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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의 재발견_기후현+아이치현-전통이 흐르는 온천과 옛 거리에 취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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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로 온천마을의 합창촌과 마을 전경. 억새풀로 만든 두터운 지붕은 일본 산골의 전통 가옥 양식이다

일본여행의 재발견_기후현+아이치현
전통이 흐르는 온천과 옛 거리에 취하다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는 비, 갑자기 차가워진 바람, 그러나 미처 따뜻한 옷을 준비하지 못한 늦가을의 어느 날, 노곤한 몸을 푹 담구는 것만큼 ‘맛있는 온천욕’이 또 있을까. 옛부터 ‘명천’이라고 불려 온 게로 온천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게로 온천을 시작으로 일본의 옛 모습을 간직한 기후현, 아이치현의 작은 도시는 여행의 소소한 기쁨을 깨닫게 해주었다.   

에디터  트래비   Travie writer 천소현 기자 

물빛고운 온천마을 게로 

명불허전, 게로 온천
  

지난 여름에 방영됐던 SBS드라마 <나쁜 남자>의 촬영지로도 알려진 게로 온천은 유학자 하야시 라잔(林羅山 1583~1657년)에 의해 에도시대부터 일본의 3대 명천으로 손꼽혀 왔다. 그의 말이 허설이 아님은 피부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잠시 몸을 담갔을 뿐인데 건조했던 피부가 거짓말처럼 부드러워졌다. 게로의 원천은 보통 85°C의 고온이지만 각 온천장에 제공되는 물은 55°C로 식혀서 내보낸다. 

강변의 천연 노천탕인 ‘분천지’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관상용 인공 연못으로 조성한 곳이지만 주민들이 목욕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게로 온천을 대표하는 무료 노천 온천이 돼 버렸다. 마을 곳곳에 김이 솟아나는 원천이 있지만 특히 히다 강변에 있는 두 개의 다리 사이에만 12개의 원천이 집중돼 있다고 한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몰리는 게로에는 온천박물관, 온천사 등이 있으며 밤에도 노란 가스등 불빛을 따라 산책하는 유카타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는 사기 족욕탕, 가장 이국적인 비너스 족욕탕 등 마을 곳곳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10개의 무료 족욕탕이 있어서 어느 골목이나 훈훈하다. 족욕을 더욱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차가운 게로 맥주, 혹은 온천수로 익힌 계란으로 토핑한 아이스크림 ‘온타마소프트’나 푸딩인 ‘혼와리 프린’을 곁들이는 것이다. 온천욕은 계절을 가리지 않지만 겨울 손님을 위한 특별 선물도 있다. 1월부터 3월까지 화려한 불꽃놀이가 하늘을 12번 수놓는다.

온천마을로 이사 온 산골마을  

게로 온천마을의 북쪽에 조성된 갓쇼 마을은 전통 가옥(갓쇼즈쿠리)이 모여 있는 일종의 민속촌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라카와고 지역에서 옮겨 온 3채의 갓쇼즈쿠리에 새로운 갓쇼즈쿠리를 보태서 독특한 산골마을 풍경을 재현해 놓았다. 이 주거형식의 특이한 점은 억새풀을 엮어서 만든 뾰족한 맞배지붕이다. 눈이 많았던 환경 때문에 그 두께가 20cm는 족히 넘을 정도로 두텁고 쌓인 눈이 잘 흘러내릴 수 있도록 경사도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 국가지정중요문화재인 ‘호도 하우스’는 높이가 13m에 이를 정도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시라카와고처럼 실제로 주민이 살고 있지는 않지만 해설사들이 생활풍속을 설명해 주고 내부에는 갖가지 생활기구들이 전시돼 있어서 이해가 어렵지 않다. 

4명의 전문가가 하루 두 차례 뛰어난 손유희를 보여 주는 그림자 극장 ‘시라사기자’는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조성된 ‘사이지키노모리’에는 숲속 산책로가 꾸며져 있어서 다실에 앉아 합장촌을 내려다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 2층에는 엔쿠라는 스님이 손으로 깎아서 만들었다는 불상과 조각상들이 전시돼 있는데 그는 전염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12만개 이상의 조각상을 만들어 나눠주었다고 한다. www.city.gero.lg.jp/kankou/


