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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진화하다-Get in Jeju 음악 여행자를 안내하는 고건혁 대표"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2.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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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 in Jeju

음악 여행자를 안내하는 고건혁 대표
제주도 오름에서 놀멍 노래하멍 

음악을 듣기 위한 여행이라니? 여행을 가기 전, 그 장소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하는 일은 흔하지만 음악을 듣기 위해 굳이 먼 길을 나선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그런데 여기, 겟인제주 Get In Jeju에서는 가능하다. 지금 제주에서는 오름, 공연, 페스티벌이 교묘히 뒤섞인 기묘한 음악여행이 막 시작되고 있다.  

글, 사진  전은경 기자

페스티벌, 대안의 공간이 되다

심상치 않은 집단. 붕가붕가레코드를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이다. 장기하와 얼굴들, 술탄오브디스코, 눈뜨고코베인 등…, 작명에서부터 언뜻 종교집단을 떠올리게 하는 이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가슴을 후벼 파는 가사를 읊조리고, 술탄의 후예로 변모해 무대를 장악한다. 그 배후에는 고건혁 대표가 있다.

붕가붕가레코드 고건혁 대표는 우스갯소리로 ‘이수만 사장보다 매체 노출도가 높은’ 사람이다. 기획사 대표이자, 공연기획자, 칼럼니스트에 강연자까지 시시때때로 다양한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자리에서건 그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똑같다. ‘어떻게 하면 인디밴드들이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 주류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유지할 수 있을까.’ 바로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에 대한 고민이다.

“물건을 팔려면 물건을 사줄 사람과 팔 장소가 필요하죠. 그런데 붕가붕가레코드 소속 가수들은 도무지 TV형 가수는 아니잖아요. 불러주는 데가 없다면 직접 관객을 찾아가자. 그래서 생각한 게 페스티벌이에요. 밴드들과 대중이 만날 수 있는 궁극의 플랫폼이 바로 페스티벌이거든요.”

하지만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이미 너무 많은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고안해낸 것이 바로 도심을 떠난 페스티벌. 일명 위대한 탈출이라 일컫는 Great Escape Tour(GET)다. 요는 간단하다. 무대가 없으면 만들자. 그것도 제주에서. 뮤지션과 관객을 모조리 데리고 가서. 얼핏 무모해 보이지만 제주도가 고향인 세 남자에 의해 꿈은 점점 실현되기 시작했다. 음악평론가 박은석, 붕가붕가레코드대표 고건혁, 제주에 기반을 둔 인디레이블 부스뮤직 대표 부세현. 이들은 제주도에 200~3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을 마련하고, 참여할 인디밴드를 수배하는 등 본격적으로 ‘뮤지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을 구상한다. 그 결과물인 ‘겟인제주 GET IN JEJU, 이하 GET’는 여타의 제주도 여행과는 전혀 다르다. 첫날은 뮤지션과 함께 오름을 오르고, 둘째 날은 공연을 즐기고, 공연 후에는 뮤지션과 함께 뒤풀이를 하는, 오롯이 음악의, 음악을 위한, 음악의 의한 여행인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우다

겟인제주는 지난 5월 처음 시작한 이래 8월에 3회째를 맞았다. 1차 투어에 모인 사람은 총 14명, 2차는 약 두 배인 30명, 3차는 아직 뚜껑을 열지 않았지만 더 많은 인원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건혁 대표는 겟인제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찾았다.

“부산 국제영화제의 처음을 아시나요? 처음에는 지금처럼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남포동의 극장 몇 개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정도였죠. 오히려 주목을 받은 건 영화제 자체보다 뒤풀이였습니다. 영화제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주에 회를 마시는 이 독특한 문화 덕에 열렬한 팬층이 형성되기 시작했어요. 소수의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팬으로 만드는 것. 겟인제주도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실제로 겟인제주는 이미 그렇게 나아가고 있다. 투어에 대한 만족도가 만점에 가까운 데다가, 1차 투어에 참석한 이들이 2차까지 참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SNS 등을 통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특히 20~30대 여성들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게다가 ‘뒤풀이’도 당초 예상보다 더욱 반응이 뜨겁다. 팬과 뮤지션이라는 관계가 제주라는 특수한 공간을 만나 허물을 벗은 것이다. 공연의 주체와 관람자가 아니라 음악여행을 떠난 친구로서 함께하는 허심탄회한 술자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앞으로도 이 기묘한 음악여행의 방점을 찍는 핵심 이벤트가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겟인제주는 이제 막 출발점에 섰다. 궁극적인 목표는 일주일 동안 파티, 페스티벌, 강연, 투어, 시상식 등이 한군데 모이는 복합 페스티벌인 ‘제주위크’. 그리고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다.
“제주도에도 대기업의 자본이 들어오고 펜션들이 무수히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아요. 음악과 여행, 이 두 가지가 잘만 조화를 이룬다면 제주도에도 새로운 문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겟인제주는 지금, 새로운 문화의 바람을 향해 뚜벅뚜벅 한 걸음씩 오르고 있다.

▶travie info   

겟인제주에 임하는 자세 

1 딱히 준비할 것은 없다.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면 된다. 출연 뮤지션의 신곡을 복습하고 공연을 관람하려는 즐거운 마음만 가지면 된다. 아, 낮 시간 동안에는 걷는 일정이 많으니 운동화는 필수다.
2 음악은 좋아하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없다. 겟인제주는 태반이 혼자 오는 사람이다. 평소 낯을 가린다 싶은 성격의 소유자라도 음악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통해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다.
3 그래도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겟인제주 공식 SNS(twitter.com/getinjeju)를 통해 계속 접촉해 동료들을 접해 볼 것!


겟인제주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제주에서!
Great Escape Tour in Jeju

가슴 깊숙이에서 끓어 오르는 욕구가 있는가? 그것이 음악과 여행이라면 겟인제주에서 젊음의 열기를 불살라 보자. 언젠가 반드시 제주도에서 우드스탁Woodstock과 같은 페스티벌을 열겠다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 겟인제주는 여행과 음악을 동시에 즐기도록 해 천편일률적인 제주여행을 탈피했다.

메인 프로그램인 라이브 공연에서는 좋은 음악과 공연을 만드는 팀들 중 엄선한 뮤지션들이 참가한다.
지난 1회 페스티벌에는 델리스파이스, 눈뜨고코베인, 바이바이배드맨이 찾아왔고, 2회에는 크라잉넛, 게이트플라워즈, 브로큰발렌타인 등이 찾기도 했다. 또한 제주 오름을 함께 오르며 뮤지션의 간소한 어쿠스틱 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제주 천혜 생태를 경험케 하는 에코 노마드는 제주 현지인들이 직접 계획하고 가이드하는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제주도를 경험케 해준다. www.getinjeju.com

겟인제주, 어떻게 가지?

최근 있었던 스케줄은 8월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이뤄졌다. 공연에 참가한 뮤지션은 장기하와얼굴들, 허클베리핀, 옐로우 몬스터즈, 얄개들 등. 공연과 제주여행을 묶은 패키지 가격은 45만원(공연 관람, 생태여행, 왕복 항공권, 숙식, 현지 교통 포함)으로 현재 미정인 다음 스케줄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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