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AB EMIRATES-최고와 최대가 일상인 나라 아부다비 & 두바이
ARAB EMIRATES-최고와 최대가 일상인 나라 아부다비 & 두바이
  • 트래비
  • 승인 2012.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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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B EMIRATES



1,000개의 기둥이 있는 순백의 결정체, 그랜드 모스크

최고와 최대가 일상인 나라
아부다비 & 두바이

아랍에미리트연방을 구성하는 7개국 가운데 쌍두마차로 일컬어지는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영화 <고질라>의 헤드 카피인 ‘Size Does Matter’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엄청나게 크고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한 건물들이 두 토후국의 ‘사이즈’를 웅변하고 있었는데, 놀라움과 경이로움이 단지 규모의 경제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아랍에미리트연방 National Media Council www.wam.ae

아랍에미리트의 관문인 두바이Dubai 국제공항에서부터 눈이 휘둥그레졌다. 공항은 공항이 아니라 궁전 혹은 신전이었다. 헤라클레스가 실어 나른 것으로 보이는 집채만한 기둥들이 열을 맞춰 천장을 떠받치고 있었다. 공항 내부는 금장식으로 번쩍번쩍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황금빛 너울이 출렁거렸다. 오일 머니의 위력이 처음으로 실감났다. 그런데 이건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했다.

붉은색의 테마파크, 하얀색의 모스크

아부다비Abu Dhabi 야스 섬Yas Island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 546호. 대강 짐을 부려 놓고 발코니로 나갔다. 호텔 수영장 뒤로 골프장이, 골프장 뒤로 바닷물이, 바닷물 뒤로 모래벌판이, 모래벌판 뒤로 나무들이, 나무들 뒤로 도시의 건물들이 자리했다. 녹색, 청색, 황색, 회색이 경계를 이루며 풍경의 조각보를 기워 나갔다. 아부다비는 2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하나인 야스 아일랜드는 인공 섬이다. 바다를 매립해 섬을 만들었고, 섬의 모래 위에 잔디를 입혀 골프장을 완성했다. 상전벽해의 땅이 아닐 수 없다.

호텔 가까이에 세계 최대의 실내 테마파크인 페라리 월드 아부다비Ferrari World Abu Dhabi가 위치했다. 곳곳에 자동차 모형과 실물 자동차가 놓인 가운데 F1 경주의 흥분을 맛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다양한 놀이 기구들이 사람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특히 최대 시속 240km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롤러코스터의 상승과 하강은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했다. 순간 머릿속에 광막하고도 적막한 사막을 궁극의 속도로 홀로 질주하는 매끈한 몸매의 페라리가 떠올랐다.

페라리 월드가 스포츠카 ‘페라리’ 하면 즉각적으로 연상되는 붉은색으로 충만한 공간이었다면 성심으로 쌓아올린 그랜드 모스크Grand Mosque는 순백의 결정체였다. 전임 대통령이자 영원한 국부로 받들어지는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이 잠들어 있어 동명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82개의 첨탑을 이고 있는 돔, 1,000개의 기둥, 7,126명이 동시에 올라설 수 있는 양탄자, 지름 10m의 샹들리에 등은 그랜드 모스크의 압도적인 규모와 비현실적인 호화로움을 인식시켜 주는 구체적인 증거물이었다. 대리석 바닥과 기둥에 그려진 다채로운 빛깔의 꽃문양이 함박눈을 뒤집어쓴 듯 온통 새하얀 건물에 아름다운 색의 균열을 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여인들을 덮고 있는 차도르의 흑黑이 그랜드 모스크의 백白과 선명한 색의 대비를 이루었다.


1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로 유명한 실내 테마파크 페라리 월드 아부다비. 이른 시각부터 속도와 스릴을 느끼려는 어린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2, 3 탄소 제로를 지향하는 아부다비의 미래도시 마스다르 시티. 현재진행형 미래이지만 무인 자동차와 첨단 신 재생 에너지 시설이 신기할 따름이다 4 아부다비 헤리티지 빌리지에서 바라본 아부다비 시내 풍경. 마천루와 옥빛 바다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석유 없는 미래를 꿈꾸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아부다비는 석유 부자다. 전세계 석유 공급량의 10%를 담당한다. 땅속에서 돈이 펑펑 솟는다. 그런데 세계 최대 산유국은 지금 석유 없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아부다비의 ‘포스트 오일’이 설계되고 있는 곳, 바로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다. 친환경 도시를 표방하는 마스다르에는 세 가지, 즉 탄소와 자동차와 쓰레기가 없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일반 자동차는 다닐 수 없고 대신 전기 자동차나 무인 이동 캡슐 등이 도시의 이동 수단으로 기능한다. 수거된 쓰레기도 허투루 버려지는 것 없이 재활용되거나 소각 후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마스다르는 오로지 태양광 발전, 태양열 온수, 폐기물 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로부터만 도시의 동력을 얻는다.

