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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배낭여행 이보다 더 쉬울 수 없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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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배낭여행  이보다 더 쉬울 수 없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그야말로 남의 땅에서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하는 배낭여행. 그 단어 속에는 약간의 두려움과 설렘이 모두 포함돼 있다. 배낭여행 초보자들은 대개 유럽이나 동남아시아로 떠난다. 선배들이 개척해 놓은 길을 따라 조금은 수월한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다. 타이완은 초보 배낭여행자들에게 회자되는 나라는 아니다. 한데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초보 배낭여행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타이완’이 눈에 들어온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중화항공 www.china-airlines.co.kr


타이완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고?
배낭여행의 목적지에 타이완을 염두에 둔 여행자들이 아직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타이완은 액티브한 배낭여행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맛있는 음식, 고유의 문화, 전국 곳곳의 온천, 풍부한 생태자원 등 타이완의 다채로운 여행자원은 배낭여행객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타이완은 정부 차원에서 전세계 젊은 배낭여행객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어 배낭여행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타이완 청년여행가 대모집’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며 타이완 배낭여행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 타이완 배낭여행! 요거 이용하면 100배 쉽다!

↘http://youthtravel.tw 타이완 여행 정보가 가득한 웹사이트. 이번에 소개하는 투어 프로그램뿐 아니라 디지털 투어 버디나 투어 버디 서비스 네트워크도 이곳에서 신청 가능.
↘디지털 투어 버디(Digital Tour Buddy) 휴대폰 속에 타이완 여행 정보, 유스 호스텔 정보가 들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며 타이베이 택시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다.
↘투어 버디 서비스 네트워크(Tour Buddy Service Network) 타이완 친구도 사귀고 여행 정보도 얻는 일석이조 프로그램. 전국 7개 대학 학생들이 반나절이나 하루 동안 무료로 여행안내를 해준다.
↘유스 트래블 서비스 네트워크(Youth Travel Service Networks) 전국에 87개의 센터가 마련돼 있어 각종 여행 정보와 팸플릿을 얻을 수 있다. 900여 개의 가맹점에서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스 트래블 카드(Youth Travel Card)도 이곳에서 발급한다.
↘유스 게스트하우스 네트워크(Youth Guesthouse Network) 유스 트래블 카드를 소지한 15~30세의 여행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서비스로 한 침대당 15달러 정도로 저렴하다.
↘TR 패스 & 타이베이 패스(TR Pass & Taipei Pass) 1회 패스에 비해 엄청나게 싸다. 전국의 교통망을 이용하는 TR 패스는 5일 599위안, 7일 799위안, 10일 1,098위안, 타이베이 내 MRT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타이베이 패스는 1일 180위안, 2일 310위안, 3일 440위안, 5일 700위안.

타이완 배낭여행 프로그램 4선

배낭여행을 하면 ‘투어’라는 걸 하게 된다. 볼거리는 물론 이동과 식사, 숙박 등이 포함된 투어는 배낭여행을 보다 편리하게 해 주는 하나의 상품이다. 투어는 흔히 여행사에서 판매되는데, 타이완에서는 정부에서 직접 배낭여행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일반 투어가 볼거리에 국한된 데 반해 타이완 정부에서 선보이는 투어는 이색적이라 할 정도로 다양하다. 타이완 정부에서 선보이는 40여 개의 투어 중 4개를 소개한다. 


1 똥슬의 민박집 마당에서 제철 굴을 구워 먹는 재미가 정겹다 2, 3 소 달구지를 타고 계곡으로 가서 용선을 타는‘소달구지 & 용성 체험’프로그램 4 타이완의 전통 가옥‘삼합’

농촌체험
똥슬

타이베이의 타오위엔역에서 고속철로 1시간 가량 달리면 찌아이(嘉義)역이다. 이곳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타이완 시골 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똥슬(東石)’이 자리했다. 논밭 가운데에 드문드문 자리한 시골집과 시골집보다 더 드문드문 켜진 가로등. 어둠이 내릴 무렵 도착한 똥슬은 그야말로 우리네 시골이다. 

마을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방 배정(天賞居 05-3702667). 한옥과 같은 타이완의 옛 가옥, ‘삼합’에 짐을 부린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옛 집의 그리움이 삼합에서도 배어난다. 삼합은 ㄷ자형 가옥이다. 지금은 ㄷ자형 집이 모두 방으로 이뤄져 있지만, 원래 공간의 한 몫은 소가 차지했다고. 타일과 시멘트로 보수를 거친 옛 집이 똥슬에는 여전히 20여 군데 남아 있다. 

