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rdinary Story 캐나다에서만 흔한 이야기 ②Jasper 재스퍼에서 촉촉히 마음을 적시다
The Ordinary Story 캐나다에서만 흔한 이야기 ②Jasper 재스퍼에서 촉촉히 마음을 적시다
  • 트래비
  • 승인 201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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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재스퍼에서 촉촉히 마음을 적시다

머나먼 곳에 소실점이 놓인다. 내 시선은 광활한 대지 위에 우뚝 솟은 로키산맥의 만년설에 꽂히기도 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크리스탈 호수 속에 박히기도 한다. 소인배에게는 마냥 부러웠던 이야기, 재스퍼에서는 그저 일상이었던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캐나다관광청 kr.canada.travel 02-733-7790


1 빙하물이 녹아 흐르는 피라미드호수. 재스퍼의 호수는 비취색, 파우더블루 등 다채로운 색감을 자랑한다 2 작은 여행자의 마을로 조성된 재스퍼에는 산장형 숙소가 즐비하다

재스퍼의 일상 속에 스며들다

로키 산 위의 만년설을 한번 쓰다듬고 내려오는 바람 탓인지 재스퍼Jasper1)에 발을 딛고 들이마신 첫 호흡은 시원하고 촉촉했다. 캐나다의 동서를 잇는 대륙횡단열차인 비아레일Via Rail2)을 타고 밴쿠버에서 이곳까지 10시간 넘게 달려온 터라 물 먹은 단 공기에 숨통이 트였다. 한 편의 파노라마로 다가와 스치듯 지나왔던 로키산맥을 드디어 찬찬히 훑을 수 있는 대면식이기도 했다. 설산은 장엄하지만 무겁지 않게, 신비롭지만 친숙하게 솟아있다. 옹기종기 집과 상점이 모여 있는 재스퍼 마을을 병풍처럼 휘감은 풍경에 절로 심호흡을 한다. 

캐나다 앨버타주의 재스퍼는 기차역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 인구 5,000명의 작은 도시다. 밴쿠버에서 저녁 8시30분 발 기차를 타면 다음날 오후 4시 재스퍼역에 다다른다. 나무에 달린 앙증맞은 잎사귀들이 점점 뾰족한 침엽수로 바뀌면서 설산의 흰 눈은 짙어지고 군데군데 드리워진 호수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여정이다. 대도시를 빠져나와 점점 더 로키산맥의 중심부로 다가선다. 기차의 속도가 만들어낸 파노라마를 즐기고 나면 대장관 속에 소박하게 곁들여진 이 도시와 만나게 된다.

로키는 재스퍼만의 일상을 만들었다. 산과 호수와 가깝게 사는 사람들은 여러 야생동물과도 더불어 살게 됐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쑥덕거리는 일행들. 역사를 나서자마자 우리 시선을 사로잡은 건 바로 엘크였다. 저 정도 큰 덩치의 네발달린 동물이라곤 동물원의 철창 너머로 구경해 본 것이 전부였던 타지인들은 단박에 마음이 들떠 버린다. 서너 마리가 무리지어 길가의 풀을 뜯고 있는 모습에 부지런히 카메라를 꺼내 든다. 뿔이 우뚝 솟은 건 수컷이고 배가 불뚝한 건 암컷이라는데 엘크 하나에도 호들갑스러운 관광객에게 재스퍼 사람들은 뭘 이 정도에 흥분하냐는 투다. 그들에게 엘크는 야생동물 축에도 못 끼는 모양새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재스퍼에 머문 3박4일 동안 어딜 가든 이 동물을 만날 수 있었다. 엘크뿐이랴. 산양, 카리부, 무스 등 우뚝 뿔이 솟은 야생동물들이 신호등 하나 없는 이곳에서 보란 듯 도로를 횡단한다. 지나다니는 자동차와 보행자는 그들에 맞춰 속도를 늦출 뿐이다. 최초의 자극은 반복을 거듭하며 일상으로 변했다. 그렇게 생경하고 참신한 재스퍼는 스르륵 내 안에 스며들었다.



3 겨울에 출연이 잦은 칼리부를 응용한 인테리어 소품 4 호수에서는 래프팅뿐만 아니라 카약과 카누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5 곰에게 쫓기는 사람을 형상화한 표지판. 재스퍼만의 독특한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다운타운으로 가자 6 아무렇지도 않게 도로를 건너는 산양. 신호등이 없는 재스퍼에서 유일하게 차를 멈추게 하는 장본인이다


도대체 곰이 무엇이관대!

