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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RARIES IN SEOUL 책 그 너머를 여행하다③도서관 풍경을 품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4.03.1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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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풍경을 품다
 
연인과 함께 도서관에 간다면 그럴까? 책을 보다가도 자꾸 눈길이 가고, 턱을 괴곤 한참을 바라보곤 한다. 도무지 한눈을 팔지 않을 수 없는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
은평구립도서관 건물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떠올리게 할 만큼 ‘작품’에 가깝다
 
▶은평구립도서관
책의 성채에서 은평을 굽어보다

남서쪽으로 뻗어 내리던 북한산(837m) 줄기가 잦아들다가 다시 살짝 솟아오른 언덕에 은평구립도서관은 서 있었다. 그런데 노출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이 예사롭지 않다. 언덕의 비탈을 따라 거대한 계단처럼 층층이 올라선 것이며, 웅장한 성채나 신전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지난 2001년 10월 개관한 은평구립도서관은 건축가 곽재환씨의 작품이다. 계단식으로 지어진 덕분에 각 층마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응석대凝夕臺가 생겨났고, 건물 한가운데엔 하늘을 비추는 우물인 반영정反影井을 파놓기도 했다. 뒤편 불광근린공원의 산책로와 이어지는 석교夕橋는 도서관이 주변의 자연과 교감을 시도하는 듯 멋스럽다. 도서관 건물이 지어질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응석대에서 바라본 풍경 역시 탄성이 터져 나온다. 갈현동, 대조동 등의 주택가가 다닥다닥 이어지다간 그 끝에는 나지막한 산줄기가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싼다. 각 층마다 높이를 달리하면서 조금씩 풍경이 변하는 것도 재밌다. 사실 은평구립도서관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골목길을 힘겹게 올라야 한다. 하지만 불평도 잠시. 도서관 건물과 응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그 짧은 노고는 위로를 받고도 남을 것이다. 

이용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자료실 및 열람실별로 상이함) 
휴관일 매월 둘째·넷째 화요일, 법정공휴일(일요일 제외)
주소 은평구 통일로 78가길 13-84  문의 02-385-1671~4 www.eplib.or.kr
 
구름다리에 서면 한강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독서를 할 수 있는 열람실 풍경
 
▶광진정보도서관  
한강, 엎어지면 코가 닿는다

서울의 동쪽 끄트머리, 한강에 바짝 다가선 광진정보도서관을 찾아갔다. 건물은 여러 자료실이 몰려 있는 도서관동과 열람실, 식당, 휴게실 등이 자리한 문화동으로 구분돼 있다. 두 건물을 투명한 구름다리가 이어주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생각보다 큰 도서관 규모에 놀랐지만, 먼저 발길을 옮긴 곳은 한강이었다. 도서관에서 엎어지면 코가 닿을 거리에 도도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으니, 그 유혹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강변을 따라 이어지고, 그 아래로는 자전거도로가 쭉쭉 뻗어간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가 지친 이들은 강가로 내려와 머리를 식힌다. 잔잔한 물결과 수면 아래로 드리운 도시의 물그림자가 눈을 즐겁게 하고, 찰박거리며 강변의 자갈을 어루만지는 물소리가 싱그럽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건만 도서관 앞 야외 카페에는 커피, 독서, 한강을 한꺼번에 즐기려는 ‘욕심쟁이’들도 있었다. 시야를 가리며 물 위에 떠 있는 강변북로가 아쉬울 따름이다. 도서관동의 옥상정원이나 구름다리에 오르면 강변북로마저도 ‘풍경’이 되어 준다. 자동차는 수면 위를 떠가듯 달려가고, 너른 강물 너머로는 암사동, 천호동, 풍납동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오른쪽으로는 한강을 가로지르는 천호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해질 무렵이면 노을이 하늘은 물론 강물까지 물들여 색채의 향연을 펼친다니, 일몰 시간에 맞춰 책장을 덮고 옥상정원에 올라 보길 권한다. 

이용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11~2월 7시까지),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자료실 및 열람실별로 상이함)  휴관일 매월 둘째·넷째 화요일, 법정공휴일(일요일 제외)  주소 광진구 아차산로78길 90  문의 02-3437-5092~5 www.gwangjinlib.seoul.kr
 
마포구립하늘도서관은 마포구청 꼭대기인 12층에 자리한다
 
▶마포구립하늘도서관  
하늘도서관? 이름값 하네!

하늘도서관, 이름 참 잘 지었다 싶다. 그것은 마포구청의 꼭대기에 자리한 마포구립하늘도서관에 가보면 절로 알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구청사 12층에 오르니 하늘정원이 먼저 반겨 준다. 나무로 된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여느 분위기 좋은 카페를 연상시킨다. 남쪽으로 난 창문 앞에 서면 망원동과 합정동 너머로 반짝이는 한강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하늘도서관’이란 이름값을 하는 것이다.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자 100석 규모의 종합자료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남서쪽으로 난 창은 일렬로 죽 늘어서서 빛을 받아들이고, 약 3만권의 장서를 보관한 서가가 제법 규모 있는 도서관의 풍모를 자랑한다. 특이한 점은 창가 자리와 안쪽 자리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안쪽은 책장과 테이블이 직선적인 데 반해, 창가 자리는 곡선을 많이 이용했고 의자와 테이블도 북카페를 떠올리게 할 만큼 푸근하다. 영유아를 위한 열람실인 어린이방, 자유롭게 경치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휴게실 등도 잘 마련돼 있다. 

창가에 앉으면 하늘도서관의 매력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오른쪽으로는 서울월드컵경기장과 하늘공원이 내려다보이고,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평화의 공원과 강변북로 너머로 한강을 가로지르는 성산대교가 눈에 담긴다. 해질 무렵이면 다홍빛 노을이, 어두운 밤이면 눈부신 서울의 야경이 펼쳐진다니 책이 눈에 들어올까 싶을 정도. 독서를 위해 하늘도서관에 올랐다면 주의해야 한다. 글보다는 풍경에 눈길을 빼앗길 테니까. 

이용시간 평일 오전 9시~밤 10시, 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일요일 제외)
주소 마포구 성산동 370 난지도길 30 마포구청 12층  문의 02-3153-6260 skylib.mapo.go.kr
 
●mini interview
마포구립하늘도서관 조형주 관장
“스카이라운지에 도서관을 연 셈이죠”

2013년 11월12일 문을 연 마포구립하늘도서관은 그 특별한 위치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마포구청의 꼭대기, 가장 전망 좋은 자리에 구민들을 위한 도서관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본래 구청에서 행사장으로 사용하던 강당이었어요. 그런데 독서애호가인 박홍섭 마포구청장님이 ‘책 읽는 마을, 마을마다 도서관’이라는 정책 아래 이곳을 도서관으로 꾸민 거죠. 10억원의 예산이 들어갔고, 도서관 전용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어요. 구청장님은 개인소장도서를 내놓기도 하셨고요.”
하늘도서관의 콘셉트는 ‘풍경’과 ‘힐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잠시 멈춰 서서 편안하게 풍경과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 이곳에서 지역주민들 간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도 도서관 관계자들의 바람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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