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마카오에서 꼭 해야 할 8가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12.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중구 정도의 작은 도시 마카오의 흡인력은 대단하다.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동양 속의 유럽, 카지노의 도시 등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매년 2,000만 명이 넘는 여행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것들과 새롭게 떠오른 즐길거리가 복작이는 아담한 도시, 마카오에서 꼭 해야 할 8가지를 꼽았다. 그러나 주의하시라. 복합 엔터테인먼트 도시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마카오에서 이 8가지의 유통기한은 2011년을 넘기기 어려울지도 모르니까.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www.macao.or.kr


1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고스란히 재현한 베네치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 2 세나도 광장의 야경 3 몬테 요새에서 바라본 마카오 시내 4 성 도미니크 성당의 마리아상


01 파스텔 톤의 유럽 거리 산책

밤을 새워 번쩍이던 카지노의 현란한 네온사인이 잦아드는 시간, 아침 햇살을 받은 파스텔 톤의 유럽풍 건물들이 그림처럼 드러나기 시작한다. 마카오는 400여 년간 포르투갈령이었다가 지난 1999년 12월 중국으로 반환된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다. 오랜 세월에 걸쳐 포르투갈이 남긴 선명한 흔적들은 지금은 대부분 세계문화유산이 되어 마카오 반도의 구시가지를 화려하고도 고풍스럽게 채색한다. 이러한 ‘동양 속의 유럽’을 산책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마카오 여행에서 꼭 해야 할 목록에서 1순위를 차지할 것이다. 

마카오의 세계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일은 ‘세나도 광장’에서 시작된다. ‘세나도’는 포르투갈어로 ‘의회’를 뜻한다. 그만큼 세나도 광장은 예부터 마카오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여행객들이 한번쯤은 거치게 되는 곳이니 마카오 시티투어의 중심이랄까. 광장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을 뿐 아니라, 길 건너편의 ‘릴 세나도 빌딩’과 분수 오른쪽에 자리한 새하얀 ‘인자당’도 세계문화유산이니 꼼꼼히 둘러보아야 한다.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모양의 바닥을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서 광장과 성당들이 그 우아한 모습을 드러낸다. 굳이 지도를 펼쳐 볼 것도 없다. 길은 연한 겨자색의 ‘성 도미니크 성당’을 지나 ‘성 바울 성당’을 거쳐 ‘몬테 요새’에 이르기까지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진다. 육중한 대포들이 언제라도 불을 뿜을 것처럼 서 있는 몬테 요새에서 시내를 내려다보곤, 더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성 안토니오 성당’이 나타난다. 이곳은 한국 천주교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의 조각상이 있는 곳이어서 한국인들에게는 더욱 각별하게 다가오는 곳이다. 성 안토니오 성당을 뒤로하면 ‘까모에스 광장’, ‘까사 가든’, ‘신교도 묘지’가 차례로 여행객을 반긴다. 이 수많은 세계문화유산을 도보로 돌아보는 시간은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으니, 이보다 더 매력적인 산책이 또 있을까.


02 성 바울 성당에서 버블티 한 잔

25가지에 이르는 마카오의 세계문화유산 가운데 백미를 꼽으라면 성 바울 성당의 유적이 거론되기 마련이다. 66개의 계단 위에 우뚝 솟아 있는 바로크풍의 건축물은 한 번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스럽고 매혹적이다. 여기에 동서양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마카오 특유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기도 해, 성 바울 성당은 마카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통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은 버블티(약 10MOP) 한 잔을 음미하는 일이다. 중국어로 쩐주나이차(珍珠女乃茶)로 불리는 버블티는 중화권 국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음료다. 사실 성 바울 성당과 버블티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굳이 연관성을 찾자면 성당 유적으로 오르는 길목에 버블티를 파는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는 정도다. 이곳에서 버블티를 마셔야 하는 까닭은 따로 있다. 그것은 성 바울 성당의 성스러운 모습에 발길을 떼지 못하고 오랜 시간 머물게 되기 때문이며, 또 버블티의 쫀득쫀득한 알갱이를 씹으며 찬찬히 들여다봐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 바울 성당은 1580년에 지어져 1835년 화재로 인해 건물의 정면부인 파사드만 남긴 채 모두 불타 버렸다. 파사드 뒤쪽 지하에는 성당터에서 발굴한 유물과 유골들을 모은 종교예술박물관이 있을 뿐 텅 비어 있다. 몸체를 잃어 버리긴 했지만 정교한 조각들로 이뤄진 파사드는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3, 4층 높이에 새겨진 문양들은 가톨릭의 종교관을 나타낸다. 맨 위쪽의 삼각형은 삼위일체를, 가운데 날개를 펼친 비둘기는 성령을 뜻한다. 그 아래에는 예수상이 있고, 채찍과 가시관 등의 조각은 예수의 고난을 의미한다. 그 아래 성모 마리아를 둘러싼 여섯 천사들의 찬양도 살아 있는 듯 생생하다. 

