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ANIMAL LOVE] 쓸개 빠진 여행을 합시다!

  • Editor. 천소현
  • 입력 2013.10.01 1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애니멀스아시아 설립자 겸 CEO인 질 로빈슨 2 건전한 여행문화 조성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하고 있는 하나투어 정기윤 차장, 애니멀스아시아 토비 장 부서장, 애니멀스아시아 질 로빈슨 CEO, 착한여행 나효우 대표(좌측부터) 3 반달가슴곰 구조센터에서 건강을 되찾은 반달곰
 

2000년도였다. 멋모르던 신입기자 시절 첫 중국 출장은 백두산 관광이었다. 5월이었지만 눈이 녹지 않아 산행은 아예 시도도 못했다. 덕분에 여유로워진 일정을 채운다며 가이드가 일행을 안내한 곳은 곰 농장이었다. 그곳의 철장 안에는 가슴팍에 튜브를 꽂은 채 시름시름 쓰러진 곰들이 있었다.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끔찍한 영상이었다. 마치 쇼핑센터를 방문하듯 공공연하게 곰 농장을 방문하던 일은 그 직후 중단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후 같은 영상을 다시 만났다. 지난 8월 말 열렸던 애니멀스아시아Animals Asia Foundation의 기자회견장 스크린 속에는 여전히 튜브를 꽂은 채 이상행동을 보이는 반달곰들이 있었다. 중국 전역에 있는 98개의 곰 농장에서 1만여 마리의 반달곰이 여전히 학대당하고 있다고 했다.


설립자 질 로빈슨Jill Robinson씨는 말했다. “그래요.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절망적이죠.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국제동물보호 NGO인 애니멀스아시아는 곰 담즙 추출을 위한 야만적 사육을 중단하고 동물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주 활동지역은 중국과 베트남. 그들이 한국에 온 이유는 중국과 동남아에서 곰 쓸개즙 주 소비층이 한국인 관광객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약 3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중국 연변 지역을 방문하고 그중 약 30%가 여행 도중 곰 농장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곰 농장 방문의 기억이 더 쓰라린 이유는 나 자신의 무지 때문이다. 변명 같지만 곰 쓸개즙의 국내 반입은 관세법에 의해 처벌되는 불법행위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또한 반달가슴곰은 한국이 1993년에 가입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보호가 가장 시급한 종으로 분류되어 상업적인 국제거래가 금지되어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리고 그 노란 액체가 사실은 고름덩어리일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아시아지역총괄부서장 토비 장Toby Zhang은 말했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곰 쓸개즙을 찾지만 간종양, 패혈증, 간염, 암 등의 질병에 시달리는 곰으로부터 채취된 쓸개즙은 오염되어 있고 배설물도 쉽게 발견됩니다.”


곰 농장에 가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곰 쓸개즙을 사용한 약재도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 ‘정 필요하다면 쓸개즙과 비슷한 성분의 간기능개선제를 복용하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곰도 살고 사람도 살아야 하므로.


애니멀스아시아 | 1998년 설립된 애니멀스아시아는 중국에서 곰 보호구역을 설립한 유일한 조직이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호주, 중국, 독일, 이탈리아, 영국, 미국, 베트남에 사무소가 있다. 설립자이자 CEO인 질 로빈슨은 1993년부터 잔인한 곰 담즙 산업을 반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www.animalsasia.org

 

글·사진  천소현 기자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