마스다르 시티를 찾았다. 전기 자동차로 갈아타고 탄소 제로 도시의 경내로 들어섰다. 도시의 안쪽은 아직 황량했다. 그도 그럴 것이 6.5km2의 면적에 220억 달러를 쏟아붓는 마스다르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형이다. 2016년이 돼야 온전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무수한 빛의 알갱이들을 빨아들이는 수많은 집열판들이 공터 한쪽에 세워져 있었다. 관계자들로부터 도시 조성 원리와 재생에너지 운용 전략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말로 듣는 장밋빛 청사진보다 피부에 더 와 닿은 것은 캡슐처럼 생긴 무인 이동 차량이었다. 모든 것이 프로그램화되고 자동화돼 있어 운전을 할 필요가 없었다.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사디얏 섬Saadiyat Island에도 마스다르 못지않은 미래가 이식되고 있었다. 섬의 앞날은 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이드 국립박물관을 필두로 다양한 공연장과 해양박물관 등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섬의 초청 목록에 세계적인 미술관인 구겐하임과 루브르가 올라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섬에서 구겐하임과 루브르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 2, 3 아부다비의 국조는 매. 매를 치료하고 보호하는 매 병원에서는 흥미로운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 ‘롱다리’ 낙타들의 질주본능을 만끽할 수 있는 낙타 레이스. 대형 SUV 차량이 경품으로 내걸려서인지 경기장은 흥분과 박진감으로 흥건하다

대접받는 매, 질주하는 낙타

아부다비에 기네스북에 등재돼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초대형 건물들과 실현 가능성을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초대형 프로젝트만 난무하는 것은 아니다. 아랍 특유의 문화와 풍경을 만나게 해주는 요소들 역시 즐비한데, 그중 한 곳인 아부다비 매 병원Abu Dhabi Falcon Hospital의 문을 노크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매의 사육과 사냥을 맡아보던 관아인 응방이 있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매와의 인연이 깊다. 지금이야 매사냥꾼이 단 두 명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지난 2010년에는 전라북도 진안의 매사냥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오르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매는 여전히 중차대한 의미를 지닌다. 나라를 상징하는 국조로, 왕족과 귀족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매에 대한 융숭한 대접은 비행기 탑승시에도 잘 드러난다. 우리에 갇힌 채 화물칸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좌석 하나를 당당히 차지한다. 매 병원의 매들은 치료와 재활은 물론이고 심지어 발톱 손질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극진한 보호를 받고 있었다.

매에 이어 이번에는 낙타를 찾아 길을 나섰다.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낙타 등에 올라 사막을 타박타박 걷는 다소 정적인 체험이 아니라 마른땅을 박차고 달음박질치는 낙타 레이스였다. 낙타들은 출발선에서부터 들끓었다. 멀찌감치 서 있는데도 씩씩거리는 흥분이 느껴졌다. 금방이라도 출발 지점의 가림막을 뚫고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 ‘탕!’ 총소리와 함께 낙타들의 ‘질풍노도’가 시작됐다. 다리에 힘줄이 솟았고, 바닥에서 흙이 튀었다. 날파람을 일으키며 눈앞을 쏜살같이 지나간 낙타들이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낙타에게 이런 질주 본능이 있었던가. 곁에서 함께 구경하던 만수르씨가 내게 “낙타는 일단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멈추는 법을 모른다”고 귀띔했다.

아부다비에 다시 가야 하는 이유

아부다비에서 잠시 두바이로 건너갔다. 두바이는 마천루들의 경연장이었다. 건물들은 제가끔 차림차림이 상이했으나 구름을 뚫을 것 같은 기세는 동일했다. 하늘에 닿는 바벨탑을 만들려다 신의 노여움을 샀다는 구약성서 창세기의 이야기는 두바이와 전혀 무관한 듯이 보였다. 압권은 역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였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을 숫자로 환산하면 163층, 828m다. 우리에게 친근한 높이와 견주면 좀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의 높이가 836.5m다.


