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興味津津 아부다비
흥미진진興味津津 아부다비
  • 트래비
  • 승인 2013.12.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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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는 여전했다. ‘오일 머니’의 위력을 실감케 해주는 호화찬란한 건물들과 아찔한 테마파크, 웅장한 그랜드 모스크도 여전했고 사디얏 섬의 거대한 프로젝트 또한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그럼에도 또 다른 놀라움으로 가득했던 아부다비 ‘2차 원정기’를 시작한다.

 

 

그랜드 모스크의 초대형 샹들리에

 

18개월 만에 다시 찾은 아부다비Abu Dhabi. 지난 방문 때와 사뭇 다른 점은 날씨였다. 기온과 습도 모두 낮았다. 9월 말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아부다비는 ‘상대적으로’ 덜 뜨겁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산뜻하다. 가장 추울 때 사막은 기온이 영상 3~5도까지 떨어진다. 이쯤 되면 아부다비의 백화점에서 오리털 파카를 파는 것도 이해가 된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아부다비를 여행하기 제일 좋은 시기다. 한여름에는 최고 기온이 50도를 육박하니 밖으로 나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도시(아부다비는 아랍에미리트연방의 수도이자 연방을 구성하는 토후국 중의 하나다) 전체가 한증막인 것이다. 아부다비 하면 일 년 내내 모래바람이 풀썩거릴 것 같지만 1월과 2월에는 비도 내린다. 하지만 연간 강수량이 60~100mm에 불과하니 그야말로 변죽만 올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아부다비가 아랍에미리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나라 전체 면적의 8할이 아부다비 땅이다. 하지만 나라 전체 인구인 800만 가운데 절반은 ‘경제 수도’인 두바이Dubai에 산다. 아부다비의 ‘전가의 보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석유다. 아랍에미리트는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10%를 담당하는데, 나라 전체 석유 생산량의 94%가 아부다비에서 샘솟는다. “석유 가격을 1ℓ당 3달러 인상하면 하루 만에 에미리트 팰리스Emirate Palace(아부다비를 대표하는 초호화 호텔. 건물 양쪽 사이의 거리가 1km를 넘는다) 지을 돈이 생긴다”는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어둠이 내리면 그랜드 모스크는 더욱 아름다워진다

인터콘티넨탈 호텔 부근의 선착장

해질녘의 아부다비 시티 골프 클럽

 

낙타가 그려진 커피와 말린 대추


시장 구경으로 아부다비에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한나절만 문을 여는 수산시장Fish Market은 우리네 시장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익숙한 물고기와 낯선 물고기들이 하나같이 싱싱해 보였다. 시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도 했다. 시장에서 생선을 구입할 때 우리 돈으로 1,000원 정도를 더 내면 먹기 좋게 손질해 준다고 한다. 잘 다듬어진 생선을 아부다비 사람들은 주로 구워 먹는다.


 대추시장 한쪽에는 대추 이외에 다양한 과일들도 수북했다. 하지만 토마토나 레몬 등을 제외한 많은 과일들을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호화로운 도시에서의 소박한 시장 나들이가 즐거웠다. 자주 입에 올리는 표현이지만 전 세계의 공통언어는 영어가 아니라 재래시장에서 오가는 인정과 흥정이다.


가장 서민적인 풍경에서 가장 으리으리한 풍경으로 옮아갔다. 아부다비 정부가 소유하고 유명 호텔 체인인 켐핀스키가 운영하는 에미리트 팰리스 구경에 나선 것이다. 아부다비의 랜드마크로 일컬어지는 에미리트 팰리스는 호텔 이름에 ‘궁전’을 차용할 만큼 호사스럽기 짝이 없다. 건물 외관부터가 궁전을 떠올리게 할 만큼 품격이 남다르다. 금과 대리석, 그리고 1,000여 개의 크리스털 샹들리에로 꾸며진 호텔 내부에 들어서면 더할 수 없는 화려함에 그저 어안이 벙벙해진다. 호텔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객실 수(394개)는 에미리트 팰리스가 지향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일러준다. 흔히 두바이에 있는 버즈 알 아랍을 7성급 호텔의 대명사로 추어올리는데, 이곳 관계자들은 “최고의 시설에 품격까지 더한 진정한 7성급 호텔은 에미리트 팰리스뿐”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에미리트 팰리스의 객실과 부대시설을 둘러보기에 앞서 호텔 내 카페에 들러 카멜치노Camelccino 한 잔을 마셨다. 커피에 우유 대신 낙타젖을 넣기 때문에 카푸치노가 아니라 카멜치노다. 대추 시럽으로 단맛을 더했다. 라테 아트라고 하면 보통 꽃이나 하트 모양을 연상하기 마련인데 카멜치노를 장식한 그림은 낙타였다. 거품 위에서 낙타의 쌍봉이 도드라졌다. 견학을 마치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들었다. 둥글넓적한 아랍의 전통 빵을 찢어 후무스라고 불리는 병아리콩 소스를 찍어 먹었다. 고소한 맛이 은근했다. 샤프란을 넣은 밥과 함께 나온 양고기는 누린내가 나지 않아 거부감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굉장히 부드러워 굳이 나이프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디저트로는 예의 그 말린 대추를 얹은 과자와 커피가 제공됐다.

