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의 망중한-치열함과 여유로움 사이②다낭 Da Nang,호이안 Hoi An,후에 Hue"
"베트남에서의 망중한-치열함과 여유로움 사이②다낭 Da Nang,호이안 Hoi An,후에 Hue"
  • 트래비
  • 승인 201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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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베트남에 서린 끝 모를 얘기들

할리우드판 영화에 길들여진 베트남에 대한 이미지가 출발 전부터 머릿속을 채웠었다. 그것도 이번에는 중부지역.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베트남전 영화 <Full Metal Jacket> 속 다낭과 후에의 황량함이나, 롤링 스톤즈의 ‘Paint it black’ 멜로디 따위가 자꾸 맴돌았다. 어두웠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 상처 위에서 정화되고 연마된 예술적 가치와 성장이 한없이 궁금했다. 그리고 말끔한 해변 도시와 고즈넉한 올드타운을 거니는 동안 맞닥뜨린 이미지 변화는 제법 성공적이었다

city 3 다낭 Da Nang
Warm Harmony
도시와 해변이 공존하는 매력으로


다낭의 첫인상은 말쑥했다. 경제 자유화 바람을 타고 외국 자본을 유입해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해 온 다낭. 100만명이 넘는 인구에 걸맞게 현대식 고층 빌딩과 국제공항, 잘 닦인 도로가 막 도시의 맛을 알아채기 시작한 청년을 마주한 기분이랄까. 베트남전 당시 미 해병사단 사령부가 주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지만, 항미전쟁의 거점도시라는 쓸쓸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하노이와 호치민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베트남의 판세는 이제 중부 도시로 새롭게 이전하고 있다. 인근의 호이안과 후에라는 묵직한 여행지 탓에 경유지라는 인식이 주를 이루다가 다낭은 최근 고유의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다낭 여행의 시작은 호이안까지 뻗어 있는 59km의 아름다운 해변이다. 논느억 해변, 미케 해변 등 구간마다 이름이 있지만 통틀어 ‘차이나 비치China Beach’라고 부른다. 차이나 비치라는 이름은 도시건설을 담당했던 중국계 인부들이 이 해변에 캠프를 치고 생활했기에 붙여진 것. 베트남전 당시는 미군들의 더없는 휴식처이기도 했다. 이 해변을 따라 초현대식 리조트 체인과 고급 레스토랑들이 무수히 들어서 있다.

다낭은 근교 지역이 볼 만하다. 시내에서 남쪽으로 7km 달리면 ‘응우한썬五行山’에 다다른다. 산의 생김새에 따라 음양오행으로 분류해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응우한썬은 주변에 대리석이 많이 생산되어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s’이라고도 한다. 응우한썬은 투이썬水山, 목썬木山, 호아썬火山, 낌썬金山, 터썬土山의 다섯 개의 산을 총칭해서 부르는 이름으로 관광은 가장 큰 108m의 투이썬을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리석 산이라는 이름답게 산 입구에는 대리석 기념품점들이 처마를 맞대고 있다. 오르는 길은 두 곳이다. 최신 엘리베이터도 갖추어져 있지만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는 맛도 괜찮다. 투이썬에는 린운Linh Ung 등 모두 3개의 사찰과 2개의 전망대, 3개의 자연동굴이 있다. 탄정동굴Tang Chon Cave안에는 불상과 참족 문화유산인 석상이 자리하고 있고, 전망대에 서면 다른 산의 모습과 함께 다낭시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몇년 전부터 지방정부에서 야심차게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는 곳은 ‘바나힐Bana Hills’이다. 식민 시대, 프랑스인들의 여름 고산 휴양지였던 바나힐은 정상에 다양한 숙박시설과 테마파크가 조성 중인데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낭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로, 지역민들에게는 최고의 여행지다. 1,487m 높이의 산 정상까지 약 5.1km의 케이블카가 이어져 있는데, 이 케이블카는 세계 최고의 급경사를 1,3km나 오르는 항목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아래로 펼쳐진 울창한 원시림과 계곡을 감상하다 보면 15분도 금방이다. 케이블카를 타는 구간은 산 중턱의 초대형 불상이 있는 사찰을 둘러본 후, 다시 셔틀버스로 이동해 정상케이블카로 갈아타고 5분 정도 더 가야 한다. 테마파크 내의 모든 놀이시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오행산 | 입장료 VND1만5,000(한화 약 900원)  주소 81 Huyen Tran Cong Chua St.  관람시간 오전 7시~오후5시30분  문의 (+84)511-396-1114 www.nguhanhson.org
바나힐 | 입장료 VND40만(한화 약2만1,000원)  주소 An Son Hamlet, Hoa Ninh Village, Hoa Vang District  문의 (+84)511-379-1999 www.banahills.com.vn