여러 조각들 가운데 동양 문화가 엿보이는 것도 독특하다. 양쪽 기둥 끝에는 4마리의 해태가 조각되어 있고, 라틴어가 아닌 한자로 된 문구가 새겨져 있는 것도 여느 유럽식 성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1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성 바울 성당 2 쩐주나이차를 음미하며 성 바울 성당을 여유롭게 감상해 보자 3 등에 줄을 매고 마카오 타워를 걷는 스카이 워크 4 하늘에 떠 있는듯 아찔한 기분을 선사하는 마카오 타워


03 마카오 타워에서 짜릿한 모험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널 때마다 마카오 타워는 눈을 사로잡는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233m의 전망대로 오르는 시간은 불과 40초. 문이 열리는 순간, 마카오 최고의 전망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마카오 반도 쪽을 바라보면 사이반 호수와 남반 호수를 건너 구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아스라한 해무 뒤편으로 타이파섬이 몽환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투명한 유리바닥 위에 서면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스릴도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모험심 가득한 여행자라면 마카오 타워에서의 짜릿한 액티비티를 놓쳐선 안 된다. 타워의 높이는 338m로 세계에서 열 번째이지만, 233m의 번지 점프대 높이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허공으로 몸을 날리면 최고 시속 200km로 자유 낙하를 시작한다. 반동에 의해 다시 튀어 오르기까지 낙하하는 시간은 불과 5초 정도이지만, 그 찰나의 시간은 쉽사리 잊힐 리가 없다. 번지 점프에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비교적 가뿐한 ‘스카이 점프’를 권한다. 등에 줄을 매고 시속 40~60km로 보다 느긋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하늘을 나는 시간은 17초 정도로 마카오의 풍경을 감상하며 점프를 즐길 수 있다. 

속도에 상관없이 떨어지는 일에 진저리가 난다면 ‘스카이 워크’가 있다. 말 그대로 하늘을 걷는 듯한 재미를 주는 액티비티다. 61층 야외전망대 둘레에 설치된 난간에서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233m의 높이에서 산책을 즐기는 것. 하지만 그냥 걷기만 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으랴. 동행하는 안전 요원은 난간에 걸터앉게도 하고, 줄에 의지해 몸을 기울이게도 하며 오금이 저릿저릿할 정도의 스릴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전망대 꼭대기까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마스트 클라임 등 다양한 모험이 준비돼 있으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강심장’뿐이다.

마카오 타워 |
요금 번지 점프 1,688MOP, 스카이점프 988MOP, 스카이워크 588MOP, 마스트 클라임 1,688MOP
문의 853-8988-8656
www.macautower.com.mo


MGM 그랜드 마카오 주변에서 바라본 마카오 반도의 야경

04 MGM으로 떠나는 야경 여행

마카오는 밤이 아름답다. 건물 전체를 네온사인으로 활용하는 듯한 대형 호텔들의 유난스런 번쩍임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남반 호수와 사이반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도시의 현란한 불빛을 반사하며 빛의 잔치를 벌이는 까닭이다.
마카오 반도의 야경 감상에는 MGM 그랜드 마카오(MGM Grand Macau) 주변이 명소로 꼽힌다. 호텔 건물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남반 호수에 빛의 그림자를 드리운 마카오 반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호수를 가로지르는 마카오-타이파 대교까지 가세하니 마치 불꽃놀이를 감상하는 듯하다. 구시가지와 고급 호텔이 밀집해 있는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탓에 호젓한 산책에도 좋다. 그랜드 리스보아와 MGM 그랜드 마카오 중간 즈음에 있는 호텔인 윈 마카오 앞의 음악분수 쇼는 덤이다. 

MGM 그랜드 마카오도 볼거리가 많다. 호텔 로비로 들어서면 100만 달러가 넘는다는 대형 샹들리에가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세계적인 유리조형가 데일 치훌리(Dale Chihuly)의 작품이다. 그 아래에는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동상도 전시돼 있다. 더 안으로 들어서면 유럽의 어느 광장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그랜드 프라싸가 반긴다. 해가 저물면 색색의 조명이 불을 밝혀 더욱 화려하니 반드시 밤에 가볼 것!
MGM 그랜드 마카오│문의 853-8802-8888 www.mgmgrandmacau.com


05 베네치아 물길 따라 곤돌라 타기

마카오 반도 남쪽의 타이파섬과 콜로안섬 사이를 메워 조성한 코타이 지역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호텔, 카지노, 쇼핑 아케이드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코타이 스트립은 현재 마카오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곳이다. 이 가운데 2007년 문을 열어 코타이 시대의 서막을 알린 베네치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The Venetian Macao Resort Hotel)은 마카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로 단숨에 올라섰다. ‘이보다 더 웅장하고, 화려하고, 고급스러울 수 있냐’는 듯 도도한 얼굴의 베네치안 마카오는 여행객을 압도한다. 

