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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on Potato- 열정은 감자에서 꽃 핀다

  • Editor. 천소현
  • 입력 2014.01.0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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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감자에서 시작됐다. 감자튀김에 맥주를 파는 시장통의 작은 점포일 뿐인데, 매장 밖으로 ‘테이크아웃’ 줄 따로, ‘좌석대기’ 줄 따로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다. 한 달 사이에 다시 가 보니 매장 옆 골목에 간이 포장마차를 설치해서 좌석난을 조금 해결한 상태였다. 맛이 특별하냐고? 막 튀겨낸 통통한 감자는 짭조롬하고 고소하다. 11가지 소스 중 하나를 골라 찍어 먹으면, 손은 저절로 다음 감자로 이동 중이다. 그렇게 몇 개를 연달아 먹다 보면 곧 떠오르는 한 가지.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다. 마치 생크림처럼 찰진 크림이 계량컵 상부를 덮고 있는 소위 ‘크림 생맥주’. 이것이 요새 금천교 시장 최고의 대박집으로 떠오른 ‘열정감자’의 메뉴 전부다.

그러나 감자튀김은 감자튀김이고, 맥주는 맥주일 뿐. 이런 감자튀김 맥주집은 요즘 흔한 콘셉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감자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또다시 사람이다. 스스로를 ‘청년장사꾼(대표 김윤규)’이라고 부르는 젊은이들. 대기업 사원이나 공무원이 되고자 좁은 문을 서성거릴 또래의 청년들과 달리 시장 한복판으로 뛰어든 패기의 주인공이 이제 20여 명이나 된다. 2012년 10월에 문을 연 열정감자는 청년장사꾼의 2호점이다. 1호점은 이태원 이슬람 사원 부근의 ‘사원앞카페벗’이라는 카페였다.

맛은 있으나 불친절함을 특징으로 하는 시장의 ‘전통적’ 영업태도를 과감히 물리쳤다.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기본기를 익힌 김대표의 철학은 상품을 ‘재미있게’ 팔자는 것.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블로거나 취재팀의 카메라에도 경계하는 기색 없이 ‘저희, 초상권 없어요!’라며 모델을 자처한다. 이들의 열린 태도에서 읽히는 것은, 교육받은 고객응대가 아니라 자신의 일에 몰입할 때 가능한 자부심이다.

청년장사꾼은 사회적기업으로는 드물게 창업 이후 단기간 안에 ‘기업적’ 성공을 이룩했고, ‘사회적’ 취지에도 합당하게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2월에 3호점 열정꼬치를, 8월에 5호점 열정골뱅이를 차례로 개업했다. 4호점인 마포의 열정감자를 제외하면, 열정꼬치와 열정골뱅이 모두 금천교 시장 안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의 슬로건은 ‘열정을 만나면 정열이 샘솟는다!’지만 맛 탐색자들은 ‘열정을 만나면 식탐이 샘솟는다.’
 
1 청년장사꾼들은 손님을 대면대면 대하는 법이 없다. 열정꼬치의 활기찬 카운터 2 저마다 재치 있는 문구들을 써서 자기 유니폼에 붙인다 3 케이준 양념을 뿌린 열정감자 4 열정꼬치의 메뉴보드
 

위치 서울 종로구 내자동 24(금천교 시장 내)  영업 낮 12시~밤 12시(일요일은 오후 5시 오픈)  메뉴 감자 M 3,000원, L 4,500원, XL 6,000원, 케이준 양념 500원 추가, 크림맥주 2,000/ 3,000원  문의 070-7778-4676  기타 시장 입구에서 가까운 순서는 열정골뱅이, 열정꼬치, 열정감자 순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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