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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CAFE] 문화를 만나는 또 다른 방법-포토 갤러리 카페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1.1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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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IE CHOICE | FUN CAFE

Cafe vs Cafe
문화를 만나는 또 다른 방법
포토 갤러리 카페

갤러리 카페는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을까? ‘카페의 인테리어가 되어 버린 갤러리’, ‘갤러리 한켠에 더부살이 하는 카페’ 그 사이에서 갤러리 카페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어느 날, 신중하게 고른 갤러리 카페 몇 곳을 찾아갔다. “여기 갤러리 카페 맞나요?”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갤러리 카페가 아니에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예요”라고.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진짜’ 갤러리 카페를 찾았다고.

글·사진  전은경 기자


1 류가헌의 문을 열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시간이 펼쳐진다 2 10월4일부터 16일까지 류가헌에서 사진을 전시한 신현림 작가는 사진가이자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3 서까래를 올린 천장이 새하얀 벽과 대비를 이뤄 더욱 눈에 띈다. 류가현

사진이 말을 걸다 
류가헌

말랑말랑한 작명이 난무하는 이 업종에서 ‘사진 위주 류가헌’의 이름은 꽤나 생경하다. 주로 사진전이 열리기 때문에 붙여진 ‘사진 위주’, 거기에 ‘류가헌’이라는 한자 명패가 더해진 탓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은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한옥 건물이었다. 거기다가 10m마다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 찾아 들어가야 하는 외진 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막상 류가헌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예상과는 달랐다. 고즈넉하되 낡지 않았고, 한옥의 멋이 한껏 살아 있지만 그 너머에는 모던한 인테리어가 숨어 있었다. 무엇보다 마당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카페, 오른쪽에는 갤러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이었다.
류가헌은 갤러리와 카페가 분리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 작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곳은 카페다. 한 편에는 현재 전시중인 작가의 사진집이 진열되어 있고, 기획전의 사진과 글을 엮어 만든 뷰스페이퍼Viewspaper를 볼 수도 있다. 
류가헌의 박미경 관장은 갤러리와 카페를 오가며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라고 한다. 나는 그녀의 조언을 따라 찬찬히 사진을 감상했다. 도중에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내 작품설명을 참고했다. 그 일련의 과정은 딱딱한 갤러리에서 느끼는 중압감 같은 것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류가헌의 사진은 프레임 속에 갇혀 있지 않다. 갤러리와 카페가 자아내는 소통으로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10  문의 02-720-2010
운영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6시(하절기는 오후 7시까지), 월요일 휴관
찾아가기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청와대 방향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메밀꽃 필 무렵’ 식당 옆 골목으로 들어가서 약 150m

아지트 같은 카페 
자코

번잡한 대학가, 9명의 사진작가가 기발한 작당을 한다는 곳이 있다. 소문을 듣고 찾아오긴 했지만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카페인지라 속내는 반신반의였다.
다행히 자코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었다. 놀라운 것은 평일 낮임에도 빈자리가 거의 없다는 것.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소란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저마다의 작업이나 독서에 몰두한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커피를 마시고 벽에 걸린 그림을 보거나 카페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자코는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의 비중이 높다. 편안한 아지트이자 문턱이 낮은 갤러리이기 때문이다. 책장 가득 채워진 사진집은 사진작가 9명이 선별한 리스트이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 주말에는 전시 외에도 공연, 워크숍 등이 열리고 별도의 사진 강좌를 통해 자코 사진작가의 내공을 전수받을 수 있다.
“저희는 돈 벌려고 카페를 하는 건 아니에요. 재밌으니까 하는 거죠.” 자코의 대표 신은식씨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작품을 접하길 바란다고. “앞으로요? 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려구요.”
주소 서울 광진구 화양동 94-7 2층  문의 070-8682-9838
운영시간 오전 10시~밤 11시30분(주말 오후 1시부터)
찾아가기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세종대 방향으로 300m 가량 직진 후, ‘카페베네’ 지나 오토바이 가게 2층


4 자코에서는 사진, 설치미술, 그림 등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5 카페 한 쪽에는 신진작가들의 아트 상품이 진열되어 있어 누구든 펼쳐 볼 수 있다

