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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이지만 또 다른 일본 오키나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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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지만  또 다른 일본 오키나와

오키나와에 산 지 10년이 됐다는 한 한국인은 오키나와 사람과 도쿄 사람은 완전히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느리지만 정이 많은 그들의 정서가 오히려 한국인에 가깝다고 했다. 1800년대 후반에 일본에 편입된 오키나와. 오랜 세월, 일본과는 다른 역사를 안고 세월을 보냈기에 본토의 분위기와는 실제 다른 면이 많다. 하여 오키나와를 여행하면 일본과 일본이 아닌 이국을 동시에 여행하게 된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연 평균기온 22.7도로 따뜻한 오키나와라지만 4~6월의 오키나와는 절정의 ‘때’를 뽐낸다. 해수욕장이 개장할 정도로 따뜻하지만 결코 뜨겁지 않으며,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마저 분다. 오키나와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때’를 꼽으라면 바로 지금이다. 

오키나와를 찾았던 4월, 불꽃축제인 류큐카이엔사이(琉球海炎祭)가 열려 밤하늘에 꽃을 그렸다. 여름, 일본에는 불꽃축제가 많다. 오키나와의 불꽃축제를 신호탄으로 일본에서는 전국적으로 불꽃 행렬이 이어진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은 오키나와에도 거의 매 주말마다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축제에 빠지지 않는 건 서민적이어서 정겨운 노점, 야타이(屋台). 밤바람은 상쾌할 테고 생맥주는 지나치게 시원할 테다. 분명하다. 상상만 하기에는 억울할 정도로.

절정의 ‘때’를 맞이했더라도 오키나와는 일본이다. 불안감. 말하지 않아도 안다. 하지만 기우는 기우다. 오키나와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아열대 기후에 속한 지역이다. 일본 본토와는 그만큼 거리가 있다는 뜻. 오히려 대만과 가깝다. 후쿠시마 원전과는 1,760km 거리로 1,240km 떨어진 서울보다 멀다. 마침 해류도 오키나와에서 후쿠시마 방향으로 흐른다. 같은 일본이지만 오키나와 땅은 본토와는 다르다. 심지어는 건물의 내진설계조차 소홀(?)하다. 지진이며 화산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다.

땅뿐만이 아니다. 역사도 문화도 다 다르다. 오키나와 중부에 자리한 나하 공항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27분을 가면 슈리역이다. 역에서 차로 5분,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는 류큐왕국(琉球王國)의 도읍이었던 슈리성(首里城)이 자리했다. 1429년에 등장한 통일왕국인 류큐왕국은 작고 약했지만 일본도 중국도 아닌 하나의 독립된 나라였다. 1879년에 오키나와현이 될 때까지는 그랬다. 독립왕국인 류큐왕국은 무역을 통해 일본, 중국,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게 된다. 해서 슈리성을 보면 독특하게 이국적이다. 중국의 색채가 강렬하면서도 일본이 오묘하게 꿈틀거린다. 성 내에는 국왕의 집무실인 슈리성 정전(首里城正殿), 성의 정문인 슈레이문(守禮門), 안전을 기원하며 제를 지낸 소노햐안우타키 석문(園比屋武御嶽石門) 등 볼거리가 많다. 오키나와 전쟁 당시 소실된 슈리성은 1992년에 복원됐으며, 지난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슈리성┃관람시간 4~6월, 10~11월 오전 8시30분~오후 7시, 7~9월
오전 8시30분~오후 8시, 12~3월 오전 8시30분~오후 6시  입장료 어른 800엔, 고등학생 600엔, 초,중학생 300엔  문의 098-886-2020, oki-park.jp

갈증은 산삥차(さんぴん茶)로 달랜다. 슈리성을 비롯해 자동판매기나 편의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건 산삥차를 판다. 코카콜라에서도 산삥차를 출시할 정도니 차의 인기는 짐작할 만하다. 산삥차는 자스민차다. 중국인들이 주로 즐기는 자스민차를, 일본 본토와는 조금 다르게, 오키나와 사람들은 산삥차라는 이름으로 즐겨 마신다.
오키나와의 먹고 마시는 문화는 고쿠사이도오리(國際距理)의 공설시장에 가면 한눈에 보인다. 돼지 귀로 만든 햄이며, 오색찬란한 열대의 생선, 소박한 채소 등은 밥상의 재료가 된다. 공설시장은 고쿠사이도오리의 한 켠에 자그마하게 자리하고 있다. 약 1.6km에 이르는 고쿠사이도오리에는 기념품, 잡화를 파는 가게와 쇼핑센터, 레스토랑, 호텔 등이 빽빽하게 놓여 있다. 