163층 828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타이틀을 거머쥔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부르즈 칼리파의 124층 야외 전망대에 섰다. 빌딩의 124층보다 높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세상의 모든 풍경이 발아래 낮게 펼쳐졌다. 그것은 최고最高 건물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고개를 뒤로 젖혀 부르즈 칼리파의 최상층부를 올려다보았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의 톰 크루즈가 어디선가 초대형 유리벽을 타고 내려올 것만 같았다.

아부다비로 되돌아왔다. 마지막 일정은 사막 사파리였다. 아부다비 근교의 어떤 사막이었다. 사륜구동 차량을 타고 사막 드라이브에 나섰다. 드라이버가 액셀을 밟고 운전대를 돌릴 때마다 자동차가 요동을 쳤다. 차는 모래언덕의 사면을 아슬아슬하게 질주하다 꼬꾸라질 듯이 급강하했다. 하늘과 사막이 차창 밖에서 팽팽 돌았다. 곡예 운전이 따로 없었다. 봉긋하게 솟은 사막의 둔덕 너머로 해가 지기 시작했다. 사막이 붉게 젖었다. 바퀴 네 개짜리 바이크를 이끌고 태양을 향해 나아갔던 두 명의 여인들이 해가 자취를 감추기 전 돌아왔다. 현지 스태프가 사막에 마련된 텐트 앞에 양탄자를 깔고 방석을 내왔다. 밤이 깊어지면 사람들이 거기 누워 총총한 별들을 맞이할 것이었다. 하지만 출국 시간이 임박한 터라 야스 섬의 호텔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짙은 아쉬움에 탄식이 절로 터져 나왔다. 아부다비에 다시 와야만 하는 강력한 이유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사족 하나. 5월 호 예고 기사에서 영화배우 시고니 위버를 만난 이야기를 한다고 해놓고는 깜빡했다. 그녀를 우연히 만난 곳은 자이드 대학교에서였다. 대학이 주최한 여성 리더십 관련 세미나에 그녀가 참석했던 것이다. 스크린에서 빠져나온 시고니 위버는 상냥하고 친절했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에일리언>의 여전사도 시간의 흐름은 어쩌지 못했다. 세월의 훈장과 지혜의 나이테가 얼굴에 가득했다. 그런 그녀는 여성의 리더십에 관해 말할 때 괴물을 물리치던 영화 속 주인공보다 훨씬 더 빛이 났다.


1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두바이 시내. 날씨가 좋으면 바다와 도시와 사막의 맑은 조화를 조망할 수 있다 2 아랍에미리트 여행에서 사막투어는 빼놓을 수 없다. 낙타 타기와 말 타기는 물론 4W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사막을 질주하고, 밤에는 사막에 누워 초롱초롱한 별들을 감상한다 3 아부다비 헤리티지 빌리지에서 만난 노인과 낙타 4 아부다비 우먼센터에서는 여성들이 아부다비의 전통 수공예품과 음식 등을 만든다  5 으리으리한 금장식과 압도적인 규모가 인상적인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 6 사디얏 섬에 들어선 몬테 카를로 비치 클럽

T clip.

에미리트 항공(www.emirates.com/kr)이 인천~두바이 구간의 직항 편을 운영 중이다. 비행시간 약 9시간 50분. 두바이 공항에서 아부다비의 야스 섬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야스 섬의 호텔 크라운 플라자(www.crowneplaza.com/abudhabi)는 아부다비 도심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있다. 428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뷔페 레스토랑인 징 아시아Jing Asia와 와인 바 비노Vino 등을 갖추고 있다. 챔피언십 골프 코스인 야스 링크Yas Links가 인접해 있다. F1 경기가 열리는 야스 마리나 서킷Yas Marina Circuit과 실내 테마파크인 페라리 월드 아부다비도 가깝다. 약 30억 달러를 들여 3년여에 걸친 공기 끝에 완성한 에미리트 팰리스(www.emiratespalace.com)는 기록적인 호텔이다. 건물의 끝에서 끝까지의 거리가 1km에 달하며, 1.3km의 프라이빗 해변도 보유하고 있다. 금과 대리석, 1,000여 개의 크리스털 샹들리에로 꾸며진 호텔 내부도 호화롭기 짝이 없다. 사디얏 섬의 몬테카를로 비치 클럽(www.montecarlobeachclub.ae)은 지난해 10월 오픈했다. 지중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르 데크Le Deck를 비롯해 스파, 라운지, 야외 수영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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