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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술-당신과 나누는 시원 짜릿한 건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1.08.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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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퇴근 길에, 혹은 한껏 땀 흘리고 맞이한 식탁 앞에서 군침이 돌 듯 한잔 생각이 간절하다면, 그건 필히 지친 하루에 선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원한 맥주 한잔, 와인 한잔에 곁들인 왁자한 수다가 그리운 그대를 위해 준비한 한여름 건배 이야기.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변미현

여름 하면 맥주!

여름에는 역시 맥주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바라만 봐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유럽 맥주 네 종류를 골라 담았다.

효모가 맛을 좌우하는 독일 바이젠 비어 

뮌헨을 여행하고 온 사람들이 마리엔 광장보다 예찬하는 것이 '바이젠'이다. 바이젠은 독일어로 ‘밀’을 뜻하지만 독일에서는 밀맥주를 통칭하기도 한다. 독일 남부의 특산품인 바이젠은 사실 보리와 밀을 섞어 만든다. 하지만 밀이 50% 이상 들어간 것에만 그 칭호를 하사한다. 바이젠은 한 종류가 아니다. 최근 젊은 독일인에게는 효모가 들어 있는 헤페 바이스비어가 인기를 끌지만 여름에 어울리는 것은 효모를 제거한 크리스탈 바이스비어다.
대표 맥주 독일 크리스탈 바이스비어Krystal Weissbier
풍미 쓴 맛이 적고 과일 향과 향신료 향이 두드러지며 가스 함유량이 독일 라거보다 1.5배에서 2.5배로, 탄산기가 풍부하다.
특징 탄산이 많기 때문에 따르는 방법이 중요하다. 병에 맥주잔을 씌운 후 잽싸게 뒤집어 병 입구 부분이 맥주에 잠길 때까지 따르다가 병을 서서히 빼면서 나머지 맥주를 마저 따른다.
맛있는 온도 8~10℃

베컴의 오른발만큼 소중한 영국 에일 맥주 

셰익스피어, 비틀즈, 베컴의 오른발만큼이나 영국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에일’맥주다. 에일은 맥주공장에서 여과 및 살균을 하지 않은 상태로 맥주통에 넣어 보관고에서 1차 숙성 후 펍 주인이 마시기 좋은 때를 판단하고 판매하기 때문에 펍마다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대표 맥주 영국 런던 프라이드London Pride
풍미 달달한 맛과 상큼한 과일향, 목 뒤로 넘어갈 때의 쓴맛. 약간의 탄산기.
특징 인위적으로 탄산가스를 넣지 않아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 있지만 라거 맥주의 맛에 비해 약간 심심하다.
맛있는 온도 12~13℃

가장 많이 소비되는 체코 필스너 맥주 

세계 최초로 양조장이 세워진 체코. 물보다 맥주가 많이 소비되는 이곳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판매되는 ‘필즈너’가 탄생했다. 이는 맥주 역사상 기념비적인 일이다. 물 위에 떠오른 효모를 사용하던 기존 주조법(상면 발효)과 달리 본격적으로 바닥에 가라앉은 효모를 사용하기 시작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기존 술보다 반짝이는 황금빛깔, 순백색의 풍부한 거품, 고급스러운 호프의 향과 깔끔한 뒷맛의 필즈너는 단박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대표 맥주 체코 필즈너 우르켈Pilsner Urquel
풍미 상큼한 꽃과 달콤한 꿀의 향, 고소한 보리, 식욕을 돋우는 드라이한 호프의 맛이 차례로 느껴진다.
특징 현지에서 생맥주로 맛보는 것과 달리 살균 처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맛의 스펙트럼이 조금 좁지만 필즈너 특유의 시원함이 정신을 맑게 한다.
맛있는 온도 9℃ 

