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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Boracay - 천국은 이렇게나 가까이

  • Editor. 차민경
  • 입력 2014.05.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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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보아도 좋다’는 말을 이토록 실감한 순간이 있었던가. 말 그대로 영롱한 빛을 뿜어내고 있던 보라카이 바다 앞에서 나는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발 끝을 간지럽히는 고운 모래, 에메랄드를 흩뿌린 바다. 화이트비치를 따라 걷고, 바다 속을 들여다보면서 보라카이로 마음을 가득 채웠다. 
 
쾌청한 날씨와 규칙적인 파도소리를 온몸으로 느끼다 보면 보라카이 어디든지 천국이 된다.
 
화이트비치는 반짝반짝

두 시간의 비행, 한 시간의 자동차 이동, 그리고 십여 분간 보트를 타고 나서야 보라카이 섬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칠흑 같은 밤, 호텔 침대에 몸을 스르륵 파묻으면서 ‘이 복잡한 여정을 감내할 만큼 보라카이가 아름답단 말인가’ 의심했던 것이 사실. 그리고 이튿날, 눈앞에 펼쳐진 화이트비치를 본 순간, 경솔했던 전날 밤의 의심을 후회할 새도 없이 그 풍경에 빠져 들고 말았다. 

산호가 부서져 만들어진 화이트비치의 이루 말할 수 없는 하얀색, 그리고 입자 고운 밀가루처럼 보드라운 감촉. 보라카이 섬 서쪽에 장장 7km의 길이로 이어져 있는 화이트비치는 말 그대로 하얀색이었다. 비단 모래의 색 때문에 화이트비치인 것은 아닐 것이다. 투명하게 비치는 물색과 마음을 비우고 이곳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더해졌을 것이다. 정박한 보트를 제 것인 양 타면서 놀고 있는 아이들, 신발을 들고 해변을 걸어가는 연인들, 그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여행자까지 이곳의 낭만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때 육지에서 사람을 태우고 들어오는 배가 정박했었던 항구 3곳, 스테이션1·2·3이 이정표처럼 남은 풍경도 이색적이다. 지금은 배가 드나들지 않아 항구 역할은 하지 않는다고. 스테이션1에서 스테이션3까지 긴 화이트비치를 따라 카페와 레스토랑, 클럽과 쇼핑몰이 줄지어 들어서 여행자들을 기다린다. 노상에서 머리를 땋아 주고 문신을 해주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현지인들이 열심히 손님을 불러 모은다. 평화롭고 조용한 낮의 화이트비치뿐 아니라 활기 가득한 밤의 화이트비치도 즐겨 봐야 한다.
 
해변에는 낮게 등을 켠 수없이 많은 테이블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가까이서 조용히 울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일행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때, 정말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즐거운 소란은 연중 이어진다. 건기와 우기가 명확하게 갈려 우기에는 여행이 힘든 다른 동남아 지역과는 달리 11월부터 3월에는 서쪽 바다를, 4월부터 10월까지는 동쪽 바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시즌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골목길에서 만난 소녀는 오토바이에 납작 엎드려 무료히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었다. 누굴 기다리는 걸까?

무엇이든 골라 보세요

하루면 섬을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니 보라카이는 작다. 하지만 며칠이고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 곳이 있으니, 바로 보라카이의 대표적 쇼핑몰 ‘디몰d-mall’과 ‘디탈리파파D´talipapa’다. 디몰은 기념품과 옷가지를, 디탈리파파는 수산시장을 겸하는 쇼핑몰인데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 여행자도 쇼핑몰을 피해 갈 수 없는 법이었다.

‘기껏해야 조잡한 기념품뿐이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휴양지에서 딱 좋은 원피스, 꼭 필요하진 않아도 기념 삼아 사게 되는 ‘I♡Boracay’ 티셔츠, 아무렇게나 사용하기에 좋은 큰 가방, 조개껍질에 색을 입혀 만든 장식품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보라카이 여행의 필수 쇼핑 아이템인 I♡Boracay 티셔츠를 결국 한 벌 사고 말았다. 몇백 페소(2014년 4월 기준, 100페소는 한화 약 2,300원) 안팎의 물건들은 꼭 필요하진 않았지만 자연스레 지갑이 열렸다. 가격은 정말 저렴했고, 다음 여름 휴가 때 입으면 그만이었다. 구석구석 돌아보고 거리낌없이 흥정해 보는 재미도 누려 보자. 

쇼핑을 했다면 이제 배를 채워야 한다. 우리나라 수산시장에 비견되는 디탈리파파는 보라카이 바다에서 잡아 온 해산물들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주변 식당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디탈리파파 중앙에 자리한 매대에는 온갖 색과 소리가 넘쳐난다. 푸르스름한 생선들, 희고 반질반질한 조개들 사이로 점원과 손님이 주거니 받거니 흥정을 한다. 점원이 처음 부르는 가격에 놀라 해산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거품이 꺼지듯 흥정할수록 가격이 쑥쑥 내려간다. 사람들이 해산물을 양손 무겁게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매대 주변에서 요리를 해주는 가게에서는 약간의 자릿세와 요리비용을 받는데, 약 200페소 안팎이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노량진 수산시장이다. 통통한 새우를 양념에 버무려 입 안에 넣자 그 만족스러운 크기와 꼬들꼬들한 식감에 감동이 밀려왔다. 
 