사진 찍어 주는 부부사진사 
포토텔링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다. 대학로의 조그마한 갤러리 카페, 포토텔링.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에 ‘증명, 여권’이라는 팻말이 눈에 띈다. 알고보니 카페 한쪽에 증명사진을 찍어 주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보통 사진관에서는 사진이 인화되기까지의 지루한 시간을 견뎌내야 하지만 이곳에선 그럴 걱정이 없는 것이다.
부부사진사가 운영하는 이 카페는 작고 소박한 공간이지만 사진에 관련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게에 주렁주렁 걸린 흑백사진, 사진현상에 쓰이는 각종 기자재가 계단이며 테이블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마치 어느 사진가의 작업실에 은밀히 초대된 기분이랄까. 그럴 만하다. 이 부부사진사는 이곳을 사진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갤러리 카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거창하진 않더라도 지인들과 작은 전시회를 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매달 2번씩 전시를 바꾸다 보니 신인작가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더군요.”
포토텔링이 처음 문을 연 것이 2년 6개월 전이니 그간 이 카페에서 전시를 한 사진작가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카페 구석구석에는 사진가들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하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4가 85-10 지하1층  문의 02-747-7400
운영시간 오후 12시~새벽 2시
찾아가기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뒤로 돌아서 직진 후 ‘서울연극센터’ 지나 ‘커핀그루나루’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10m 정도 직진하면 건물 지하 1층에 위치


6 포토텔링은 흑백사진을 인화해 매달아놓은 풍경이 마치 사진가의 작업실 같다 7 포토텔링의 조명은 주로 작품을 향하고 있다 8 갤러리 카페라고 커피맛을 의심하는 것은 금물! 품질 좋은 원두로 깊은 맛을 낸다. 포토텔링

 

Cafe vs Cafe
골방고양이 ‘쿤’의 카페탐방기

“흥. 인간 집사가 오늘도 나를 귀찮게 하는군. 나는 러시아 핏줄의 귀족냥 ‘쿤’이다. 부드러운 늦가을 볕이 내리쬐던 날. 폭신한 이불 위에서 늘어지게 일광욕을 즐기다가 건방진 집사와 눈이 마주쳐 버렸네. 음흉하게 바라보는 집사. ‘이런 날씨에는 집에 있는 건 죄야!’라며 외출을 강요하는데, 시크하게 무시하려는 찰나, 순식간에 이동장 속에 갇혀 버렸어!! 다른 고양이 친구들을 만나러 카페에 가자는데. 엥? 카페? 그거 먹는 거냥? 맛있게는 들리는데. 아무튼 오래간만에 바깥 공기 좀 쐐 볼까나? 못 이기는 척 한번 가주지 뭐.
쿤의 고양이 카페 탐방기! 시작한다옹!”

글·사진  양보라 기자


책? 이거 먹는 거냥? 
책 읽는 고양이

고양이 카페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흑석동 재래시장 골목길. 거짓말처럼 안쪽으로 들어서면 조용한 2층 건물과 마주쳐. 쭈뼛쭈뼛 안으로 들어선 나.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하나 둘 셋 넷… 헉 12마리. 재빨리 녀석들의 전투력을 스캔했어. 긴장감이 척추를 타고 내려가. 이 고양이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 보아하니 체구는 작지만 단단하게 생긴 녀석들이 대부분인데. 전직 조폭냥이들 아니야? 킁킁 냄새를 맡아 보니 여기 녀석들… 꽤 착해! 여기에 들어설 때 나처럼 긴장하는 인간이나 고양이들이 있는데 이곳을 방문할 땐 괜한 걱정은 안 해도 돼. 여기는 동물도 주인도 방문한 손님도 착해지는 카페, ‘책 읽는 고양이’야.
몇몇 애들은 건방진 집사에게 버림받은 ‘불우묘’들인데 카페 주인인 지금의 집사가 봉양 중이라고 해. 원두는 공정무역 제품만 사용하고 커피와 곁들어 먹는 쿠키는 장애인재단에서 만든 거래. 카페 한쪽에는 책들이 빼곡하지만 나는 너른 책장 위에 눕는 데만 관심이 있지. 우리집 집사 녀석, 평온한 분위기에 취해 커피를 마셔도 잠들 판이야. 이곳만의 매력 때문에 부산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대.
살금살금 이곳 냥이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사뿐사뿐 친묘親猫적 카페를 누볐어. 오랜 칩거 생활로 늘어난 뱃살이 가득한 나지만 오늘만큼은 ‘책·고’에서 자유롭게 나빌레라~
주소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95-21
운영시간 오후 1시~밤 10시, 첫째, 셋째 주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bookncat.com


1 ‘책 읽는 고양이’ ‘양갱’. 카페 중앙에 앉아 손님들을 지그시 바라보는 게 특기. 키우던 주인에게 버림받고 동물병원에 보호된 상태였다가 4월부터 ‘책 읽는 고양이’ 패밀리에 합류했다 2 ‘소나무길 고양이네’ 안방마님 ‘별’. 세상에 무서울 것 없는 아가씨. 한가로이 느긋한 오후 낮잠을 즐기고 있다 

한 미모 겨루는 녀석들이 잔뜩 있네 
소나무길 고양이네

대학로 소나무길에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래. ‘소·고’는 고요해. 하지만 아주 활발한 정중동을 발견할 수 있지. 손님들한테 거리낌없이 다가가는 일명 ‘개냥이(개처럼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들이 카페 여기저기에서 낮잠을 즐기고, 손님들은 조용히 냥이들 옆에서 차를 마시다가 카페 책장에 가득한 만화책을 읽기도 해. 그래서 ‘소·고’는 시끌벅적하지 않아도 즐거운 공간이야.   