아무리 야생과 익숙한 재스퍼 사람들에게도 흥분할 만한 거리가 있다. 바로 재스퍼의 상징인 곰. 밥은 먹었냐는 질문이 우리네 안부 인사라면 이곳 사람들에게 어제 곰을 봤냐는 질문은 아침 인사와도 같을 정도니 말이다. 아직은 곰을 마주치지 못했다는 말에 운이 좋다면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고문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곤 각자의 곰 목격담을 곧장 이어간다. 저쪽 호숫가에서는 어미를 따라가는 새끼 곰을 봤다거나 골프를 치다가 골프장에 홀연히 곰이 출연하는 바람에 드라이브 샷이 흔들렸다거나 퇴근길에 곰과 아이콘택트를 나눴다거나 하는 얘기가 쏟아진다. 흥, 말이라면 뭔들 못하겠냐는 반응에 억울해 하는 표정들이다. 

다운타운에도 곰 동상을 떡하니 세워놨을 만큼 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니 이해하기로 했지만 재스퍼까지 와서 곰을 못 보고 돌아가는 건 왠지 억울할 것만 같은 마음이 피어올랐다. 대자연 앞에서 욕심만 앞선 소인배로 전락한 듯한 굴욕감! 파리에서는 에펠탑을, 카이로에서는 피라미드를 눈에 박고 와야만 하듯 재스퍼를 방문한 나에게 곰은 일종의 의무감처럼 각인됐다. 하지만 동물은 건축물처럼 그 자리에 찾아가기만 하면 만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지 않는가. 곰 자랑을 늘어놓는 애먼 재스퍼 사람들에게 심통이 나기도 했다. 일행들은 마음이 급한 나머지 곰을 봤다는 이만 나타나면 지도 위에 곰 스폿을 찍으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했는지 호텔 로비에서 노신사가 한마디 건넨다. 저기 인디언에게 기도를 해봐! 그의 손끝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니 산맥이 이어지는 촘촘한 능선이 인디언의 프로필과 흡사했다. 이 땅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은 분명 이 자리에서 자신의 아버지의 아버지들과 똑 닮은 저 산의 조상신께 빌었을 거다. 사냥을 마치고 추운 겨울을 견디며 매일매일 간절함을 담았으리라. 광활한 대지 위에 자신들을 품어 준 자연에 감사하며 그들도 현재 나와 같은 소실점에 눈을 맞춰 왔을 것이다. 심장이 찌르르 울렸다. 산이 알아서 보살피겠지. 그때부터 곰 목격담을 들어도 일일이 따져 묻지 않았다. 무위자연. 재스퍼를 오롯이 즐기는 데 방어막 같았던 곰 욕심을 버리는 데 어깨너머로 주워들은 동양철학이 주효해지는 순간이었다. 그제야 산꼭대기 인디언에게 나직이 감사를 표했다.


1) 어떻게 가지? 재스퍼
에어캐나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과 밴쿠버를 직항으로 연결한다. 밴쿠버에서 기차를 이용해 재스퍼로 이동할 수 있고 밴쿠버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캘거리까지 간 뒤에 차로 가는 방법이 있다. 밴쿠버-캘거리 구간의 비행시간은 약 1시간이며 캘거리에서 자동차로 이동할 시에는 약 3시간이 소요된다.

2) 비아레일은 캐나다 서부 밴쿠버부터 동부 할리팩스Halifax까지 연결된 캐나다 국영 철도다. 개인 화장실이 딸린 1등 침대칸을 이용하면 보다 럭셔리한 기차 여행이 가능하다. 특히 천장 전체가 통창으로 연결된 파노라마칸에 탑승하면 보다 시원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www.viarailcanada.co.kr

재스퍼 쓰레기통은 베어프루프Bearproof
곰을 비롯한 야생동물과 공존하는 재스퍼의 재밌는 상식 한 가지. 거리를 걷다 보면 길가의 모든 쓰레기통에는 손잡이가 없다. 뚜껑에 손잡이가 달려 있으면 곰이 쉽게 쓰레기통을 열어 버리기 때문이다. 야생 곰이 빈번하게 출몰하는 재스퍼 시민들의 아이디어로 베어프루프 쓰레기통을 설치했다. 곰이 출몰할 경우 100m 이상은 거리를 유지할 것. 절대로 먹이를 주어선 안 된다. 도로 위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야생동물에도 항상 주위를 기울여야 한다.