취하고 싶은 날의 맥주 그롤쉬 

일반적으로 취하고 싶은 날 맥주를 선택하는 사람은 드물다. 맥주잔을 비울수록 스트레스나 고민이 날아가기는커녕 배만 잔뜩 불러 버리기 때문이다. 맥주의 이런 점을 불평하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맥주가 비교적 포만감이 적은 ‘그롤쉬’다. 국내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네덜란드에서는 하이네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맥주회사다.
대표 맥주 네덜란드 그롤쉬Grolsch
풍미 하이네켄에 비해 목넘김이 부드럽고, 입 안에 쓴맛이 살짝 남아 더 맛있다는 평이다. 톡 쏘는 맛과 무겁지 않은 느낌이 라거처럼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린다.
특징 ‘스윙 탑’이라는 독특한 병마개가 있는데 병마개 양 끝을 연결한 고리를 밀면 샴페인처럼 ‘펑’ 소리가 나며 열린다. 딱 달라붙은 뚜껑이 맥주 향을 오랫동안 유지시킨다.
맛있는 온도 4~8℃


 맥주를 완벽하게 즐기는 3가지 비결

1. 맥주는 전용 잔에 따라 마신다  
맥주회사마다 본인들이 생산한 맥주의 향과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용 잔을 만든다. 유럽의 맥주가게에서는 전용 맥주잔이 없으면 해당 맥주를 팔지 않을 정도다.
2. 맥주와 거품의 비율은 7:3이 황금비율!  
거품 없는 맥주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거품은 맥주가 산소와 접촉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에 오랫동안 맛을 유지해 준다.
3. 온도에 신경 쓸 것 
7도 이하에서 맛있는 라거가 있고, 15℃ 이상이어야 더 풍부하게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쉬메이도 있다. 온도 보관이 잘못될 경우 맛이 파괴되어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다. 무조건 차게 보관하기보다는 맥주마니아라면 브랜드마다 정확한 적정 보관 온도를 기억해 둘 것.



한잔 술을 부르는 맛집들 


좋은 술과 맛있는 안주. 함께하면 맛이 배가되는 즐거운 맛집을 찾아 나섰다.  

사진제공 박남규, 이종철, 정호영, 최민석

태국처럼 맛나고, 파리처럼 세련된 생 어거스틴 

여름 밤에는 에어컨의 냉기보다 이따금 스치는 신선한 바람이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맥주를 즐기기에 좋은 바를 찾아 헤매다 생 어거스틴의 2층 테라스를 보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서래마을의 유일한 태국식 레스토랑인 생 어거스틴은 파리에서 아시아 음식점이 모여 있는 지역명으로부터 따온 이름이다. 태국 본토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향신료와 소스 등의 재료는 태국에서 공수해 오고 현지 셰프를 영입했다. 이곳의 메뉴에는 튀기거나 볶는 등 라거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 많다. 부드럽고 바삭한 껍질의 어린 게를 기름에 튀긴 후 커리와 코코넛 소스를 곁들인 ‘푸 팟 퐁 커리’는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다. 몽글몽글한 달걀 덕분에 부드러운 식감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오후 5시~밤 12시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95-7   문의 02-595-2018

라따뚜이와 한잔의 와인 르 꼬숑
번잡한 도곡동에는 프랑스 남부의 공기처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레스토랑이 있다. 소박한 프랑스 가정식을 만날 수 있는 ‘르 꼬숑’이다. 오너 셰프 정상원은 프랑스에는 비싼 쇠고기보다 돼지고기를 사용한 요리가 더 다양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돼지’라는 뜻의 프랑스어 꼬숑을 떠올렸다. 소스를 진하게 졸이는 이탈리아식 파스타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나는 사과크림소스 돼지앞다리구이 등 친근한 재료의 색다른 변신을 볼 수 있는 메뉴도 있지만 애니메이션을 통해 익숙한 ‘라따뚜이’를 추천한다. 우리나라 된장찌개처럼 이것저것 채소들을 넣고 뭉근하게 끓이는 이 음식은 서민적인 요리로, 가볍게 와인을 즐기는 자리에도 잘 어울린다.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 2시(일요일 휴무, 라스트 오더는 새벽 1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419 청송빌딩 1층   문의 02-577-8503

