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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 산으로 예술 여행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4.04.2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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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미술관은 일상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미술관이 굳이 찾아가야 하는 곳이 아닌, 지나가다 커피 한잔 마시러 들르는 카페처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예술이 좀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평소의 주장과는 반대로 ‘뮤지엄 산Muesum SAN’은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심지어 강원도 원주의 산 정상에 있어 마음먹고 찾아가야 하는 미술관이다. 그러나 뮤지엄 산은 반드시 산에 있어야 했다. 일단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안도 다다오Ando Tadao의 건축 철학이 묻어 있는 미술관은 도시와는 어울리지 않고,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빛과 공간을 통한 무한의 공감각 예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용한 공간이 뒷받침해 줘야 한다는 점이 이유라면 이유랄까. 그래서인지 2013년 5월 ‘한솔뮤지엄’으로 미술관이 오픈했을 당시, 위치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7개월 만에 7만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지난 3월 한솔뮤지엄은 ‘뮤지엄 산’으로 재탄생했다. 공간Space, 예술Art, 자연Nature의 약자가 미술관이 지향하는 바를 모두 담고 있으면서도 산山과 같은 음을 지니고 있어 미술관의 성격을 보다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 개명과 동시에 개관전 Part1 ‘진실의 순간, 한국 근·현대 서양화’전, 이어 Part2 ‘진실의 순간, 한국화와 판화’전이 진행 중이다. 이응노, 정규, 오윤, 황규백 등 40여 명 작가들의 150여 점의 작품을 통해 한국화의 근·현대 미술역사를 한번에 둘러볼 수 있다. 특히 1960년대 중반 이후 다양한 판화 기법을 구사한 작품들을 통해 작가들의 노력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단연 제임스 터렐관이다. 제임스 터렐은 작년 6월부터 9월까지 뉴욕의 구겐하임에서 회고전을 통해 47만명의 관람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이번에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간츠펠트Ganzfeld와 웨지워크Wedgework 작품은 각도에 따라 평면으로 느껴지던 것이 하나의 공간이 되는 신비한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인 스카이 스페이스에서 일몰시간에 맞춰 1시간 내외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빛을 통해 관람객들의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줄 것임이 틀림없다. 뮤지엄 산에서의 예술 여행,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뮤지엄 산 | 주소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관람요금 성인 기준, 뮤지엄 1만2,000원, 제임스 터렐관 2만8,000원  
관람시간 뮤지엄 오전 10시30분~오후 6시, 제임스 터렐관 오전 11시~오후 5시30분(매주 월요일 및 명절연휴 휴관)  문의 033-730-9000  hansolmuseum.org 
 

뮤지엄 산 곳곳에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 철학이 묻어 있다  
제임스 터렐관, 호라이즌Horizon  
갤러리1에서는 정규, 황규백, 박래현 등 한국 판화의 부흥을 이끈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창조갤러리4. 한국의 전통 수묵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변관식, 이응노 등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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