1 합장촌의 호도 하우스는 국가지정문화재다 2 게로 합장촌의 인형 전시실에 있는 일본 전통 인형들 3 다카야마 마쯔리 야타이 회관에는 거대한 축제 수레들이 전시되어 있다 4 게로 온천 마을의 생명수와 같은 원천들이 솟아나는 히다 강의 노천탕 5 다카야마 전통 거리에 위치한 양조장의 시음 코너 6 에도시대에 지방 관료들의 관청이었던 다카야마 진야의 주방 7 도쿠가와 가문의 문장을 새긴 휘장을 드리운 다카야마 진야의 입구 8 다카야마 진야 앞에서 벌어지는 아침시장. 절임 반찬과 과일들이 판매된다


걷고 싶은 다카야마

히다의 문화 중심지, 다카야마 

게로에서 북쪽으로 두어 시간을 달리면 도착하는 다카야마(高山)는 옛일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원래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고립된 지역이었지만 에도시대(1603~1867)에 도로가 뚫리면서 상인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히다 지방(현재의 기후현 북부) 상업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역시 험한 지형 때문에 변화의 속도가 더디었고 지금은 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의 도시가 되었다. 

산마치는 자꾸만 걷고 싶어지는 오래된 골목이다. 조카마치, 우에마치, 시타마치의 3개 거리를 합해 부르는 말로 돌출형 격자가 인상적인 전통 가옥이 쭉 늘어서 있으며 당시의 상수도 시설인 용수가 양쪽으로 흘러가는 것도 볼 수 있다. 지금도 연중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상인들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양조장을 겸한 일본 전통주 상점에서는 시음도 해볼 수 있는데 한 홉 크기의 박에 따라주는 사케를 마신 후에 손등에 소금을 올려 핥아 먹는 것이 데킬라를 연상하게 한다. 처마 밑에 달려 있는 ‘사카바야시’는 삼나무 잎을 뭉쳐서 만든 것으로 양조장의 간판을 대신한다. 

상업이 발달했던 만큼 화려하게 성장해 온 다카야마 축제는 일본 3대 축제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봄(4월14~15일)·가을(10월9~10일), 두 차례 열리는 축제의 시기를 맞추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카야마 마쯔리 야타이 회관에 가면 아쉬운 대로 축제에 사용되는 장식수레들을 볼 수 있다. 무게가 수톤이 나가는 축제 가마는 인형, 조각, 옻공예, 금박 등 일본 향토 미술공예를 집약한 종합예술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호테이타이 수레에 있는 3개의 인형은 8명이 36개의 줄을 조작해야 할 만큼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공개된 수레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 제작년도가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있고 마네킹을 배치해 350년 전부터 시작된 축제의 분위기를 세심하게 재현해 놓았다.
오래된 것들의 도도한 품격 

다카야마 진야(高山陣屋)는 희귀성의 측면에서도 꼭 한번 가볼 만한 곳이다. 에도 시대부터 176년간 25대의 군다이(郡代)와 대관(代官)이 머물면서 히다 지방을 다스렸던 관청으로, 이런 종류의 건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다. 신분별로 드나드는 출입구가 다 다르고 방마다 크기나 사용하는 다다미의 급이 달라 당시의 엄격한 계급질서를 엿볼 수 있다. 

관람 내내 발이 시릴 정도로 난방면에서는 악몽에 가깝지만 구석구석에서 발견되는 일본 목조 가옥의 지혜와 정원 미학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다카야마 진야의 지붕은 작은 널조각을 촘촘히 겹쳐서 만든 것으로 지금도 보수를 위한 나무판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400년 동안 이곳에 서 있었던 곳간은 당시 세금으로 걷었던 연공미 가마를 보관하던 곳으로 채광이나 환기 등을 고려한 과학적 건축이 돋보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다카야마 진야 앞 광장에서는 아침마다 주부들이 직접 만든 절임 반찬 ‘쯔께모노’와 사과 등의 제철 과일을 파는 시장이 열리는데 사람 구경하는 재미와 시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Travie tip.
아소시아 다카야마 리조트
(Associa Takayama Resort)  고풍스런 마을 풍경과 대조적인 현대식 리조트로 기막힌 전망을 가진 노천탕에 최고 점수를 주고 싶은 곳이다.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다테야마의 3,000m급 산들이 어깨동무하고 있는 장관을 김이 모락모락하는 온천탕 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국보급 전망 이누야먀성