70여 가지 사케의 버라이어티 쿠노요
쿠노요는 시끌벅적한 서울 한복판에서 고요한 교토로 순간이동을 한 듯한 기분을 주는 사케 전문점이다. 낡은 미닫이문을 열고 쿠노요에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일본식 초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직 디자이너 박호준 대표는 사케를 고를 때도 넘치는 감각을 발휘했다. 70여 가지의 사케는 그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패키지 디자인부터 맛까지 오목조목 따져 본 후 들여온 것이다. 사케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선택이 어렵지 않도록 메뉴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더욱 편리하다. 효모가 살아 있는 신선한 사케 한잔에 쿠노요에서 자체 개발한 두부 고로케의 담백함이 더해지면 서울에 있는 듯, 교토에 있는 듯 즐거운 여름 밤이 여유롭게 흘러간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6시~새벽 2시(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25-19  문의 02-515-2233

맥주를 부르는 멕시칸 요리 온더보더
더운 날씨로 둔감해진 미각의 흥을 돋우고 싶다면 멕시칸 음식이 좋겠다. 온더보더는 현재 전세계 160여 개의 영업점을 자랑하는 정통 멕시칸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으로 멕시코의 대표적인 요리인 타코를 비롯하여, 부리토, 화이타, 퀘사디아 등 60여 종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우선 샤우자 골드와 트리프 섹을 섞어 만든 마가리타 오티비 하우스 한잔으로 잠자고 있던 미각을 깨운다. 온더보더의 비프, 치킨, 해물을 비롯한 모든 구이류는 멕시칸 정통 방식으로 요리해 타코나 화이타 요리의 경우 숯불 향이 짙게 배어 있어 입으로 가까이 가져가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다. 푸짐한 구성과 양이 특징인 온 더 보더의 테이크아웃 세트에 토르티야 칩까지 구입했다면 맥주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밤 10시30분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내
문의 02-565-0682(코엑스 도심공항점)

자태가 고운 퓨전 민가다헌
식당 치고는 범상찮은 외관을 가진 민가다헌은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익두의 저택을 개조한 레스토랑이다. 전통과 근대가 섞여 있던 저택은 곳곳에서 당시의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성인 남자 키만큼 쌓아올린 담장과 빌딩 사이에서 돋보이는 자태를 자랑하는 한옥은 전통적인 가옥 양식을, 각 방을 연결하는 복도는 서구식 건축 양식을 보여 준다. 인테리어에서 드러나는 ‘퓨전’은 요리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와인 소스를 곁들인 너비아니나 밤 퓌레를 올린 막걸리 아이스크림 등 동서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와인나라가 운영하는 곳이니만큼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2시30분, 오후 6시~밤 11시 
주소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66-7  문의 02-733-2966


세계는 넓고 술 문화는 다양하다

알아두면 비즈니스가 성사되고, 잃었던 마음도 도로 얻을 수 있는 각국의 술자리 예절.


잔을 내려놓고 술을 받는 러시아
↑Up 러시아에서 술을 받을 땐 상에 그냥 잔을 둔 채로 받는다. 이는 대통령이 따라주든, 대통령 할아버지 따라주든 마찬가지다. 술을 따르는 사람은 무조건 한 손으로 따르며 잔을 부딪힐 때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잔 높이보다 약간 낮춰서 부딪친다. 상대가 여성일 때는 나이에 상관없이 남성이 무조건 낮추는 것이 예의다. 
↓Down 러시아인은 남은 술방울에는 악마가 깃든다고 여겨 원샷을 선호한다. 특히 첫 잔은 함께 구호를 외치며 ‘원샷’을 하는데 술이 약하다고 나눠 마셨다가는 상대방을 무시하는 사람으로 소문날 것이다. 양해를 구하고 작은 잔으로 바꿔서라도 함께 잔을 비우고 술을 다 비웠음을 보이기 위해 술잔을 뒤집어 머리 위로 들어 보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취하는 것은 절대금물인 프랑스
↑Up 프랑스는 주로 식사와 함께 반주로 포도주를 마시며 주인은 손님에게, 남성은 여성에게 제때 알아서 잔을 채워 준다. 식사가 끝나면 코냑이나 칼바도스 등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을 한잔 더 마셔 입가심을 하기도 한다. 
↓Down 프랑스인들은 술을 즐기되 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취객은 프랑스에서 몰상식한 사람과 동의어이기 때문. 식사 중 자작하거나 주인에게 포도주 좀 달라고 눈치를 주는 것도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이고 손님들의 잔이 비었을 때 주인이 포도주를 따라주지 않는 것 또한 실례다.