똥슬에서 자전거는 여행자들의 발이 된다. 아기자기하지는 않지만 제법 규모가 있는 시골의 고샅을 훑으려면 그래야 할 터다. 마을 한 켠에 마련된 마을회관 분위기의 여행자 식당(采風味館 05-3796562)에서는 10여 가지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새우, 굴, 버섯 등 요리의 재료에서 바다와 가까운 농촌 마을의 분위기가 읽힌다. 한국인 배낭여행자에게는 특별히 마을에서 직접 담근 김치도 내어준다. 

어둠이 짙게 깔리면 비로소 똥슬 마을 체험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민박집 마당 가운데에 화로를 놓고 제철 해산물 등을 구워 먹는 것. 굴이 제철인 요즘, 마당에는 밤을 새며 먹어도 남을 만한 굴이 쌓인다. 굴은 껍데기로 버려지지만 밤의 수다는 끝나지 않을 듯하다. “시골은 교육 기회가 적어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나갔어.” 주인 아주머니의 푸념이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도 똥슬 마을에는 젊은이들이 꽤 있는 편이다. 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도시에서 기자 생활을 접고 온 중년의 젊은이도, 땅콩 공장(My Home 05-3798662)을 야심차게 운영하고 있는 유학파 젊은이도 있다. 

“똥슬은 대륙에서 넘어온 이들이 꾸린 마을입니다. 대륙에서 살던 사람들은 바닷가에서 못 살지요.” 똥슬 마을이 계곡이 바다로 흘러드는 지점에 들어선 이유이자 그들이 어업보다 농업을 중시하는 이유다. 한 젊은이는 소달구지를 타고 박자 계곡으로 가 용선을 타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중국에서는 단오절에만 탈 수 있는 귀한 용선이라니 여행자들에게는 영광이 아닐 수 없다. 또 한 젊은이는 타이완 전체 생산량의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똥슬의 땅콩을 이용해 과자와 빵 등을 만든다. 싸고 질 좋은 땅콩과 가공품은 기념품으로도 그만이다.
똥슬 1박2일 체험 1,800위안(한화 약 7만원),
찌아이역-똥슬 픽업 200위안(한화 약 7,700원)


1 슬깡댐 한쪽 끝에는 921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현장이 남겨져 있다 2 퐁쟈 야시장 투어의 즐거움은 길거리 음식 맛보기 3 커지아덕성촌


문화체험
슬깡

타이중(臺中)현에 자리한 슬깡(石岡)은 타이완 921지진을 참담하게 겪은 곳이다. 벌써 10년이 지난 일이지만 슬깡에는 당시 지진의 현장이 일부 남아 있다. 예나 지금이나 타이중현에 공공용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슬깡댐은 921지진 당시 거의 무너져 내렸었지만, 깨끗하게 단장된 댐의 모습에서 당시의 흔적을 찾기란 힘든 일이다. 하지만 댐 끄트머리로 발걸음을 옮기면 참담했던 그날의 일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하다. 놀라운 건 아래로 푹 꺼져 있는 댐의 끄트머리가 원래 댐의 위치였다는 사실이다. 슬깡댐은 지진 이후 융기한 댐을 복원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슬깡역의 위치도 지진이 난 후에 조금 바뀌었다. 목재 운반을 위해 1959년에 조성된 슬깡역은 사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1998년에 공원으로 단장됐다. 그나마 피해가 적었다는 사실에 안도해야 할까. 중간중간 철로 옆을 지나는 자전거 도로가 12km 가량 조성돼 있어, 타이완 사람들은 주말이면 이곳으로 와 자전거를 탄다.  슬깡을 찾았다면 퐁쟈 야시장을 놓칠 수 없다. 타이중시에 자리한 퐁쟈 야시장은 타이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야시장이다. A, B 특색지구로 나뉘어진 야시장에는 의류, 신발, 액세서리 가게와 길거리 음식점이 많다. 그중 길거리 음식은 지나칠 수 없는 유혹. 열린 입맛을 가졌다면 벌레 튀김, 초두부 등에 도전해 봐도 좋을 듯하다. 

‘커지아인 문화체험’도 슬깡에서 가능하다. 커지아(客家)는 객식구라는 뜻이다. 당·송 즈음에 성곽 밖에서 살던 커지아인들은 이후 성곽 안에 터를 잡으며 커런(客人)이라 불리게 된다. 서러운 이름 속에서도 커지아의 문화를 이어온 그들은 현재 타이완,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독특한 문화를 고수하며 살아간다. 슬깡에는 커지아인이 태어난 광둥과 똑같이 그들의 덕성촌이 있다. 덕성촌 주변에서는 수공예 장난감 만들기, 석조 공예 등의 커지아식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다. 덕성촌 내에는 청나라 때의 현판과 조상의 위패를 모신 제단이 자리했다. 타이완 사람들이 신을 모시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그들만의 문화다. 한국인의 입맛에 100% 가까운 커지아식 요리도 놓치기가 아쉽다.
슬깡 1박2일 체험 프로그램에는 슬깡댐, 똥풍뤼랑 자전거 체험, 커지아 문화체험 등이 포함돼 있다.
슬깡 1박2일 체험 1,800위안(한화 약 7만원)


★커지아 대표 요리 5선

커지아인에게는 그들만의 독특한 요리 문화가 있다. 음식 저장이 힘들어 재료를 절이거나 말려 사용한 풍습이 전해 내려온 것으로 저장 음식에 익숙한 우리 입맛에도 딱 맞다.
슬깡 五福園 04-25819279

메이깐 쿄우로우
절여서 만든 나물 위에 돼지고기를 올린 요리.

