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익는 마을
술 익는 마을
  • 트래비
  • 승인 201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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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상에는 술이 빠지지 않았다. 그날을 위해 사람들은 술을 빚었다. 찜통에 올려놓은 쌀이 모락모락 김을 낼 때면, 밥 익는 냄새 속에서도 어렴풋이 술맛이 났다. 술 익는 마을에서는 언제나 흥이 넘친다.

글·사진 전은경 기자, Travie writer 정은주



1 곡식이 걸쭉한 막걸리가 되기까지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있다. 오른쪽이 원재료인 찹쌀, 왼쪽이 찹쌀을 술로 만들어 주는 누룩이다

막걸리, 팔도를 여행하다

흔들어 마시는 게 제 맛이라 했다. 찌그러진 양은주전자만 있으면 잔은 뭐가 됐든 상관없다. ‘막’ 걸러 마시는 술이라 그렇단다. 쌀과 누룩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술이 막걸리다.
막걸리는 언제 어디서든 별 부담 없이 마시는 술이었다. 마시는 법이 까다롭지도 않거니와 가격도 싸고 딱히 안주도 필요 없으니까. 대학 잔디밭에 모여 수다를 떨 때면 어김없이 등장해 분위기를 돋우었다. 술값을 주로 내던 선배는 ‘값싸고 빨리 취하는 술’이라서 좋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그간 막걸리는 맛보다는 ‘분위기’에 취하는 술이라는 오해를 사곤 했다.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파전과 함께 떠오르는 술, 그러나 갖은 첨가물에 숙취를 동반하는 술이라는 오명을 사면서 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막걸리에 대한 인식이 일면 변하고 있다. 몇년 전 막걸리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해외 수출, 고급화, 다양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술상은 어떤가. 아직까지도 대형 양조장에서 제조된 브랜드 막걸리가 점령하고 있다.

다행히 지방으로 눈을 돌리면 다양한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제주 감귤막걸리, 봉평 메밀막걸리, 정선 아우라지옥수수막걸리 등 ‘과연 무슨 맛일까’ 궁금해지는 막걸리들이 전국 팔도에 산재해 있는 덕이다.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이 전통주들은 도시에서 맛보는 막걸리와는 격이 다르다. 가평 잣을 이용한 ‘잣 생막걸리’를 한번 보자. 농촌진흥청에서 엄선한 경기미, 250m 지하에서 끌어올린 청정수를 사용한다. 게다가 막걸리 한 병을 마실 때마다 잣 750mg을 섭취할 수 있다. 향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고도 그윽한 잣향이 진동하는 이유다. 어디 그뿐인가. 강원도 양양에서는 귀하디 귀한 송이를 이용해 술을 담근다. 발효 중인 냉동 송이를 갈아 넣는 송이 동동주는 입에 머금는 순간 알싸한 송이버섯의 향이 물씬 전해진다. 비록 다른 막걸리에 비해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가을 한철에만 맛볼 수 있는 송이를 언제나 들이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충분하다.

▶travie info 

전통주 전도사 수수보리 아카데미  
전통주의 가치를 알아챈 사람들이 소외돼 있는 지방의 전통주 보급에 나서고 있다. 경희대학교 평생교육원인 ‘수수보리 아카데미’도 그중 하나다. 전통주 교육 아카데미를 설립해 이론 교육과 실습을 실시하고 있는데, 수강생 중에는 전통주에 관심 있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수업 후 양조장을 차리는 이들도 많다. 직접 술을 담가 먹을 수 있는 수준의 2달 기초반부터, 우리 술을 강의할 수 있는 수준의 4달 전문가반까지 커리큘럼이 다양하다.
수강료 기초반 주 1회, 2달 과정 30만원(재료비 15만원 별도)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44 수수보리 아카데미 평생교육원  문의 02-364-2400 www.susubori.ac.kr

▶mini interview

수수보리 아카데미 조효진 교수
“즐기면서 배우면서, 전통주 보급에 힘씁니다”

지방 곳곳을 여행하던 때였습니다. 우연히 잘 빚은 전통주를 마셔 보고 반하게 됐죠. 가히 사케나 와인에도 버금가더라구요. 처음엔 취미로 시작해 항아리를 갖다 놓고 술을 빚기 시작하다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통주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졌어요. 사실 전통주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보급에 대한 체계가 잡혀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경기대와 농업진흥청이 협력해서 수수보리 아카데미라는 전통주 교육 아카데미를 설립했어요. 이전에는 전통주 장인들이 비과학적으로 체득한 내용을 전파하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수수보리 아카데미를 통해 교재가 나오고 성분을 분석하고 있어요.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막걸리 빚는 법을 영어로도 수업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수강생 중에는 외국인도 많아요. 뉴욕에 막걸리 바를 차리려고 하는 친구도 있죠.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직접 빚은 전통주와 음식을 함께 나누는 ‘풀문파티’, 지역의 전통주를 찾아가는 여행 등도 하고 있어요. 사실 술 빚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주를 즐기는 게 먼저입니다.


