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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스투어 체험기①수련의 선택-도쿄에서 일본식 동화 마을 쉽게 다녀오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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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주거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시라카와고 민가원


알뜰하고 편리하게 버스로 일본을 누비는 방법

우리나라에서는 기차여행이 일본여행의 정석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일본사람들은 기차보다는 버스투어를 더 선호한다. 이유는? 저렴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대도시를 거점 삼아 지방의 관광명소와 작은 마을을 둘러보고 재미난 체험도 할 수 있는 버스투어는 새로운 일본여행법으로 추천하기에 손색이 없다. 참신한 일본여행을 원한다면 <트래비>의 두 독자가 생생히 체험하고 돌아온 버스투어 체험기를 주목하자. 

글·사진 김영미 기자   취재협조  클럽투어리즘 요코소 재팬 투어 www.yokoso-japan.jp/kr/index.htm


일본 버스투어에 동행한 주인공은 누구?

일본 음식과 소도시 마니아, 임수련
일본여행만 이번이 열 번째인 그녀에게 일본은 익숙하지만 늘 새로운 곳이다. “여행에서는 먹는 게 남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외치며 다양한 음식과 디저트 맛보기를 즐겨한다. 게임회사에서 근무한 덕에 일본 문화에 왠지 익숙하며, 브라이스 인형을 아주 좋아한다. 청순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게 매력인 그녀가 이제 새로운 방법으로 일본여행을 떠난다!

후지산을 꿈꿔 온 호기심 청년, 이두용
생물학을 전공하는 두용은 E랜드 동물원에서 펭귄을 조련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군 입대를 앞둔 그는 펭귄으로 유명한 일본아사히가와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홀로 여행했고, 그 여행에서 만난 할아버지 덕분에 일본여행에 새로운 로망이 생겼다. 바로 후지산이었다. 3년간 품어 온 꿈, 두용 드디어 후지산을 밟다!

*여행은 9월10일부터 13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이뤄졌다.
*기사에서는 편의상 존칭은 생략한다.
*이번 여행은 독자들이 트래비와 클럽투어리즘이 함께 진행한 공짜여행 이벤트에 다녀왔기 때문에 왕복항공권 및 호텔 숙박비, 버스투어 비용 등에 대한 경비 부담은 제외됐다. 단, 식비 및 입장료 등 개인 지출 비용은 독자가 개별적으로 부담했다.



수련의 선택 >>
도쿄에서 일본식 동화 마을 쉽게 다녀오기

투어명:  [투어번호 36728] 저렴한 가격으로 간다! 호쿠리쿠·히다지 기행
선택 이유: 도쿄 여행도 하면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마을 ‘시라카와고’에 다녀오고 싶었다.
시라카와고는 열차를 타고도 버스로 갈아타고 들어가야만 하는 곳이라 교통편이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도쿄에서 시라카와고까지 버스를 타고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다기에 이 상품을 선택!
투어 요금:  어른(만 12세 이상) 1만4,980엔부터, 어린이(만 6~11세) 1만4,980엔부터, 유아(만 3~5세) 6,000엔




두근두근 버스투어 출발!

일본여행이 벌써 열 번째인 수련이지만, 버스투어는 첫경험이다. 사진으로만 보던 예쁜 산 속 마을 시라카와고에 간다니 기대가 되지만, 이동 거리가 멀어서 걱정도 된다. 집합 장소인 신주쿠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 있다. 도쿄에서 출발해 일본 각지로 떠나는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이다. 투어번호로 예약한 투어를 찾아 접수를 한 수련은 한국 손님을 담당하는 ‘요코소(ようこそ) 스태프’와 인사를 나눴다. 요코소 스태프로부터 한국어로 된 일정표와 일정에 포함된 관광지의 지도, 브로셔 등을 전달받고, 버스에 오른 그녀. 부르릉. 버스에 시동이 걸리고 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버스투어가 시작됐다! 

