 ‘충무김밥’이다. 충무김밥은 해방 직후 부산과 여수를 잇던 뱃길의 중간 기착지였던 통영을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판매되던 김밥으로, 변질을 우려해 밥과 찬을 분리하여 만들던 것이 그 시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통영의 수많은 충무김밥 가게 중 원조격으로 통하는 집이 바로 충무김밥의 대중화를 이끈 ‘어두리’ 할머니로부터 시작해 대를 이어 운영되고 있는 ‘뚱보할매 김밥집’이다. 많은 사람들이 통영에 와서 큰 기대를 안고 원조 충무김밥의 맛을 보려 이집 저집 기웃거려 보지만 그 맛에 실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나 역시도 그랬고, 대부분의 평가가 그랬다. 그저 그런 평범한 맛이지 감동적인 맛은 아니다. 게다가 적은 양에 비싸기까지 하니 좋은 평가가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충무김밥은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추억이고, 통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통영의 상징과도 같은 향토 음식이다. 지금도 아이러니한 건, 오래 전 섬을 가기 위해 기다리던 통영여객선터미널 대합실에서 일행들과 함께 쪼그리고 앉아 이쑤시개로 콕콕 찍어 나눠먹던 그때 그 충무 김밥은 정말 맛있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음식의 맛도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은 아닐까? 
주소 경남 통영시 중앙동 129-3  전화번호 055-645-2619  추천메뉴 충무김밥 1인분 4,500원

해산물이 푸짐한 통영식 해물뚝배기 항남뚝배기

통영에는 통영만의 방식으로 끓여 내는 독특한 해물탕이 있는데, 일명 해물뚝배기라고 부른다. 손질을 거의 하지 않은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의 해물이 뚝배기 그릇에 가득 담겨 식탁 위로 올라온다. 통영항 부근에는 통영 해물뚝배기 집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 비교적 깔끔하고 이름난 식당이 ‘항남뚝배기’다. 이곳은 뚝배기 한가득 오직 해물로만 가득 채우는 것이 특징인데, 재료가 비교적 신선하고 얼큰한 국물 맛이 좋은 편이다. 충무김밥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감동적인 맛은 아니지만, 통영까지 가서 명물 해물뚝배기 한번 못 먹어 보고 오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니 꼭 한번은 맛보길 권한다.
주소 경남 통영시 무전동 1060-2  전화번호 055-643-4988  추천메뉴 해물뚝배기 2만원부터

통영 최고의 인기 맛집 원조시락국

서호시장 한구석에 전설적인 시락국밥집이 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원조시락국’. 장어를 고아낸 육수로 끓여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맛을 내는 시락국과 먹고 싶은 반찬들을 먹고 싶은 만큼 덜어 먹는 뷔페식 반찬 코너, 이 두 가지가 이곳을 인기 맛집으로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겠다. 국물에 밥을 말고 반찬 코너에 준비된 부추와 김가루를 넣고 난 후 기호에 맞게 각종 부재료를 넣어 숟가락으로 휘 저어 한 숟갈 입에 넣으면, 그 명성에 걸맞은 담백하면서도 오묘한 맛을 내어준다. 시장통 음식점 치고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 할 수 있겠다.
주소 경남 통영시 서호동 177-408  전화번호 055-646-5973  추천메뉴 시락국 4,500원
 
시장사람들이 즐겨찾는 소박한 백반정식 고향식당

중앙시장은 관광객들을 위한 시장이고, 서호시장은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서호시장에는 외부인들 보다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맛집이 많다. ‘고향식당’ 역시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식당으로 4,000원이면 시락국, 5,000원이면 된장뚝배기가 메인으로 차려지는 맛깔스러운 가정식 백반을 먹을 수 있는 집이다. 주로 시장사람들이나 뱃사람들이 아침이나 점심으로 이용하는 식당이라 저녁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 것이 특징. 해물이 가득한 된장뚝배기는 값비싼 해물뚝배기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주 맛있다.   
주소 경상남도 통영시 서호동 177-417  전화번호 055-646-5242  추천메뉴 된장뚝배기 정식 5,000원/ 아침, 점심만 식사 가능

푸짐하고 맛깔난 통영식 한정식집 소라식당

강력히 추천해 주고 싶은 맛집이다. 청마문학관을 지키던 문화유산 해설사가 소개해 준 ‘소라식당’은 아직 외부로는 잘 알려지지 않아 말 그대로 통영에서만 소문난 맛집으로, 7,000원에 푸짐하게 한 상이 차려지는 통영식 한정식집이다. 요일별로 메뉴를 정해 놓고 매일 메뉴가 바뀌지만 가격은 언제나 똑같다. 요일에 관계 없이 항상 나오는 묵은지고등어조림과 쌈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비우기에 충분한데, 국이며 찬이며 모두 손 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마침 찾은 날의 요일 메뉴가 회였는데, 단돈 7,000원에(사실 그땐 6,000원이었다) 적지도 않은 양의 회가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더랬다. 일요일은 무조건 쉬는데 이것만 봐도 관광객들 위주로 장사하는 집이 아님을 여실하게 증명해 준다.
주소 경상남도 통영시 동호동 77-6  전화번호 055-648-8979  추천메뉴 한정식 7,000원/ 일요일은 휴무