생김새는 물론 성격까지 다른 8마리의 미묘美猫가 주변을 둘러싸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구. 카페 구석구석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채워 온 사장님은 직접 고양이 장난감을 만드는 재주까지 갖추고 있어. 우리 냥이들은 움직이는 작은 것들만 보면 눈이 돌아가! 깃털이나 작은 인형을 낚싯줄에 달아 살랑살랑 흔들면 내 몸과 마음은 고 자그마한 것에 확 꽂히고 말지! 사장님이 만든 장난감은 고양이랑 같이 사는 집사들에게 반응이 좋대. 카페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어. 장난감 나눔 행사도 종종 연다고 하시니 부지런히 ‘소·고’ 블로그에 들어가 봐.

여기 냥이패밀리는 스코티시폴드, 아메리칸숏헤어 등 품종 고양이들인데 손님들이 카페에 왔다가 새끼고양이 분양을 물어보기도 하나 봐. 하지만 사장님은 고양이들한테 부담을 주고 싶진 않다고 해. 더 늘지도 줄지도 않고 지금의 고양이 8마리랑 오래오래 같이 살고 싶다나 봐. 따뜻한 스트로베리민트밀크티는 다른 데서 맛볼 수 없는 이 집만의 메뉴야.
주소 서울시 종로구 명륜4가 164-1
운영시간 오후 1시~밤 10시, 둘째, 넷째 주 화요일 휴무
홈페이지 blog.naver.com/peacekkw




귀족 냥이에겐 이런 대접이 딱이다옹 
이리온

자, 일상에 지친 냥이들이여, 그리고 냥이의 집사들이여, 이리온~ 이곳은 ‘묘생역전’이 가능한 ‘이리온’이야. 부티크숍이 즐비한 청담동에 위치한 이리온은 말 그대로 반려동물들의 ‘멀티플렉스’지! 내가 집사한테 부리는 애교가 얼만데. 우리는 이런 대접 받을 자격 있어!
반려동물복합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서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모든 것’이 가능해. 대형몰에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는 인간들같이 ‘이리온’ 안에서 반려동물들은 병원 검진과 진찰을 받고, 미용실도 들르고, 호텔까지 이용할 수 있어. 두바이에는 7성급 애완동물 호텔도 등장했는데 뭘. 우리도 한번쯤은 과감히 호화스러움을 즐겨 보자구. 호텔은 크기에 따라 일반실에서 스위트까지 나눠져 있고. 특히 이곳에는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스파’가 있어. 최고급 욕조에 몸을 담그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나 봐. 대형견을 위한 전용 시설도 있으니까 덩치 큰 녀석들도 문제없을 것 같아. 

강아지들을 위해서는 유치원과 예절학교를 운영 중이야. 나는 딱히 예절 따윈 배우고 싶지 않지만. 유치원은 등·하교에 맞춰서 픽업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어. 주인들은 웹을 통해 반려동물이 실시간 노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음~ 이리온 카페에서 맛난 고기향이 나는데? 여기 카페에서는 애완동물 간식이 준비돼 있어. 집사들만 카페를 즐기라는 법 없지. 걔네가 맛없는 커피를 홀짝이고 있을 때 우리는 쫄깃한 훈제 닭가슴살이나 고급 수제 과자를 맛볼 수 있어.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7
운영시간 | 병원 24시간 연중무휴  카페 오전 10시~오후 8시
홈페이지 www.irion.co.kr

나는 당신의 애완동물이 아니라 당신의 여생을 함께할 반려자야. 나는 세상 모두에게 사랑받길 바라지 않아.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선택한 당신이길 바랄 뿐이야. 사람만을 위한 카페가 아니라 동물과 인간 모두를 위한 카페를 둘러보면서 다시 상기하자구. 



3 ‘이리온’의 고양이 호텔. 청결한 시설 관리로 휴가철에는 항상 만원이라고 4 흑석동 재래시장 골목길에서 평소보다 시선을 높여 걷다 보면 ‘책 읽는 고양이’를 발견할 수 있다 5 낯선 이를 반기는 소나무길 고양이네 터줏대감 ‘쿤’ 6 이리온에서는 다양한 애묘, 애견 용품을 살 수 있다.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럭셔리한 아이템들의 보고 7 대학로 소나무길에 자리잡은 ‘소나무길 고양이네’. 시끌벅적한 대학로에서 고요한 섬 같은 고양이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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