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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Bean Bread] 시시한 단팥빵 서울을 홀리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3.10.0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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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역과 홍대입구역 공항철도 방면에 자리한 ‘서울 연인 단팥빵’은 건강한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람이 몰릴 때는 10~20분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2 대표 메뉴인 ‘호두통단팥빵’에 들어가는 팥소는 달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3 빵에는 유기농밀과 천연 발효액종 외에는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촉촉하고 향긋하다
 
언제인가 알코올에 대한 미각이 죽어 버린 후, 단맛에 대한 미각이 유별나게 발달하기 시작했다. 빵과 디저트에 대한 중독에 가까운 취향이 생겨 버린 것이다. 헬스클럽을 거의 매일 다니고 있는데 이것도 빵과 관련이 있다. ‘뱃살의 적’인 탄수화물을 끌리는 대로 먹었다가는 술, 담배보다 해로울 것 같아 운동으로 밀가루 섭취의 명분을 조금이라도 허용하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대단한 미식가가 됐다거나 회사의 모 선배처럼 제빵사 자격증을 딴 것은 아니다. 가장 좋아하는 빵도 지극히 한국적이고 흔하디 흔한 ‘단팥빵’이니 내 입맛이 그리 유별나지는 않은 것 같다. 
 
단팥빵은 그렇게 시시한 빵이다. 어디 가서 ‘좋아하는 음식’으로 말하기에도 뭣하고, 선물로 건네기에도 쑥스러운…. 똑같이 밀가루와 팥으로 만들어진 통영 오미사꿀빵이나 천안 호두과자, 안흥찐빵이 지역 특산물로 자리매김한 것과는 퍽 다른 운명이다. 그런 단팥빵이 서울의 명물 간식 자리를 노리고 있다. 서울역과 홍대입구역에 자리한 ‘서울 연인 단팥빵’이 그 주인공이다.

각각 5월과 8월에 문을 연, 이 조그만 빵집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도 동네 빵집도 해보지 못한 실험을 감행했다. 모든 빵집에서 가장 먼저 팔리는 흔하디 흔한 단팥빵을 가장 좋은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유기농 밀가루에 천연 발효액종 외에는 첨가제를 넣지 않았고, 팥소는 일반적인 맛에 비해 당도를 30% 낮추고 호두를 함께 갈아 넣었다. 단팥빵을 포함해 6종의 빵은 모두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빵의 모양이나 보존기간을 위한 첨가물을 넣지 않으니 모양은 흐물흐물하고 유통기한도 짧다. 가격도 다른 빵집에 비해 비싼 편이다.
 
그리고 불과 몇 달 만에 ‘서울 연인 단팥빵’은 서울시민들과 기차역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입맛을 홀리는 데 성공했다. 하루에 팔려 나가는 빵만 4,000개에 달하고, 퇴근시간대에 10~20분 기다려서 사는 것은 예사일 정도로 문전성시다. 무모한 실험이 통한 것은 당연히 맛 때문이다. 천연 재료만 사용해 충분히 발효해서인지 거북한 밀가루 냄새는 없고 오묘한 향이 난다. 빵의 65%를 이루는 두둑한 팥소는 달지 않고 호두를 씹는 맛이 더해져 여러 개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따끈한 단팥빵과 가장 궁합이 좋다는 시원한 우유 한잔 곁들여 소중한 사람에게 대접하거나 선물로 건네기에 훌륭한 맛이다.

서울 연인 단팥빵┃서울역점 서울역 2층 공항철도 에스컬레이터 옆 02-365-1600  홍대점 홍대입구역 지하 2층 공항철도 방면 02-333-8007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9시(일요일 휴무)  주요메뉴 호두통단팥빵 1,500원, 유자앙금빵 1,500원, 크림치즈빵 2,000원 
 
글·사진  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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