Experience Jasper

하늘에서, 강에서, 말 위에서 각기 다른 재스퍼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로키를 즐기는 사단논법

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순간 로키의 장대함이 공허한 마음을 꽉 채웠다. 차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손에 잡힐 듯하다 멀어지고 또다시 다가오는 로키를 실컷 감상했다. 켜켜이 쌓인 봉우리를 보면서 로키는 하나의 산에 붙은 이름이 아니라 방대한 산맥을 가리키는 말임을 실감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부터 미국 뉴멕시코주까지 4,500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는 로키 중 일부분이었을 테지만 로키라는 말로 상상할 수 있는 장엄함은 충족되고도 남았다. 재스퍼에서는 3,000m 이상의 롭슨Robson과 피라미드Pyramid 봉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로키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는 사람이 많다. 험준한 고봉들이 정수리마다 하얀 만년설을 수북하게 쌓아 올린 채 수만년 동안 제 자리를 지켜 왔다. 

그러나 로키는 눈으로만 감탄하는 산이 아니다. 실제로 산에 직접 발을 내딛어 봐야 그 진수를 체감한다. 로키에 근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재스퍼 시내에서 10km 가량 떨어진 재스퍼국립공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다. 초여름에 찾아갔던 국립공원은 이제 막 언 땅이 녹아내려 다시금 축축하게 습기가 배어 나오는 모습이었다. 하늘과 맞닿을 것처럼 굽이굽이 펼쳐지는 산의 장관을 감상하며 비옥한 흙냄새를 맡는다. 이끼가 가득 낀 땅은 침대 매트리스처럼 푹신푹신하다. 거처로 삼기에 딱인지 부지런히 다람쥐가 집터를 닦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트레킹 중간중간에 국립공원의 상징인 하트 모양 바위나 먼 옛날 이 땅이 바다였음을 입증하는 암모나이트 화석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요란하게 빙원이 녹은 물이 산 아래로 흘러가는데 그 소리를 들으니 협곡이 날렵하게 깎인 이유가 짐작된다. 말린협곡Maligne Canyon 주변으로 아슬아슬한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새 송골송골 땀이 맺히는데 시원한 물줄기 소리에 마음은 가볍다.

 


재스퍼국립공원의 상징인 하트 바위. 60m 이상으로 깊게 파인 협곡이 아찔하다


앨버타주 재스퍼

밴쿠버와 빅토리아가 위치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바로 붙어 있는 앨버타. 오일머니로 지갑이 두둑한 주로 소문이 났다. 물건을 구입할 때도 주정부 세금 없이 연방정부 세금 5%만 부담하면 될 정도. 석유가 난다는 것은 이 일대가 먼 옛날 바다였다는 말과 동일하다. 수만년 전 융기를 거듭하며 지금의 북아메리카 중추 역할을 하는 로키산맥이 솟아올랐다. 로키와 대평원이 맞물린 앨버타주는 로키여행의 하이라이트가 결집된 곳. 특히 재스퍼에는 로키의 최고봉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1 손때 묻은 카우보이들의 안장. 재스퍼 토박이들이 관광객을 맞아준다 2 안전장비는 필수. 말을 타고 가다 야생동물을 마주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낮잠을 즐기고 있는 조. 느릿느릿하지만 충직한 말이다 4 재스퍼의 승마체험은 특별하다. 인공적인 트랙이 아닌 재스퍼의 자연이 가꾼 코스를 그대로 밟는다

땅과 강과 하늘로 로키를 그리다

말린계곡은 애서배스카Athabasca강으로 이어진다. 겨우내 쌓인 눈이 이제 막 뜨거워지기 시작한 볕에 닿아 녹은 까닭인지 수심이 제법 된다. 겨울에는 무릎에 닿을 정도로 얕다는데 여름이 되면 강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펼쳐진 빙하호수도 보다 깊고 넓어진다. 한여름에는 에비앙 생수를 가득 채운 것 같은 강에서 수영도 가능하다지만 아직은 물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산을 즐겼으니 물 위를 노닐어야 할 차례. 애서배스카강 래프팅1)을 즐기기로 한다. 이름은 래프팅이지만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에 몸을 맡기는 보트 타기에 가깝다. 한 배에 열 명 정도 승선하고 뱃사공이 노를 젓는다. 한 시간 코스로 래프팅을 즐기며 가장 반가운 건 약간의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급류. 노련한 뱃사공은 재미와 안전을 둘 다 만족시키며 찰박찰박 노를 저어 갔다. 우비까지 준비해서 온몸을 강물로부터 보호했는데 투명한 물을 보니 흠뻑 젖어도 상관없겠단 생각이 든다.