2 수수보리 아카데미에서 운영하는 전통주 바 ‘물뛴다’. 아카데미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각종 전통주를 맛볼 수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3가 3-12 3 ‘물뛴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주산 증류주 ‘JEBA’와 거봉포도를 증류한 천안의 명주 ‘두레앙’. 각종 증류주 외에도 네 가지 종류의 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막걸리 샘플러도 판매한다. 6,000원


▶recipe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막걸리 레시피

-물에 불린 쌀을 찜통을 이용해 쪄서 고두밥을 만든다. 고두밥은 찜통에 광목천을 깔고 물기 뺀 쌀을 올린 다음 쌀에 증기가 직접 닿지 않도록 광목천으로 덮어 찌도록 한다. 40분 정도 찌고 20분 정도 뜸을 들인다. 완성되면 얇게 펼쳐 최대한 빨리 식힌다.
-식힌 밥에 물과 빻은 누룩을 버무려 항아리에 담는다. 누룩은 밀을 껍질째 부수어 물을 부어 되게 반죽한다음 이것을 틀에 넣고 발로 꾹꾹 밟아 20일 동안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면 곰팡이와 효모가 번식하여 완성된다.
-술 항아리는 25도 전후의 따뜻한 곳에 놓아두는데 1주일이 지나면 발효가 끝난다.
- 발효가 끝난 술을 잘 저어 술지게미까지 함께 체에 거른다.


세계가 인정한 제주 보리 맥주

맥주 한잔 마시자고 제주까지 가야 한다니! 도대체 어떤 맥주길래 그렇게 수선을 피우나. 슬며시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맥주라고 다 같은 맥주가 아니었다! 비싼 비행기 요금 물어가며 제주까지 가야 할 가치? 물론 충분했다. 

보리스 브루어리Boris Brewery. 스페인 출신인 맥주 장인 보리스씨가 제주 보리와 그만의 제조법으로 제주산 맥주를 만들어 내고 있는 작은 맥주 공장이다. 보리스씨는 현재 제주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주 맥주 개발사업의 맥주 제조 기술자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겉보기엔 그다지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안쪽 양조장에는 세계 3대 맥주대회 중 하나인 유러피언 비어 스타European Beer Star에서 은메달을 딴 ‘특별한’ 제주 맥주가 숙성되고 있다. 또 다른 맥주대회인 호주 국제 맥주대회AIBA에서도 보리스 브루어리의 맥주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제주 물과 보리로 만든 순도 100% 제주산 맥주가 전세계 맥주 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자랑스러울 뿐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총 4가지. 보리스 브루어리의 대표 맥주인 제이 보리스J-Boris와 페일 에일Pale Ale, 필스너Pilsner, 흑맥주 스타우트Stout가 그 주인공이다. 모든 맥주는 97% 이상 제주산 보리를 이용하며 제이 보리스 경우 100% 제주 보리로 만든다. 특히 제이 보리스는 우리 입맛에 맞게 직접 제조법을 개발해 만든 그야말로 한국식 맥주라 할 수 있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뒷맛이 깔끔해 가장 인기가 좋다. 반면 보리스씨가 추천하는 베스트 맥주는 ‘페일 에일’. 제주 보리 97%에 나머지 3%는 맥주용 유럽산 보리를 섞고 품질 좋은 홉Hop을 첨가해 숙성시켜 만든다. 이 집의 페일 에일은 풍부한 과일 향과 더불어 다소 씁쓸한 뒷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이 난다. 서울에서부터 먼 길 마다 않고 내려오는 손님들이 있을 만큼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스타 맥주다.   
조만간 제주 여행을 할 계획이 있다면 필수 방문 코스에 하나 더 추가해 놓으시길 권한다. 여행길에 마시는 맥주 한잔만큼 입맛 당기는 것이 또 있을까. 그것이 보리스씨가 만든 제주 보리 맥주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travie info
공항 가는 길, 생맥주 타임 모던 타임 
보리스 브루어리는 제주 시내에서 조금 비껴난 길가 변에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보리스 브루어리까지 찾아가기 힘든 사람이라면 제주공항 인근 ‘모던 타임’에서도 보리스씨가 만든 생맥주를 맛볼 수 있다. 제주시 그랜드호텔 사거리에 위치한 모던 타임은 일반적인 호프집 분위기를 풍기긴 하지만 이곳 역시 1층에 양조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보리스 브루어리에는 없는 바이젠 맥주와 알콜 도수가 9도에 이르는 더블 복Double Bock도 맛볼 수 있다.
보리스 브루어리┃가격대 생맥주 450cc 5,000원, 1000cc 9,000원
주소 제주도 제주시 이도2동 382-14  문의 064-726-4141
모던 타임┃가격대 생맥주 300cc 4,000원, 1000cc 10,000원  주소 제주도 제주시 연동 263-6  문의 064-747-4180

