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두 도시 이야기 new Taipei & Bangkok ②방콕, 패션과 쇼핑으로 유혹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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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래비
  • 승인 2010.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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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ing everyday Bangkok
방콕, 패션과 쇼핑으로 유혹하다

8년 만에 다시 찾은 방콕은 확 달라져 있었다. 아니 변해 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8년 전엔 호객꾼들 때문에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지만, 오늘날 방콕 거리에 호객꾼은 자취를 감췄다. 시내 곳곳엔 최첨단 고층건물들이 올라가면서 방콕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있으며, 시내 중심가엔 거대한 쇼핑몰들이 들어섰다. 도로는 한결 넓고 깨끗해졌고 단장을 마친 거리는 활력이 넘쳐난다. 놀랄 만큼 변화하고 있는 방콕의 오늘 이야기.

에디터  김영미 기자  글·사진  Traviest 지유석  
취재협조  태국정부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Story1    
배낭족들의 성지 카오산로드 

예나 지금이나 방콕여행의 일번지는 카오산로드다. 아마 이 사실은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지 않을까. 카오산로드는 방콕을 찾은 배낭족이라면 한번은 꼭 가보아야 할 배낭여행자들의 메카다.

카오산로드의 첫 인상은 그다지 압도적이지 않다. 400m 남짓한 짧고 복잡한 거리, 거리 양쪽을 차지하는 허름한 건물들, 이 건물들 사이에 걸린 네온사인이 전부다. 카오산로드의 매력은 바로 ‘젊음’, 그리고 이곳이 ‘무국적 공간’이라는 데 있다. 이곳은 전세계에서 온 젊은 배낭족들로 넘쳐난다. 땅거미가 내리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 카오산로드는 비로소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허름한 건물들에 어지럽게 매달린 네온사인들은 카오산로드의 밤을 밝혀 준다. 

카오산로드엔 서구식 바와 게스트 하우스 그리고 티셔츠, 슬리퍼, 선글라스 등 주머니가 얇은 배낭족들에게 필요한 갖가지 물건들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또 태국은 물론 인근의 캄보디아, 라오스 여행상품을 내놓고 배낭족을 유혹하는 여행사들도 즐비하다. 방콕을 여행한 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나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을 보고 싶다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보자. 우리돈 약 15~20만원 정도면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으로 떠나는 항공권은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쇼핑은 살짝 ‘비추’다. 거리엔 티셔츠, 슬리퍼 등 기초 생필품에서 온갖 종류의 기념품 상점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지만 상인들은 뜨내기 여행객을 상대해서인지 흥정에 무척 인색하다. 사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그저 눈으로만 찜해 두었다가 짜두짝 주말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카오산로드를 제대로 즐기려면 맥주 한 병 사들고 거리를 어슬렁어슬렁 배회해 보자. 그러다가 뱃속이 출출해지면 길거리에 즐비한 노점상에서 맘껏 군것질해 보자. 특히 맥주와 함께 즐기는 고소한 태국 볶음국수 팟타이의 맛은 정말 환상이다.  

카오산로드는 말하자면 서구인들과 한국인, 태국 현지인들이 뒤섞여 있는 무국적 공간이다. 거리를 정처 없이 거닐다 보면 자신조차 자신이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잠깐 잊어버릴 정도다. 카오산로드가 국적 따위는 무의미한 전세계 배낭족들의 성지라 추앙받는 이유는 직접 경험해 봐야만 알 수 있다. 



1 카오산로드에서 만난 요란한 장식의 툭툭 2, 4 카오산로드 곳곳에 있는 노점에서 팟타이를 즐겨 보자 3 카오산로드의 마사지숍 5, 6, 7, 8, 9 짜뚜짝 주말시장에는 없는 게 없다. 의류, 신발, 인테리어 용품, 기념품뿐 아니라 애완동물까지 온갖 상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Story2    
방콕의 정이 묻어나는 짜뚜짝 주말시장 

세계 어디를 가나 시장에 들어서면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진다. 상인들은 온갖 물건으로 손님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손님들은 물건을 원하는 가격에 얻기 위해 상인들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다. 요모조모 따져본 끝에 흥정이 막바지로 접어들면 절로 정이 움튼다. 시장에서는 그래서 늘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진다. 

짜뚜짝 주말시장 역시 사람 사는 온기로 가득하다. 이곳이 대부분의 방콕 여행 안내서에 필수코스로 소개된 이유는 시장에 들어선 순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일단 시장 규모가 무척 크다. 하루종일 둘러봐도 골목골목 빼곡히 자리한 이곳의 상점들을 모두 훑어보기에는 역부족일 정도다. 이 시장엔 정말 없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의 동대문 재래시장과 인사동 전통시장이 합쳐진 곳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속옷, 슬리퍼, 신발 같은 기초 생필품은 물론 강렬한 색채를 사용한 갖가지 그림, 유리 공예품, 대형 불상 그리고 태국의 정취 가득한 토산품 등이 진열돼 있다. 심지어 강아지, 고양이, 토끼 같은 애완동물까지도 살 수 있다. 