기후현을 떠나 나고야가 있는 아이치현으로 진입하는 여정에서 꼭 봐야 할 것이 있다면 단연 이누야마성이다. 일본의 곳곳에 많은 성이 있지만 국보로 지정된 것은 마쓰모토성(나가노), 히메지성(히메지), 히코네성(시가), 이누야마성(이누야마) 4개뿐이다. 게이초 시대의 특징을 나타내는 고풍스러운 망루형 건물로 153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태어난 그해에 오다 노부나가의 숙부인 오다 노부야스가 축성했다. 비교적 최근인 2004년까지 개인 소유의 성으로 남아 있다가 지금은 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기어가듯 올라가야 도달하는 천수각(성의 가장 높은 부분)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내부에 역대 성주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이누야마시와 기소강의 풍경은 시원하게 트여 있어서 마치 성주가 된 듯한 묘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가까운 볼거리를 하나 더 추가한다면 ‘가라쿠리 전시관’을 들 수 있다. 태엽으로 작동하는 인형과 장식수레가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일본에서는 17세기부터 톱니바퀴 기술을 이용한 태엽인형을 제작해 왔다. 특히 아이치현에서는 축제에 태엽으로 작동하는 인형을 태운 가마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370여 개의 태엽 인형을 소장하고 있으며 시간대가 잘 맞으면 장인이 직접 인형을 세공하는 과정도 지켜볼 수 있다.

1 이누야마성은 4개의 국보급 성 가운데 하나로 2004년까지도 개인이 소유했었다 2 나고야 오아시스 21에서 바라본 나고야 TV타워의 야경 3, 4 주말에 찾아간 나고야 아츠다 신궁에는 결혼식, 시치고산 예식 등으로 인파가 붐볐다

활기넘치는 나고야

나고야의 대표적인 밤 풍경은 근사한 야경을 주고 받으며 서 있는 나고야 TV 타워와 오아시스 21을 꼽을 수 있다. 오아시스 21은 상공에 우주선을 띄어 놓은 모양의 건축물인데 반드시 그 옥상 정원에 올라가 수면에 비치는 180m 높이의 나고야 TV 타워를 봐 둘 필요가 있다. 물결에 반사된 TV 타워는 푸른 전파를 발산하며 SF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오아시스 21에는 나고야 버스 터미널이 입주해 있으며 105개의 상점이 밀집해 있는 대형 쇼핑센터, 센트럴 파크와도 연결돼 있다. 

이 도시에서 만난 의외의 활기는 다음날 아침에 찾은 ‘나고야 아츠다 신궁(熱田神宮)’에서도 이어졌다. 마침 길일인 토요일이라 결혼식을 위해 한껏 치장한 신랑, 신부뿐 아니라 3, 5, 7세 아이들을 위한 ‘시치고산(七五三)’ 예식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치고산은 11월 15일을 전후해 3, 5세의 남자아이와 3, 7세의 여자아이들이 신궁(神宮)이나 신사(神社)를 참배하는 풍습이다. 

전통 의상을 한껏 차려입은 사람들은 알록달록한 가을 낙엽을 압도할 만큼 화려해 보였다. 본궁, 별궁 등 43개의 건물로 구성된 신궁은 1995년에 재건돼 새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수령이 1,000년이나 된 거목들이 하늘로 솟아오른 풍경이 볼 만하다. 신궁 안쪽에는 일본 전설에 나오는 3대 신기 중 하나인 ‘쿠사나기의 검’이 모셔져 있다고 하지만 신분이나 지위별로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이 통제돼 있어서 그 실물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고야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노리다케노모리(노리다케의 숲)’였다. 일본의 유명한 생활자기 회사인 노리다케가 운영하는 이곳은 주부 여행자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곳 중 하나다. 크라프트 센터 1, 2층에서는 몰딩부터 가마에서 굽기까지 모든 제작 과정을 순서대로 볼 수 있으며 3, 4층의 뮤지엄에는 1904년 시작된 노리다케의 초기 작품들, 특히 아르누보, 아르데코 스타일 작품과 희귀 테이블 웨어들이 전시돼어 있다. 소의 뼈가루를 첨가한 점토로 빚어 만든 본 차이나, 노리다케 식기는 은근한 상아빛으로 한층 고급스러움을 뽐냈다. 한 단계 한 단계 엄격하게 감독하는 제작 과정을 견학하고 나면 누구나 예쁜 그릇을 하나쯤 장만하고 싶어지기 마련. 숍에서는 노리다케 식기 외에도 여러 가지 소품들을 판매하며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조용히 쉬어 가기도 좋다.

Travie tip.