1 일본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와 흡사한 분위기다 2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기념품을 구경하는 건 버스투어의 소소한 즐거움 3 투어 옵션으로 판매되는 도시락은 여행하는 지역의‘특산’으로 마련된다

고속도로 여행의 소소한 즐거움

투어객은 대부분 주말을 맞아 멀찌감치 나들이를 떠나는 도쿄 사람들이었다. 참가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버스가 출발하면 투어를 안내하고 총괄하는 투어 리더가 일정을 브리핑한다. 일정에 포함된 관광지 중에서 입장료를 별도로 받는 곳들을 설명하고, 투어상품에 불포함된 점심 도시락, 저녁식사 주문 여부를 확인하는 등 각종 옵션 사항을 체크한다. 설명은 일본어로 이뤄지지만 투어에 동행한 ‘요코소 스태프’가 통역해 주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 

이번 투어는 이동 시간이 길다. 나고야 혹은 도야마에서 출발해야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을 도쿄에서 출발했으니 그럴 수밖에. 수련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본의 고속도로를 달리며 시골 풍경을 감상했다. 중간중간 들르는 휴게소는 버스투어의 소소한 즐거움. 한국 휴게소가 식당 위주라면, 일본 휴게소는 식당도 있지만 지역 특산 오미야게(기념품)를 다양하게 구비해 놓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본인들은 여행을 다녀오면 오미야게를 꼭 선물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점심식사는 일정상 버스 안에서 해결해야 했는데, 수련은 1,000엔을 별도로 지불하고 점심 도시락 옵션을 선택했다. 도시락은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공수한 ‘지역 특산 도시락’으로 마련되는데, 그 맛은 식도락 여행가 수련을 만족시킬 만큼 괜찮았다.

금박 상품점 견학 
하쿠자 

드디어 주부(中部)지방의 북단에 자리한 도시 가나자와(金澤)에 도착했다. 첫 번째 일정은 금박 숍 ‘하쿠자(箔座)’ 견학. 금박은 황금을 1만분의 1두께로 얇게 만든 것으로, 가나자와는 일본에서 생산되는 금박의 99%가 만들어지는 공예 도시로 유명하다. 하쿠자는 금박으로 장식된 방부터 금박 자기류까지 다양한 금박 제품을 감상하고 금박 체험도 할 수 있는 숍이다. 차(茶)에 띄워 마시는 금박 가루는 선물용으로 좋다.
문의 www.hakuza.com +82-76-253-0893



1 겐로쿠엔의‘고토지도로’는 수목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기념사진 포인트다 2 겐로쿠엔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3, 4 하쿠자에서는 가나자와의 명물‘금박’을 감상하고 다양한 금박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정갈한 풍경화를 산책하다 
겐로쿠엔 

이번엔 일본에서 TOP 3에 드는 정원을 산책할 시간이다. 가나자와의 겐로쿠엔(兼六園)은 이바라키현의 카이라쿠엔(偕樂園), 오카야마현의 코라쿠엔(後樂園)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곳이다. 겐로쿠엔은 1676년경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나자와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 자리한 이 정원은 총면적 11만4,000여 평방미터로 183종의 수목 8,750그루가 그림처럼 들어서 있다. 겐로쿠엔은 물이 풍부한 게 특징인데 흐르는 물, 연못 등이 다채로운 수목과 함께 어우러져 에도시대 임천회유식 정원의 특징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 

수련은 한국어로 잘 만들어진 브로셔를 손에 들고 천천히 정원을 거닐었다. 연못과 작은 섬, 수려한 나무, 오래된 목조건물이 고즈넉하게 어우러진 풍경을 등진 ‘고토지도로(등롱)’는 겐로쿠엔의 대표적인 사진 촬영 포인트. 정원에는 1774년 지어진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유가오테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분수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적지 않다. 그녀는 맑은 물이 기분 좋게 흐르는 냇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정원이 참 깔끔하고 정갈하네요”라고 감상을 전했다.

사실 겐로쿠엔이 가장 환상적인 때는 겨울이다. 겐로쿠엔에서 가장 가지가 아름다운 소나무 ‘가라사키노마쓰’에 끈으로 나뭇가지를 동여매는 ‘유키즈리’가 설치되는 덕분이다. 눈이 쌓여 나뭇가지가 부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치되는 유키즈리와 눈 쌓인 겐로쿠엔의 풍경은 호쿠리쿠 지방의 대표적인 겨울 이미지로 불릴 만큼 아름답다고 하니 참고하자.