1 바나힐에서 내려다보면 숨통이 트인다 2 바나힐 사원에 있는 석가모니 제자상 3 화려함 가득한 다낭국제불꽃경연대회

T clip.  다낭국제불꽃경연대회

다낭은 매년 해방기념일인 4월30일과 노동절인 5월1일 연휴가 돌아오면 한바탕 들썩인다. 다낭국제불꽃경연대회DIFC,  Da Nang International Fireworks Competition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2008년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는 DIFC는 ‘Colours of Da Nang’을 주제로 지난 4월29~30일 사이에 다낭 중심의 한강Shong Han에서 개최됐다. 별다른 문화행사가 없는 다낭에서 이 불꽃대회는 그야말로 최대의 축제이자 즐거움이다. 올해도 40만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20만동, 우리 돈 약 1만원인 입장권은 대회 전부터 일찌감치 동이 났고, 당일 입장하지 못한 관람객들은 거리는 물론 인근 가옥 옥상에까지 진을 치며 축제를 즐겼다. 대회는 29일 캐나다, 베트남, 중국을 시작으로 30일 프랑스와 이태리팀이 각 20여 분에 걸쳐 공연을 펼쳤다. 우승은 지난해 챔피언인 이탈리아 팀에게 돌아갔다. 이태리를 대표해 참가한 ‘파렌테Parente사’는 100여 년의 전통으로 세계 유수의 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유럽 최고의 연화기술로 인정받는 업체다. 한국의 서울세계불꽃축제에도 참가한 바 있다. 이어 프랑스와 중국이 2위, 캐나다와 홈팀 베트남이 3위를 차지했다. 프랑스팀은 ‘마블산의 전설’이라는 타이틀로, 중국 팀 역시 화약발명국답게 ‘벚꽃과 평화, 행복, 화합’을 메시지로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한화팀이 출전해 2위를 차지했었다. 



1999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호이안은 오래된 건물조차 멋진 갤러리가 된다. 호이안 박당거리에는 낡은 그대로 운치있는 이런 가게들이 즐비하다


city 4 호이안 Hoi An
Old Story
헤드라이트가 밝히는 호치민의 속살


호이안. 이른 아침부터 설렌다. 베트남에서 여행자들을 사로잡는 오래된 작은 마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이라는 걸출한 타이틀은 차치하고라도 시간이 멈춘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벅찰 듯했다. 호이안은 다낭 남쪽으로 30km를 차로 달리면 된다. 차량이 통제되는 올드타운은 오토바이나 시클로가 아니면 두 다리로 누벼야 한다. 정신없는 오토바이 행렬에 익숙해졌다면 호이안의 차분함은 오히려 낯설다. 가이드북에 적힌 역사적인 설명과 친절한 안내를 찾아가기보다는 내키는 대로 걸으며 눈에 드는 풍경에 셔터를 누르고, 카페나 갤러리를 기웃거리는 것이 호이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주택과 상가, 다리, 사찰, 회관, 사당 등 1,000여 개의 옛 건축물들은 다분히 동양적인 정서를 띠고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호이안은 중국과 인도, 아라비아를 잇던 해양 실크로드의 주요 항구였다. 15~19세기까지 일본, 중국,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의 무역상이 이곳을 드나들면서 지역 특산물인 비단과 섬유 등을 구입했고 일본과 중국의 상인들이 상주하기 시작했다.  19세기 말, 호이안을 바다와 연결하는 투본강에 침적토가 쌓이면서 항해가 불가능해지자 무역의 중심은 다낭으로 옮겨가고, 다행히 베트남전쟁에도 건물들은 온전하게 남을 수 있었다. 

올드타운에는 이 땅의 주인이던 참족의 건축기술 위에 상권을 주름잡던 일본과 중국, 식민시대 프랑스의 문화적 영향까지 더해졌지만 이 모두가 이질감 없이 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제멋대로 자라난 풀을 이고 있는 지붕, 이끼 낀 기와, 익숙한 한자의 현판들, 파스텔톤의 오래된 건물들은 그 모습 그대로 근사한 카페, 레스토랑, 갤러리가 된다.  

