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야마-400년을 거스른 타임슬립
오카야마-400년을 거스른 타임슬립
  • 트래비
  • 승인 2014.01.02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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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어디라고? 돗토리나 히로시마와 가깝다고 했을 때에야 그곳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낯설고 생소한 땅에 발을 디딘다. 300~400년 전 어디쯤을 서성이고 있는 듯한 오카야마로의 시간여행.

 
진회색 외벽과 금빛 장식이 특징인 오카야마성의 텐슈카쿠
 
에도시대로 걸어 들어가다

오카야마岡山역에서 내려 시내를 가로지르는 노면전차에 올랐다. 전차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듯한 외관이며, 칠이 벗겨지고 손때 묻은 나무 좌석이 그러했다. 한 80년 전쯤의 서울, 아니 경성 거리를 오가던 전차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물론 최근 만들어져 매끈한 것들도 있었지만 느릿느릿한 속도는 매한가지. 슬슬 오카야마로의 시간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노면전차가 서는 시로시타城下역에서 내려 5분쯤 걸었을까. 멀리 오카야마성의 진회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시내 동쪽을 감싸고 흐르는 아사히가와강을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는 오카야마성의 역사는 약 4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597년, 당시 영주인 우키타 히데이에가 건설한 것으로 280년에 걸쳐 14명의 영주가 그 위세를 떨치던 곳이다. 현재 오카야마성은 2차 세계대전으로 소실된 것을 1966년에 재건한 것이지만, 여전히 오카야마현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통한다.

오카야마성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텐슈카쿠天守閣다. 외벽을 온통 검은 판자로 두르고 있어 ‘까마귀성烏城·우죠’이라고도 불리는 이 건물은 제법 웅장하다. 겹겹이 기와지붕을 올려 무려 20m를 넘는 높이를 자랑하고, 처마 끝은 금빛으로 장식해 진회색 외벽과 대비를 이루며 중후한 멋을 뽐낸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수백년 전의 그림, 생활용품, 움직이는 인형 등이 전시돼 있고, 영주나 공주의 의복을 직접 입어 볼 수도 있다. 맨 위층에 올라 오카야마시의 풍경을 한눈에 담아 보는 것도 좋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파르페를 맛보는 일이다.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성에서 웬 파르페인가 싶겠지만, 기후가 온화하기로 유명한 오카야마는 복숭아, 포도, 멜론 등의 과일이 특산물이다. 시내 곳곳의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판매하는데, 텐슈카쿠에 자리한 음식점에서도 싱싱한 계절 과일을 듬뿍 올린 파르페를 맛볼 수 있다.

성에서 내려와 아사히가와강을 건너면 드넓은 일본식 정원이 펼쳐진다.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오카야마 고라쿠엔後樂園이다.
에도시대의 전형적인 다이묘 정원으로 1700년에 완성된 이후 영주들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그 모양을 바꾸어 왔단다. 잘 가꿔진 잔디밭과 잔잔한 연못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걸으면, 세상의 시름은 잦아들고 번잡스러운 마음이 가지런히 정리되는 것만 같다. 고라쿠엔의 전체 면적은 약 13만3,000m2에 달하지만 굳이 다 걸어 볼 필요는 없다. 지형이 평평해 어디에서나 정원의 고즈넉한 풍경이 한눈에 담기기 때문이다. 잠시 거닐다가 연못가에 오도카니 자리한 정자의 툇마루에 앉아 말차 한 잔을 음미해 볼 것. 수백년 전의 영주라도 된 듯 넉넉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오카야마시의 노면전차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오카야마 성을 쌓아 올렸던 돌의 파편이 성 안에 전시되어 있다
오카야마 고라쿠엔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오카야마현 www.okayama-japan.jp/hg/

 

▶travie info     
오카야마의 또 다른 시간여행지
구라시키倉敷 

오카야마시에서 기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구라시키에는 에도 막부의 직할지로 번영을 누리던 마을(구라시키 미관지구)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구라시키역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마을 입구에 다다르게 되는데, 한적했던 소도시의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고풍스런 건물들 사이로 여행객들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새하얀 회벽과 진회색 기와를 얹은 가옥들이 줄줄이 이어지며 정겨운 골목길을 만들어내고,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수로에는 나룻배가 미끄러지듯 떠간다. 언뜻 우리네 전주한옥마을이나 저우좡周庄, 통리同里 등 중국의 수향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다. 조붓한 골목길 산책, 나룻배 타기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옛 가옥들을 개조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입을 즐겁게 한다. 일본 최초의 사립 서양미술관인 ‘오하라 미술관’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으니 꼭 들러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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