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한의 人& IN] 곽현화에 낚이다
[찰리한의 人& IN] 곽현화에 낚이다
  • 트래비
  • 승인 2013.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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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매체나 종이매체나 할 것 없이 낚시질이 한창이다.
‘홍대 모클럽 불금현장에 가보니, 헉!’ 이라는 제목을 따라가 보니 젊음의 자유로움을 무난하게 전달하는 클럽의 광고성 기사다. ‘확 달라진 결혼 10년차 부부의 침실 엿보기?’ 침대를 안내하고 있다. ‘송혜교-조인성 벚꽃길 데이트 포착!’ 맞긴 하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라는 드라마 속에서 그랬다고.
이제는 대충 눈치까지 채면서도 마우스에 놓인 손가락이 내 검지인지 아닌지 그저 반응하는 요즘, 태양력으로는 완연한 봄이어야 할 어느날, 4월인데 함박눈이 내린 날, ‘바나나녀 곽현화, 강남 한복판에서 속살 비치는 핑크색 시스루 원피스 차림으로 나타나서…’라고 시작해도 괘념치 않을 방송인 곽현화의 당당함과 호탕한 웃음을 대면했다. 이미지 혹은 캐릭터로 설명되는 방송연예인의 내면을 알아보기에 그녀만큼 명확한 캐릭터의 방송인이 있을까? 대중들에게 그녀는 일단 ‘육체파’이기 때문이다.


Interviewee 곽현화 (방송인)
KBS 개그우먼 출신으로 MC, 드라마, 영화 등에서 전방위로 활약 중이며,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특유의 섹시미와 유쾌함으로 이슈를 몰고 다니는 방송인이다. KBS 공채개그맨 22기. 이화여자대학교 수학과 졸업.

Interviewer 찰리한 (아티스트)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왕성한 호기심을 학문과 예술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적용하는 재미교포 아티스트다. 미국 메릴랜드미술대학 교수이며, 현재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환교수로 서울에 체류 중이다.


“섹시녀 곽현화,
 질문하는 남자에게 하는 말이…”

내가 알던 곽현화와 달랐다. 곽현화라는 이름을 자주 듣게 된 때는 총선이 있던 작년 4월 즈음이었다. ‘곽현화 누드 투표독려’, ‘반나체 투표독려’ 등 자극적인 뉴스제목으로부터 시작했다. 개그콘서트(2007년)의 코너에 등장해 논란이 되었던 적도 있다. 극 중 연기한 섹시댄스로 인한 것이었는데, 당시에도 기사들은 그녀의 섹시한 몸매와 ‘이대 나온 여자’라는 것을 잘 버무려 물고기들의 입맛에 잘 맞는 떡밥을 뿌렸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보면 처음 방송생활 때부터 현재까지 그녀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 고정적이다. 방송이 아닌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스스로 사진을 포스트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자신의 캐릭터를 관리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답은 간단했다.

요즘 대중들이, 연예인이 관리하는 방향으로 유도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생활이 많이 공개되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이 시대의 대중은 매우 현명합니다. 그리고 저의 섹시한 이미지…, 여자로서 싫지 않은 이미지입니다. 전 섹시합니다. (웃음)

웃으며 대화가 시작되었다. 일반적인 여성의 웃음소리하곤 달리 매우 호탕했다. 개그우먼 출신임을 다시 상기케 해준 시원한 웃음이었다.


처음 개그콘서트의 코너를 맡았을 때 시작한 역할이 섹시코드였죠. 개그콘서트는 치밀하게 각본이 짜여진 대본 위주의 정극에 가까운데 그때 신인으로서 주어진 대본대로의 역할을 연기하는 방식이라 싫어한다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 않았어요. 당시 동료기수로는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김준현, 허경환, 장도연, 박영진 등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미 대학로 개그무대에서 활약 중이었죠. 그 틈에서 저의 장점을 살린 역할이 주어졌고 즐겁게 연기한 것뿐이죠. 나쁘지 않았어요. 저는 섹시하니까요. (폭소)

사실 그녀의 방송 데뷔는 개그맨 공채가 처음이 아니다. 2004년 KBS에서 방영되었던 ‘MC서바이벌’이 시작이었다. 최근 몇년간 지상파, 케이블 할 것 없이 열풍 중인 오디션프로그램 형식의 효시격인 그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계로 진출했고, 이후 각종 케이블방송사에서 활동해오다 2007년에는 KBS 개그맨 공채에 합격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곽현화는 이화여자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직후 입학했던 부산대학교 의류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중퇴했단다. 의류학과가 ‘맞지 않아’ 재수까지 하고 들어간 ‘잘 맞는’ 수학과를 들어가서 한 것은 ‘더 잘 맞는’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한 것이다. 게다가 연극동아리가 ‘딱 맞았던’ 것은 여대에서 찾기 힘든 남녀혼성동아리였기 때문이라며 큭큭거린다. 


