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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fine dining] 시화담, 를래 & 샤또가 되다

  • Editor. 천소현
  • 입력 2014.07.29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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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음식을 먹지만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소수다. 마찬가지로 모든 한국사람이 한식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한식의 세계화’라는 화두까지 끼어들면 밥상이 엎어질 정도로 열변을 토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퓨전에 시큰둥한 사람들도, 호화스런 음식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모두 자세를 바꿔 앉아 다시 수저를 들게 만드는 곳, 그 곳이 시화담이다. 이곳에서 요리는 시, 꽃, 그림을 담고 있는 예술이다. 

지난 6월, 이태원 시화담을 찾았을 때 함께했던 외국인들은 음식이 나올 때마다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협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를래 & 샤또Relais & Chateaux 회원사들이었다. 이미 각자의 나라에서 최고급 호텔 & 레스토랑으로 인정받고 있는 회원사들의 기준에도 시화담의 요리는 감동의 연속. 시화담이 한국 최초의 를래 & 샤또 회원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시화담은 를래 & 샤또의 깐깐한 눈높이를 어떻게 통과했을까. 하지만 질문이 틀렸다. ‘세계 속의 유니크한 곳’을 찾겠다는 그들의 까다로운 기준과 암행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시화담이 특별히 더 노력한 것은 없다. 2011년 문을 연 시화담을 를래 & 샤또가 이제 발견한 것뿐. 시화담은 신선설농탕을 모체로 발전한 외식기업 ㈜쿠드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인사동 지점의 분위기는 좀더 캐주얼하다. 

재미있는 것은 메뉴다. 코스가 나올 때마다 저절로 스토리텔링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단군신화’를 담은 전채 요리는 이렇다. 마늘통구이와 마늘타락죽 사이에는 슈거파우더로 그린 곰 그림이 선명하고 반찬은 마늘쫑, 마늘장아찌, 흑마늘 세 가지다. 그리고 입가심으로 놓인 차는? 그렇다. 쑥차다. 외국인 손님을 초대했다면 이 메뉴 하나만으로도 한국의 신화를 주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라는 영화제목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메뉴  ‘김치가 파스타를 만났을 때’는 외국인과 한국인을 모두 만족시킨다. 요리와 그 스토리까지 잘 담아내기 위해 고심했던 시화담의 오청 대표와 부인 박경원 이사는 식기를 직접 디자인해서 유명 도예가들에게 주문 제작했다. 게다가 유기농 야채, 백련, 5년근 산양산삼 등 모든 재료는 유명 산지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품질과 신선도에서 이미 급이 다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한 단 하나의 필연적인 단점은 비싼 가격이다.  
 
시화담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75    점심코스 10만원부터, 저녁코스 15만원부터 예약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며 예약금 10%를 내야 한다. 
11:30~15:00, 18:00~22:00   02-798-3311 


접시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시화담의 오픈 주방  
단군신화를 표현한 요리로, 마늘을 재료로 한 음식만 담겨 있다  
귀한 백련으로 만든 연잎 쌈밥. 마음을 비우고 연향으로 채우라는 의미다

정성껏 발효시킨 효소들, 직접 기른 유기농 야채들이 최고의 맛을 만든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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