땅에서, 강에서 로키를 즐겼으면 이제 하늘로 올라갈 차례다. 재스퍼 휘슬러산Mt. Whistler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는 알파인존까지 연결된 케이블카, 트램웨이Tramway2)가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긴 케이블 선로라고 하는데 승강장에서 2,000m가 넘는 산 정상까지 10분 정도 타고 올라간다. 점점 나무들의 키가 작아지고 그마저도 듬성듬성해져서 아예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곳에 다다르면 그곳이 바로 도착지다. 한여름에도 재킷이 필요할 만큼 서늘한 바람이 분다. 심장이 두근두근해질 정도로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보는 광경 하나로도 모든 노고는 눈 녹듯 사라진다. 아담한 재스퍼 시내와 지척으로 다가온 산봉우리들. 군데군데 비취와 터키석을 놓아둔 것마냥 채도 높은 빛깔을 뽐내는 호수들이 펼쳐진다. 구름에 가리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훨씬 많다는 롭슨봉까지 본다면 트램웨이 그랜드슬램은 모두 달성하는 셈이다. 승강장에는 따뜻한 코코아와 차,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까지 있어 낭떠러지 위에서 간담 서늘한 이색적인 식사도 가능하다. 따뜻한 차 한잔을 사서 홀짝홀짝 들이켜니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도 잦아들었다.

드디어 그 녀석과 조우하다

높은 고봉이 도도한 야인이라면, 겹겹이 마을을 둘러싼 야트막한 동산은 두런두런 수다를 나눌 법한 친구 같다. 이 언덕을 신선마냥 찬찬히 훑어보려면 트레일 라이즈3)가 제격이다. 말굽이 빚어놓은 오솔길을 말안장 위에 껑충 뛰어올라 노니다 보면 원거리에서 내려다봤던 재스퍼와 또 다른 광경이 다가온다. 빽빽한 침엽수림 속 순도 높은 갖가지 푸른색의 호수와 그 위에 드리우는 산 그림자에 감탄이 새어 나온다. 승마체험이 재스퍼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액티비티로 손꼽히는 데 절로 수긍이 간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바위산을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산양에 관찰당하는 말은 그냥 무심히 제 갈 길을 서둔다. 

내가 선택한 밤갈색 말의 이름은 조Joe. 오늘 하루 잘 부탁한다는 뜻으로 갈기를 두어 번 쓰다듬고 한번에 안장에 착석했다. 프로페셔널한 10여 마리의 말은 처음 본 사람들을 등에 태우고 호기롭게 정해진 코스를 밟는다. 인솔하는 카우보이가 자꾸 조의 이름을 외친다. 무리에서 살짝살짝 처지는 조를 북돋는 목소리다. 내게 발뒤축에 힘주어 조 엉덩이를 때려 주라고 재촉한다. 꾸벅꾸벅 고개를 오르락내리락거리며 열심히 걷고 있는 조를 차마 채근하진 못하겠어서 무리 중 맨 나중으로 뒤처졌다. 점점 간격이 벌어져 큰 소리를 질러야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일행과 떨어졌지만 조를 믿었다. 그가 수백번은 오갔을 길이었다.

그 순간 침착했던 조가 약간 긴장하는 게 전해져 왔다. 조의 시선이 향하는 그곳에 흑곰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어른 사람만한 몸집에 보송보송한 새카만 털이 덮인 곰은 흘깃 나와 조를 보더니 이내 뒤돌아 갈 길을 간다. 거리상으로 고작 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곰을 드디어 목격한 거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 느릿느릿한 조 덕분에 누린 행운이었다.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때라 당시에는 온몸이 딱딱해질 정도로 긴장했지만 곰이 발길을 돌리자마자 나 역시 맘을 놨다. 그런 것이리라. 그토록 찾아 헤맬 때는 보이지 않더니 부지런히 재스퍼를 탐닉하던 어느 순간 저절로 발견하게 됐다. 이게 재스퍼식 삶이고 일상인가 싶어 슬며시 웃음이 났다.


1) 애서배스카 래프팅 
1987년부터 이 일대에서 래프팅과 카약킹을 운영해 온 멀린 래프팅 어드벤처Maligne Rafting Adventures가 유명하다. 호텔에서 래프팅 장소까지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짜 우비를 나눠준다. 투어에 참가하면 래프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을 수 있다. 멀린호수 크루즈와 래프팅 체험을 묶어 105달러부터 제공한다. 사이트를 통해 예약도 가능!  www.raftjasper.com

2) 트램웨이 
휘슬러산 트램은 왕복 31.50달러. 전망대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패키지로 구입하면 39달러다. 트램 한 대당 30여 명이 탈 수 있고 3,000피트를 올라가게 된다. 트램은 여름철에 8시까지만 운행하니 방문 전 운행 여부를 알아보는 게 필수다. www.jaspertramway.com