“곽현화, 반나체
 투표독려 사진에 누리꾼 경악!”

이랬다. 대통령 선거 직전의 총선으로 대선만큼이나 뜨거웠던 정치구도 속에서 자신의 SNS를 통해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에 기사가 줄줄이 달렸다. 당시 높은 투표율일 경우, 야당의 승리가 예측되던 상황이었다. 곽현화는 그때부터 정치적 지지성향이 분명한 연예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저는 사회적 이슈나 정치적인 분야에 관심 없이 살았었어요. 언젠가 한겨레신문사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있었는데 김어준씨가 인터뷰어였던 ‘김어준이 만난 여자’라는 기획이었죠. 인터뷰 이후, MBC라디오에 하는 김어준씨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그 연유로 방송국 관계자가 <이상호기자의 손바닥TV> 출연을 청하셨어요.

지금은 폐지된 <이상호기자의 손바닥TV>는 정치사회적 이슈를 쉽게 풀어 가는 방송이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모 언론인은 ‘유명인들의 투표공약은 나치 수준의 선동’이라고 말했고,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연예인들을 ‘소셜테이너’라고 부르기도 했다. 


“아찔한 S라인
 몸매의 곽현화. 알고 보니…”

됐고. 인간 곽현화를 알아보자. 자연인 곽현화‘만’을 알기엔 이미 미디어를 통해 살아가는 삶이라 재단해서 말하긴 힘들다. ‘털털하고, 재밌고, 섹시하고, 똑똑하고’ 등의 수식보단 대화 중에 묻어나는 사람의 향취를 느껴 보자.

뭐라고 불리우나?
개그우먼, 방송인. 친한 친구들은 ‘곽배우’라 불러요. (웃음)
(2012년 영화 <전망좋은 집>에서 주연을 맡았다.)

명문대 출신에다 다수의 저서가 있다. 똑똑한 거 아니냐?
학교, 똑똑? 그거 필요 없어요. <1대 100> 나갔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웃음)

영화에서도 섹시미를 숨기지 않았던데. 너무 고정적이다.
현재 미디어에서 나의 육감적인 여성미가 부각되는 건 맞지만, 그게 나의 전부는 아니에요. 인간으로서 내가 지닌 경험과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죠. 카리스마, 진행능력, 연기력. 꾸준히 노력해야 할 테지만. 그러나 그 기반에는 섹시미가 있어요. 이건 기본베이스죠. (웃음)

대중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인식되고 싶은가? (초반에 했던 질문을 다시 던졌다.)
의도하는 이미지가 없어요. 내가 의도하든 안 하든 어떻게든 드러날 수밖에 없는 ‘창’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창을 통해 보여지는 내 역할에 대한 선택은 전적으로 내게 있지 않아요. 게다가 그 기회가 적을 때 아쉬움이 남을 뿐이죠.

투명한 창 속의 곽현화는 어떤 사람인가?
개그우먼 출신이라 그런지 망가지는 데 거리낌이 없어요. (웃음) 재밌게 망가질 수 있는 자신감 같은 거. 이런 실제의 나와 대중이미지 속의 내가 그리 차이가 없어요. 그래서 사생활이 매우 편하고 자유로워요. 음… 이영애가 술집에서 친구들과 나만큼 즐겁게 떠들며 즐길 수 있을까요? 전 그래서 편합니다.

적절한 시점에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편안하게 음식을 나누며, 인터뷰로 시작됐지만 점차 소담소담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라코타 치즈 샐러드와 파니니를 한 점씩 떼는데 ‘우와우와’ 하며 맛있다고 기뻐한다. 치즈를 듬뿍 발라 드시라 했더니 네~하며 여전히 살짝 얹어 먹는걸 보니 제아무리 털털해도 천상 여자다. 청포도쥬스를 한모금 마시더니 또 ‘우와우와’거리며 말한다. “너어무 맛있는데요! 봉봉쥬스인 줄 알았는데.(폭소)” 개그우먼 맞다.


특별한 그곳, 카페 마마스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브런치 카페 마마스는 <트래비>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바로 시청점이 <트래비>와 같은 건물에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곽현화씨와의 인터뷰는 역삼점에서 이뤄졌습니다. 야외 테이블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노렸기 때문이죠. 맛있기로 소문난 청포도 쥬스 외에도 파니니와 샌드위치, 라코타 치즈 샐러드에 곽현화씨 감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각별한 인연으로 카페 마마스에서는 매월 <트래비>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카페 마마스 역삼점 02-538-1280


“곽현화가 당차게 벗었다.
 대체 왜?”

이쯤 되니 나도 편해졌다. 보통 연예인들에게 기본적으로 장착된 ‘나좀짱인 듯’표 외투를 이미 벗어 버렸다는 것을 느꼈을 때부터. 그런 당당한 ‘곽배우’도 속앓이를 안 한 것은 아니다. 데뷔 초,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섹시댄스를 추다 사고로 인한 노출이 있었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오해들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오고갔다.

