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Jang Rong cinema- 잠들던 영화를 깨우는 수요일, 그리고 목요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3.11.05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관은 많지만 영화는 더 많다. 개봉관을 잡지 못하고 사장되고 마는 영화는 얼마나 많을까.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과 목요일, 홍대 ‘영화다방 와’에서 진행되는 ‘장롱영화제’가 이 영화들을 구제하고 있다. 마치 장롱면허처럼 각자의 외장하드 속에 잠들어 있는 영화를 세상 밖으로 꺼내 관객과 교류하는 소규모 영화축제다.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 독립영화를 연출하는 감독, 연극과 영화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드나드는 카페 ‘영화다방 와’의 안주인 최수안 감독은 그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이다. 힘들게 영화를 만들고 난 이후에도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가 더 어려운 현실에 부딪히면서 세상의 잠들어 있는 수많은 영화들을 상기하게 됐다. 그렇게 관객에 목말랐던 영화들을 불러 모았고 2012년 8월, 그 영화들을 상영하는 밤이 시작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들에게 먼저 반응이 왔다. 단 한 차례 스크린에 걸린 뒤 기약 없는 휴식을 취해야 했던 그들의 작품이 다시 생명력을 얻는 장롱영화제는 감독이 다시 감독이 되는 자리였다. 1년 넘게 꾸준히 진행되는 영화제는 관객마저 매료시켰다. 코앞에서 감독과 배우를 만날 수 있는 장롱영화제의 친밀함에 빠져 매달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있다.

카페가 관객들로 꽉 채워지고 다시 부활한 영화를 향한 모두의 제의가 시작된다. 진지하지만 분위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한 살을 넘긴 장롱영화제는 이제 서교예술실험센터와 인천시립 수봉도서관 등 외부에서 열리기도 한다. 장롱영화제의 확장판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는 셈이다. 최 감독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는 부산, 부천, 전주 등 지역을 중심으로 한 메가영화제의 시대에서 문화영화제의 시대로 이전해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장長’하고 ‘롱long’하게 당신의 사랑 혹은 증오를 받을 영화들을 장롱영화제에서 만나 보시라.

영화제가 열리는 밤이 아니더라도 카페는 매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 한쪽 벽면을 빼곡히 채운 DVD와 비디오 중 보고 싶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영화와 예술 서적을 보며 오후를 보내기도 좋다. 레몬 하나를 통째로 넣어 만드는 레모네이드, 최 감독이 만드는 피자는 추천메뉴.
 
장롱영화제 | 일시 매월 마지막 주 수·목요일 오후 8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36-3 지하 1층 영화다방 와  문의 02-324-0338  입장료 없음
 
글·사진  양보라 기자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