호이안의 상징처럼 흔히 등장하는 ‘일본교’는 베트남이 일본과도 무역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아치형의 지붕이 있는 이색적인 형태로, 일본마을과 화교마을을 연결하기 위해 건설됐다는 다리 중간에 작은 제단이 있다. 화려한 ‘복건회관’은 중국 복건성 상인들의 모임장소이며 동시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공간이다. 내부에는 조상을 모시는 제단이 있고, 매캐한 향 연기로 가득하다. 신심 깊은 관광객들은 거대한 붉은 향을 사르는데, 향은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 1년간 피어오른다. 200년 전 부유했던 베트남계 상인의 저택으로 현재 7대손이 살고 있다는 ‘떤키고가Nha Tan Ky’도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일본, 베트남, 중국 양식이 결합된 집에는 자개로 모양을 낸 한시들이 기둥에 새겨져 있고, 햇빛이 잘 비치는 안마당은 우리네 한옥처럼 통풍도 잘된다. 올드타운은 저녁 무렵 등이 켜지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니 한낮의 더위가 부담스럽다면 호이안의 밤을 선택해도 좋겠다.

호이안 | 입장료 올드타운관광종합티켓 1인당 VND9만(한화 약 5,000원. 박물관, 회관, 전통가옥, 공연장과 수공예점, 일본교, 사당 가운데 5곳의 선택 입장이 가능하며 7개의 티켓판매소가 곳곳에 위치해 있다)  관람시간 오전 7시~오후 9시  문의 (+84)510-386-3175


1 200년된 떤키고가는 일본, 중국, 베트남 양식이 결합된 저택이다 2 집안 곳곳에 19세기부터 내려온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떤키고가 3 복건회관 천장의 거대한 향은 관광객들의 소망을 담아 1년간 타오른다 4 호이안은 예술적인 도시다. 갤러리의 작은 그림 하나도 허투루 볼 것이 아니다

T clip.  베트남에서 커피는 선택이 아닌 필수

까페 쓰아 다Ca Phe Sua Da  ‘까페’는 커피, ‘쓰아’는 연유, ‘다’는 얼음. 그러니까 ‘까페 쓰어 다’는 연유가 듬뿍 들어간 베트남식 아이스커피다. 베트남에 가면 목욕탕 의자를 깔고 앉는 길거리든, 분위기 좋은 카페든 어디서나 쉽게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브라질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커피는 현지에서 맛볼 때 진가를 알 수 있다. 블랙, 밀크커피 등 종류야 많지만 더운 날씨라면 ‘까페 쓰어 다’만한 것이 없다. ‘핀Phin’ 이라는 알루미늄 드리퍼를 연유가 든 잔 위에 올리고 드립된 커피에 얼음을 녹여 가며 먹는 맛이 무척 진하고 달달하다. 선택에 따라 분위기 좋은 곳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겠지만 왠지 허름한 유리잔에 담아 주는 길거리 커피가 아니면 ‘까페 쓰어 다’가 아닌 듯한 느낌은 뭔지. 일정 마지막 날까지 이 길거리 커피를 못 마셔 서운하던 터에 마침 탑승차가 고장 나 휴게소에서 ‘까페 쓰아 다’를 제대로 맛봤다. 커피를 못 마신다? 그래도 한번 마셔 보시라. 베트남 아닌가.


city 5 후에 Hue
Historic Scene
곱게 주름잡힌 고향古鄕의 영광과 상처


다낭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북쪽 후에로 가는 데는 2시간여가 소요된다. 지루할 법한 이 길목에서도 두 가지 볼거리를 놓치면 서운하다. 하나는 약 7km의 ‘하이반Hai Van터널’을 통과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림 같은 모래톱이 펼쳐진 랑꼬마을이다. 하이반고개 아래를 통과하는 하이반터널은 5년여의 공사 끝에 지난 2005년 완공돼 후에-다낭을 오가는 길은 편리해졌지만, 과거 해발 600m 지점을 통과하며 빨려들 듯 장관이 펼쳐지던 하이번고개를 넘지 못하는 것은 여행자로서 큰 아쉬움이다. 이제 하이반고개를 보려면 애써 방향을 틀어야 한다. 터널을 막 빠져나오면 오른쪽으로 새하얀 모래톱에 얹힌 그림 같은 어촌마을이 순식간에 창을 스친다. 오랜 잔상으로 남은 그 풍광이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촌으로 알려진 랑꼬마을이라는 것을 한참 뒤에야 알았다. 

