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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의 재발견 2탄 테마로 떠나는 여행_역사여행-평화로운 히로시마의 오늘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1.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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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의 재발견 2탄
Theme 02. 역사여행 Hiroshima

역사여행과 세련된 도시여행을 동시에
평화로운 히로시마의 오늘

‘히로시마’ 하면 ‘원폭’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뭇사람들에게 히로시마는 어쩌면 ‘원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도시, 역사 유물 외엔 딱히 무엇을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아리송한 도시일 테다. 그래서 히로시마 여행은 의외였다. 평화로운 물의 도시의 풍경. 세련되고 번화한 쇼핑 아케이드, 맛있는 음식, 일본 3대 절경 미야지마가 모두 히로시마에 있었다. 

  김영미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오진민, 트래비CB  
취재협조  히로시마현 www.kankou.pref.hiroshima.jp  제이엘에스 02-734-6656


원폭,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다


1945년 8월6일 오전 8시15분.
히로시마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됐다.
땅 위의 모든 것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수많은 생명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더 많은 생명이 피폭으로 인해 고통받으며 처참하게 살아야만 했다.
슬픔의 땅 히로시마는 그러나 평화의 상징으로 되살아났다.
‘더더욱 평화로워지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히로시마의 원폭 유적들은 온몸으로 인류의 평화와 안녕을 부르짖는다. 



1 앙상한 철골을 드러내며 아픈 과거를 상기시키는 원폭돔 2 평화기념자료관에는 일본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그들은 인류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3 불타버린 꼬마 자전거. 자전거의 주인은 안녕했을까

참상을 기억하라 영원히, 원폭돔  
히로시마는 메이지시대 이후 고등사범학교가 개교되고 육군시설이 집중돼, 1945년 피폭 당시 히로시마의 인구는 약 35만명에 달했을 만큼 번영했던 도시였다. 그러나 원폭 투하 후 히로시마는 철저히 파괴됐다. 폭심지로부터 반경 2km의 건물들이 흔적도 없이 부서지고 불타 버렸는데, 오직 하나의 건물만이 형체를 보전하고 덩그러니 남겨졌다. 건물 중앙에 돔 지붕을 둔 높이 25m의 이 건물은 ‘원폭돔’이라 이름 붙여졌다. 앙상한 철골을 드러낸 원폭돔은 원폭의 비극을 상기시키고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물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파괴됐던 당시의 형상이 그대로 보존된 원폭돔의 모습은 현대적으로 발전한 강변의 평화로운 풍경과 대조적이라 더욱 인상적이다.

역사는 이곳에,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피폭 전 히로시마를 재현한 미니어처부터 8시15분에 정지된 시계, 다양한 유품 및 피폭자료, 현재의 핵상황 및 히로히마시의 평화를 위한 노력 등 히로시마의 과거와 미래를 전시한다. 검게 타 버린 도시락, 불에 타다 만 옷, 열선에 의해 화상을 입은 사람 모형 등 원폭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당시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일본 각지에서 견학 온 학생들과 원폭의 참상을 확인코자 하는 외국인들로 항상 북적인다. 한국어 음성 가이드가 준비돼 있다.
개관시간 3~11월 오전 8시30분~오후 6시, 12~2월 오후 5시까지
관람요금 어른 50엔, 학생 30엔  홈페이지 www.pcf.city.hiroshima.jp

아름답지만 쓸쓸한, 평화기념공원  
평화기념공원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도심의 공원으로, 곳곳에 놓인 원폭의 유물들이 이곳의 가치를 더한다. ‘원폭의 어린이상’ 옆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색색의 종이학이 전시돼 있다. 히로시마 평화의 상징이 된 종이학은 사사키 사다코로부터 유래됐다. 2살 때 피폭을 당한 사사키 사다코는 12살이 되던 해 백혈병이 걸렸다. ‘종이학 천 마리를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은 사다코는 완치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 매일 종이학을 접었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했고, 사다코와 원폭으로 희생당한 아이들을 기리고자 원폭의 어린이상이 세워졌다. 또 공원 한 켠에 세워진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는 가슴을 아릿하게 만든다. 2차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히로시마에는 약 10만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었는데, 원폭투하로 인해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2만여 명의 한국인이 목숨을 빼앗겼다.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1970년 세워진 위령비는 아프고 쓸쓸하기만 하다.

★ BBC 다큐드라마 <카운트다운 히로시마>
히로시마 여행 전 한번쯤 보고 가면 좋을 영상물. 원폭개발 과정과 투하 작전의 내막을 비롯해 비극적인 재앙을 극적으로 다루며 작전 참가자들과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덧붙였다. 1945년 원폭투하 후의 폭풍과 폭발, 죽음의 ‘검은 비’가 내리는 히로시마의 참상을 생생하게 재현해 원폭의 공포를 상기시킨다. 인류가 만들어낸 거대한 재앙을 통해 세계평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국제에미상 다큐 부문 대상 등을 수상한 수작이다.


