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그 여자가 아는 그 이상의 홍콩- 홍콩여행의 재구성①하이킹 홍콩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12.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 여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대휴에 월차에 주말 끼고 한번쯤은 홍콩으로 떠날 계획을 세운다. 그와 더불어 그동안 사용했던 카드값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름 긴축했던 소비 패턴도 점검한다. 그리고 마침내 꺼내 드는 회심의 리스트! 자나깨나 눈앞을 어지럽히던 개인 소장 욕구 200%의 각종 잇아이템(it-item) 리스트를 들고 화끈한 세일과 희귀 물품들로 잔칫상을 차려 놓은 홍콩으로 쇼핑 여행을 떠나는 거다. 또다시 지름신 강림으로 수개월 동안 압박을 받게 되겠지만, 그녀로선 홍콩을 떠올릴 때면 맛난 음식 앞에서 조건반사적으로 침이 고이듯, 오로지 쇼핑에 여행의 사명과 온갖 목적을 맞춰 왔던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 살 두 살, 나이가 먹어 가는 이 즈음, 그 여자는 홍콩의 지리적, 자연적 여건을 곱씹으며 스스로 영육간의 필요에 걸맞게 홍콩여행을 재구성해 보기 시작했다. 눈 돌아가게 화려한 대형 쇼핑몰의 매장과 바쁜 활기로 가득한 홍콩의 도심을 쏘다니는 ‘에너지 과다 발산’ 여행으로 이래저래 방전을 눈앞에 둔 시점이기도 했지만, 하나둘 홍콩의 자연과, 오만가지 종류와 가격대로 입과 정신을 만족시켜 주었던 홍콩의 음식문화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자, 이제 초보 홍콩여행자의 티를 벗어 던지고 나름 홍콩여행 전문가로 거듭날 태세를 갖추기 시작한 그녀.
홍콩 하면 쇼핑만을 떠올리는 그대라면 ‘그 여자’가 직접 체험하고 들려드리는 ‘홍콩여행의 재구성’에 귀기울여 보시라!

취재협조  홍콩관광청 www.discoverhongkong.com/kor


Hiking in Hong Kong▶▶▶

푸른 홍콩을 만나는 즐거움
“하이킹 하러 홍콩 간다구?!”

누가 마천루 그득한 홍콩에서 하이킹을 하게 될 줄이야 짐작이나 했을까? 그동안 쇼핑백을 이쪽저쪽 어깨에 종류별로 둘러메고 홍콩의 도심과 쇼핑몰 매장 사이를 미친 듯이 걸어다녔던 것이 그녀가 해온 바 유일한 홍콩 산책이었던 것을. 그런데 막상 시야가 확 트이는 산마루에 서서 펼쳐지는 섬과 바다, 시원한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호흡으로 긴장의 끈을 살살 풀어 내고 있다 보니 그 하이킹에서 건져 올린 휴식의 맛이 상당히 싱싱하고 달콤하다는 데 다시 한번 화들짝 놀라고야 만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신원

화려한 조명, 빛나는 스카이라인으로 기억되는 홍콩의 도심에서 20분만 달리면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전체 면적의 70%가 산지인 홍콩의 속살을 살피다 보면 알 수 있을 터다. 홍콩이 품은 260여 개의 섬 대부분이 숲이란 사실을. 홍콩섬만 보더라도 홍콩을 찾는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룽반도와 마주한 홍콩섬 북부를 빼고는 대부분이 숲이다.
그래서일까. 홍콩은 생각보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품고 있다. 흔히들 홍콩을 설명할 때 “주룽반도와 홍콩섬 그리고 란타우섬과 신계지로 구성됐다”고 하는데, 각각의 섬과 반도는 저마다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를 구비하고 있다. 주룽반도의 남북으로 뻗은 ‘윌슨 트레일’과 동서로 뻗은 ‘맥클리호스 트레일’, 홍콩섬을 좌우로 길게 잇는 ‘홍콩 트레일’, 그리고 란타우섬의 ‘란타우 트레일’ 등이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들이다.  

드래곤스 백에 오르면 무엇이 보일까

홍콩섬 서쪽 빅토리아 협곡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50km 이어지는 ‘홍콩 트레일’은 도심 지역에서 접근이 수월해, 쇼핑 여행이나 그 밖의 일정 중에라도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 그중 ‘홍콩 트레일’의 ‘드래곤스 백(Dragon’s Back, 龍背)’은 토테이만(灣) 빌리지에서 섹오 피크(Shek O Peak, 284m)를 지나 드래곤스 백에 오른 후, 콜린슨 산(Mt. Collinson)을 지나 섹오 로드(Shek O Road)로 내려서는 4.5km 코스다. 심한 오르막 대신 전체적으로 무난한 길이 이어져 어린아이들도 걷기에 무리가 없다. 서너 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출발과 도착 지점을 바꿔 오르내릴 수도 있다. 