자기 술잔만 관리하면 되는 독일
↑Up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데 한 잔을 안주 없이 30분 넘게 마시기도 한다. 폭음을 하는 것은 무식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며 개인 주량에 맞게 알아서 절제한다. 더치페이가 관례여서 남에게 술을 강요하고 싶다면 술값은 본인이 계산하는 게 옳다.
↓Down 독일인은 술을 마실 때 술잔을 돌리는 법도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 술을 따라주고 권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독일에서는 건배 제의를 할 때 술잔을 테이블에 한 번 쾅 치고 상대방의 눈을 응시하며 잔을 부딪쳐 줘야 한다. 안 지킨다고 무례한 것은 아니지만 지키지 않으면 무려 7년 동안 남녀간 성관계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속설 때문이다.

차 안에 술병 두면 큰일나는 미국
↑Up 미국 드라마나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즐기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식구들이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2차, 3차까지 술을 마시는 일은 극히 드물다.
↓Down 문제는 ‘요즘’ 애들이다. 16세 이상이면 면허 취득이 가능한 미국에서 가장 많은 교통사고를 내는 연령층이 미성년자다. 이 때문에 차 안에 새것이 아닌 이미 조금 마셨거나 안 먹었더라도 뚜껑을 딴 술병이 있는 경우도 불법일 정도다. 음주는 21살 이상인 경우만 가능하며 술집에서 1인당 마실 수 있는 양도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데낄라는 스트레이트로 4잔 이하 등 주마다 그 양이 다르다. 편의점이나 공원 등 야외에서 술을 먹는 것이 허락되는 도시는 라스베이거스뿐이다.

천천히 주량만큼 첨잔하는 일본
↑Up 상대방의 술잔이 비기 전에 술을 따른다. 첨잔 방식이 일본식 주법으로 상대방의 술잔을 항상 찰랑찰랑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사람들은 술값을 낼 때, 일행이 똑같이 나눠 내거나 자기가 마신 술값만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Down 술잔을 돌려 마시거나, 파도타기를 하면서 일체감을 확인하려는 것은 금물. 또한 일본에서는 각자 자기가 즐기고 싶은 술을 시켜 본인의 주량만큼만 마신다.

연거푸 석잔으로 시작하는 중국
↑Up 중국인들도 ‘원샷’을 즐긴다. 중국어로 ‘깐’. 중국인은 술자리가 시작되면 우선 술을 연거푸 석 잔 ‘깐 깐 깐’ 한다. 그 술에 익숙지 않은 사람은 초반부터 완전히 취해 버리기 일쑤이므로 술이 약하다면 먼저 양해를 구해 차로 대신하는 게 좋다. 건배를 외치면 술을 단번에 마신 뒤, 빈 술잔을 상대에게 보이는 것이 관례. 이후부터는 일본처럼 첨잔이 예의다. 상대방이 술을 따르면 받는 사람은 감사의 표시로 식지와 중지를 구부려 탁자를 가볍게 두드린다.
↓Down  내가 마신 잔을 상대방에게 주거나 젓가락, 숟가락을 돌려 사용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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