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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CORN] 악마는 시카고 팝콘을 먹는다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4.09.30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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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외국생활을 해 본 사람은 안다. 어느 날 불현듯 가족이나 친구보다 고향 음식이 생각나는 때가 있다는 것을. 아쉬운 대로 슈퍼마켓에 가서 비슷한 재료를 골라 담아 어줍잖게 무언가 만들어 봐도 혀가 기억하는 그 맛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대구의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다는 쉬렐 피펜Sherrell Pippen과 티모시Timothy도 그랬다. 그들은 지난 8월 서울 명동의 신세계백화점에 가렛팝콘이 입점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가렛팝콘 팬이라는 그들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그 맛을 그리워했다고. 무척 반가웠는지 연신 사진을 찍고 팝콘을 종류별로 한가득 안고 돌아갔다. 

그들이 열광하는 가렛팝콘의 탄생은 1935년 어느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가렛Garrett 가족들이 모여 가장 맛있는 팝콘을 만들기 위한 조리법 대결을 펼친 것이 오늘 날 시카고 본점을 비롯해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10개국에 진출하는 명물이 된 것. 그중 1등으로 뽑힌 ‘카라멜크리스프Caramel Crisp’는 캐러멜이 듬뿍 발린 팝콘으로 달달함으로 시작해 버터향을 거쳐 쌉쌀한 크렘 브륄레creme brulee 맛으로 장식된다. 가렛코리아 우정민 이사는 맛의 비결이 재료의 고집이라고 단언한다.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생산한 옥수수 알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 기름이나 지방을 사용하지 않은 채 뜨거운 열기로만 튀겨내 더욱 가볍고 바삭하며 담백하다. 팝콘에는 캐러멜과 치즈 등의 재료를 직접 녹여서 듬뿍 묻혀 준다. 팝콘을 튀겼을 때 옥수수 알의 종류에 따라 그 모양새도 달라지는데, 둥글한 머시룸 타입은 아삭하면서 잘 부서지지 않고,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 듯한 모양새의 버터플라이 타입은 소스가 고루 잘 묻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식감과 맛의 조화를 위해 적당한 비율로 섞어 튀겨낸다고. 또한 전통 레시피를 고수하고 매일 소량 생산한 팝콘을 당일에만 판매하면서 신선한 수제 팝콘의 신뢰를 지켜 가고 있다. 

가렛 팝콘은 달콤한 캐러멜크리스프와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치즈콘을 하나씩 동시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두 가지 맛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 먹을수록 진한 맛의 깊이에 중독되는 기분. 버터나 소금 등의 간을 하지 않은 ‘플레인’ 팝콘도 인기다. 고소하고 담백한 것이 ‘뻥튀기’ 간식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식탁 위에 올려 둔 팝콘에 자꾸만 눈이 가는 걸 보니, 이건 분명 악마의 유혹이다.  
 
가렛팝콘숍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로63 신세계백화점 신관 지하1층 SSG 푸드 마켓   garrettpopcornshop.co.kr
 카라멜크리스프, 치즈콘, 시카고믹스 S 4,200원, M 6,600원, L 9,600원, 플레인 S 3,000원, M 4,500원, L 6,000원  
 
 

가렛팝콘의 인기 메뉴인 ‘카라멜크리스프’에 구운 아몬드를 넣어 뭉쳐낸 ‘아몬드 카라멜크리스프’
지난 8월 명동 신세계백화점 신관 지하 1층에 가렛팝콘이 한국에서 최초로 오픈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출신의 쉬렐 피펜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출신의 티모시는 가렛팝콘 입점 소식을 듣고 대구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매일 소량 생산한 팝콘을 당일에만 판매한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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