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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ing America 당신이 다 안다고 생각했던 아메리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2.07.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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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aging travel


로스앤젤레스에서 라스베이거스 가는 길에서는 끝없는 지평선과 마주했다

Amazing America
당신이 다 안다고 생각했던 아메리카

고백컨대 내 안의 미국은 포화 상태였다. 그랜드캐년,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이미 미국적인 이미지에 자주 노출돼 왔기에 더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미국이 아니면 별거 아닐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은 ‘별거’였다. 미 서부를 실제로 대면했을 때 더없이 겸손해졌다. 나는 오만했고 그곳은 광활했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한층 가벼워진 마음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해 갔다.

  양보라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델타항공 www.delta.com


빛의 향연에 매료되다

누군가가 움푹 찍어 먹은 생크림처럼 부드럽게 깎였다.
역동하는 바람이 계곡을 스쳐 지나며
움직임을 그대로 단단한 바위에 담았다.
강인하게, 때로는 섬세하게 매만졌다.
덕분에 매 시간마다 달라지는 색감을 눈으로 즐긴다.
자연이 만든 거대한 갤러리를 바라보며 마음이 벅차온다.


사진 작가들이 최고의 출사지로 꼽는 안텔로프캐년Antelope Canyon은 빛의 마술이 벌어지는 장소다

여백이 있어 아름다운

미국 서부 여행은 도시인의 조밀한 공간 개념과 초단위의 시간 단위를 버려야 하는 경험이었다. 5대 캐년으로 향할 때는 특히 그러했다.
이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려면 보통 서울과 대전만큼 떨어져 있는 거리를 달려야 했다. 

자연스럽게 여행자에게는 체력과 인내심이 요구됐다. 하지만 이내 불만 따위는 내뱉지 못하게 만드는 경관을 목도하곤 긴 여정은 또 다른 설렘으로 치환됐다. 광활한 대지 위에 듬성듬성 솟아 있는 목적지들. 텅 빈 곳이 아니었다.

다만 여백과 여유가 존재했다. 그 자체도, 만나러 가는 여정 중에도 이내 아늑히 마음을 뉘였다.
비운 마음에는 겸허함이 차올랐다. 상식을 뛰어넘는 크기와 단위에 침을 꼴깍 삼키고 눈을 번쩍 떴다. 

순례자의 마음가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볕이 닿는 자리마다 부드럽게 빛나는 암석, 파삭파삭한 날씨를 아랑곳 않고 움트는 식물들 그리고 거대한 자연 앞에 미력한 나. 대지와 조용히 호흡을 맞췄다.

place: :  5대 캐년 Canyon

5대 캐년은 미국 유타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에 걸쳐져 있는 대규모 협곡인 그랜드캐년, 안텔로프캐년, 글랜캐년, 브라이스캐년, 자이언캐년을 가리킨다. 수십억년에 걸친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지상 최대의 조각품들이다. 각각의 캐년은 개성 있는 풍경과 특유의 장엄함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매력을 지녔다. 그중 안텔로프캐년은 붉은 사암층 사이를 물이 깎아내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협곡이다.

◀세월이 흘러내린 자국들이 안텔로프캐년에 선명히 남았다



세월이 경관으로 응축되다

바람이 모래를 실어간 자리에 고집스러운 바위들이 남았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 우직하게도 서 있다.
두둥두둥, 인디언은 바로 이 자리에 서서 대지에 북소리를 울렸으리라.
세월을 뛰어넘어 같은 감동을 느꼈을 그들과 함께 공명한다.


유타주와 애리조나주의 경계선상에 있는 모뉴먼트밸리Monument Valley는 나바호 인디언 말로 바위들의 골짜기라는 뜻이다

place: : 모뉴먼트 밸리 Monument Valley

서부영화를 방불케 하는 호기로운 돌기둥이 있는 모뉴먼트 밸리는 그 자체로 인디언의 신적 대상이었다. 인디언에게는 해와 달에 버금가는 토템이었던 셈. 현재도 모뉴먼트 밸리 일대는 나바호 국립 인디언 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무른 암석은 모두 바람에 실려 가고 굳고 마른 암석 기둥이 장관을 연출한다. 암석 기둥의 고도는 1,500m 이상이다.


라스베이거스, 고삐 풀다

눈으로 확인했다.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신기루처럼 만들어진 라스베이거스.
무엇이든 가능한 아메리칸 드림을 공간으로 표현한다면 과연 이 도시를 따라올 만한 곳이 있겠나.
여기는 꿈을 잃은 어른들이 무엇을 바라든 용서되는 도시다. 한계 짓던 것들을 떨칠 수 있는 무대다.
뭐 가끔 씁쓸하게 물만 들이켜야 하는 때도 있지만.
라스베이거스의 낮과 밤, 건물 안과 밖은 분주하다. 모두 라스베이거스에 흠뻑 취했다.
크기만 컸지 오리지널리티가 없다고 치부하는 사람에게 라스베이거스를 몸으로 느끼라 권한다. 
어디든 범접할 수 없는 이 세계의 독창성.
거리의 악사, 배우, 쇼걸, 연인이 뒤엉켜 라스베이거스의 아우라를 만들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움켜쥐었던 고삐를 살짝 풀자.