 

아부다비를 대표하는 호텔인 에미리트 팰리스. 자연스레 궁전이 연상될 만큼 웅장하고 호화롭다

 아부다비의 ‘국민 간식’인 대추. 대추시장이 따로 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우유 대신 낙타젖을 넣어 주는 카멜치노

 

수산시장 인근에 서는 대추시장Date Market의 상점들은 대추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있다. 중동은 대추의 최대 산지다. 종류만 100여 종이고, 전 세계 대추 생산량의 무려 90%를 차지한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현지인들은 말린 대추를 선호한다. 간식거리나 후식으로 자주 찾고 차를 마실 때도 빠트리는 법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말린 대추 하나씩 먹는 사람들도 많다.

 

아부다비 신앙 공동체의 중심, 그랜드 모스크

 

하나의 섬에 들어설 루브르와 구겐하임


828m에 이르는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에 견줄 수는 없지만 아부다비 최고最高 빌딩인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Jumeirah Etihad Towers의 위용도 만만치 않았다. 74층 전망대, 그러니까 지상 300m에서 굽어보니 도시의 생김새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졌다. 전망대에서는 애프터눈 티도 즐길 수 있다. 샌드위치, 마카롱, 초콜릿 등의 풍성한 티푸드가 3단 트레이에 실려 나왔다. 하늘에서의 티타임이 근사했다.


땅으로 내려와 그랜드 모스크Grand Mosque를 찾았다. 알라를 향한 성심聖心과 성심誠心의 결정체이자 아부다비 사람들의 존경과 추앙을 한몸에 받고 있는 국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이 영면하고 있는 곳이다. 그랜드 모스크의 ‘골격’을 구성하는 82개의 돔과 1,000개의 기둥은 강건했다. 돔의 곡曲과 기둥의 직直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풍경은 절대자를 향한 굳건한 믿음처럼 보였다. 모스크 내부에 매달린 7개의 샹들리에 중 가장 육중한 것은 무게가 12톤이나 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돔이 이 거대하면서도 정교한 샹들리에를 지탱하고 있다. 바닥에 깔려 있는, 7,126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다는 카펫은 이란 여성 1,200명이 2년에 걸쳐 한 땀 한 땀 기워낸 결과물이다.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자 그랜드 모스크는 몽환적인 분위기로 충만했다. 규칙적으로 늘어선 모스크의 아치형 구조와 기둥들이 불빛의 도움을 받아 물속에서 가늘게 흔들렸다. 종교를 떠나 그 자체로 매혹적인 광경이었다.


아부다비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어 한다. 관광도시 아부다비를 견인하는 ‘쌍끌이 어선’은 야스Yas 섬과 사디얏Saadiyat 섬이다. 야스 섬의 테마는 엔터테인먼트다. 각종 물놀이 시설을 갖춘 야스 워터월드Yas Waterworld, 세계 최대의 실내 테마파크인 페라리 월드 아부다비Ferrari World Abu Dhabi, 세계 최고의 속도전인 F1이 열리는 야스 마리나 서킷Yas Marina Circuit 등이 들어서 있다. 반면 사디얏은 문화적인 면모를 강조한다. 현재 여러 박물관이 건립 중에 있는데 2015년 루브르박물관 분원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국립박물관이, 2017년에는 구겐하임미술관 분원이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머지않아 루브르와 구겐하임이 같은 섬에 둥지를 틀고 있는 진기한 풍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 전망대에서는 다양한 디저트를 곁들인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다

 

 

화려한 도시의 아날로그 투어


아부다비는 세계가 인정하는 지하자원의 강국이다. 원유 매장량이 세계 4위, 가스 매장량은 세계 3위다. 하지만 아부다비에서 석유가 발견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1958년이다. 두바이는 그보다 10년이나 늦은 1968년이 석유 발견의 원년이다. ‘석유의 은총’이 있기 전까지 아부다비는 가난했다. 50~6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사막에서 대추야자를 재배하거나 바닷가에서 진주조개를 채취하며 생계를 겨우겨우 꾸려 갔다.


아부다비 펄 저니Abu Dhabi Pearl Journey에 참가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 선착장에서 단출한 외양의 전통 배에 올라탔다. 함께 탑승한 가이드는 아부다비 조개잡이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들려준 뒤 미리 준비해 온 진주조개들을 내밀며 그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칼을 이용해 껍데기를 벌리니 조개의 속살과 새끼손톱만한 진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물로 잘 씻은 진주를 붉은색 헝겊 주머니에 담아 주었다. 물론, 모든 조개들이 진주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은 진주를 잉태한 조개가 아니라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배에 마련된 쿠션에 눕다시피 앉아 푸른 하늘과 짙푸른 바다, 그리고 모래톱 위에 지어진 살색의 건물이 힘을 합쳐 이뤄낸 이국적인 풍경을 만끽하다 보니 90분이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바람은 시종일관 살랑거렸다.


