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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주 기자의 카페 순례기] 제기역 커피 프로젝트- “당신의 인생은 무슨 커피입니까?”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3.10.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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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모카포트의 모습 2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찾아 주는 블라인드 테이스팅 3 커피 프로젝트는 커피를 담아 갈 수 있도록 무료로 텀블러를 대여해 준다
 

여기 종류를 알 수 없는 커피 세 잔이 있다. 커피와 물을 번갈아 마시며 차례로 커피를 더듬어 본다. 내 입에 착 감기는 커피는 두 번째. 설레는 마음으로 이름표를 열어 보니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라는 글귀가 나왔다. 내 선택을 받지 못한 나머지 두 잔은 살짝 달콤한 케냐AA와 산딸기 향의 신맛이 감도는 코스타리카SHB였다.


그동안 ‘아메리카노 아니면 카페라테’, ‘별 아니면 콩’만을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아니면 아예 이번엔 손을 써 볼까. 알코올 램프의 열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사이폰’, 에스프레소 주전자로 불리는 ‘모카포트’ 등을 요리조리 만져 보면 새로운 커피의 세계가 보인다. 원두의 종류에 따라, 커피를 내리는 방법에 따라 ‘커피’의 맛도 향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커피 프로젝트는 “Discover your own taste!”라 소리치며 손님 한 명, 한 명의 ‘커피 취향’을 찾아 준다.
 

따뜻한 핸드드립 커피도 맛있지만 커피 프로젝트의 명물은 ‘더치커피’. 여러 대의 자체 더치커피 기계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카페는 별도의 ‘키핑 서비스’도 제공한다. 병에 담긴 더치커피를 샀다면, 원하는 만큼만 마시고 남은 커피는 카페에 고스란히 저장해 둘 수 있다. 카페의 특별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커피 프로젝트는 일회용 컵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카페가 자체 제작한 텀블러를 빌려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대여료는 ‘0원’, 텀블러 반납도 ‘자유’다. 다만, 주인장은 손님의 ‘양심’을 믿는다. 때론 커피 강연회, 음악회, 커피 체험 프로그램 등도 카페에서 열린다.


카페의 머그잔에는 “커피 맛의 정답은 없다. 선호도만 있을 뿐이다”처럼 주인장의 철학이 묻어나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카페 곳곳에 ‘비밀스런’ 장치를 숨겨둔 장본인은 주인장 박성규씨. “비싼지 싼지, 무슨 브랜드인지가 왜 중요해요? 본인의 입에 맞는 커피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죠. 인생도 커피와 같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말하는 인생을 좇을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진짜로 원하는 ‘삶’을 찾아 가야죠.” 카페 프로젝트에서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나오면 문득 궁금해진다. 인생이 한 잔의 커피라면, 나는 과연 어떤 커피를 만들 수 있을까.


제기역 커피 프로젝트

주소┃제기점 서울시 동대문구 약령시로 12-1  장안점 서울시 동대문구 장한로 52 경남빌딩 1층  주요 메뉴 블라인드 테이스팅 5,000원, 모카포트 아포카토 6,000원, 핸드드립 4,500원  영업시간 평일 오전 8시30분~밤 10시30분, 토요일 오전 11시~밤 10시30분, 공휴일·일요일 오후 1시~9시  문의┃제기점 02-922-0983 장안점 02-2243-0983  페이스북 www.facebook.com/mycoffeeproject  참고 카페 주인장이 궁금하다면, 그가 쓴 책 <유럽 신혼여행 훔쳐보기>를 찾아보자. 100일간의 유럽 자동차 유랑기가 담겨 있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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