개장시간 오전 7시~오후 6시(3월~10월15일), 오전 8시~오후 4시30분(10월16일~2월 말)
입장료 어른 300엔, 어린이 100엔 
문의 www.pref.ishikawa.jp/siro-niwa +82-76-234-3800

저녁식사가 맛있었던 
가나자와 만텐호텔

요코소 재팬 투어의 1박2일 상품의 경우 온천이 있는 료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상품은 저렴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시내에 자리한 일반 호텔을 이용했다. 가나자와 만텐호텔의 객실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호텔 수준으로, 작은 노천탕을 갖춘 공공 욕장에서 온천 기분을 살짝 낼 수 있었다. 이번 투어는 저녁이 불포함이었기 때문에 각자 해결해야 했다. 가나자와 시내의 식당을 이용해도 되지만 수련은 클럽투어리즘에서 제공하는 저녁식사 옵션, ‘만텐호텔 내 일식당에서의 게 요리’를 선택했다. 싱싱하고 맛 좋은 게 요리 덕에 미식 여행가 수련은 기쁨 두 배, 행복 두 배의 훈훈한 밤을 보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게 요리는 3,150엔.
문의 www.manten-hotel.com



mini interview. 요코소 스태프 김경희

Q. 요코소 스태프란 무엇인가요.
A. 클럽투어리즘의 버스투어는 연간 400만 명의 일본인이 이용하고 있어요. 일본 손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클럽투어리즘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요코소 스태프’를 투어에 동행시켜 외국 여행자들이 언어 장벽 없이 투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한국인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일본인을 포함해 현재 15명의 한국어 스태프가 있답니다. 저는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주말에 나들이도 할 겸 요코소 스태프에 지원했어요. 

Q. 일본 하면 기차여행만 생각했었는데요.
일본사람들은 기차여행보다 버스투어를 더 많이 해요. 버스투어가 기차여행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죠. 편리하기도 하고요. 저도 일본에 10년 넘게 살면서 버스투어를 수도 없이 다녀왔어요. 또 자가용이 있어도 고속도로 이용비가 비싸기 때문에 버스투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Q. <트래비>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일본 여행지는.
오제(尾瀨)국립공원은 습지로 유명한 넓은 지대의 산인데요, 등산 코스도 있고 나무 데크를 따라 장대한 초원을 걷는 하이킹 코스가 있습니다. 한번은 신주쿠에서 밤에 출발하는 버스투어를 이용해 오제에 다녀왔어요. 새벽 5시에 도착해 6시부터 걸었는데요, 추운 날씨 때문에 생긴 서리와 어우러진 초원 풍경이 정말 신비롭고 멋졌습니다.




깊은 산 속 일본식 동화 마을
시라카와고

창밖 풍경은 온통 초록이었다. 울창한 산 속으로 버스는 줄곧 달렸다. 그리고 미니어처 같은 마을이 불쑥 눈 아래 펼쳐졌다. 산 속에 꽁꽁 숨겨져 있었기에 개발의 손길이 늦게 닿을 수밖에 없었던 곳, 덕분에 옛날 모습 그대로를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었던 마을 시라카와고(白川鄕)에 도착한 것이다. 

1995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시라카와고는 시간이 멈춰 버린 듯 순결한 풍경을 간직한 마을이다. 울창한 삼림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세모꼴 지붕을 얹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낭만적이다. 억새로 엮은 지붕은 겨울철 내리는 많은 눈을 감당하기 위해 산처럼 가파르게 만들어져 있는데, 지붕이 마치 양 손을 합장한 것처럼 보여 이 지역의 집들은 ‘합장 양식’이라는 뜻의 ‘갓쇼즈쿠리(合掌造り)’라 불린다. 햇볕이 잘 들도록 모든 갓쇼즈쿠리가 동·서로 나 있다는 점도 마을 풍경의 독특함을 배가시킨다. 