‘드래곤스 백’에 오르는 동안만큼은 <타임>지에서 아시아 최고의 하이킹 코스로 선정한 이곳의 풍광에만 집중해 보자. 트레일 출발점으로 잡은 토테이만에서 걷기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채 땀이 맺히기도 전, 능선 양쪽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시원하게 눈 안에 들어온다. 오른편(남에서 북으로 걷는 방향 기준)으로는 타이랑만(大浪灣)의 ) 섹오 마을과 섹오 비치, 섹오컨트리클럽이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타이탐만(灣)과 스탠리, 그리고 홍콩섬의 산줄기와 남중국해가 내려다보인다. 아무 생각 없이 잠시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서 있는 바로 그 순간, 하이킹의 즐거움이 짜릿하게 극대화된다.
  
야트막한 오르막과 흙길로 이어지는 ‘드래곤스 백’ 트레일 코스 산등성이에는 시야를 막는 키 큰 나무들이 없어 이리저리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길은 잘 닦여 있고, 이정표도 제대로 자리하고 있어 간단한 영어만 가능하다면 시원하게 뻗은 남중국해를 바라보며 초보자가 걷기에도 무리 없을 코스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트레킹을 마치고 ‘섹오 비치’에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홍콩의 겨울 날씨야말로 가벼운 하이킹이나 트레킹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홍콩 여행 중 하이킹 해볼 마음이 있다면, 걷기 편한 신발과 물, 방풍용 재킷과 홍콩의 풍부한 자연을 체험해 보고자 하는 마음만 챙긴다면 오래도록 생각날 ‘걷기’ 여행의 추억 또한 챙겨 갈 수 있다.
찾아가기 MTR 샤우케이완(Shau Ke Wan)역 A3 출구, 9번 버스로 20분.
섹오에서는 미니버스(빨간색)로 트레일 입구(토테이만 빌리지 정류장)까지 이동 



1, 3 풍부한 자연환경이 돋보이는 홍콩은 다양한 하이킹 코스로 새로운 콘셉트의 홍콩 여행을 제안한다. 란타우섬 2 섹오 피크 부근은 키 작은 수풀과 관목 사이로 오솔길이 나 있어 산책하듯 걷기에 좋다 4 홍콩의 하이킹 코스들은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홍콩의 새로운 표정, 란타우섬

1998년, 홍콩에서 가장 큰 섬인 란타우섬에 첵랍콕 국제공항이 문을 열었다. 때문에 홍콩으로 들어서는 이들은 모두 한 번쯤 란타우섬에 발을 딛게 된다. 그동안의 홍콩이 주룽반도와 홍콩섬 등의 도시적인 이미지에 집중되었다면, 란타우섬은 홍콩의 새로운 표정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란타우섬을 여행하려면 퉁청(東通)에서 출발해 포린 수도원(寶蓮寺)까지 옹핑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25분 정도 걸리는데, 란타우섬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어 인기다. 바닥이 뚫린 크리스탈 케이블카와 보통 케이블카가 있는데 가격에서 약간 차이가 난다. 

포린 수도원에 내리면 우리를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청동 대불상이다. 영화 <무간도3>에도 등장했던 이 불상은 ‘보련선사 좌불청동상’이라고 불린다. 200톤의 무게에 높이만도 26m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921년 설립된 포린 수도원은 이 섬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도교와 불교가 공존하는 사원이다. 원래는 수도승들의 은신처로 건립됐으나, 이후 화원과 불당을 모신 대중적인 모습으로 변모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포린 수도원에 왔다면 중국식 채식 식단도 놓치지 말자. 실내 테이블에서 먹으면 1인당 HKD100에, 실외에서는 HKD60에 중국식 사찰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천혜의 자연, 란타우섬에서도 트레킹을 빼놓을 수는 없다. 총 70km에 이르는 12개의 트레일 코스가 있는데, 코스마다 소요시간과 거리 등에 차이가 있으니 상황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역시 숲길과 바다 풍광을 함께 음미할 수 있는 길로, 걷는 강도가 제법 있어 걷기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손꼽힌다. 
찾아가기 MTR 퉁청역 하차, 옹핑 케이블카로 포린 사원까지 이동
옹핑 케이블카 운행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30분, 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30분