먹고 쇼핑하고 산책하고

히로시마에 대해 원폭과 관련된 이미지만 갖고 있다면, 커다란 착각이다.
오사카와 함께 서일본을 대표하는 도시 히로시마는 쇼핑, 음식, 문화 등 다양한 테마로 여행할 수 있는 세련된 도시다. 그 와중에 도심을 구석구석 누비는 노면 전차는 히로시마만의 낭만을 더한다.  


1 오리엔트호텔의 23층‘Moon Glow’는 독특한 실내장식과 훌륭한 뷰를 지녔다 2 히로시마의 명동, 혼도리 상점가 3 26개의 오코노미야키집이 몰려 있는 상점가 오코노미무라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 타운, 오코노미무라  
오코노미야키는 오사카가 원조로 알려져 있지만, 히로시마의 오코노미야키도 그 명성이 뒤지지 않는다. 오코노미야키를 빼면 히로시마 시민들의 식문화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 오사카식 오코노미야키는 재료를 섞어 한번에 부쳐내는 반면,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는 철판 위에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고 그 위에 양배추, 돼지고기, 숙주, 달걀, 소바면 등을 차례로 얹어 도톰하게 굽는다. 단맛이 살짝 도는 특유의 소스를 첨가하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오코노미무라는 건물 2~4층에 걸쳐 26개의 오코노미야키집이 몰려 있는 곳으로, 서민음식인 오코노미야키를 경험하기에 좋은 분위기다.
주소 5-13 Nakamachi, Naka-ku, Hiroshima
홈페이지 www.okonomimura.jp

히로시마의 쇼핑 천국, 혼도리 상점가  
히로시마 최대의 쇼핑 스트리트. 혼도리 상점가는 오사카의 신사이바시와 흡사한 분위기로, 히로시마의 활기찬 현재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선몰(Sun Mall)과 파르코(Parco) 등 대형 쇼핑몰부터 각종 잡화점, 의류점, 서점 등 없는 게 없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약 80종의 요리와 20여 종의 디저트가 준비된 뷔페 콘셉트 레스토랑 ‘안데르센 베이커리 레스토랑’ 등 베이커리부터 일식, 이탈리아식, 카페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이 아케이드 구석구석에 자리하고 있어 미식 여행자들도 즐겁게 한다.
찾아가기 JR히로시마역에서 노면전차로 약 10분, 원폭돔에서 도보 약 3분, 히로시마성에서 도보 약 10분

한 걸음의 여유, 강변과 정원 산책
히로시마는 물의 도시다. 오타강 여섯 개의 수로가 도시를 관통하며 흐르고, 그 수로를 넘나드는 다리들은 물의 도시만의 풍경을 완성한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걷다 마주치는 강변의 예쁜 카페들은 낭만적인 휴식을 선물하는데, 특히 교바시가와(京橋川) 강변에 카페들이 몰려 있다. 교바시가와강 위에 놓인 사카에바시(榮橋)를 건너면 오른편에 널따란 도심 속 정원이 나타난다. 슈케이엔(縮景園)은 중국 항저우의 서호를 본따 만든 아름다운 정원. 약 4만 평방미터의 널따란 정원에 약 8,000m3 크기의 연못을 품은 회유식 정원이다. 연못을 중심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거닐 때면 회색빛 도시에서 벗어난 듯 여유롭다.
슈케이엔 | 찾아가기 JR히로시마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개원 시간 4~9월 오전 9시~오후 6시(10~3월 오전 9시~오후 5시)
휴원일 12월29일~1월3일 
관람료 어른 250엔, 대학생·고등학생 180엔, 중학생·초등학생 120엔

뉴욕카페서 우아한 런치를, 오리엔트호텔   
문화, 디자인, 아트, 뮤직을 콘셉트로 하는 모던한 호텔. 1층 뉴욕카페는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하는 런치가 인기다. 메인요리와 15종류의 디저트, 샐러드, 음료를 1인당 1,800엔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뉴욕카페는 밤이면 재즈바로 변신해 재즈 선율에 흠뻑 취할 수 있다. 황홀한 뷰를 자랑하는 23층의 이탈리안 바 ‘Moon Glow’는 유리로 만든 테이블 장식을 조명으로 천장에 장식하는 등 독창적인 디자인이 극대화된 공간.  흰색 침구류에 원목과 컬러로 포인트를 준 깔끔한 객실은 비즈니스객과 여성 이용객에게 특히 인기다.
주소 6-10, Tanaka-machi, Naka-ku, Hiroshima
문의 082-240-7111  홈페이지 www.oriental-hiroshima.com 


영묘한신들의섬, 미야지마

미야지마는 히로시마에서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는 당일치기 여행지다. 교토의 아마노하시다테, 미야기의 마츠시마와 함께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일본 3대 절경으로 꼽히는 미야지마는 푸른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세워진 도리이와 신사로 유명하다. 이들은 사실 땅 위에 세워졌지만, 바닷물이 들어찰 때면 물 위에 떠 있는 듯 보여 신비롭다. 바다와 땅을 무대로 지어진 이 독특한 건축물은‘신들의 섬’이라 전해지는 미야지마의 분위기를 한층 오묘하게 한다.



