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할 때 같이 하는 것은 마니아의 기본자세가 아니다. 봄·가을로 미어터지던 캠핑장이 더 없이 한산해지는 계절. ‘미쳤나?’ 소리가 절로 나오는 강추위에도 동장군을 가볍게 업어 메치고 짐을 꾸리는 캠퍼라면 마니아의 반열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
시작은 이렇게 거창하게 했지만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글램핑이다. 아시다시피, 풀 옵션 오피스텔처럼 몸만 달랑 가면 된다는 글램핑. 진정한 캠퍼 운운한 것이 가소로울 수 있지만, 밤사이 소복이 눈이 쌓인 캠핑장에 첫 발자국을 남겨 보지 않은 사람은 일단 빠지시라.
언젠가 밝힌 적이 있지만 캠퍼가 아닌 기자로서는 동계용 침낭에 난로까지 챙겨 가야 하는 겨울 캠핑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 하지만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어느날 포천메가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은 가볍기만 했다. 두툼한 복장만 신경 쓰면 되니 말이다.
나무 테크 위에 세워진 거실형 텐트는 침실 타프와 주방공간을 포함할 만큼 넉넉했다. 텐트 안에서 대부분 생활해야 하는 겨울이다 보니 화력 좋은 난로는 필수. 스위치를 켜자 금방 더워지는 내부 공기는 바깥 추위를 단절시켜 주는 충실한 보호막이 되어 주었다. 침대용과 바닥용으로 전기장판 2개를 깔아놓은 침실은 4명까지는 충분히 수용할 크기. 거울이 달린 화장대와 작은 선반들이 있어 소품들을 늘어놓기도 편리하다. 쌩쌩, 텐트를 들썩이는 바람이 아니었다면 캠핑이라기보다는 펜션에 가까운 느낌이 들 정도로 쾌적하다.
캠핑위너camping winner의 브랜드로 통일된 각종 주방집기와 아이스박스, 전기프라이팬과 스토브를 장착한 키친테이블. 이 도구들을 십분 활용해 만들어 내야 할 저녁과 아침식사 재료들까지 배달해 준다. 아무리 추워도 모닥불의 낭만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화롯대를 밖으로 옮겨 장작을 지피고 고기를 굽는 동안 청명한 겨울밤, 하늘의 별은 더욱 초롱초롱 빛났다.
지난해 봄에 문을 연 메가캠핑장은 빠른 입소문을 타고 가족에게 편리한 캠핑장으로 자리잡았다. 수영장, 놀이터, 유아용 암벽장 등 아이들을 배려한 시설들 때문. 겨울 시즌부터 시작된 23동의 글램핑하우스는 오픈하자마자 큰 인기라고. 겨울 캠핑, 참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