산책에 주어진 시간은 90분. 버스 주차장에서 도보 40분 정도 걸리는 전망대까지 다녀오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이곳 여행 경험이 있던 요코소 스태프가 효율적인 동선을 제안했고, 수련은 야외 박물관인 ‘갓쇼즈쿠리 민가원’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민가원은 거닐면 거닐수록 과거로 거슬러 가는 듯 시간관념을 잃게 하는 곳이었다. 시라카와고의  마을 각지에서 사용됐던 갓쇼즈쿠리 가옥 25채를 이전해 보존하고 있는데, 절, 물레방아, 마구간 등도 함께 들어서 옛 마을 풍경이 온전히 보전돼 있다. 

수련은 내부를 볼 수 있도록 개방된 3층 규모의 갓쇼즈쿠리로 들어섰다. 실내는 전기가 없던 그 시절처럼 캄캄했다. 경사가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올라 2층에 올라가니 선반과 누에고치 등이 있어 양잠업을 하던 이 마을의 전통 생활상을 보여줬다. 또 수십년 전 마을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이 전시돼 있는데, 오늘날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묘한 안정감이 들었다. 3층은 갓쇼즈쿠리의 세모난 지붕이 확연히 느껴지는 공간이다. 삐걱삐걱 아슬아슬한 나무 바닥을 밟으며 반대편 창문으로 걸어가 본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옛날에 이 집에 살았던 사람들도 지금 이 자리에서 창밖을 바라봤겠죠? 기분이 묘해지는 걸요.”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시라카와고에서는 동서남북 어느 곳에 시선을 둬도 마을을 둘러싼 대자연과 마주하게 된다. 길쭉길쭉한 삼나무가 빼곡한 숲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정화시킨다. 마을을 관통하는 쇼가와 강을 건너면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촌락이다. 갓쇼즈쿠리 혹은 비슷한 형태의 건물들에 레스토랑, 기념품점, 민박집, 문방구, 철물점 등 거주자와 관광객을 위한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산 속에 동 떨어져 자급자족을 하던 마을답게 논과 밭도 곳곳에 있다. 노란빛 논에 뾰루퉁한 표정으로 서 있는 허수아비가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아기자기한 이 마을은 사분사분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 “주어진 산책 시간이 짧아 너무 아쉬워요. 사진을 보니 겨울에 흰 눈이 덮인 모습도 정말 환상적이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겨울에 다시 와서 하룻밤 묵어 보고 싶네요.” 이 일본식 동화 마을에 발걸음을 한 이라면 누구나 그녀와 같은 바람을 갖게 될 것이다.
민가원┃개원시간 오전 8시40분~오후 5시  입장료 어른 500엔, 어린이 300엔
문의 www.shirakawa-go.org 




1 억새로 두껍게 엮은 세모꼴의 지붕이 특징인 갓쇼즈쿠리는 1층짜리부터 3층짜리까지 다양하다 2 박물관처럼 개방된 갓쇼즈쿠리 내부엔 양잠업을 하던 과거의 흔적과 옛날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3 초가을,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
하는 시라카와고의 촌락에는 노랗게 벼가 익어가고 있었다 4 쇼가와 강을 건너는 다리

에도시대 정취가 가득  
다카야마 

시라카와고에서 출발한 버스는 남동쪽으로 달려 일본의 정중앙, 기후현 북부에 위치한 다카야마시에 도착했다. 다카야마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이지만, 에도시대에는 막부의 직할 영지로 번성했던 곳. 에도시대 당시의 전통적인 분위기가 호젓이 간직돼 있어 ‘작은 교토’라 불리기도 한다. 다카야마는 시라카와고, 오쿠히다 온천마을, 스키장 등 인근 여행지를 오가는 본거지이기도 하다.

수련은 투어 리더가 전달해 준 한글 브로셔를 살펴본 후 다카야마의 주요 관광 포인트만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첫번째 목적지는 미야가와(宮川) 강 동쪽에 자리한 전통거리. 에도시대 때 서민적인 상업지구의 모습이 그대로 남겨져 있는 곳이다. 벤가라(紅殼) 격자창을 갖춘 집들이 오순도순 늘어선 거리는 기념품점, 음식점, 골동품점, 여관 등 가게들로 즐비해, 마치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세트장에 들어선 기분이다. 수련은 다카야마 특산 사이다, 얼린 귤 등 이 지역 간식 맛보기에 바빴다. 

