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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낙원으로 가는 계단 웨스트벵갈

  • Editor. 천소현
  • 입력 2014.03.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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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에 펼쳐진 푸른 차밭, 원숭이들이 손을 흔드는 국경의 고도와 히말라야를 등에 업은 도시들. 
머리에 봇짐을 가득 실은 사륜구동차들이 가파른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이유다. 
 
 
홍차의 여왕들
차 생산은 손으로 하나하나 찻잎을 수확하고 덖어야 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고된 노동 앞에 아름다움을 논하는 일이 죄스럽지만 차밭의 여인들은 참 고와 보였다. 다르질링차가 ‘여왕의 홍차’, ‘홍차의 샴페인’이라면 다르질링의 여인들은 ‘홍차의 여왕’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이 여왕들의 손끝에서 세계 최고의 홍차가 나온다
 
외뿔코뿔소를 보았나
이른 아침, 우리는 코끼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도 설명을 해주지 않은 탓에, 처음엔 우리가 기다리는 것이 잘다파라 국립공원Jaldapara Wildlife Sanctuary에 사는 야생 코끼리 떼의 이동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내 우리는 코끼리 등에 올라타 있었고 코끼리들은 아직 아침 이슬이 사라지지 않은 숲과 초원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그곳에 멸종위기에 처한 외뿔 코뿔소와 나무 꼭대기에 앉은 공작과 조심성 많은 사슴들이 있었다. 
 
카이르바리 에코 파크의 표범 재활보호센터에서 어슬렁거리는 표범
잘다파라 국립공원에서 코끼리 사파리를 하는 동안 한 마리의 아기 코끼리가 계속 뒤를 았다
숲에서 우연히 발견한 파충류
물놀이를 즐기는 외뿔 코뿔소,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Wild Life in West Bengal

웨스트벵갈이라는 이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동물은 벵갈호랑이일 것이다. 거대한 몸집에 매서운 눈빛, 선명한 줄무늬와 가끔 드러내 보이는 이빨까지,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도 오싹해지는 맹수 중의 맹수다. 그래서 호랑이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벵갈호랑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의 동물원뿐 아니라 서커스에서도 가장 욕심을 내는 동물이기도 하다. 귀하여 여겨지는 백호도 알고보면 벵갈호랑이의 돌연변이다. 숙소였던 잘다파라 로지 인근의 카이르바리 에코 파크South Khayerbari Eco Park에서는 서커스에서 구조된 벵갈호랑이를 볼 수 있었다. 표범 재활보호센터가 있는 곳이라 북적이지만 정작 동물들은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다. 질려 버린 탓이리라. 

다음날 새벽 일찍 찾아간 잘다파라 국립공원에서는 코끼리를 이용한 사파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나뭇가지를 스칠 때마다 아침 이슬 세례를 맞으며 안개 깔린 숲을 통과해야 했던 이른 아침의 사파리는 경건하기까지 했는데, 그 분위기를 ‘업’시킨 것은 아기 코끼리 ‘점보’의 등장이었다. 엄마 뒤를 쫄쫄 따라다니기도 하고, 때로는 앞서 가기도 하는 모양이 귀여워서 희귀한 코뿔소를 제치고 그날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했다. 가이드에 설명에 따르면 코끼리는 대략 75마리 정도가 한 무리를 이루고 다른 무리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습성을 보인다. 그래서 무리의 보호를 받는 것이 코끼리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반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외뿔 코뿔소는 쉽게 남획의 희생물이 됐다. 1941년에 보호구역을 지정하면서, 당시 12마리 정도만 남아있었던 외뿔 코뿔소는 2007년 조사에서 124마리로 늘어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코뿔소를 관찰한 가이드들은 목욕을 즐기거나 풀숲에 숨어 있는 코뿔소를 용케도 찾아내곤 했다. 
 
잘다파라를 포함해 여러 개의 국립공원과 야생동물보호구역은 모두 도아스Dooars에 위치한다. 도아스는 이름 그대로(문을 뜻하는 ‘도아duar’에서 지명이 유래했다) 인도 북동부와 부탄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히말라야 기슭의 언덕 지대다. 외뿔 코뿔소뿐 아니라 몸집이 큰 비손, 표범, 점무늬 사슴, 사슴 종류인 삼바, 돼지사슴, 멧돼지, 희귀 조류 등이 드넓은 보호구역 안에 살고 있는데, 간혹 동물들이 인근 민가에 출현해 피해를 입힐 경우 정부에서 모든 보상을 책임진다. 
 
