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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wood] 나무와 사랑에 빠지다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3.10.0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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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태산휴양림의 빽빽한 전나무 숲에는 캠핑을 할 수 있는 30개의 야영 데크가 설치돼 있다 2 직접 만든 나무 문패를 들고 해맑게 웃는 아이들 3 청태산휴양림에서는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숲 체험이 무료로 진행된다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는 계절, 쉴 새 없이 기사 마감에 쫓기다 정신없이 숲으로 떠나왔다.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 반 만에 도착한 강원도 횡성의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 차에서 내려 들이마신 첫 공기에서는 감칠맛이 났다. 농장에서 갓 짜낸 우유를 바로 먹는 기분이 이런 걸까. 해발 1,200m 청태산 자락의 800m 고지에서 숲이 만든 싱싱한 공기를 바로 마시니 지친 몸과 마음이 금세 치유되는 듯했다.
국유림 경영 시범단지로 관리되고 있는 청태산휴양림에는 울창한 산림과 노루·멧돼지·토끼 등 야생동물, 각종 야생식물이 서식한다. 시시때때로 다람쥐가 나타나 재롱을 부린 뒤 달아났고, 나무 사이사이론 맑은 실개천이 경쾌하게 흘렀다. 이름 모를 야생화들은 저마다 작은 얼굴을 내밀며 소박한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지난 9월7~8일 이 평화로운 휴양림에서는 직접 목재 생활용품을 만들면서 자연과 목재의 효능을 느껴 보는 캠핑 행사가 진행됐다. 산림청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아이러브우드I LOVE WOOD’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린 이 캠핑에는 인터넷 응모를 통해 선정된 20가족이 참가했다. 하늘 높이 솟은 전나무 숲 한가운데 마련된 캠핑장. 어른들은 능숙한 솜씨로 텐트를 설치했고 아이들은 흙 위를 뛰어다니며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로 숲을 채웠다.


“모든 생명이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숲 체험을 시작하며 박정숙 숲 해설가가 질문을 던졌다. 꽤나 철학적인 답을 만들어 보려 애쓰고 있는데,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요!” 예상치 못했던 아이의 대답에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숲을 꼭 닮은 아이의 순수함이 무척이나 예뻤다. 가족들은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봉선화 꽃물을 빨아먹어 보고, 나뭇잎을 만져 보고, 풀 냄새를 맡아 보고, 잣 열매를 직접 깨 보며 오감으로 숲을 체험했다.


숲 체험 뒤에는 목재를 활용해 문패와 캠핑 의자를 만드는 시간이 이어졌다. 작은 고사리 손으로 나무를 만지는 아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나무를 벌채하면 자연을 해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생장이 둔화된 다 자란 나무는 수확해 목재로 이용하고,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다시 심어 가꾸면 탄소 흡수원을 더 늘려 갈 수 있다고 한다. 나무 제품을 사용하는 일은 나무를 가꾸는 일만큼 자연에게 사랑을 주는 방법이다.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주소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청태산로 610  입장료 1,000원(어른 기준)  시설 야영데크(캠핑용) 30개소, 숙소 32개소, 등산로 6개 코스, 다목적 체육시설, 잔디광장 등  프로그램 숲 해설(무료, 오후 2~3시), 생활목공예(유료), DIY목공교실(유료)  문의 033-343-9707  아이러브우드 캠페인 www.ilovewood.or.kr

 

글·사진  고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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