▶mini interview

보리스 브루어리
보리스 데 메조네스Boris de Mesones 대표
“제주 보리 맥주 맛보세요”

원래 전공은 경제학 분야에요. 하지만 워낙에 맥주에 관심이 많아 독일로 가서 맥주 만드는 것을 배웠죠. 제주와 인연을 맺게 된 건 14년 전, 제주가 고향인 와이프를 만나면서부터입니다. 결혼 후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었는데 아들이 태어나면서 딱 6개월만 제주에서 살아 보자고 한 것이 벌써 9년이나 되었네요. 보리스 브루어리는 2006년도 조카와 함께 운영했던 ‘모던 타임’에 이은 두 번째 제주 보리 맥주집이에요. 3년 전에 부산에서 중고 맥주 기계를 사들여 저만의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죠. 품질 좋은 맥주를 생산하는 데 제주의 화산 암반수는 완벽한 원료라고 볼 수 있죠. 제주 보리도 품질은 좋은데 문제는 균일하지 못하다는 거예요. 제주 보리 맥주를 만들면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죠. 부득이하게 페일 에일이나 스타우트 경우엔 유럽산 보리를 약간 섞어 만들어요. 앞으로 언제까지 제주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머무르는 동안에는 열심히 제주 보리 맥주를 만들고 있을 겁니다. 

▶recipe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맥주 레시피

-발효통과 양조 도구를 깨끗이 씻은 후 알코올로 구석구석 살균한다. 
- 맥주 원액을 밀봉한 채로 중탕한다. 끈적이는 원액을 쉽게 따를 수 있다.
-중탕한 원액을 발효통에 붓고 뜨거운 물을 적정량 넣는다. 여기에 설탕을 섞고 녹을 때까지 약 5분간 충분히 저어 준다. 
- 찬 생수를 부어 온도를 20~25℃로 맞춘다. 
- 효모를 풀어 넣고 잠시 후 살살 저어 준다. 미지근한 물에 미리 풀어 놓았다가 첨가해도 된다.
- 발효통 뚜껑을 닫고 상온(18~25℃)에서 발효시킨다. 보통 4~7일 소요된다.
-보관할 맥주병에 설탕을 조금 부어 넣은 후 발효된 원액을 따라 넣는다. 이때 너무 가득 따르지 않도록 한다. 이 상태에서 상온에 2~3일간 둔다. 
- 이후 냉장고에 2~3주 보관한다. 오래 숙성시킬수록 더 깊은 맛이 난다. 

*맥주를 가장 쉽게 만드는 방법은 시중에 판매되는 원액과 맥주 제조 키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한 맥주 원액과 발효통, 양조 도구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첨가물에 대한 정확한 분량은 구입한 제조 키트를 참고한다. 

1 보리스씨가 즉석에서 따라 주는 생맥주 2 보리스 브루어리 생맥주는 제주 맥주 브랜드로 개발 중이다
3, 4 보리스 브루어리 양조장에서 직접 맥주 제주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한국 토종 와인의 반격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 한마디에 소심해진다. 때때로 난독증세를 유발하는, 가끔은 까막눈으로 만들어 버리는 와인이라는 술 때문이다. 이해하자. 와인은 6,000년 가까이 우리의 식문화와는 무관하게 흘러온 술이다. 그동안 와인은 유럽, 미국, 남미 등 지구 곳곳에서 고유의 맛을 내며 익어 가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특별한 손질 없이도 포도를 수확해 적당한 통에 숙성만 시키면 달게 익고 그윽한 향이 났다. 와인에 대한 체감 온도가 그네들과 다른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메이드인코리아’ 와인이 눈에 띄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땅에서 말이다. ‘제 땅에서 나고 자란 것을 취하자’는 신토불이 정신이 와인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일까. 맛있는 포도를 만드는 데 일평생을 바친 농부들은 이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와인 제조에 힘쓰고 있다. 