보라카이 푸카쉘비치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사람들. 아무렇게나 버려진 작은 보트가 재미있다
디탈리파파의 먹을거리들. 매대에서 바로 가져와 요리한 게요리는 달콤 짭짤한 맛이 난다

바다에 몸을 던져

영롱한 에메랄드 빛을 뽐내던 바다, 보라카이의 바다가 궁금해진다. 전세계의 사람들이 보라카이의 바다를 즐기러 오는 만큼 이곳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두리둥실 떠 있는 돛단배들은 모두 여행자에게 낭만적인 기억을 선물하는 중이다.

먼 바다에 나가 섬을 바라볼 수 있는 호핑투어에 나섰다. 약 3~4시간 가량 배를 타고 섬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호핑투어는 보라카이에서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되는 액티비티다.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보트 위에서 바라보는 보라카이 섬은 그 섬에 발을 대고 있을 때와는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먼 시야로 긴 화이트비치가 한눈에 담기고, 해변의 사람들은 미니어처처럼 작아진다. 섬으로 다시 돌아갈 순간이 행복하게 기다려지는 것은 물론이다. 

산호섬인 보라카이는 수중 환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세계 5대 다이빙 명소로 꼽히는 것도 그 때문. 여행 중 만난 한 중국인 여행자는 다이빙을 하기 위해 한 달 가량 보라카이에 머무는 중이라며 꼭 바다 속 세상을 만나 보라고 엄지를 치켜들었을 정도다. 

물과 친하지 않았던 초보자니 다이빙보다 손쉬운 스노클링에 도전하기로 했다. 물 밖의 생활에 익숙한 우리에게 언제나 물속은 신기한 법이다. 물안경 밖으로 작고 큰 물고기가 지나다니고 화석처럼 바닥에 붙은 산호들은 잠시 잠깐 인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선사했다. 호핑투어를 하면서 스노클링이나 낚시 등의 기타 액티비티를 함께 이용할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현지에서 호객을 하는 현지인들과 흥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보트 상태와 서비스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필리핀항공 현지 사무소에서는 검증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핑투어 업체를 직접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1, 2 가루처럼 부서지는 모래를 맨발로 밟으며 해변을 따라 걸었다. 아이들의 웃음 소리나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즐겁게 울리는 순간
 
글·사진 차민경 기자  취재협조 필리핀항공 www.philippineairlines.co.kr
 
 
 
▶travel info
RESORT in Boracay
 
리조트에서 파도풀을 즐긴다
크라운리젠시리조트 & 컨벤션센터

Crown Regency Resort & Convention Center
편안한 잠자리는 기본, 파도풀과 서핑풀까지 즐길 수 있는 리조트는? 크라운리젠시리조트 & 컨벤션센터는 보라카이에서 가장 큰 수영장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24시간 편의점을 비롯해 수중 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마린 아쿠아리움’도 인기. 딜럭스룸·이그제큐티브 딜럭스룸·주니어 스위트룸·펜트하우스 등 총 524개 객실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 입구에 필리핀항공의 현지 사무실이 마련돼 있어 한국인 여행자에게 다양한 현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간결하고 깔끔한 시설이 자랑
크라운리젠시리조트 아넥스

Crown Regency Resort Annex
올해 완공한 크라운리젠시리조트 아넥스는 총 46객실의 아담한 크기다. 작은 정원을 중심으로 객실이 둘러싸인 형태로, 숙박의 기능에 충실하게 설계돼 있다. 그래서인지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정문에서 1분 거리에 자리한 크라운리젠시리조트 & 컨벤션센터의 부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니 보이는 크기가 작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프라이빗 비치를 즐겨라
솔마리나 리조트

Sol Marina
보라카이 섬 북서쪽, 시내와 조금 떨어진 지역에 자리한 솔마리나 리조트는 해변 바로 앞에 자리해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내까지도 10~15분 거리로 그다지 멀지 않다. 아직 리조트가 완전히 완공되지 않아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깔끔한 시설과 저렴한 숙박료 덕에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해변과 바로 맞닿은 레스토랑과 바를 꼭 즐겨 보시길. 
 
필리핀여행은 필리핀항공과 함께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필리핀의 대표적 항공사 필리핀항공은 현재 인천과 부산에서 보라카이 칼리보공항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 특유의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 4시간의 짧은 비행시간 동안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려 보라. 인천에서는 오전·오후 하루 2편이, 부산에서는 주 4회(수·목·토·일요일) 뜨고 있다. 필리핀 항공 홈페이지에서는 에어텔 상품도 소개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구성의 에어텔 상품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특히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여러가지 프로모션이 펼쳐진다. 5월18일까지 항공권을 구매하면 1인당 5만원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필리핀항공 www.philippineairlines.co.kr 02-399-8000
필리핀항공 보라카이 지사 +63-36-288-2297, 070-7730-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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