라바 인근의 안개 낀 마을 풍경
 
모건하우스에서 바라본 칸첸중가
이웃의 장례음식을 함께 준비하는 칼림퐁 사람들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티베트 사원. 이곳에 올라가면 칸첸중가가 더 선명하게 보인다
희귀한 선인장을 재배해서 판매하는 파인뷰 식물원

영국인의 공식 피서지 

어느새 다즐링 디스트릭트로 들어왔다. 세계적인 차 생산지인 다르질링을 포함해 라바Lava, 칼림퐁Kalimpong, 산닥푸Sandakphu, 커슝Kurseong, 실리구리Siliguri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히말라야 기슭의 이 도시들은 시원한 날씨 때문에 식민지 시절 영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했던 곳이다. 자연스레 이주 인구가 늘어나면서 영국 아이들과 인도 귀족들을 위한 사립학교가 콜카타에서 다르질링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학교 중 하나인 세인트폴 칼리지St. Paul’s College도 1823년 콜카타에 세워졌다가 1864년 다르질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래서인지 다르질링 거리에서는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는 학생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다즐링에서 30km 거리인 커슝Keurseong의 경우 야생난 서식지로 알려지면서 1880년대 이후 이주민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세인트폴 성당, 도우힐 스쿨 등이 세워졌다. 건조한 겨울과 봄이 지나고 5월에 첫 비가 내리고 나면 이 일대는 온통 푸른 기운으로 가득 차 식물학자의 천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도처에 숨은 희귀한 식물들을 채집하기 위해서는 가파른 산길을 쉴 새 없이 오르내려야 했지만, 히말라야의 풍경은 그 고통마저 잊어버리게 만들었을 것이다. 

싱가리라 능선Singalila Ridge 상에 위치한 도시 산닥푸sandakphu는 해발 3,636m로 웨스트벵갈에서 가장 높은 도시다. 동쪽으로는 부탄, 서쪽으로는 네팔의 에베레스트, 북쪽으로는 시킴주와 경계를 이룬다. 칸첸중가, 마칼루, 로체, 에베레스트 등 세계 최고봉들을 바라보며 걷는 트레킹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시에는 트레커들을 위한 호스텔도 많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걷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2,000~ 3,600m의 산악지대에서 진행되는 울트라마라톤 대회 중 ‘히말라야 100마일 런’의 코스가 다르질링, 산닥푸 일대를 무대로 진행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라톤으로 불리는 이 대회에 2009년 한국인 사막마라토너 안병식씨가 참가하기도 했었다. 

높은 고도가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해발 2,138m에 위치한 라바Lava에서는 종종 눈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고지대에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라바사원Lava Monastery이 우뚝 서 있고, 그 아래로는 또 다른 건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티베트를 탈출해 네팔에서 공부한 승려들이 이곳에 파견되어 새로운 포교에 힘쓰고 있었다. 말끔한 건물에 정이 가지 않아서 커피 한잔을 마신 뒤 급히 길을 재촉했지만 말 없이 미소를 짓던 승려들의 잔상은 커피향보다 오래 남았다. 
 
 
파인뷰 식물원 농가의 주방
해발고도 1,250m에 자리잡은 칼림퐁
 
칼림퐁에서의 하루 

웨스트벵갈 북부 지역을 여행하면서 계속 놀라웠던 점은 도시들의 규모였다. 고지高地는 곧 오지奧地와 같은 개념인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도시의 규모는 컸고 인구는 많았으며 곳곳에서 의외의 장소들이 나왔다. 그런 경험을 집중적으로 한 곳이 바로 칼림퐁Kalimpong이었다. 해발고도 1,250m에 자리잡은 칼림퐁은 여행 중 처음으로 칸첸중가Kanchenjunga의 풍경을 만났던 도시였다.
 