짜뚜짝 주말시장은 최근 두각을 보이고 있는 태국 디자인의 원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실크 스카프의 색상은 강렬하고 대담하며, 한 집 건너마다 자리한 실내조명등 상점은 지나는 손님들을 현혹시킨다. 태국인들이 자랑하는 독특한 색감과 디자인 감각이 무질서하게 전시돼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찬란한 금빛이 칠해진 불상의 가격은 집 한 채 수준이다. 상인들이 제시한 가격이 자신이 생각하는 가격과 맞지 않는다고 지레 등 돌릴 필요는 없다. 흥정만 잘 하면 원하는 가격에 물건을 손에 쥘 확률이 높다. 주말시장 상인들은 순박하고 친절해서 손님이 원하는 가격에 물건을 내주려 애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슨 물건이든 패키지로 사면 할인을 많이 해준다. 

방콕 날씨가 워낙 더운 데다 야외 시장인 이곳은 냉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시장 구경을 하다 보면 무척 갈증이 난다. 그럴 때면 시장 초입에 있는 노점상에서 시원한 코코넛 주스를 한잔 마시며 휴식을 취하거나, 시장 곳곳에 있는 마사지 숍에서 발마사지와 등마사지를 받으며 피로를 녹여 보자. 

 


1, 2 동남아 최대 규모의 쇼핑몰 시암 파라곤 3 태국 자체 브랜드인 코드10 매장 4 센트럴 월드 앞에는 연애를 주관하는 신전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유난히 젊은이들이 향을 피우고 기원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5 호주에서 온 여성들이 스파 관련 용품을 고르고 있다 6 태국의 여인들은 화려한 색채의 의상을 좋아한다 7, 8, 9 센트럴 월드주변스케치 10 시암 파라곤 4층 명품 자동차숍에 전시된 무르시엘라고


Story3    
변화의 중심 시암 파라곤 & 센트럴 월드 

방콕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 것은 단연 방콕의 심장부에 위치한 거대한 쇼핑몰 시암 파라곤과 센트럴 월드 때문이다. 방콕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시암 파라곤과 센트럴 월드를 비롯해 방콕에 들어선 대형 쇼핑몰들은 쇼핑 천국이라 불리는 홍콩에 비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암 파라곤과 센트럴 월드가 자리한 시암 지역은 지난 3~5월 있었던 방콕 시위대의 주요 무대였다. 센트럴 월드의 메인 빌딩은 당시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불에 탔고 이로 인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는 변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콕은 다시 ‘평화의 도시’로 돌아왔고, 센트럴 월드는 새단장이 한창이다. 센트럴 월드의 메인 빌딩은 복구공사 중이고 불에 타지 않은 쪽 건물에서는 상점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복구공사가 끝나면 센트럴 월드 역시 시암 파라곤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 거듭나게 된다.  

태국은 매년 여름 그랜드세일을 실시해 여행객을 유혹한다. 올해는 지난 6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 두 달여간 계속됐으며, 백화점, 아울렛 등 5,000개가 넘는 매장에서 태국 로컬 브랜드 및 세계적인 브랜드의 제품을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다. 

그러나 방콕 쇼핑의 중심인 시암 파라곤과 센트럴 월드를 찾아 직접 그랜드세일을 경험해 본 결과 가격은 많이 저렴하지 않았다. 최근 태국의 물가가 비싸지고 원화대비 바트화 환율도 높아져서인지 명품의 경우 한국보다 10% 가량 싼 수준이었다. 시암 파라곤의 규모는 분명 압도적이지만 매장에 입점한 명품 숍들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다. 스와브로스키, 샤넬, 크리스챤 디올, 에르메스, 구치, 루이비통 등의 명품숍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 오히려 식상한 느낌마저 준다. 때문에 세일에만 현혹돼 무작정 방콕의 쇼핑몰을 공략하는 건 절대 비추다. 