후에의 거리는 녹음이 한창이었고 수더분했고 정겨웠다. 1993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지정 연설문에서 ‘후에는 유ㆍ무형의 온갖 문화유산을 간직한 베트남 민족의 지혜와 지식의 통합적 보고이자 자부심 그 자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후에는 또한 당당했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였던 응우옌 왕조(1802~1945년)의 초대 자롱황제가 1804년부터 건축했다는 후에성으로 향한다. 역사를 되짚어 보자면, 응우옌 왕조는 프랑스를 등에 업고 베트남을 최초로 통일한 왕조였지만, 한편 서구열강과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뒤쳐져 몰락한 왕조였다. 1945년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가 아프리카에서 돌아오던 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응우옌 왕조는 막을 내리고 하노이가 수도로 승격돼 베트남은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베트남전 당시 후에성은 미군의 폭격으로 많은 유적이 파괴됐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봉건 시대의 유산이라는 명목 하에 유적이 방치됐다가 1970년부터 복구 작업을 시작해 현재도 진행 중이다. 

144년 동안 13명의 황제가 머물렀던 후에성은 성 전체의 마스터플랜 뿐 아니라 디테일에서도 감동적이다. 가로 세로 2km, 높이 5m의 성벽은 흐엉강香江의 물을 끌어들여 다시 해자로 둘렀다. 후에의 상징이라는 37m 높이의 거대한 깃발탑을 마주하고 왕궁의 정문이자 관광의 시작점인 오문午門으로 들어선다. 오문은 2층 누각에서 바라본 경치가 일품이다. 자금성 오문에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려 있듯이 이곳 오문에는 호치민의 초상이 걸려 있다. 오午는 정오라는 뜻. 동짓날 정오에 해가 정확하게 성문의 중앙을 비춘다고 한다. 정면에는 중국의 자금성을 본땄다는 태화전이 늠름하다. 연못을 지나 태화전으로 향하면 마당에 문무백관이 도열하는 전석이 깔려 있고, 내부에는 황제의 왕좌가 있다. 태화전은 황제의 즉위식과 위국 사신을 접대하던 곳으로, 내부의 사진촬영은 금지다. 그 외에 자롱 황제의 어머니가 살았던 장생전, 현임각 등이 볼거리고, 안쪽 대부분의 건물은 파손돼 복구가 진행 중이다. 




1 다낭에서 후에 가는 길목 오른쪽으로 보이는 작은 어촌 랑꼬마을은 베트남에서 알아주는 풍광을 자랑한다 2 후에 시내의 시장에서는 신선한 과일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3 후에성으로 들어서는 초입 4 여유롭게 후에성을 돌아보고 있는 외국여행객 5 1960년대 초 반정부 저항세력의 본거지로도 유명한 ‘티엔 무 사원’ 의 동자승


베트남 불교구국운동의 거점에서 

‘티엔 무 사원Chua Thien Mu’은 후에성에서 지척이다. 흐엉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이 사찰에는 21m 높이의 7층 팔각 탑이 유명하다. 투냔(자비)탑으로 불리는 이 탑은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이자 후에의 상징으로 꼽힌다. 일곱 개의 층마다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화현한 마누쉬 붓다가 안치되어 있다. 국민의 80% 이상이 불교신자인 베트남에서는 불공을 드리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티엔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찰의 본당인 다이훈 사에는 청동불상인 아미타여래, 석가모니, 미륵불을 모시고 신도들이 연신 머리를 조아린다. 티엔무 사원이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이곳이 1960년대 초 반정부 저항 세력의 본거지였기 때문이다. 1963년 베트남 정부가 불교와 민주주의를 탄압하자 이곳의 주지였던 틱 꽝 득 스님은 사이공으로 가 정부에 항거하며 소신공양했다. 그의 분신장면은 당시 전세계 유명 일간지 1면을 장식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원의 뒤쪽 정원에는 틱 꽝 득 스님을 분신한 장소까지 태우고 갔던 오스틴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무거운 역사적 비애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원 내에서는 천진난만한 어린 비구와 비구니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티엔무 사원의 비장한 무게감을 덜어내는 것은 이 어린 동자승들이다. 예의를 갖추지 않은 관람객에게 제법 카랑한 훈계도 잊지 않지만, 카메라를 들이대면 영락없는 어린아이의 천진함을 드러내고 만다. 여담으로 현지민들 사이에는 이 사원에 연인이 함께 오면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는 설이 있단다. 농담처럼 웃어넘겼지만 이곳에서 연인들의 모습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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