모두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3,000개의 객실, 일일이 붓으로 그려낸 천장 벽화, 350개에 이르는 숍을 보유한 쇼핑 아케이드, 미식축구장 세 개를 합친 규모의 카지노 등 베네치안 마카오는 그저 둘러보는 데만 해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갈 만큼 거대하다. 이 가운데 3층에 조성된 베네치아의 거리는 마카오 속의 작은 이탈리아로 여행객들을 인도한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 가는 돔형 천장은 베네치안 마카오의 시간을 활기찬 오후에 머물게 하고, 곳곳에 위치한 광장에서는 매일 다른 공연들이 펼쳐져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미로와도 같은 베네치아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어김없이 운하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곤돌라를 타는 맛은 베네치안 마카오 나들이의 ‘화룡점정’이다. 뱃사공의 노랫소리와 함께 운하를 미끄러져 가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로 거슬러 간다.

베네치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 |
곤돌라 요금 성인 108MOP, 어린이 80MOP
문의  853-2882-8888 www.venetianmacao.com


★마카오의 밤에 음악을 더한다면?
마카오국제음악축제
Macao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마카오를 방문했던 것은 지난해 10월의 일이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밤거리를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재즈가 흘렀고 합창이 울려 퍼졌으며, 클래식이 나지막하게 깔리기도 했다. ‘제24회 마카오국제음악축제’가 한창이었던 것이다.
매년 10월이면 마카오의 밤은 더욱 매혹적이다. 클래식, 포크, 팝, 오페라, 재즈 등을 아우르는 음악이 시내 곳곳에서 마술피리처럼 여행객들을 끌어 모으기 때문. 성 도미니크 성당, 몬테 요새, 남반 호수 등 축제 장소도 마음에 쏙 든다. 세계문화유산과 멋들어진 야경에 음악을 더하니 매캐니즈 요리에 포르투갈 와인을 곁들이는 듯 그 궁합이 절묘하다. 더욱 즐거운 것은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연주와 노래를 공짜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마카오 문화센터와 돔 페드로 5세 극장에서 펼쳐지는 무대는 유료(100~500MOP)지만, 그 외 공연은 모두 무료다. 그저 음악소리가 들려오는 대로 발길을 옮기면 마카오의 감미로운 밤이 당신의 것이다. 
www.icm.gov.mo



1 베네치아를 본딴 거리와 운하, 거대한 쇼핑 아케이드, 카지노 등 둘러보는 데만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 버리는 베네치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 2 객실만 3,000개에 달하는 베네치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06 환상적인 ‘워터쇼’에 풍덩~ 

코타이 스트립에서 베네치안 마카오의 독주는 시티오브드림즈(City of Dreams)의 등장으로 견제를 받게 됐다. 하드락 호텔, 크라운 타워, 그랜드 하얏트 마카오 등 서로 다른 테마를 갖춘 고급 호텔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카지노와 쇼핑 아케이드도 만만치 않은 규모와 세련된 콘셉트로 맞은편 베네치안 마카오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것.
지난해 9월 막을 올린 시티오브드림즈의 야심작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 역시 마카오 여행자들을 고심하게 한다. 베네치안 마카오가 선보이고 있는 세계적인 명성의 서커스 <자이아(ZAIA)>가 독보적인 엔터테인먼트 공연으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20억 홍콩달러를 투자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등장에 그 위치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마카오를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이 두 공연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설 수 밖에 없다. 물론 두 공연 모두 관람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긴 하지만.

댄싱 워터 극장은 하드웨어만으로도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2,000개의 객석이 무대를 빙 둘러싸고 있고, 한가운데의 원형 무대는 갈라지고, 가라앉고, 다시 떠오르며 땅과 바다를 거침없이 오간다. 바다로 변신하면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5곳을 채울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 솟아나고, 어느새 육지가 된 무대에서는 음악분수가 춤을 춘다. 수십 미터의 아찔한 높이에서 다이빙을 하는 행위예술가들의 몸짓과 공중제비를 도는 오토바이에 열광하다 보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재미있는 점은 무대에 가까울수록 객석의 요금이 저렴하다는 것. ‘워터쇼’인 만큼 물이 자주 튀기 때문인데, 이것 또한 색다른 경험이니 도전해 보길 바란다.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
관람 요금 VIP석 1,280MOP/ A석 어른 880MOP, 어린이 620MOP/
B석 어른 680MOP, 어린이 480MOP/ C석 어른 380MOP/ 어린이 270MOP
문의 시티오브드림즈 853-8868-6688 www.cityofdreamsmacau.com