중부의 관문 ‘나고야’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3회씩 인천-나고야 중부 국제공항(센토레아 공항)을 오가는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신칸센을 이용할 경우 도쿄에서 나고야역까지는 90분이 걸린다. 중부 국제공항에서 나고야역까지는 메이테츠 전철로 28분이면 도착한다. 나고야에서 게로 온천까지는 JR 다카야마 본선이나 JR특급 와이드뷰 히다선으로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게로 온천 패스와 추천 온천 BIG 4 

게로온천여관공동조합
(www.gero-spa.com)은 알뜰한 온천 마니아를 위해 빅3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마패처럼 생긴 이 패스를 1,200엔에 구입하면 게로 지역의 온천 중 3곳을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고풍스러운 온천 료칸 유노시마칸(湯之島館, www.yunoshimakan.co.jp)은 고지대의 숲 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선계에 올라온 고즈넉함을 선사한다. 제8호 등록 료칸으로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본관은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자연 풍광을 내다볼 수 있는 노천탕 ‘히야마 노유’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분위기만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보우세칸(望川館, www.bosenkan.co.jp)은 현대식 건물과 대조적으로 1에이커나 되는 일본식 정원에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가족탕과 족욕탕, 찻집을 갖춘 대형 온천 리조트다. 히다 강변에 위치해 좋은 전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욕장 외에도 개인 욕조(히누끼 욕조)를 갖춘 객실도 있다.
개구리 캐릭터로 유명한 오가야와(小川屋, www.gero-ogawaya.net) 역시 히다 강변에 위치한 대형 리조트로 로비에 족욕탕을 갖추고 있으며 노천 온천에서도 강변 풍경을 내다볼 수 있다. 호텔에서 유료로 빌려주는 화려한 유카타를 골라 입어 보는 재미는 덤이다.
<나쁜 남자> 촬영지이기도 했던 수이메이칸(水明館, www.suimeikan.co.jp )은 대욕장만 3개나 되고 실내외 수영장, 연못 정원, 연회장까지 갖춘 초대형 온천 리조트다. 욕장을 바꿀 때마다 풍경이나 분위기도 한껏 달라지기 때문에 자꾸만 온천욕이 하고 싶어지는 리조트다.

부담 없이 즐기는 중부의 미식

테바사키
┃한번 먹으면 중독된다는 표현이 꽤 사실성 있는 닭다리 튀김 요리. 달지 않고 한 입에 쏘옥 발라먹는 재미까지 더해져 나고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다.  25개 이상의 체인을 거느리고 있는 선술집 ‘세카이노 야마짱(www.yamachan.co.jp)’은 테바사키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로 항상 만원이다. 
호바미소┃말린 목련(혹은 후박나무) 잎 위에 된장을 얹고 그 위에 기호에 따라 버섯, 쇠고기, 해산물, 야채 등을 얹어서 끊여 먹는 향토 요리다. 시장이나 기념품 가게에서도 후박나무와 된장을 함께 포장한 패키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달짝지근한 된장과 후박나뭇잎의 향기를 입은 따끈한 히다 쇠고기의 맛이 일품이다.
 
박쥐와 조우하는 미야마 종유동굴

다카야마에서 나고야로 돌아오는 길에 구조시에 위치한 미야마 종유동굴(美山鐘乳洞)에 들렀다. 쉬어 갈 겸이라는 생각을 싹 고쳐놓은 신선한 모험이었다. 굽은 산길을 한참 달려 도착한 매표소에서 동굴 입구까지는 도보로 불과 5분 거리. 동굴은 깊이 80m, 동서 길이 160m, 남북 길이 130m의 공간에서 마치 개미집의 미로처럼 복잡하게 길이 나 있다. 산허리 부분의 입구로 들어가 30분 정도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다 출구로 나오면 깜짝쇼처럼 산 정상에 서게 되는 야릇한 코스. 평균 15°C 정도를 유지하는 동굴이 조금 싸늘할까 하며 옷을 껴입고 들어갔지만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이마에 땀이 맺힌다. 2억5,000만년 동안 천천히 생성된 종유동굴은 시간의 박물관 같은 곳이었다. 갖가지 이름이 붙여진 30개 이상의 종유석, 석순, 석회주 등을 감상하다 보면 물과 시간의 위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동굴 천장 부근에 세워놓은 작은 불상과 150년에 1cm씩 자란다는 석순이 귀하게 모셔져 있었다. 멸종된 동물들의 화석을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조금만 눈을 크게 뜨면 죽은 듯이 잠자고 있는 야생 박쥐와 조우할 수도 있다.
www.miyama-gujo.jp 


1 게로 온천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료칸‘유노시마칸’2 목련잎 위에 된장과 재료를 놓고 끊여 먹는 히다 지방의 별미‘호바미소’ 3 온천 3곳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로 온천 패스 4, 5 구조시 미야마 종유동굴은 2억5,000만년 동안 생성된 시간의 미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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