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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꽃 잔치 열렸다 -Festival ② 분홍山을 보았니 (진달래,철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3.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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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ival  ②
분홍山을 보았니

진달래
꽃말 : 절제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네 옛 선조들은 꽃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남자건 여자건 너나 할 것 없이 꽃을 사랑했다지만, 유독 꽃은 아녀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꽃을 부쳐도 먹고, 머리에도 꽂고…. 조선시대 말기에는 꽃놀이를 즐기며 부르는 노래인 화전가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기름을 두르고 쌀가루로 참꽃을 지져 먹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데, 여기서 말하는 참꽃은 ‘진달래’다. 어디 전으로만 먹을까. 진달래는 ‘두견주’라 하여 술로 담가 먹고, 차로도 우려내 먹을 정도로 요긴한 꽃이다. 김소월 시인은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는 사람을 위해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가는 길에 뿌려 주겠다’고 하였다. 수줍게 핀 진달래꽃 속에 파묻히고 싶은 봄날, 사뿐히 즈려 밟으며 산으로 가련다.


수풀이 우거진 여수 영취산 사이사이로 진달래꽃이 수줍게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

여수 영취산 산신에게 소원을 말해 봐 

진달래꽃을 품고 있는 3대 천황이 있었으니…. 여수 영취산, 마산 무학산, 창녕 화왕산이다. 이 중에서도 여수반도의 주산인 영취산은 영험하기로 유명하다. 과거 지방 수령이었던 순천부사는 국가의 변란이 있을 때마다 영취산에서 나라의 안위를 빌었다. ‘비를 내리게 해달라’는 기우제도 영취산에선 끊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는 흥국사도 영취산이 보듬고 있다. 흥국사 대웅전 뒤편의 능선에선 매년 진달래가 활활 타오른다.
이 광경을 혼자 보기 아까웠는지, 여수시는 20년간 진달래 축제를 열고 있다. 진달래아가씨 선발대회, 산신제, 진달래 음악회 등을 즐기면 산을 오르느라 쌓인 피로가 스르륵 사라진다. 해발 510m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정상까지 최대 4시간이 걸린다. GS칼텍스 정유공장 뒤쪽의 임도에서 정상을 지나 흥국사까지 찍고 내려오면 이미 마음은 곱디 고운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을 것이다.
축제명 제21회 영취산 진달래 축제  일시 4월12~14일 
장소 전라남도 여수시 중흥동 영취산 일대
등산코스 임도 삼거리→억새평원→510m 봉우리→도솔암→봉우재→439m 봉우리→갈림길→흥국사 
홈페이지 www.ystour.kr/kr/festival/jindallae.jsp

영취산도 食후경 
전라도 김치의 아우라 

전라도 김치 중에서 여수 돌산 갓김치의 맛은 잊을 수 없다. ‘갓’ 하면 생소하지만 갓의 씨앗을 알면 ‘아하’ 소리가 나온다. 음식의 맛을 돋우는 겨자는 갓의 씨앗으로 만들어진다. 여수의 또 다른 대표 음식인 서대회도 사실 갓김치 없이는 맥을 못 쓴다. 막걸리, 식초에 슥슥슥 버무려 먹는 서대회의 쫀득함과 갓김치의 싱그러움은 궁합이 착착 맞다. 갓김치 매장이 즐비한 돌산에는 여수 홍보대사인 향일암이 지키고 서 있다.






철쭉
꽃말 : 번영

철쭉과 진달래는 닮아도 너무 닮았다. 요리조리 뜯어 보지만, 비전문가의 눈에는 다 똑같은 분홍색 꽃일 뿐이다. 다만 철쭉은 진달래보다 색이 진해 훨씬 자극적이다. 피는 시기도 다르다. 얼굴이 닮아 호형호제하는 사이긴 하지만 굳이 연배를 따지자면 4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진달래가 ‘형’, 5~6월 주로 피는 철쭉이 ‘동생’이다. 소백산은 두 꽃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명당이다. 비로봉, 국망봉에서 피어나는 진달래가 질 무렵, 소백산 봉우리를 타고 철쭉이 고개를 든다. 소백산은 경상북도, 충청북도, 강원도에 두루두루 걸쳐져 있다. 백두대간의 대표주자인 소백산은 사실 어디서 봐도 뛰어나다. 그래도 굳이 한 곳을 콕 집으라면, 단양으로 가겠다. 소백산을 따라 남한강이 흐르는 그곳 말이다.


진달래꽃과 헷갈리기 쉬운 철쭉꽃. 자세히 보아야 매력을 알 수 있는 꽃이다

단양 소백산  8경과 소백산이 만날 때  

단양에 가면 8가지를 봐야 한다. 퇴계 이황 선생이 기암괴석 8곳을 일컬어 친히 ‘단양팔경’이라 이름 지었다. 단양팔경의 주인공은 도담삼봉, 석문사, 인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구담봉, 옥순봉이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은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지었을 정도로 8경 중 하나인 도담삼봉을 아꼈다. 김홍도를 필두로 조선시대를 풍미했던 화가들도 앞다투어 도담삼봉을 화폭에 담았다고 전해진다. 단양 도담삼봉이 수묵화라면, 철쭉이 물든 소백산은 수채화에 가깝다. 멀리서 보면 진분홍이 알알이 박힌 점묘화 같기도 하다.
단양 철쭉제는 작년 서른을 넘겼다. 철쭉제 기간, 각종 경연대회가 행사장을 가득 메운다. 서예대회, 철쭉여왕 선발대회, 철쭉 가요제, 철쭉 사진 공모전 등…. 철쭉을 따라 행사장을 누비면 시간이 훌쩍 간다. 단양팔경과 철쭉제만으로 아쉽다면, 요즘 ‘핫’한 관광지 하나 더 추가! 바로 지난해 5월 문을 연 다누리아쿠아리움. 145종의 1만5,000여 마리의 민물고기가 살아 움직이니 빼놓을 수 없다.
축제명 제31회 단양 소백산 철쭉제   일시 5월29~6월2일 
장소 충청남도  단양군 남강강변 및 소백산 일대
등산 코스 다리안 코스┃다리안관광지→비로봉→연화봉, 새밭코스┃가곡새밭→비로봉→연화봉, 죽령코스┃죽령로→죽령휴게소→천문대→연화봉  홈페이지 tour.dy21.net

소백산도 食후경 
산나물의 대변신 

단양의 전통음식에서는 자연의 향기가 물씬 난다. 축제장 주변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쟁반도토리냉면과 산채비빔밥이다. 산채비빔밥은 굳이 단양이 아니더라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도토리냉면은 단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도토리와 감자가루로 만들어진 면 위에 신선한 산채나물이 더해지면 근사한 요리가 된다. 도토리가 소화를 촉진하는 까닭에 면으로 만들어진 음식임에도 거북하지 않다. 다양한 나물과 양념을 섞어 후루룩 말아 먹으면 입 안에선 아삭아삭, 새콤달콤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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