그렇지만 실망하기엔 너무 이르다. 방콕에서는 한국에서 다루지 않는 브랜드와 아이템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 포인트를 둬야 한다. ‘짐 톰슨’, ‘코드10’등 태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는 자체 브랜드 매장에 주목해 보자.
태국을 대표하는 실크 브랜드 짐 톰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복무한 미군  장교가 만든 브랜드로, 실크로 만든 의류, 스카프, 손수건, 가방 등의 제품 취급하는데 제품들이 하나같이 시원하면서도 강렬한 색감을 자랑한다. 가격은 남성 실크 티셔츠의 경우 5,000바트(18만원) 수준으로 방콕 시민들의 월 평균급여가 약 120만원 선임을 감안한다면 꽤 고가다. 관광객들도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그러나 열대 특유의 정취를 자신의 옷장이나 가방 속으로 끌어 들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정도 가격은 아깝지 않다. 짐 톰슨 매장은 방콕 시내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한편 시암 파라곤에 위치한 여성의류 매장인 코드10의 제품에서는 디자인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태국의 저력이 느껴진다. 태국의 유명한 디자이너와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제품들은 디자인과 색감 모두 감각적이다. 어쩌면 태국의 디자인 저력은 그들의 오랜 생활 방식에서 기인한 것 같다. 방콕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면 여전히 낙후된 환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허름해 보이는 주택가조차 대담한 색상을 사용해 거리 풍경이 무미건조하지만은 않다. 회색 빛 일색인 서울과는 대조적이다. 

남성이라면 시암 파라곤 4층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이곳엔 전자제품과 명품 오디오숍, 그리고 명품 자동차숍들이 입점해 있다. 아무래도 남자들은 향수나 화장품보다는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눈길이 쏠리기 때문인지, 이곳에서는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매장은 명품 자동차 숍들이었다. BMW, 재규어, 람보르기니 등 세계 명품차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마침 람보르기니 매장에 영화 <배트맨 다크 나이트>에서 브루스 웨인이 몰고 다녔던 회색빛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가 전시돼 있다. 가격은 우리 돈 4억원을 호가했다. 또 센트럴 월드의 스포츠 용품 매장에서는 아디다스, 나이키, 엄브로 등 세계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의류를 구입할 수 있으므로 스포츠 용품을 좋아하는 남성들이 한번쯤 둘러볼 만하다.
시간이 부족해 시암 파라곤과 센트럴 월드 중 한 곳만 둘러봐야 한다면, 시암 파라곤은 고가의 명품을 주로 취급하고 센트럴 월드는 중저가 매장이 많이 입점해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1 여전히 방콕을 누비는 뚝뚝 2 방콕 거리를 걷다가 목이 마르다면 봉지에 담아 파는 주스를 마셔 보자 3 새벽사원(왓 아룬)에서 본 방콕 시내 전경


Story4     
놀라움으로 가득했던 방콕

다시 한번 8년 전 이야기를 꺼내야겠다. 당시 방콕 거리에서 마주친 젊은 여성들의 차림새는 촌스럽기 그지없었다. 국공립 대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은 흰색 블라우스와 검은색 치마를 입어야 했고, 멋이나 개성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국공립 대학교 여학생들은 지금도 여전히 흰 블라우스에 검은 치마를 입고 다니지만, 이전에 비해 확연히 세련된 모습이다. 방콕 역시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도시다. 방콕 시내에서는 첨단 유행으로 무장한 젊은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녀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명품가방과 아이폰이 들려져 있고 미니스커트와 하이힐로 한껏 멋을 낸다. 

방콕으로 떠나기 전 사실 걱정이 앞섰다. 지난 5월 벌어졌던 시위대의 유혈사태 때문이었다. 뉴스에서는 시위대가 완전히 진압됐다고 했지만 언제 다시 시위가 터질지 모를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평온을 되찾은 거리는 말끔히 정비돼 있었고 쇼핑몰 주변은 한껏 끼를 발산하고 있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또 재래시장에서는 방콕 사람들 특유의 여유로움과 순박함을 엿볼 수 있었다. 방콕 시내 곳곳에는 ‘Together we can’이라는 격문이 적힌 펼침막이 있었다. 지난 유혈사태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자는 캠페인이다. 8년 전에 비해 놀랍도록 발전했고 지금도 발전 과정에 있는 방콕의 오늘은 그 구호를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방콕의 유명 관광지인 새벽사원(왓 아룬) 꼭대기에서 바라본 방콕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방콕을 관통하는 짜오프라야 강 너머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초현대식 고층빌딩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강 이쪽 편에서는 여전히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살아가는 방콕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쪽과 저쪽의 차이는 아마도 방콕이 발전되는 만큼 심화되겠지만, 확실한 건 방콕은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도시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놀랄 만큼 변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1 태국은 매년 여름 그랜드 세일을 실시한다 2 시암 지역에는 아이폰과 명품 가방, 하이힐과 미니 스커트로 멋을 낸 젊은 여성들이 거리를 누빈다 3 센트럴 월드 앞 풍경 4 태국인들은 화려하고 예쁜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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