1 라스베이거스를 둘만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린 연인들의 순간 2 벨라지오Bellagio호텔의 분수쇼는 도시의 밤을 로맨틱하게 수놓는다. 바깥 난간에 기대서서 쇼의 시작을 기다리는 사람들 3 바짝 공기가 말랐는데도 그들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거리의 악사들은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place: : 라스베이거스Las Vegas

라스베이거스에는 미국인이 많다. 미국 도시인데 당연하기도 하겠다. 다시 말하면 라스베이거스에는 미국 전역에서 몰려온 미국인 관광객이 많다. 이곳은 미국 사람들에게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꿈의 도시다. 콜로라도강을 막은 후버댐이 건설된 이후 생산되는 전력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했던 네바다주가 어른들의 판타지를 꽉꽉 눌러담은 도시다. 호화스런 호텔, 즐비한 고급 레스토랑, 짜랑짜랑 밤새도록 울리는 카지노까지. 이곳에서 당신이 누리지 못할 향락은 없다고 봐도 좋다.



1 라스베이거스의 최고급 호텔에서 수준 높은 공연과 파인 다이닝을 즐길 땐 아무 옷이나 입고 싶진 않을 것이다. 수트와 드레스 한 벌쯤은 필수품이다 2 파리, 베네치아, 로마, 카이로, 뉴욕을 옮겨 놓은 라스베이거스 3 라스베이거스 여행의 시작과 끝, 스트립 거리

하루가 저문다. 더 빛이 난다

화려한 엔터테인먼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매직아워magic hour가 찾아왔다.
하루가 끝나 갈 때 즈음에 번지는 석양.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그 시간이다.
밤이 찾아온다고 해서 문제는 없다. 이곳은 불야성 같은 도시니까.
낮에도 밤에도 빛나는 이 도시에서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의 하루를 자신들 인생의 매직아워로 꼽는다.
짧지만 가장 행복했고 즐거웠던 한때.
이 환상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내게 주어진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만끽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이런 기적도 가능하다는 사실. 전세계에서 현재 가장 핫한 여성, 레이디 가가다


꿈, 기억 그리고 놀이터

유년과 성년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진다.
어릴 적 상상해 봤음 직한 만화 속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당신과 함께 노닌다.
나의 사춘기를 설레게 했던 배우의 손도장에 나의 손을 살포시 올려놓는다.
긴 잠에 빠지기 전 소년과 소녀의 머릿속을 헤집어 놨던 몽상이
유쾌한 현실이 되어 눈앞에 환기되는 이 도시.
추억은 살아있다.

place: :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나는 신新 할리우드 키드다. 그리고 미드 폐인이다. 너무도 당연하게 로스앤젤레스는 환상 속의 도시였다. 머릿속에 ‘영상’으로 심어졌던 수많은 이미지들. 그 퍼즐을 조각조각 맞춰 가며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 큰 재미 중 하나다. 할리우드 사인, 스타들의 핸드프린팅, 유니버설스튜디오, 베버리힐즈까지. 꿈을 파는 동네 로스앤젤레스로 가야 할 이유는 이미 충분치 않은가.


미서부 여행자를 위한 ★★★★★
양보라 기자의 주관적인 여행 정보

A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
말로만 듣던 유니버설스튜디오. 영화 촬영 현장이 박진감 넘치더군요. 유니버설스튜디오의 여러 쇼들은 볼 만했습니다.

B 라스베이거스Las Vegas ★★★★☆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가 아닐까요? 관광객 숫자만큼이나 사복경찰이 많이 배치돼 있어서 밤늦게 돌아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더군요!

C 윌리엄스Williams ★★★★☆
그랜드캐니언 관광을 위해 들렀던 도시죠. 쭉 뻗은 도로 위를 달리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넘치더군요. 가장 미국스러운 풍경이 아닐까요?

D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 ★★★★☆
신이 차린 거대한 떡시루 같다고 해야 할까요? 경비행기 투어는 최고였죠. 꼭 한번 하늘에서 협곡을 감상하세요.

E 모뉴먼트밸리Monument Valley ★★★☆☆
장엄한 풍경이었습니다. 짧게 머문 시간이 아쉬웠습니다. 당장이라도 인디언 북소리가 들릴 듯했지요.

F 안텔로프캐년Antelope Canyon ★★★★★
사진가들이 안텔로프캐년을 사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딱딱한 암석에서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느낌들.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G 브라이스캐년Bryce Canyon ★★★☆☆
브라이스캐년은 하이킹이 가능한 장소입니다. 꼭대기에서 계단을 타고 아래쪽으로 내려갈 수 있어요. 신의 파레트라고 불리는 브라이스캐년의 붉은 빛 그라데이션은 최고죠.

H 자이언캐년Zion canyon ★★★☆☆
남성적인 자이언캐년. 거대한 하프오르간을 보는 것처럼 위엄있는 경관을 자랑하죠.

이코노미 컴포트로 편안해진 여행길

델타항공 Delta Airline  델타항공은 인천공항과 일본 나리타공항, 일본 나리타공항과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의 하늘길을 매일 잇고 있다. 오후 4시15분 나리타를 출발해 당일 오전 9시40분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당일 도시 관광도 충분하다. 델타항공은 인천과 디트로이트를 직항 노선도 운항하고 있다. 모든 좌석에 배치된 프리미엄급 일반석, 이코노미 컴포트Economy Comfort를 이용하면 보다 편한 장거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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