숙소였던 모건하우스에서 아침에 눈을 뜨니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해발 8,603m의 산이 창밖에서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구름에 휩싸여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은 그 산을 누군가는 두 발로 타박타박 걸어서 정복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침 산책 삼아 걸어 간 인근의 사원Zongdogpaldri Fobrang Monastery에서는 칸첸중가의 풍경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히말라야의 정기를 흠뻑 받아서인지 어린 승려들의 표정은 유난히 밝아 보였고, 그 손에 들려 있는 차이 한잔은 더욱 달콤할 것 같았다. 하늘은 주체할 수 없이 푸르렀고, 눈 쌓인 칸첸중가도 하늘에 물들어 내내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멋진 풍경은 하늘에만 있지 않았다. 칼림퐁을 떠나 다르질링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티샤Teesta 강과 랑깃Rangit 강이 만나는 합수 지점이 나온다. 연인들의 전망대Lover’s Meet View Point에서 내려다보면 수킬로미터 아래에서 에메랄드 빛 티샤 강이 흙빛의 랑깃 강과 만나서 하나가 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북쪽 시킴의 5,330m 고지에서 형성된 초 람후Cho Lamhu 호수에서 발원한 티샤 강은 가파른 계곡을 타고 흐르는 동안 여러 갈래로 나눠졌다가 다시 합수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1968년에 강이 범람하여 1,500명의 사상자를 낸 후에는 댐을 설치해 수량을 조절하고 있는데 하류에 이르러서는 하얀 모래와 섞여 에메랄드빛으로 변한다. 티샤나 랑깃 강은 래프팅 코스로도 유명하다. 

겉에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면모를 숨기고 있었던 곳은 파인뷰 식물원Pineview Nursery이었다. 칼림퐁 시내에서 불과 2km 거리에 있는 식물원의 정확한 역할은 선인장 품종 보호소 겸 판매소다. 1971년에 설립된 사립 식물원으로 남미, 북미, 중미의 희귀한 선인장이 자라고 있었다. 목마름을 참은 채 가시를 입고 있는 선인장은 고독해서 아름다운 식물이다.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검역 문제와 더불어 한국의 기후에서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했다. 아주 작은 선인장부터 키를 넘기는 것까지 진귀한 선인장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관리인 주택의 주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은 스테인리스 그릇이 가득 진열된 선반은 웬만한 그릇 가게보다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깔끔한 성격의 안주인이 타 주는 밀크차는 맛도 좋았다. 
 
 
다르질링에서 멀지 않은 라마하타Lamahatta에는 가파른 경사면에 침엽수가 빽빽하게 자란 공원이 있어서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숲 입구쪽에 조성된 공원
연인들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티샤 강과 랑깃 강의 합수 장면이 펼쳐진다
 
다르질링의 3가지 호사 

웨스트벵갈주의 주도인 콜카타에서 한 달 동안 머문 적이 있었다. 그 곳의 무더위를 피해 인도 장기 여행자들이 다녀오는 피서지가 바로 다르질링Darjeeling이었다. 해발 2,134m 높이에 위치한 이 도시는 이미 19세기 말부터 콜카타의 영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름 휴가지였다. 언덕 경사에 아슬아슬 자리잡은 마을 너머로 칸첸중가가 걸쳐지는 풍경 때문에 ‘Queen of Hills’로 불리기도 하는 곳이다. 

다르질링에서 누려 봐야 할 첫 번째 호사는 바로 이른 아침에 칸첸중가를 감상하는 일이다. 붉게 타오르며 등장하는 칸첸중가뿐 아니라 밝은 날에는 에베레스트 산도 볼 수 있다. 
두 번째 호사는 스리랑카 우바, 중국 기문과 함께 세계 3대 홍차로 인정받는 다르질링 차를 마시는 것이다. 장장 22km 이르는 차밭의 풍경은 괜한 것이 아니다. 톡 쏘는 듯한 타닌향 때문에 홍차의 샴페인이라고 불리는 다르질링 홍차는 다르질링의 풍부한 토양과 기후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홍차 애호가들은 무스카텔 포도를 떠올리기도 한다.

다르질링에서 처음 차 재배가 시작된 것은 1841년의 일이다. 중국에서 들여온 차 묘목으로 시작된 3개의 차 농장은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인해 1873년에 이르러 도아스 전 지역에 113개로 늘어났다. 글렌번Glenburn이나 마카이바리Makaibari 같은 대형 차 농장에서는 로지에서 머물며 차밭을 견학하고 차를 즐기는 관광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최고급 차는 이곳에서도 비싸지만 구경은 공짜다. 