하늘에 달이 차고 바다에 물이 차오르면, 오도리이가 물위에 선다. 신비롭고 묘한 분위기 속에 마음이 왠지 숙연해진다

신들의 거대한 입구, 오도리이 
도리이는 신사 입구에 세운 문. 1875년 세워진 오도리이는 신들이 이쓰쿠시마 신사로 드나드는 문. 오도리이는 이쓰쿠시마 신사에서 200m 떨어진 앞바다에 자리해, 물이 빠지면 물 속에 잠겨 있던 신비의 영역에 직접 가볼 수 있다. 수령 500~600년, 높이 약 16m, 둘레 약 10m, 무게 약 60t에 이르는 거대한 삼나무로 만들어진 주홍빛 오도리이를 가까이서 마주하면 멀리서 볼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거대함을 체감할 수 있다. 미야지마섬에선 사슴의 도시인나라 못잖게 사슴이 길거리를 여유롭게 누비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인간과 신을 연결시켜 준다는 사슴이 물이 빠진 오도리이 옆을 산책하는 장면은 이 섬의 영험함을 한층 배가시켜 주는 듯하다.

바다 위의 신사, 이쓰쿠시마 신사 
찰랑찰랑. 하루 두 번 만조시에 물이 차오르면 신사는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이 된다. 물이 차오르면 붉은 신사와 초록빛 산,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절경’이 만들어진다. 593년 창건된 이쓰쿠시마 신사는 1168년 타이라노 키요모리에 의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개축됐다.‘ 바다를부지로신사를짓는다’는대담하고독특한발상으로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곳은 본전, 마로오도 신사, 일본 전통 연극 무대 등이 280m 길이의 회랑으로 이어져 독특한데, 회랑을 거닐면 신사에 들어온 건지 배에 탄 건지 헷갈리기도. 이쓰쿠시마 신사는 운세를 점치는‘오미쿠지’의 명당으로도 유명해, 새해가 되면 오미쿠지를 보러 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밤이면 오도리이와 이쓰쿠시마 신사에 조명이 밝혀져 한층 멋스럽다.
위치 미야지마 페리터미널에서 도보 15분 개장시간 오전 6시30분~오후 6시
입장료 300엔

세계 최대 나무 주걱을 찾아라, 오모테산도 상점가 
미야지마 입구인 미야지마 산바시부터 이쓰쿠시마 신사에 이르는 약 600m 길이의 고풍스러운 상점가. 오모테산도 상점가에는 모미지 만주 가게가 절반이요, 특산 기념품인 주걱 가게가 절반인듯하다.‘ 모미지만주(단풍만두)’는단풍색이매우아름다운미야지마의명물 간식이며, 주걱은‘행운과 복을 퍼 담는다’는 의미를 지닌 미야지마의 특산품이다. 상점가의 중앙에 전시된 길이 7.7m, 무게 2.5t의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주걱은 기념사진 포인트. 한편 히로시마 굴은 일본 제일의 생산량을 자랑하는데, 미야지마에서는 굴구이, 생굴, 굴덮밥 등 신선하고 맛 좋은 굴 요리를 쉽게 맛볼 수 있으니 반드시 시도해 보자. 상점들은 오후 5~6시경 문을 닫는다





✚ 히로시마현 이색 볼거리

쇼토엔
 
1608년부터 1811년까지 에도 막부의 요청으로 외교 사절단 조선통신사 300~500명의 사절단은 한양을 출발해 부산에서 시모토세키를 거쳐 오사카까지 갔다가 또 닛코까지 갔다. 편도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는 긴 여정이었다. 조선의 통신사는 선진 고급문화를 일본에 보여주었고 일본 조정은 융숭한 접대를 하는 대규모 문화 교류였다. 히로시마현 쿠레(吳)시 시모카마가리섬에 자리잡고 있는 쇼토엔(松濤園)의 조선통신사 자료관엔 조선통신사들 관련 사료들이 전시돼 있다. 시모카마가리섬은 조선통신사의 12번 여정 중 11번이나 기착한 기항지. 쇼토엔에는 통신사들이‘카마가리의 요리가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던 호화로운 요릿상이 복원돼 있다. 또 통신사 행렬모습을 축소한 모형, 조선통신사선 모형, 관련회화 등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찾아가기 JR쿠레역에서 세토나이산교 버스 타도행으로 22분. 산노세역 하차하여 도보 3분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 800엔 

야마토 박물관 
쿠레시에 위치한 해사역사과학관. 히로시마시 남동쪽에 자리한 쿠레시는 19세기 이후 일본 근대화의 기초가 된 조선공업의 고장이자 일본 해군함정이 만들어지던 곳이었다. 2005년 4월 개관한 야마토 박물관에는 2차대전 당시의 전함 야마토를 10분의 1크기로 재현한 모형을 비롯해 야마토의 건조과정, 격침될때의 상황등이 소개돼 있다.
찾아가기 JR쿠레역에서 도보 5분 개관시간 오전 9시~저녁 6시, 화요일 휴관 입장요금 5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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