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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의 재발견_시라카미 산지-너도밤나무 원시림에서 원령공주를 만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11.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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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겨울의 눈 덮인 너도밤나무 숲 


일본여행의 재발견_시라카미 산지
너도밤나무 원시림에서 원령공주를 만나다

야쿠시마와 함께 1993년 12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시라카미 산지는 일본 본토 최북단에 위치하며 아오모리현과 아키타현에 걸쳐 있는 산악지대의 총칭이다. 전체 규모는 약 13만 헥타르에 이르지만 이중에서 1만7,000헥타르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됐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우제붕  
취재협조  아오모리관광협회 017-722-5080,  동북 3현 서울 사무소 02-765-5911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세계자연유산 ‘시라카미 산지’

원시림 상태로 남아 있는 시라카미 산지는 사계절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찾는 이들의 마음을 매료시킨다. 이곳은 야쿠시마 삼나무 숲과 같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영화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숲으로도 유명하다. 시라카미 산지의 나무는 거의 모두 너도밤나무 원시림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넓이는 세계 최대급이라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평가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시라카미의 가치는 경관이나 관광의 매력만이 아니라 생물학적, 과학적 특질에 관한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시라카미 산지는 잔존하는 몇 안 되는 원생림 지구의 하나이자 일본 고유의 너도밤나무 숲이다. 너도밤나무가 주된 생태계에서는 산죽, 영양, 까막딱따구리, 반달가슴곰 등이 서식하며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구성은 지구의 냉온대 생태계, 특히 유라시아 너도밤나무 삼림 생태계에 관한 연구와 생태학적 군생의 모니터링에 아주 중요하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시라카미 산지에는 쿠즈레야마(崩山)를 배경으로 33개의 호수가 존재한다. 1704년 대지진으로 구즈레야마가 붕괴하면서 개울들이 막혀 호수가 생성됐는데 쿠즈레야마에 올라가 내려다볼 때 보이는 호수가 ‘쥬니코(十二湖)’다. 쥬니코는 1시간30분 정도면 산책이 가능하고 33개의 호수를 전부 돈다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호수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은 ‘아오이케(靑池)’로 호수 바닥에서 나오는 차가운 샘물의 영향으로 수온이 매우 낮아 플랑크톤이 살 수 없다고 한다. 빛의 각도에 따라 호수의 색깔이 수시로 변하는데 날씨에 따라 저녁나절에도 군청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오이케를 지나 약간 우측으로 올라가면 200년 이상은 된 듯한 너도밤나무의 원생림을 20여 분 이상 산책할 수 있다. 숲으로 들어가면 한낮에도 불구하고 마치 날씨가 흐린 것같이 어두침침하다.


2 울창한 너도밤나무 숲 3. 너도밤나무 단풍 너머로 멀리 해안선이 보인다 4‘한 잔 마시면 죽을 때까지 오래 산다’는 와키츠보이케의 샘물 5 빙어낚시 6 오노선 기차에서 샤미센을 연주하는 모습 7 불로불사 온천의 노천탕

종주하려면 1박2일이 일반적

시라카미 산지의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시라카미 등산로 입구를 출발해 마테야마→시라카미다케 정상(1,235m)→오미네다케(1,020m)→구즈레야마(940m)→쥬니코로 이어지는 코스로 등산 시간은 11시간 가량 걸린다.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가는 등산로의 오른쪽은 세계자연유산의 핵심지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하루에 종주가 불가능하다 하여 정상에 있는 무인산장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종주를 한다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라카미 등산로 입구에서 시라카미다케(1,235m) 정상을 왕복하는 7시간 코스를 주로 선택한다. 

해안가에서 산쪽으로 버스를 타고 좌우로 거대한 삼나무 숲길을 약 10분 정도 올라가면 주차장에 도착하고 아스팔트 길을 5분여 올라가 등산신고서에 등록을 하면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게 된다. 등산로는 자연 상태로 잘 정비돼 있다. 35분 걸리는 분기점까지는 길이 완만해 히노키나무와 참나무 숲을 지난다. 운이 좋다면 길 가장자리에서 산삼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번 산행에서도 10뿌리 이상이 발견됐다. 일본에서는 산삼을 잘 먹지 않아 있더라도 한 뿌리에 500엔 정도의 가격에 한방재료로 판매된다고 한다. 이곳은 세계자연유산 지역이니 일체의 채집은 불가능하다.

분기점부터는 본격적인 비탈길이 시작되고 너도밤나무 숲이 시작된다. 분기점까지는 지대가 낮아 옛날에 땔감이나 집을 짓는 용도로 벌목을 해 나무가 없으나 이곳은 고도가 비교적 높아 굵직한 너도밤나무 숲이 이어진다. 올라가기를 40여 분, 마지막에 샘이 있다. 이곳에서 휴식을 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마테야마 능선까지 45분 정도 급경사의 지그재그 길이 이어지는데 시라카미 산지 산행 중에서 가장 힘든 코스로 페이스 조절을 잘 해야 무난히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마테야마 능선에 도착하면서 2.5km 정도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8부 능선까지는 너도밤나무 숲이 이어지나 9부 능선부터는 시야가 훤해지면서 동해의 모습과 주변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은 평탄한 지형으로 이뤄졌으며 20명 정도가 숙박할 수 있는 무인산장과 화장실이 잘 설치돼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남쪽으로 아키타현의 오가반도, 동쪽으로는 이와테현의 이와테산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아오모리현에 위치한 이와키산과 핫코다산이 보인다. 하산 길은 후타마타 코스로 2시간30분 정도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정상에서 30분 정도는 매우 급경사로 로프를 잡고 간격을 두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곳을 지나면서 다시 원시림의 너도밤나무 숲이 이어진다. 후타마타에 도착하면 시라카미 산지에서 흘러 내려온 두 갈래의 계곡물을 만날 수 있다. 여름에는 물이 불어났을 경우 매우 위험하니 올라갔던 길을 왕복하기를 권장한다. 이곳에서 1간 가량 내려오면 마테야마로 올라갔던 분기점에 합류하게 된다.

황금색 너도밤나무 단풍이 압권

시라카미 산지의 관광 시즌은 가을이 가장 좋다. 이곳의 단풍 적기는 10월 중순에서 11월 초가 가장 좋다. 너도밤나무의 단풍은 황금색으로 빛난다. 쥬니코에서 온통 너도밤나무 황금 단풍으로 둘러쌓인 숲을 산책하며 오치구치 호수 앞에 있는 쥬니코간 차실(十二湖庵 茶室)에서 일본 전통차를 마시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 차실 옆에는 ‘한 잔 마시면 죽을 때까지 오랜 산다’는 와키츠보이케의 샘물이 있으니 마셔 보자. 겨울을 지나 3월 초부터도 쥬니코로의 접근이 가능한데 히로사키에서 오노선 기차를 타면 이 지방 사람들이 기차 안에서 샤미센을 연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오징어를 사, 기차 안 난로에 구워 가면서 일본 정종을 곁들여 바다를 바라보는 운치도 즐길 수 있다. 

겨울에는 시라카미 산지 쥬니코역에서 하차한 후 쥬니코로 이동해 2m 이상 쌓인 눈길을 걷는 느낌도 좋다. 샘물이 많이 나오는 호숫가는 얼지 않고 녹아 있어 눈이 수북히 쌓인 곳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언 호수에서는 빙어 낚시가 가능하니 강태공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불로불사 온천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이 온천은 바다와 노천탕의 높이가 30cm 정도인 노천탕으로 바다의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고 남녀 혼탕으로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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