세 번째로는 1999년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꼬마 열차를 타 봐야 한다. 웨스트벵갈 지역에는 3개의 산악 철도가 있는데 다르질링 히말라야 철도, 닐기리 산악 철도, 칼카-심라 철도가 그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것이 바로 다르질링 히말라야 철도다. 1879년에서 1881년에 걸쳐 해발고도 100m도 안 되는 뉴잘파구리New Jalpaiguri에서 2,134m 높이의 다르질링 사이에 놓인 88km의 철로는 험난한 산악 지형에서 삶을 꾸려 가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운송 수단이었다. 무려 2,000m 이상의 고도를 극복하며 느리게 달렸던 꼬마 열차의 경사도와 회전도 등은 기네스북에도 기록되어 있다. 아직도 열차는 전 구간을 달리지만 다르질링과 굼Ghum 사이의 5km 구간만 오가는 2시간 코스의 관광용 노선을 추천한다. 기차가 360도 회전을 하는 바타시아 루프Batasia Loop에서는 칸첸중가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아쉽게도 이 모든 호사를 누려 볼 시간은 없었다. 밤늦게야 다르질링에 도착한 탓에 방문할 수 있는 곳은 몰Mall이라고 불리는 시장밖에 없었다. 그러나 네팔에서 넘어온 모자와 장갑 등의 겨울 아이템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호사는 놓치지 않았다. 다르질링은 생각보다 추웠다.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히말라야 산악 철도에 올라탄 소녀
칸첸중가를 배경으로 한 다르질링 도심
관광객들을 위해 짧은 코스의 열차편이 운행 중이다
 
문 너머, 국경에서

웨스트벵갈 북부의 도로는 휘어짐과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한참 동안 자욱한 안개를 뚫고 지나가면 빽빽한 침엽수림과 차밭이 교대로 나타난다. 좌우로 흔들리며 끊임없는 이동의 연속이니 졸다 깨다를 반복할 수 밖에 없는데, 현재의 위치를 대략 짐작하게 해주는 바로미터는 온도다. 반팔을 입고도 후덥지근한 공항을 출발한 지 몇 시간이 지나면 공기는 점점 시원함, 서늘함 그리고 차가움으로 바뀐다. 어느 도시에서는 추위에 덜덜덜 떨기도 했다. 

한결같은 감탄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히말라야 고산들의 위용이었다. 도아스의 여러 도시들을 반시계 방향으로 여행하는 동안 히말라야의 품에 기대어 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르질링에는 아예 티베트 망명자 대피소가 있다. 티베트 불교 사원도 흔하고, 도로 휴게소쯤 되는 자리에서는 주전부리와 소소한 기념품들을 파는 네팔 여인네들이 반갑게 손짓을 하며 “당신은 지금 네팔 땅에 서 있다오!”라고 자랑스레 말하기도 했다. 하다못해 동네 매점에서도 네팔식 만두 모모를 먹을 수 있다. 꽤 장사가 잘 되는지 만두를 빚는 안주인의 손이 잽쌌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뜨거운 찜기에서 방큼 꺼낸 만두는 열흘 넘게 인도 음식에 지쳤던 입맛을 위로해 주었다.  

국경 도로를 달리는 동안 때마침 당근과 빨간무 수확기인지 여인들은 흙도 털어내지 않은 당근과 빨간무 다발을 도로변에 쌓아놓고 자동차가 멈춰 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도 신선해 보여서 소량을 구입했는데, 그렇게 달고 맛있는 당근, 맵고 시원한 무는 난생 처음이었다. 그 어떤 유기농 채소도 히말라야가 키워낸 이 야채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쉽게 갈 수 없는 티베트, 그보다 까다로운 부탄, 항상 꿈만 꾸는 히말라야를 지척에 두어서인지 국경 도로를 달리는 마음은 평정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곳이 문Dooars이라서 그런 것이리라. 문이란 것이 닫혀 있으면 열고 싶고, 열면 또 한 걸음 나아가고 싶은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내 새로운 문을 찾게 되고 만다. 
 