우동과 자장의 오묘한 조화 항남우짜

‘우짜’는 우동과 자장면의 합성어로, 이름 그대로 우동과 자장면이 하나가 되는 음식이다. 그렇다고 ‘짬짜면’처럼 한 그릇을 이등분하여 우동 반, 자장면 반 공평하게 나눠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자장면에 우동 국물을 부어 먹는, 우동임과 동시에 자장면이기도 한 독특한 음식이다. 그 맛이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면 무조건 통영으로 가야 한다. 오직 통영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 우짜 하나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항남우짜’의 우짜는 의외로 얼큰하면서도 말로는 표현하기가 힘든 오묘한 맛을 낸다. 통영 근처만 가면 이 우짜가 댕기는 것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음식인 것 같다.
주소 경남 통영시 항남동 239-20  전화번호 055-646-6547  추천메뉴 우짜 3,500원

달콤한 꿀빵의 유혹 오미사 꿀빵

통영에서 유행하고 있는 꿀빵집들 중 예나 지금이나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은 단 한 곳 ‘오미사 꿀빵’이다. 하루에 딱 정해진 양만 만들어 그것이 다 팔리고 나면 문을 닫는 까닭에 주말이면 문을 연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꿀빵이 다 팔려 문을 닫아 버리는 독특한 곳이다. 한 사람에게 두 통 이상 팔지 않는 판매 방식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꿀빵의 맛을 전하기 위한 오미사의 철학이 배어 있다. 팥을 채워 넣은 도넛에 꿀 대신 물엿을 바르고 그 위로 통깨를 뿌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이 꿀빵은 보기 좋은 만큼이나 맛도 좋다. 혹여나 이곳 꿀빵이 다 팔려 버렸다면,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사장의 아들이 운영 중인 ‘오미사 꿀빵 도남점’을 이용하면 된다.
주소 경남 통영시 항남동 270-21  전화번호 055-645-3230  추천메뉴 꿀빵 10개들이 한통 7,000원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부터 판매시작 | 도남동 분점 전화번호 055-646-3230  

유명세만큼이나 맛있는 집 정화순대 

중앙시장 순대골목의 유명 맛집 ‘정화순대’의 3대 메뉴를 꼽자면 족발, 순대, 잡채다. 족발에는 막장 외에도 총 세 가지 종류의 특제 소스를 쓰는데, 쫄깃한 육질을 가진 족발 특유의 맛과 향도 일품이지만 이 소스의 맛 또한 훌륭하다. 순대는 고들고들 식감이 뛰어나고, 국물이 흥건한 독특한 잡채 역시나 마무리 음식으로 선택하기에는 그만이다.
주소 경남 통영시 중앙동 69-7  전화번호 055-644-3668  추천메뉴 순대 3000원, 족발 1만5,000원부터, 잡채 3000원 / 매월 2,4주 일요일 휴무 

환상적인 두루치기의 맛 돈방석식당

통영시청 공무원들이 회식 때 자주 찾는다는 귀띔으로 찾아간 집. 두루치기를 시켰는데, 식육 전문 식당이라 보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한 상 가득 맛깔난 찬들과 시원한 해물된장뚝배기가 차려졌다. 양념이 잘 밴 돼지고기에 신선한 야채를 곁들여 식탁 위에서 직접 볶아 먹는 두루치기의 맛은 가히 일품이었다. 상위에 올려진 대부분의 음식이 모두 훌륭했다. 지인들에게 여러 번 추천했는데, 그럴 때마다 덕분에 맛있게 잘 먹고 왔다는 칭찬을 들었던 맛집이다.
주소 경남 통영시 도남동 410-4번지  전화번호 055-646-8287  추천메뉴 두루치기 2만원부터

싱싱한 회가 땡긴다면 중앙활어시장 막썰어 회 

싱싱하고 저렴한 횟감들이 지천인 통영에서 회를 먹지 않고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앙시장 활어 코너에 가면 횟감을 파는 할머니들과 흥정을 할 수 있는데, 대개 바구니째 흥정을 한다. 흥정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회를 떠 주는데, 그 회를 가지고 가까운 초장집으로 가서 1인 3,000원의 초장값을 지불하고 편안하게 회를 먹으면 된다. 횟감은 보통  1인당 1만원 정도면 적당한 양이라고 보면 된다. 


꼭 추천하고 싶은 통영 여행지

청마문학관, 청마거리, 세병관, 서호시장, 중앙시장, 동피랑 벽화마을, 옻칠미술관, 전혁림 미술관, 해저터널, 통영케이블카, 미륵산 정상, 달아공원 일몰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