쟝쓰파창
생강과 돼지 창자를 이용한 요리.
일을 많이 하는 커지아인에게 돼지 창자의 기름은 에너지였다.

바이잔지
닭을 소금물에 넣어 절였다가 단순하게 찐 요리.

커지아샤오차이
말린 오징어, 말린 두부, 파, 돼지고기를 볶아서 만든 요리.

푸차이로우펜탕
말린 야채와 돼지고기를 넣어 끓인 탕 요리.


생태관광
치구

치구(七股)에는 소금산(Cigu Salt Mountain)만 있는 게 아니다. 치구에서도 남쪽,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곳에는 치구 석호와 검은부리 저어새(blackface spoonbill)의 서식지가 있어 생태관광이 가능하다.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치구 1박2일 프로그램’은 아직은 소문나지 않은 이 아름다운 생태 자원들을 소개한다. 

태풍에 만조의 영향으로 수위가 높아진 치구 석호는 바다인 듯 광대하다. 우리나라의 경포호, 영랑호, 청초호를 읊조리기엔 규모가 다르다. 언덕처럼 솟아 있었다는 호수 가운데의 사구도 이미 호수가 삼켜버렸다. 날개가 펴질까 노심초사하며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흑로만이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이룬다. 치구 석호는 배를 타고 돌아보게 된다. 배 안에서 맛보는 굴구이와 생선구이는 특별히 맛있다. 

석호와 가까운 곳에는 검은부리 저어새의 서식지가 자리했다. 저어새는 4월까지 이곳에서 지내다 한국, 중국, 일본 등지로 날아간다. 저어새에 관한 정보를 담은 전시실과 함께 탐사 망원경이 마련돼 있어 먼 바다에서 무리지어 노는 저어새 관찰이 가능하다. 이곳의 저어새 서식지는 2002년부터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치구 1박2일 관광 1,800위안(한화 약 7만원)


1, 3 저어새 도래지에서는 순도 높은 생태관광이 가능하다 2 바다처럼 광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치구석호 4 쫑랴오 투어에 참가한다면‘우연’다방에서 커피 한잔을 마셔 보자


DIY체험
쫑랴오


이색적이라면 이색적인 타이완의 배낭여행 프로그램 중에서도 쫑랴오(中寮)의 1박2일 프로그램은 더욱 각별한 기억을 선사할 듯하다. 여행자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을 것 같은 시골 마을, 쫑랴오. 이곳에는 검은 머리를 허리 아래까지 기르고 짙은 색의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산다. 드르륵. 읍내의 옛 건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알루미늄 미닫이문에는 어울리지 않게 ‘커피’라 적혀 있다. 다방 아니 다실이면 모를까. 촌스러운 이곳 커피숍의 이름은 참으로 어울리게도 우연(偶然 049-2692879)이다. 프란체스카를 닮은 여인이 사는, 꼭 그래야 할 것 같은 운명 같은 이름이다. 

도시에서 10년 동안 간호사로 일하던 그녀는 여행을 하게 됐다고 한다. 여행 후 커피 전문점에 취직을 했고, 1년간 바리스타 훈련을 받았다. 정확한 연유는 모르겠지만, 농민들에게 커피 맛을 보여 주고 싶었던 그녀는, 쫑랴오로 왔다. 커피는 일일이 손으로 내린다. 달달함을 요하는 커피에 설탕을 잔뜩 넣어 가슴을 철렁하게 하지만 맛은 좋다. 더욱이 농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인근에서 생산되는 과일을 장식하는 마음이 예쁘기도 하다. 

1박2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타이완 전통 파인애플 과자인 ‘퐁리수’를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퐁리수가 사각형인데 반해 이곳의 퐁리수는 둥근 형태라 독특하다. 피는 30g으로, 속은 20g으로 정확히 계산해야 하고, 천연무염버터 1개로 700개의 퐁리수를 만들 수 있다는 그녀의 말 또한 그녀와 너무 어울려 웃음 짓게 한다. 그 밖에 우연에서는 퐁리수를 담는 선물 상자 만들기, 염색 체험 등이 가능하다. 

쫑랴오 1박2일 체험 1,600위안(한화 약 6만2,000원),
우연 영업시간 금~일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퐁리수 10개 300위안(한화 약 1만1,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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