에도시대 때 정치가 이뤄졌던 ‘다카야마 진야’를 거쳐 혼마치 거리에 들어서니 마침  일년에 두 번 열리는 맛축제가 한창이었다. 거리는 다양한 음식과 맛있는 냄새로 꽉 차 있었다. 시식은 기본, 구입은 선택이다. “이번 여행은 참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이 지역에서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인 다카야마 축제(高山祭)가 열린다고 하는데 그 즐거움을 이 맛축제에서 조금이라도  엿본 거 같아서 좋네요.” 이렇게 후각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와 함께 버스투어의 공식 일정은 마무리됐다.


1 교토와 흡사한 분위기의 다카야마 전통거리 2 다카야마시를 관통하는 미야가와 강은 시민들의 평화로운 휴식처다 3 마침 열리고 있던 다카야마 맛축제에 들러 다양한 일본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4 민물고기를 튀겨 꼬치에 낀 후 소금을 묻혀낸 이 간식은‘아유’라 불리는데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5 다카야마 특산 사이다는 밀키스와 흡사한 맛 6 다카야마의 혼마치 거리를 장식하고 있던 의미 모를 조각품이 익살 맞다


일본의 알프스 거쳐 도쿄로 귀환

다카야마가 위치한 일본 주부 지역은 온통 산이다. 때문에 도쿄로 돌아가는 길엔 ‘일본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수려한 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다. 깊고 풍성한 숲과 에메랄드빛 호수가 차창 밖으로 그려지니, 알펜루트의 장관을 맛보기에 충분하다. 돌아올 때 역시 휴게소와 도시락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동거리가 길어 버스를 오래 타야 했지만, 1박2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일본의 여러 풍미를 편리하게 경험했다는 만족감이 더 큰 여정이었다.

사루보보를 아시나요?

다카야마를 여행하면 얼굴은 없고 팔과 다리를 쫙 벌린 인형을 만날 수 있다. ‘사루보보’라 불리는 이 녀석은 다카야마 지역의 명물로, 할머니들이 손자·손녀들의 행운과 안녕을 기원하면서 만들어 주는 부적 같은 인형. 다카야마뿐 아니라 시라카와고의 기념품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루보보는 눈코입이 없는데 기쁠 때 보면 웃는 것처럼, 슬플 때 보면 우는 것 처럼 보인다고 한다.

 Travie tip. 버스투어 이것만은 알고가자!

↘단체 투어이므로 출발 시간에 늦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남에게 피해 주기 싫어하는 일본 사람들의 특성 때문인지, 버스에서는 의자를 뒤로 젖히지 않도록 돼 있다. 이동거리가 길다면 목베개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이동 중 점심식사를 해결해야 할 때 식사가 불포함일 경우, 도시락을 옵션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직접 사 먹어도 된다. 선택은 자유.
↘하루 일정 중 한두 개 껴 있는 숍 방문은 패키지 상품의 쇼핑 개념이다. 투어 상품의 구조적 문제상, 저렴한 상품을 구성하려면 숍을 들러야만 하는 원리. 하지만 각자 기념품을 구경하는 분위기이므로, 부담 없이 편하게 둘러보면 된다.
↘관광지에 머무는 시간이 조금 적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다년간의 진행을 통해 정한 시간이기 때문에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정도다. 일정에 포함된 지역에 대해 미리 조사해 가면 더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수련의  후기

우려를 만족으로 만든 버스투어

화려한 도시 구경보다는 옛 건물들이 늘어선 소박한 골목길을 걷는 여행을 더 좋아하는 저에게 이번 투어는 정말 딱! 맞는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클럽투어리즘의 ‘호쿠리쿠/히다지 1박2일 기행’은 정말 알찼어요. 도쿄에서 버스로 이동하는 왕복 시간이 좀 긴 것이 처음엔 마음에 걸렸으나, 도착하여 만나 본 세계문화유산의 마을 시라카와고의 아름다운 모습에선 “시간 따위 상관없다! 이것을 볼 수만 있다면!”이라는 마음으로 바뀌어 버리고 말았지요.^^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답고 이국적인 마을의 모습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각종 신비한 생물들이 당장 눈앞에서 뛰어놀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신비로웠습니다. 