3) 트레일 라이즈Trail Rides  
재스퍼에는 수많은 승마체험 업체가 있지만 트레일 라이즈는 유명한 피라미드호수 근방에 있어 승마시 뛰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스퍼 토박이 카우보이와 카우걸들이 유쾌하게 관광객을 반긴다. 50여 필의 말이 있고 자신이 원하는 말을 선택할 수 있다. 비용은 말을 타는 시간에 따라 다르다. 애서배스카 강 주변을 둘러보는 30분짜리 코스는 38달러, 진정한 카우보이들의 경로를 따르는 1시간 30분 코스는 92달러 수준이다. 팁을 하나 선사하자면 트레일 라이즈 일대에 곰이 빈번하게 출입한다는 정보가 있다! www.jasperstables.com



JASPER 여행자를 위한 ★★★★★
양보라 기자의 ‘주관적인’ 여행 정보

첫인상으로 판단할 게 아니야! 비아레일 ★★★★☆
비아레일을 타는 퍼시픽센트럴스테이션 앞. 단연코 밴쿠버에서 가장 으슥한 분위기였다. 깨끗하고 깔끔한 밴쿠버의 이미지하고 왠지 멀어 보여 어깨를 한껏 움츠렸는데 기차를 타고 나서도 불안감은 좀체 가시질 않았다. 분명 침대칸을 예약했건만 내 자리에는 멀뚱히 의자 두 개만 놓여 있었다. 하지만 웬걸, 식당칸에서 거하게 저녁을 먹고 파노라마칸에서 와인까지 거나하게 마시고 캐빈을 열어 보니 이미 승무원이 말끔한 침실로 바꿔놓은 후였다. 침구도 깨끗하고 개인 화장실에 세면대까지 달려 있으니 하룻밤을 편히 쉬며 낭만적인 기차여행을 즐기기엔 딱이다.
www.viarailcanada.co.kr


야생동물과 함께 필드로 페어몬트호텔골프장 ★★★★★
고풍스러운 내외관을 자랑하는 페어몬트호텔. 이 호텔은 어느 도시에서건 랜드마크를 자임하곤 하는데 재스퍼의 페어몬트는 보다 특별했다. 친환경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골프장과 트레킹 코스 때문이다. 파릇파릇 윤기가 나는 건 아니지만 페어몬트호텔의 잔디밭에는 전혀 농약을 뿌리지 않는다. 때문에 라운드를 즐기다가도 야생동물들이 튀어나와 풀을 뜯는 모습을 발견하기 십상이다. 드넓은 초원 위에서 동물들과 즐기는 골프라니! 난생처음 골프가 낭만적인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령 곰과 엘크가 출몰하더라도 놀라지 말자. www.fairmont.com/jasper

롯지에서 즐기는 캐내디언 로키라이프 소리지호텔 Sawridge Inn ★★★★☆
재스퍼역에서 도보로 10분. 재스퍼 다운타운이 워낙 소규모기 때문에 호텔에서 충분히 주요 시내를 도보로 돌아다닐 수 있다. 창문을 열면 정면의 로키와 마주한다. 만년설이 쌓인 풍경은 호텔이 주는 덤. 나무로 만들어진 따뜻한 산장 느낌의 소리지호텔은 내부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말끔한 현대식 시설을 자랑한다. 특히 소리지호텔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어메너티는 따로 구입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고품질을 자랑한다. 호텔 앞에 상주하는 엘크도 있다. 애완동물 출입도 가능한 펫프렌들리 호텔이다. www.sawridgejasper.com

고향의 작은 호프집 재스퍼 브루잉 코퍼레이션Jasper Brewing Co. ★★★★☆
자신이 태어난 로키 일대를 떠나지 않고 가꿔 가는 젊은이들이 이 작은 도시의 매력을 조성하는 데 당당히 한몫을 한다. 직접 맥주를 제조하는 재스퍼 브루잉 코퍼레이션의 젊은 사장님들도 대도시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다시 귀향한 케이스. 재스퍼 커뮤니티에는 이런 사람들이 특히 늘고 있다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 보겠다고 의기투합한 젊은 사내들이 고향에 작은 호프집을 차렸다. 스토리도 맥주맛도 가히 최고다! 흑맥주, 크림생맥주, 레드락 등 다양한 맥주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낮에 가면 직접 맥주를 만드는 광경도 구경할 수 있다.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 624 Connaught Dr, Jasper, 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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