내 의도와 관련 없이 언론에서 나쁜 방향으로 회자될 때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내 스스로가 당당한 것으로 견뎌 왔죠. 아팠지만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항변하기도 했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었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대응 못하고 받아내기만 해야 하는 부모님께서 걱정하실 때에는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눈가가 촉촉해졌다.) 어느날 엄마가 전화로 ‘그만두는게  좋지 않겠냐’라고 하셨을 때에는 견디기 힘들었어요.

방송이라는 미디어의 속성은 일방향적인 형식을 띈다. 역사적으로 미디어가 권력이 될 수 있었던 건 이런 형식 때문이다. 인터넷의 등장과 발전은 또 다른 틀의 방향성을 보이는데, 모든 사용자가 각자의 미디어가 된 것이다. 발전의 과정 속에는 새로운 경향들이 발생하고 어느 정도의 자정기간이 요구된다. 감정을 살짝 추스르고 계속 이어진다.

그 기간을 어떻게 통과했나?
책을 많이 읽었어요.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누가 취미를 물어보면 ‘독서’라고 하는데…, 웃더라고요. 내 취미가 독서? 재수없나 봐요. (웃음) 여러 가지 면에서 책이 참 좋아요. 특히 그 시기엔 좋은 글들로 인해 많은 위안을 받아 도움이 컸어요. 어떻게 여러 부류의 책들로 확장되더니 요즘은 ‘뇌과학’ 관련 서적을 탐닉하게 되었어요. 재수없죠? (웃음)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나누는 대화 속에서 두 번이나 했던 질문을 다시했다. 우회적으로 했다. 예의바르게. 연예인은 어차피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어떤 미디어로 보여지느냐에 따라 메시지까지 달라진다. 따라서 대중이 접하는 미디어의 속성을 연예인은 충실히 이용할 수밖에 없다. 곽현화가 말한 대로 그 결정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인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미디어를 통해 이미지가 규정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 경우는 실제와 거의 같은 편이라. 그래서 불편하지 않아요. 굳이 바라자면…,  섹시한데 유쾌하고 따뜻하고 털털한 이미지? 그리고 의리.

명확하다. 그녀는 꾸밈없는 자연인 그대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보통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얼마나들 애를 쓰는가? 이런 피상성은 연예인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된다. 예전의 싸이월드, 요즘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미디어를 통해 개인이 별도의 미디어를 구축하고 스스로를 내보인다. 각 개인의 미디어에서 자기만의 대외적 이미지를 생산해내고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를 중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답습해 온 경향인 것 같아요. 이건 연예인 일반인 할 것 없이 모두가 그러하다 보니 자연스레 상대적 비교를 하며 자신을 비춰 보죠. 이런 상대적 비교는 반드시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게 되고요.

스스로에 대한 절대적인 자존감, 곽현화가 지닌 인간의 결이다. 매우 섹시하다.

장수시대이다. 노후에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나?
지금처럼 두려움 없이 사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고, 불합리한 것에 억지로 맞춰 살고 싶지 않아요. 예를 들어 ‘60살이나 70살은 대충 어떻게 살 것이다’라는 선입견 없이 말이죠.

흥미로운 대답이다. 이런 질문에 보통은 외형적인 희망사항을 열거하는데….
아. 주름이 좀 없으면 좋겠어요. 레이저 맞을까?! (폭소)


“몸매지존 곽현화,
 어젯밤에 본 동영상 유출”

이 글의 낚시성 문단제목들이 이제 슬슬 짜증날 법도 하겠지만 꿋꿋하게 처음 계획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미디어이자 독자인 나와 여러분의 클릭을 유혹하는 제목들이 얼마나 무의미한 자극이었는가. 그 와중에 예측할 수 없는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도 늘 존재한다. 예술에서는 극단의 강조를 위해 모든 것을 제외해 버리는 것이 한 표현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반대로 집중적인 반복을 가하는 것 또한 앞서 말한 제외의 표현법과 같은 목표를 가진다.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자연스레 영화 얘기가 나왔다. 주연배우 출신 ‘곽 배우’는 전날밤에 <라이프 오브 파이>를 감명 깊게 보았단다.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키우는 그녀는 나날이 야위어 가는 영화 속의 호랑이 ‘리차드 파커’가 애처로왔단다. “제가 애묘인이거든요”라며.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주인공 ‘파이’가 동물들과 바다에 조난당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로 상징과 복선이 많은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 파이와 호랑이 리차드 파커가 동일 인물인 것을 복선들을 통해 들춰내며 곽현화는 유쾌함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파이. 3.14…. 수학이다. 곽현화는 수학과 출신. <라이프 오브 파이>의 최고 복선은 이날 인터뷰였을지도 모르겠다.

글 아티스트 찰리한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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