1 나하공항과 연결되는 모노레일. 공항에서 슈리역까지 27분 걸린다 2 류큐왕국의 도읍이었던 슈리성.
중국의 색채가 강하면서도 일본이 담겨 있는 독특하고 이국적인 모습이다

오키나와는 남북으로 길게 생겼다. 나하를 중심으로 한 중부에는 옛 왕국이 그러했듯 오키나와의 주요 관청이 자리했다. 마천루까지는 아니지만 꽤 큰 건물도 많다. 그리고 남부에는 오키나와 월드가 자리했다. 이름 그대로다. 오키나와 월드는 자연은 물론 역사, 문화, 음식을 아우른 오키나와의 작은 세계다. 

먼저 오키나와 월드의 입구에 자리한 교쿠센도(玉泉洞)로 간다. 교쿠센도는 5km 길이의 석회동굴이다. 일반에게 개방한 구간은 800m. 천장 가득 촘촘히 박힌 뾰족한 종유석은 바늘쌈에 가득 꽂힌 바늘 같아 쏟아질까 찔릴까 오싹하다. 동굴을 에둘러 흐르는 청류에는 희귀한 물고기들이 살아간다. 동굴은 3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40년 전부터 개방됐다. 당시에 만든 철제 통로 위에는 석순이 꼬물꼬물 자라나 거대한 종유석이나 석순이 품은 세월을 미뤄 짐작하게 한다. 

에이사춤은 매일 오전 11시, 오후 12시30분, 3시, 4시에 에이사춤 광장에서 펼쳐진다. ‘핫 하’하는 경쾌한 추임새와 격렬한 북소리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전쟁이 끝난 후 폐허가 된 오키나와에는 그야말로 남은 게 없었다. 사람들은 미국인들이 버리고 간 병을 재활용해 공예품을 만들었고, 자연스레 유리공예가 발전하게 됐다. 1,400도 가마에서 유리를 녹여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20분까지는 유리공예를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오키나와 옛 건물을 모아 만든 민속촌 등 그밖에 볼거리도 많다. 오키나와에서 흔히 나는 사탕수수로 염색을 한 손수건, 옷 등은 기념품으로도 그만이다. 은은한 연둣빛이 눈을 편안하게 한다. 뱀술도 나쁘지 않다. 뱀에 물려 죽는 이들이 1년에 몇은 될 정도로 오키나와에는 뱀이 많다고 한다. 뱀과 아홉 가지 약초를 달여 만드는 뱀술이 의외로 맛있다. 
오키나와 월드┃관람시간 4~10월 오전 9시~오후 5시30분, 11~3월 9시~오후 5시  입장료 프리패스 어른 1,600엔, 어린이 800엔 
문의 098-949-7421  www.gyokusendo.co.jp 


1, 3 오키나와 월드의 입구에 자리한 5km 길이의 쿄쿠센도. 30만년 전에 생성된 동굴은 800m가 개방돼 있다 2, 4 추라우미 수족관. 세계에서 가장 큰 대형 수조에는 8m 길이의 고래상어가 있다. 영특한 돌고래 쇼도 볼거리다

북으로 오를수록 오키나와의 땅은 붉어진다. 남과 북의 기온 차이는 거의 없지만 신기하게도 파인애플과 같은 작물은 북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황토인 아까츠치(赤土)가 그 이유라고 한다. 

추라우미 수족관은 이곳, 붉은 땅에 자리했다. 얕은 바다에서 깊은 바다로. 추라우미 수족관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작지만 아기자기한 바다를 걸으며 마침내 닿은 곳은 대형 수조. 이곳에 서면 추라우미 수족관에 세계 최대 혹은 최고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이유를 알게 된다. 8m 길이의 고래상어와 가오리가 헤엄치는 대형 수조는 단일 수조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4층 건물 높이다. 고래상어도 물론 최대급이다.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고 감탄을 퍼붓게 되니, 수식어가 없어도 굳이 상관은 없겠다. 