1, 2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공연 장면. 바다로 또 육지로 화려하게 변신하는 공연장에서 좌중을 압도하는 워터쇼가 펼쳐진다


07 바닷가 마을서 에그타르트 한입

숨 가쁘게 변화해 가는 코타이 지역을 거쳐 마카오의 남쪽 끝자락에 다다르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뒤꿈치를 한껏 치켜들며 자기 것을 즐기고 소비할 것을 종용하는 호텔, 카지노, 쇼핑몰의 숲이 잦아들고, 한갓진 바닷가 마을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콜로안 마을은 이러한 대조적인 성격 탓에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데도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마력(?)을 발휘한다. 

마을의 방파제를 따라 걸으면 찰박이는 파도소리가 귀를 간질이고, 남중국해의 바다가 펼쳐지며 시야를 시원하게 틔운다. 골목길로 접어들면 평화로운 서민들의 일상이 눈에 담긴다. 노란색, 파란색, 빨강색 등으로 벽과 문을 칠한 마을 사람들의 색채감각이며, 처마 밑에서 한가롭게 흔들리는 빨래들이 정겹다.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연한 노란색의 성 프란시스 자비에 성당도 마을처럼 앙증맞은 모습이다. 

콜로안 마을을 거닐며 꼭 해야 할 일은 에그타르트를 맛보는 것이다. 마카오의 명물로 꼽히는 에그타르트의 원조 가게인 ‘로드 스토우 베이커리’가 마을버스 정류장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작은 그릇 모양의 파이 안에 달콤한 커스터드가 가득 담겨 있는 에그타르트는,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미각을 일깨운다. 여기에 향긋한 커피 한 잔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08 매캐니즈 요리의 세계에 취하기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마카오는 음식마저도‘퓨전’이다. 누구나 이국땅에 발붙이고 살다 보면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듯, 포르투갈 사람들이 마카오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이후 발달하게 된 것이‘매캐니즈 푸드’다. 고향의 재료를 구할 수 없으니 중국에서 유사한 것들을 찾게 되었고, 아프리카의 피리피리 고추,인도의 후추와 칠리 등 세계를 누비며 가져온 각국의 향신료들이 더해졌다.

때로는 강렬한 향과 이질적인 맛으로 혀를 깜짝 놀라게 하지만, 포르투갈과 중국의 결합 위에 뿌려진 세계 곳곳의 맛과 향은 여행자들의 머릿속에 마카오를 깊게 각인시킨다. 닭고기에 다양한 향신료를 넣고 오븐에 구워내는 아프리칸 치킨(African Chicken), 우리의 LA갈비를 떠올리게 하는 쇠고기 갈비 요리(Grilled Beef Spare-Rib)를 비롯해 해산물 밥(Seafood Rice), 커리 크랩(Curry Crab) 등이 대표적인 메뉴로 통한다. 여기에 포르투갈산 와인 한 잔을 주문한다면 마카오의 밤을 풍요롭게 할 만찬으로 제격이다.

매캐니즈 요리를 음미할 만한 레스토랑은 마카오 곳곳에 자리하고 있지만‘에스까다((Escada)’,‘ 에스파소 리스보아(Espaco Lisboa)’,‘ 레스토란테 리토랄(Restaurante Litoral)’세 곳이 유명하다. 세나도 광장 오른편 골목 끝에 위치한 에스까다는 은은한 겨자색의 3층 건물이 먼저 눈길을 끈다. 접근성이 좋아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드라마 <궁> 촬영지로도 유명한 에스파소 리스보아는 콜로안 마을의 골목길에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작고 소박한 느낌이어서 맛과 함께 정겨움마저 느낄 수 있다. 아마사원에서 가까운 레스토란테 리토랄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포르투갈의 정서가 가득 담긴 인테리어로 입뿐 아니라 눈까지 즐겁게 한다.
문의 에스까다 853-2896-6900, 에스파소 리스보아 853-2226, 레스토란테 리토랄 853-2896-7878

Travie info.
↘항공 에어마카오가 인천-마카오 직항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진에어도 지난해 11월부터 인천-마카오 노선을 주 5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3시간30분 정도.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기후 5~9월은 매우 더운 편이다. 겨울에도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지만 습도가 높아서 쌀쌀하다. 10~12월이 따스하고 습도도 낮아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그러나 밤에는 다소 선선하므로 점퍼 하나쯤은 챙겨야 한다.
↘화폐 1MOP(파타카)는 약 150원. 마카오에서는 홍콩달러(HKD)와 파타카를 1:1의 비율로 사용할 수 있어 홍콩달러로 환전하는 것이 편리하다.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