1 12개 코스의 란타우 트레일은 제법 강도 높은 코스도 있어 등산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손꼽힌다. 옹핑 케이블카 아래로 란타우 트레일이 보인다 2 드래곤스 백 하이킹의 마무리에 섹오 비치에 들러 잠시 바닷바람에 땀을 식혀 보자 3, 4 홍콩의 하이킹 트레일에는 곳곳에 이정표가 자리해 초보자라도 어렵지 않게 코스를 따라가며 즐길 수 있다


★ 옹핑(Ngong Ping) 360

란타우섬에 위치한 테마 빌리지로 포린 사원 인근에 자리해 있다. 퉁청에서 옹핑까지 총 5.7km를 케이블카로 이동하는데, 사방이 뚫려 있는 케이블카에서 란타우섬 전역을 내려다볼 수 있다. 빌리지 내부에 불교 체험관, 찻집, 원숭이 설화극장 등이 있다.
운영시간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30분, 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30분
문의 2109-9898
홈페이지 www.np360.com.hk


must stay in Hong Kong 

The Luxe Manor 럭스 매너 호텔


초현실주의 콘셉트의 럭스 매너 호텔은 홍콩의 어느 부티크 호텔보다 감각적이고 독특한 디자인 센스가 돋보인다. 로비로 들어서면 불꽃 모양의 샹들리에와 커다란 시계가 그려진 모자이크 바닥, 중국 만화가인 ‘올드 마스터 Q’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로코코풍 의자 등 독특한 디테일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객실 또한 프랑스풍의 서랍 손잡이는 물론 벽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텔레비전 역시 빈 액자틀에 끼워 벽에 걸어 놓았다. 객실뿐 아니라 이탈리아 화가들의 회화 작품과 벽화, 우아한 가구들로 장식되어 있는 호텔 레스토랑 ‘아스파시아(Aspasia)’에서는 훌륭한 이탈리아 요리로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침사추이에 자리한 럭스 매너 호텔의 뒷골목은 자유롭고 유쾌한 분위기로 여행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즐겨찾는 ‘주룽반도의 란콰이퐁’ 넛츠포드 테라스다. 더구나 MTR로 센트럴까지 15분이면 오갈 수 있어 홍콩 시내 구석구석 여행하기에도 편리하니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누리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주소 39 Kimberly Road, Tsim Sha Tsui, Kowloon
문의 3763-8888  홈페이지 www.theluxemanor.com

 Travie info. 

Great Outdoors 홍콩 트레킹 & 하이킹
↘맥클리호스 트레일 MacLehose Trail, 100km
홍콩에서 가장 긴 산악 코스. 5~16km의 10개 구간으로 구성된 트레일 코스에서 각기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구간마다 난이도의 차가 큰 편이다.
↘홍콩 트레일 Hong Kong Trail, 50km 홍콩 트레일 ‘섹오컨트리파크’ 안에 ‘드래곤스 백’이 있다. 고도를 달리하며 굽이치는 산등성이의 모습이 꿈틀대는 용의 등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갈대와 관목 수풀이 길 양옆으로 펼쳐지고 그 밖으로는 바다가 보인다. 홍콩 트레일에는 이 밖에도 사이쿵 컨트리파크에서 시작하는 지오파크 하이킹 투어, 시내에서 즐길 수 있는 빅토리아 피크 트레킹 등도 포함된다.
↘란타우 트레일 Lantau Trail, 70km 란타우섬의 무이 워 지역에서 시작해서 같은 장소에서 끝나는 환형 트레일 코스로 산과 바다를 품은 12개의 코스로 나뉘어 있다. 옹핑 산책과 타이오 생태투어도 즐길 수 있다.
↘윌슨 트레일 Wilson Trail, 78km 홍콩의 북동 신계지 지역은 홍콩의 숨겨진 보물이라 불리는데, 윌슨 트레일은 홍콩에서 두 번째로 긴 크로스 컨트리 하이킹 루트로 남쪽에서 북동쪽 지역까지 뻗어 있는 코스다. 섬과 섬 사이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 홍콩의 지상 낙원이라 불리는 더블 헤븐 해양공원, 순수한 섬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하카 마을, 풍수나무로 우거진 숲길 등 다양한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는 10개의 코스가 있다.
www.walkhongkong.com, www.hkwalkers.net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