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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Grill and Table-예비캠퍼의 실용주의 테이블

  • Editor. 천소현
  • 입력 2013.11.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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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독립을 선언하고 이사를 할 때 어머니는 많은 선물과 짐을 동시에 안겨 주셨다. 그중 하나가 커다랗고 새까만 칠기 상이었다. 6명이 둘러앉으면 딱 맞는 크기의 이 상은 가장자리의 테가 솟아올라 팔을 올리기에도 불편할 뿐 아니라 칠이 벗겨져 검정 매니큐어로 덧칠을 해야 할 정도였다. 그래도 버리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40년 전 시집올 때 혼수로 해왔다는 어머니의 추억 때문이고, 두 번째는 가끔 대군단의(내 기준으로는 2명 이상의) 손님이 와서 식사를 할 때 그런 대로 밥상 노릇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호시탐탐, 미끈한 밥상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데 매번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펀샵funshop으로부터 메일을 하나 받았다. 나의 드문 온라인 단골집인 펀샵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가게라는 모토로 통통 튀는 디자인·기능성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인데, 석 달 전에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서 골수 단골들의 엉덩이가 들썩였었다. 오늘 받은 펀샵 소식지에서 내 꼬리뼈를 한 뼘이나 자라게 한 것은 나무 밥상이 아니라 미국캠핑브랜드 텍스포츠에서 만든 캠프 그릴 앤 테이블Camp Grill & Table이었다.


삼단으로 쌓아 올린 이 격자무늬 철망 테이블의 원래 용도는 야외용 그릴이다. 모닥불 위에 척 펼쳐 놓고 소시지나 바비큐를 직접 구워도 되고 버너불 위에 척 펼쳐 놓고 그 위에 냄비나 팬을 얹어서 안정감 있게 요리할 수도 있다. 분체도장이라서 당연히 직화에도 끄떡없다. 캠퍼도 아니면서 캠핑장비만 보면 침을 흘리는 내게는 그 자체로도 아주 매력적인 그릴이었다.


그러나 ‘펀’한 부분은 이제부터다. 캠핑시의 그릴은 일상생활에서 튼튼한 테이블 역할을 수행한다. 가장 작은 테이블(조금 전까지는 그릴이었지만)은 소품을 올려놓는 인테리어 테이블이나 티 테이블로 제격. 중간 크기는 간단한 다과상으로 손색이 없고, 가장 큰 테이블은 상판의 길이가 90cm가 넘을 정도로 넉넉해서 많은 것들을 올려 놓을 수 있다. 솔직히 세 가지 다 욕심이 난다. 다 펼쳐 놓을 자리라도 있냐고 묻는다면, 접어서 세워두면 그만이라고 답하겠다. 다리를 접으면 두께가 3.3cm밖에 안 된다니 말이다. 표면이 거칠고 마감이 매끈하지 않다지만 그것마저 튼실하고 거친 매력으로 느껴지니 단단히 홀려버린 느낌이다. 어찌할거나 취향이 ‘쁘띠’보다는 다목적, 실용성이고 장래 희망 취미가 캠핑인 것을. 그나저나 어머니의 칠기 상은 어찌 할까나.

 

1 그릴로 태어났지만 테이블로 더 사랑받는 캠프 그릴 앤 테이블 2 소품을 올려놓으면 인테리어 테이블로도 제격이다 3 세 가지 크기의 테이블은 높이도 다 다르다


캠프 그릴 앤  테이블┃가격 small 2만9,000원(상판 40.4cm*30.2cm, 높이 14.5cm, 무게 2.3kg)  medium 3만5,000원(상판 60.4cm*40.4cm, 높이 20cm, 무게 3.3kg)  large 5만5,000원(상판 91.2cm*45.5cm, 높이 21cm, 무게 4.7kg)  문의 1544-6205 www.funshop.co.kr

글  천소현 기자   사진제공  펀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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