수족관 구경은 기념품 가게에서 끝난다. 나하의 고쿠사이도오리 외에 쇼핑할 만한 곳이 많지 않은 오키나와에서 추라우미의 기념품 가게는 오아시스와 마찬가지다. 바다생물을 주인공으로 한 인형이며 과자, 의류 등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너무나 많다. 심지어는 북마크도 독특하고 예쁘다. 

3~9월에는 오키짱 극장에서 돌고래와 범고래의 공연이 열린다. 공연 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1시, 2시30분, 4시, 6시. 수족관을 구경하다가 방송이 나오면 공연장으로 가도 늦지 않다. 수족관은 재입장이 가능해 공연을 본 후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추라우미 수족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고우리 섬이 자리했다. 고우리 섬은 야가지 섬과 2km 길이의 다리로 연결된다. 무료로 통행할 수 있는 다리 중에서는 일본에서 가장 길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 안기기에도 충분한 길이다.
추라우미 수족관┃관람시간 3~9월 오전 8시30분~오후 8시, 10~2월 8시30분
~오후 6시30분  입장료 오전 8시30분~오후 4시 어른 1,800엔, 고등학생 1,200엔, 초,중학생 600엔, 오후 4시~페장 어른 1,260엔, 고등학생 840엔, 초·중학생 420엔  문의 oki-churaumi.jp 

▶ RESTAURANT

우후야(うふ屋)
꽃과 나무, 폭포 등이 자리한 정갈한 정원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레스토랑 건물 자체가 100년 된 고가다. 돼지 귀, 순두부, 돼지 조림이 함께 나오는 순두부 정식 1,260엔이다. 영업시간 점심 오전 11시~오후 5시, 저녁 오후 6시~밤 10시  문의 098-053-0280

다이콘 노 하나(だいこんの花)
뷔페 레스토랑 체인으로 나하에만 두 개의 지점이 있다. 엄선된 재료를 사용하며 모든 요리에 원산지를 표시해 놓았다. 뷔페가 1인 1,450엔으로 가격 대비 매우 만족스럽다. 영업시간 점심 오전 11시30분~오후 4시, 저녁 오후 5시30분~밤11시  문의 098-859-5556 www.amenity-gr.co.jp

사므즈 마우이 스테이크하우스(サムズ マウイ)
테이블에 달린 커다란 철판에서 요리사가 직접 채소와 고기 등을 요리해 준다.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며, 열대 분위기의 다양한 음료가 준비된다. 영업시간 오후 5시~자정, 마지막 주문 밤 11시  문의 쿠모지 지점 098-862-9085

인사동(仁寺洞)
오키나와에서 최초로 문을 연 한국 식당. 천안 출신의 주인<사진>이 모든 식재료를 한국에서 공수해 충청도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다. 일본인들에게도 매우 인기. 프로야구 한화 구단이 오키나와 전지 훈련 때 이용하는 식당이기도 하다. 영업시간 월~토 점심 오전 11시~오후 3시, 저녁 6시~자정, 일요일 휴무  문의 098-863-1619

▶ HOTEL

오키나와 메리어트 리조트 & 스파

오키나와의 북부에 자리한 리조트. 다양한 타입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객실에서 바다가 조망된다. 넓은 스파와 수영장이 매력이다. 스파는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야 한다. 무료 대여 가능.
스파┃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0시  이용요금 호텔 투숙객 1일 1,000엔, 2일 1,500엔, 3일 2,000엔, 방문객 1일 3,000엔 
문의 098-051-1000 www.okinawa-marriott.com

JAL 시티 나하
나하 고쿠사이도오리에 자리한 호텔. 위치가 매우 훌륭하며, 객실 시설도 깔끔하다. 1층에 자리한 코치 팩토리(Coach Factory)에서는 외국인에게 할인권을 제공한다.
문의 098-866-2580  naha.jalcity.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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