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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AIN] 칙칙폭폭, 기차수업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4.07.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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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작은 텃밭이 있었다. 고추나 상추, 가지, 오이 등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직접 만져 볼 수도 있었다. 가끔 선생님이 운동장으로 현장학습을 데리고 나가면 해가 뜨겁게 내리쬐는 날이라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오이꽃에 붓으로 꽃가루를 옮겨 묻혀 주던 것이 지금까지도 또렷이 기억나는 이유는 ‘책’이 아닌 ‘현장’에서 공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7월2일 문창초등학교 50여 명의 아이들은 교육Education과 여행이 함께하는 교육전용열차 ‘E-Train’을 타고 국립생태원으로 세계 자연여행을 떠났다. 부러웠다. 이것이 진짜 움직일까 싶을 정도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알록달록한 시트에 레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무대까지 설치되어 있는 기차였다. 기차 내부에는 교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에듀룸도 있었고 아이들은 그날 방문할 국립생태원에서 직접 보게 될 것들에 대해 선생님들과 함께 예습을 하고 있었다. 부채 만들기와 곤충 해부 실습까지 흥미로운 수업도 동시에 진행됐다. 모든 객실 안에는 CCTV를 설치해 학생들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청소년 지도사와 응급처치 자격증을 가진 전문 인력이 동행하니 왠지 안심이 된다. 

그렇게 2시간 30여 분을 칙칙폭폭 달려 도착한 곳은 서천의 국립생태원이다. 아이들은 우리나라 숲과 습지, 연중 온화한 지중해의 캘리포니아, 오로라가 있는 남극과 북극, 아프리카의 정글을 지나가며 살아 있는 생태계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청소년 지도자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들이 동행해 북극곰의 털은 왜 하얀지, 개구리는 왜 초록색인지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주는 수업도 함께했다. 운동장에서 더 멀리 나아간 현장학습이다. 

생태계 여행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면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E-Train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사진을 올리고 간단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친구들끼리 현장학습에 대해 주제를 만들고 토론할 수 있으며 여행 다이어리를 만들 수도 있다. 이는 수행평가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딱딱하고 틀에 박힌 문서 형식의 보고서에 비해 흥미롭고 새롭다는 평이다. E-Train은 수도권과 전라권, 강원권, 경상권을 잇는 노선까지 확보한 상태며 주말에는 가족여행 패키지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E-Train  E-Train은 전세 열차의 개념으로 총 9량의 기차에 334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서울, 가평, 수원, 천안, 전주, 구례, 남원, 정선, 강릉, 경주, 김해 등 전국구에 걸쳐 출·도착이 가능한 체험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7월26일부터 정식 운영하며 가격은 미정.  1661-8851


코레일이 선보인 교육전용열차 E-Train은 지난 7월2일 개통됐다  
서천의 국립생태원을 방문한 문창초등학교 학생들. 청소년 지도자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이 동행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진행했다
 
마치 과학실을 옮겨 놓은 듯한 기차 내부의 에듀룸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알록달록한 시트 디자인이 돋보인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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