작은 교토라 불린다는 다카야마의 고전적인 골목길을 걸어 다니며 작은 가게들을 구경하고 각종 명물음식(얼린 귤, 지역 특산 사이다, 민물 고기구이 등)을 소소히 맛보는 재미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고요. 때마침 열린 일본 맛축제의 왁자지껄한 활기를 엿본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교토와는 또 다른 아기자기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후지산 당일투어에서 처음 만난 후지산의 모습은 낯설면서 신기했어요. 산의 중턱까지는 푸르르지만 그 위부터는 듬성듬성, 풀 한 포기 만나기 힘든 거친 돌덩이의 모습이라 ‘아, 저것이 그냥 산이 아니라 화산이구나’ 실감했지요. 어째 무섭기도 했구요. 일본의 화장실은 어딜 가든 깨끗하고 비데까지 설치된 곳이 많은데 처음으로 불편한 화장실을 만나 본 곳도 후지산이었답니다. 이곳이 너무 높아서 물이 귀한지라, 화장실도 유료(100엔)고 물도 마구 사용할 수 없었거든요. 투어에 끝까지 참여했더라면 포도농장에서 포도를 잔뜩 따서 질릴 만큼 맛보고 왔을 텐데 중간에 돌아와야 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일본은 버스투어가 굉장히 활성화돼 있다는 것을 이번에야 알게 되었지만, 일본 사람들과 어울려 알차게 꾸며진 프로그램으로 교통이 불편한 곳을 손쉽게 여행하는 장점이 있다는 걸 여행을 통해 실감하게 됐답니다. 일본여행을 3일 이상 가려는 분들이라면, 이런 투어를 하루나 이틀 정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수련’s 버스투어 BEST 3

BEST 1
뭐니뭐니 해도 시라카와고! 이 세상이 아닌 신비한 다른 세상에 발을 들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 마을이었죠. 현대적으로 훼손시키지 않고 전통 그대로의 모습으로 마을이 잘 가꾸어져 있어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BEST 2 완전 맛있었던 가나자와 만텐호텔의 저녁식사! 두툼한 회와 함께 탱글탱글 꽉 차 맛있었던 게 요리가 나왔어요. 살을 잘 발라 맛본 후, 몸통 부분은 남겨놨다가 식사(밥/미소시루)가 나왔을 때 알과 함께 맛보면~ 이것이 천국~!

BEST 3 난생 처음 올라간 후지산! 비록 버스로 올라갔지만 태어나서 가장 높이 ‘서’있어 본 경험이었어요.^^;; 일본의 심장이라 불리는 후지산의 실제 모습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수련’s TOKYO Choice! 지유카오카의 ‘스위트 포레스트’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제게 일본을 여행하며 참을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오는 건 수많은 디저트들이예요. 지유카오카는 거리도 예쁘고 구경할 만한 숍도 많지만 유명 디저트 가게들이 몰려 있는 곳이라고 해서 꼭 들러 보고 싶었던 곳이었어요. 그중에서 저는 ‘스위트 포레스트’를 갔어요. 유명한 디저트 가게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디저트 테마파크라고 할 수 있는 곳이예요. 진열대 안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스위트 포레스트! 분홍색 나무를 형상화한 실내 인테리어가 정말로 달콤한 숲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줬답니다. 저는 향긋한 딸기가 들어있는 딸기 롤 케이크를 맛보았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다음엔 친구들과 놀러가 종류별로 먹어 보고 싶습니다.

 



1 시라카와고 촌락은 실제로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마을이다 2 시라카와고 촌락을 산책하다 마주친 견공 3 가와구치코 너머로 후지산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4 갓쇼즈쿠리 내부는 나무 사다리를 이용해 오르내릴 수 있는데 삐걱대는 나무 덕분에 은근히 스릴있다 5 고양이가 복을 부른다고 믿는 일본에서는 골목골목에서 고양이 장식품을 발견할 수 있다 6 시라카와고 촌락에 위치한 신사에도 억새 지붕이 얹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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