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forest healing] 그대에게 숲 그리고 길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3.07.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접 걸어 보고 나면 비로소 발견하는
길의 마력, 숲의 황홀 그리고 치유.

‘산림’에 ‘사람’을 심다 

지난해 일본 홋카이도의 어느 산마을에서 트레킹을 할 기회가 있었다. 준비운동에 앞서 거쳤던 과정은 맥박과 스트레스 지수 측정이었다. 심박수 측정은 트레킹 도중에도 한차례 더 반복됐다. 운동이나 레저활동으로만 생각하는 트레킹을 의료행위, 즉 요양과 치료로 접근하고 있었던 것. 독일에서는 의료보험까지 적용된다는 자연요양과 휴식 프로그램이 일본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산림치유는 세계적인 추세고, 한국에서는 걷기열풍으로 먼저 찾아왔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을 찾는 등산인구가 1,500만 명에 이를 정도.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이 열기에 부작용으로 훼손된 등산로의 길이도 만만치 않다. 이미 전국 등산로 3만3,372km의 37%인 1만2,312km가 훼손된 상태다. 그래서 산림청의 고민은 복잡하다. 개발하되
보호해야 하고, 널리 알리되 경고도 해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산림’ 위주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산림청의 여러 정책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혹은 상생의 토대가 되고 있다. 

에디터  트래비   사진제공  산림청 www.forest.go.kr

▶interview    
신원섭 산림청장  
“숲은 일터, 쉼터, 삶터죠”       

Q 적임자의 등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기 동안의 포부를 밝힌다면?
원래 전공이 산림휴양과 산림치유여서 주변의 기대가 더 높은 것 같다. 산림치유Forest Therapy는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일컫는다. ‘휴식기능’보다는 ‘치유기능’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산림휴양과 차이가 있고 산림욕보다 한 단계 발전된 개념이다. 임기 동안 생애주기별 산림복지를 통해 ‘숲을 활력 있는 일터, 쉼터, 삶터’로 재창조하고 싶다. 태어나기 전에는 어머니 뱃속에서 숲태교를 하고, 어린 시절에는 숲유치원이나 산림교육센터 등을 통해 숲과 자연을 체험하고, 어른이 되어서는 자연휴양림과 치유의 숲을 통해 삶의 활력을 재충전하며, 마지막에는 수목장림까지. 산림복지는 일생 동안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Q 복지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접근성이 중요할 것 같다.
현재 국내의 자연휴양림은 152개소, 삼림욕장은 173개소다. 2007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치유의 숲’은 양평, 평창, 장성, 장흥까지 4개가 조성되어 있는데 2017년까지 34개소로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이 장소에서 체험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도 개발 중인데 예를 들자면 임산부 340명을 초대해 숲에서 걷기, 바람과 물소리 듣기, 숲향기 맡기, 명상과 체조 등으로 이루어진 숲태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Q 걷기 열풍이 거세다. 훼손에 대한 우려도 높은데.
국토의 64%가 산림이니 지속가능한 개발은 피할 수 없는 화두다. 산림청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전국의 트레킹 네트워크가 산으로만 몰렸던 트레커들을 분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7년부터 지리산둘레길274km개발을 시작으로 금강소나무숲길40km, DMZ펀치볼둘레길47km, 울릉도둘레길72km 등을 완성했고 이 외에도 한라산둘레길, 백두대간트레일, 서울둘레길, 내포문화숲길, 낙동정맥트레일 등을 조성 중이다. 

Q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면?
여러 산림자원 중에서도 백두대간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미국의 존뮤어
트레일 같은 세계적인 트레일과 비교해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지리산에서
설악산·백두산, 만주지역을 거쳐 히말라야 산쪽으로 뻗어 나가는 국토의 든든한
등줄기이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마루금설악산 향로봉~지리산 천왕봉 684km 양안을 잇는 약 2,165km의 백두대간트레일이 32개 시·군에 걸쳐 조성되면 마루금에 집중되던 탐방압력을 줄이고 산림훼손도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레저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현상도 산림청의 역할을 넓히는 것 같다. 
젊은 층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악 레포츠시설을 늘리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자연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레저인구를 주도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난개발의 부작용을 피할 수 없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다. 현재
산림청에서는 국유림내의 임도 등을 활용한 산악마라톤대회, 산악스키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협력하여 산악자전거MTB, 산악마라톤, 오리엔티어링, 행·패러글라이딩, 암벽등반, 산악승마, 산악스키, 서바이벌게임 등 다양한 산림레포츠 대회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충북대 임학과 교수 출신으로 ‘치유의 숲’, ‘산림휴양’에 오랜 관심을 가져 온 산림전문가다. 한국산림휴양학회 회장, 세계산림의학회 부회장, 산림치유연구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