사디얏 섬에 위치한 파크 하얏트 호텔Park Hyatt Hotel의 지중해 요리 전문 레스토랑인 비치 하우스Beach House에서 점심 식사 대접을 받았다. 독일 베를린 태생의 셰프 미셸 뮬러Michele Mueller 씨가 준비해 준 메뉴들은 예외 없이 맛이 뛰어났다. 토마토 모차렐라 샐러드를 시작으로 쇠고기, 버섯, 참치, 새우 요리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특히 튀김처럼 바스락거리는 쇠고기의 식감과 빵 부스러기 및 치즈를 올린 뒤 구워낸 가지 요리가 인상적이었다. 새우의 풍미를 잘 살려주는 매콤한 소스도 훌륭했다. 아부다비에 머문 5일 동안 가장 맛있는 순간이었다.

파크 하얏트 호텔의 레스토랑 중 하나인 비치 하우스의 디저트와 가지 요리. 독일 베를린 출신 여성 셰프의 솜씨가 뛰어나다

조개 속 진주를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는 아부다비 펄 저니 프로그램

아부다비 펄 저니의 전통 배에서 바라본 셰이크 자예드 전시장. 파란 물빛과 살색 건물의 조화가 눈부시다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Abu Dhabi Tourism & Culture Authority www.visitabudhabi.ae, Golf in Abu Dhabi www.golfinabudhabi.com, Westin Abu Dhabi Golf Resort & Spa www.westinabudhabigolfresort.com


▶travel info Abu Dhabi         

[airline]
아랍에미리트의 국영 항공사인 ❶에티하드 항공(www.etihad.com)이 인천~아부다이 구간의 직항편을 매일 운항 중이다. 비행시간 약 9시간 40분.
 

 

[golf]
❷야스 링크(www.yaslinks.com)는 세계적인 골프 코스 디자이너인 카일 필립스에 의해 설계됐다. 모든 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17번 홀이 시그니처 홀로 꼽힌다. 사디얏 비치 골프 클럽(www.saadiyatbeachclassic.com)은 중동 최초로 걸프 만 해안을 따라 조성된 오션사이드 코스다. 엄청난 크기의 벙커들이 승부욕을 자극한다. 아부다비 시내에 위치한 아부다비 시티 골프 클럽(www.adcitygolf.ae)은 9홀로 구성돼 있다. 특히 아부다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hotel]
❸웨스틴 아부다비 골프 리조트 앤 스파(www.westinabudhabi golfresort.com)는 2년 전 문을 열었다. PGA 경기를 개최하는 27홀의 챔피언십 골프 코스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 객실 중 가장 비싼 프레지덴셜 스위트에는 개인 영화관까지 있다. 뷔페 레스토랑인 페어웨이Fairways는 양식·중식·아랍식 등 다양한 지역의 요리를 제공한다. 아부다비 호텔의 대명사인 에미리트 팰리스(www.emiratespalace.com)는 투숙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둘러볼 만하다. 1.3km의 프라이빗 해변이 있다. ❹주메이라 호텔(www.jumeirah.com)의 객실 수는 382개. 모든 객실에는 호텔 소유주가 직접 찍은 아부다비 사진이 걸려 있다. 프랑스·일본·베이루트 요리 전문 식당을 갖추고 있다. ❺래디슨 블루 호텔(www.radissonblu.com/hotel-abudhabi)은 야스 섬에 위치하고 있으며, 모두 합쳐 397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❻야스 비세로이 호텔(www.viceroyhotelsandresorts.com/abudhabi)은 크루즈를 모티브로 설계됐다. 호텔에서 F1 경기장인 마리나 서킷이 내려다보인다. 사디얏 섬에 들어선 ❼파크 햐얏트 아부다비 호텔 앤 빌라(abudhabi.park.hyatt.com)에서는 306개의 객실과 빌라가 이용 가능하다. 사디얏 비치 골프 클럽이 지척에 있다.


 

[etc.]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는 먹지 않는다. 대신 양고기를 좋아한다. 센트럴 비즈니스 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에 자리한 갤러리아(www.thegalleria.ae)는 가장 최근에 오픈한 쇼핑몰이다. 130여 개의 상점이 입점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❽야스 워터월드(www.yaswaterworld.com/en)는 CNN에 의해 세계 12대 워터파크 중 하나로 선정됐다. 페라리 월드 아부다비(www.ferrariworldabudhabi.com)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트가 있다. 최대 시속 24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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