사실 포도라면 우리도 뒤지지 않는다. 여름만 되면 캠벨, 거봉, 머루포도가 과일 시장에 지천이다. 안성, 천안 등 대표적인 포도 생산지 외에도 지방 곳곳에서 달고 알찬 포도가 자란다. 일조량, 강수량 등 기후조건이 유사한 일본에서도 일찌감치 자국 와인을 생산했다는 점, 그 소비량이 일본 와인 시장의 40%에 달한다는 점을 미루어 보건데, 값비싼 수입 와인 대신 ‘별길 와인’, ‘까치락골 와인’ 등 정겨운 한글 이름의 와인이 우리네 식탁을 채울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몇년 사이 한국에는 수없이 많은 와이너리가 생겼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와이너리부터 포도 농가에서 운영하는 농가형 와이너리, 농가가 협동해 꾸려 가는 마을형 와이너리까지…. 영동이나 영천 등 전국에서도 포도 생산량이 높은 지역에서는 매년 와인 축제를 열기도 하고 ‘와인사업단’을 꾸려 와인학교, 와인투어 등을 전문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직접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와인 지식에 대한 수업, 소믈리에 수업까지도 겸하고 있다. 와인은 마시는 것인 동시에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밭에서 생산한 포도를 직접 맛보고, 소량을 수확해 그 포도로 직접 와인을 담궈 보는 것은 이제 막 와인 맛에 눈을 뜨게 된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재미난 체험이 될 것이다. 

▶travie info 

와인과 친해지는 첫 걸음 영천와인사업단  
포도 최대 주산지로 알려진 영천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전국 생산량 11%를 차지하는 영천 포도를 알리기 위해 영천와인사업단이 결성된 것이다. 2008년부터 와이너리 17곳이 생겨났고 2012년에도 50개의 서브와이너리를 설치하고 있다. 와이너리마다 와인숍, 양조실, 숙성실, 체험장 등을 갖추고 있는데, 와인투어를 통해 해마다 몇만명씩 영천 와인을 맛보고 간다고 한다. 와이너리마다 갖추고 있는 독자적인 와인 외에도 영천 와인 공동 브랜드인 ‘Ciel’을 맛볼 수 있다.
가격 와이너리투어 체험비 1만원(35명 이상 단체에게는 차량비 일부 지원)
주소 경북 영천시 천문로 662-13  문의 054-331-6867 www.ycwine.or.kr

▶mini interview

영천 와이너리 까브스토리 김주영 대표
“포도만큼이나 와인 맛도 자신 있어요”

포도 농사를 지은 지 올해로 30년째입니다. 본격적으로 와인을 만들게 된 건 2009년이지만 와인에 대한 관심은 1996년부터였어요. 일본 와이너리를 보고 와서는 ‘나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기술은 없었지만 넘치는 의욕으로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포도 숙성 중 부패균과 같은 잡균이 생기면서 포도주 대신 식초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그러는 과정에서 좀더 체계적으로 와인을 생산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여러 회원들이 함께 운영하는 마을형 와이너리, ‘까브스토리’가 이렇게 탄생하게 됐습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소믈리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고 있죠. 지난 5월에는 소믈리에 대회 공식 만찬주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와인은 당도 높은 포도만 사용해 설탕 없이도 발효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가격도 2~6만원대로 비싼 편이지만 품질은 그만큼 자신 있어요. 30년 전에는 최고의 포도를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는 새로운 꿈을 꿉니다. 한국에서 최고의 와인을 바로 ‘까브스토리’에서 만들어내는 거죠.


1 영천와인사업단의 공동브랜드 와인 ‘씨엘’. 불어로 ‘하늘’이라는 뜻이다 2 영천와인학교에 가면 와인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다 3 영천 와이너리 까브스토리를 장식하고 있는 벽면 4 수확을 기다리는 영천 포도

▶recipe
집에서 만들어 먹는 와인 레시피

-포도 알맹이를 통에 넣고 손으로 으깬다.
-설탕을 넣고 녹을 때까지 계속 젓다 효모를 넣고 섞어 준다.
-발효 중 배출되는 탄산가스를 빼내기 위해 뚜껑을 살짝 열어 둔 후 하루에 한 번씩 저어 주며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발효시킨다.
- 1차 발효 후 포도 건더기는 그물망이나 입자가 고운 천으로 걸러낸다.
- 걸러낸 포도액을 시원한 곳에서 한 달 가량 재발효시킨다.
-재발효가 끝나면 한 번 더 거른 후 유리병에 담아 밀폐해서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스튜디오 촬영 협찬 파라포토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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