 
 웨스트벵갈의 고산지대를 달릴 수 있는 차는 두 가지 종류뿐이다. 사륜구동 아니면 트럭이다
 즉석에서 네팔 만두 모모를 만들어 파는 매점 안주인
 
공항으로 가는 길에 스쳐 갔던 마을의 풍경들
네팔 여인들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재배한 야채를 국경 도로변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travel info
North of West Bengal 
 
잘다파라 투어리스트 로지Jaldapara Tourist Lodge
인도정부에서 운영하는 여행자숙소로 사파리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다. 숙소동으로 둘러싸인 정원에는 수십 종의 동물 모형이 설치되어 있는데 저녁마다 라이트 & 사운드 쇼를 보여 준다. 동식물에 대해서 사전지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주소 Madarihat, Jalpaiguri, 735220 문의 03563-262230 가격 스위트룸(2인 식사 포함) 4,685루피 
 
 
칼림퐁 투어리스트 로지Kalimpong Tourist Lodge
모건하우스Morgan House라고 불리는 회색 벽돌건물은 고풍스럽지만, 삐걱거리는 마룻바닥 등 을씨년스러운 구석도 없지 않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객실 창문을 통해 칸첸중가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만큼은 최고다. 
주소 Kalimpong, Darjeeling, 734301  문의 03552-255384 
가격 딜럭스 더블 룸 3,000루피(세금 불포함)
 
다르질링 투어리스트 로지
위치가 좋지 않았던 다른 정부 소유 투어리스트 로지와 다르게 다르질링의 로지는 시장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시설은 오래 됐지만 객실마다 별도의 티테이블 공간이 있으며 건물 후면에는 경치가 좋은 정원을 갖추고 있다. 
주소 Bhanu Sarani, Darjeeling  문의 91354-2254411 
 
잘다파라 국립공원Jaldapara Wildlife Santuary
우거진 숲 속에서 야생동물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코끼리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한 마리당 4명의 승객과 안내자가 탑승한다. 허가비 1인당 10루피, 입장료 외국인 1인당 100루피, 코끼리 사파리 1인당 140루피, 스틸 카메라 보유시 1대당 25루피까지 내야 한다. 잘다라파 투어리스트 로지에서도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다. www.jaldapara.in
 
카페 리퓨얼Cafe Refuel
대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두 청년이 창업한 곳인데, 놀랍게도 커피 만드는 법을 유투브를 통해 배웠다. 바이크 라이더인 그들의 취미는 카페 인테리어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데, 낡은 바이크를 개조한 의자와 테이블의 아이디어가 특히 빛났다. 
주소 S Mile, Kalimping 9749622796  가격 아메리카노 20루피, 모히토 80루피. 
 
라지다니 익스프레스Rajdhani Express
인도 전역의 주요 도시와 델리를 연결하는 최고급 열차로 냉방시설이 완비된 침대칸을 운영하고 있다. 식사를 포함해 애프터눈티까지 최고급 서비스가 제공된다. 여행을 시작했던 도시는 쿠치비하Cooch Behar로 웨스트벵갈 지역에서 가장 동쪽의 도시다. 홈페이지 www.indianrail.gov.in 
 
다르질링 히말라야 산악 철도
999년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꼬마 산악 열차다. 험난한 산악지형을 오르는 기차는 느리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뉴 잘파구리에서는 오전 8시30분과 9시에 출발하는 2편의 기차가 있고 6시간 이상이 걸린다. 다르질링에서 굼 사이에는 2시간 거리의 조이 라이드 코스가 하루 3회 운행한다. dhr.indianrailways.gov.in   
 
 
웨스트벵갈의 북부North Bengal 
히말라야의 관문지대 인도의 최동단 웨스트벵갈 주는 북부와 남부가 중앙부의 가늘고 긴 땅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마치 닭의 옆모습을 연상시킨다. 여행했던 지역은 닭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북부 지역으로, 네팔과 부탄 사이의 땅이다. 다르질링Darjeeling·잘파이구리Jalpaiguri·쿠치비하Coochbehar의 3개 디스트릭트를 합쳐 도아스Dooars라고도 부르며 중요 도시들은 대부분 해발 고도 1,000~2,000m 이상에 자리잡고 있다.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취재협조  웨스트벵갈투어리즘 www.westbengaltourism.gov.in  인도정부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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