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Berlin Wall-한국에 온 베를린 장벽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4.11.04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시 뉴스를 통해 본 그날의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베를린 장벽 앞에 동베를린 시민들이 일제히 모여 들며 검문소를 넘기 시작했다. 장벽 위쪽에 있던 서베를린 시민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장벽을 넘은 그들과 격렬한 포옹을 하며 환호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 나이였지만 그들이 부럽고 시샘이 났던 것 같다. 그렇게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다.

대한민국은 현재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분단의 역사 61년. DMZ가 들어선 지 61년이란 긴 세월이 흐르고 있지만 우리에게 통일은 여전히 멀게만 보인다. 이런 역사적 현실 속에서 통일의 염원을 담은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한국에 설치됐다. 

지난 60년간 미군기지가 주둔했던 의정부에 지난 3월, 평화통일 기원 테마공원이 들어섰다. 여기에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것은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일 수밖에. 미군기지였던 장소는 공원으로 바뀌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학생들,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들, 소풍 나온 가족들의 모습 등 군사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의정부의 모습이 한층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설치된 베를린 장벽은 독일정부와 외교부 등 관련 기관의 협조로 무상으로 기증 받았는데 의정부시가 독일에서 개최한 경기도 통일아카데미에 참석한 것이 인연이 되어 성사된 일이다. 기증받은 총 5개의 베를린 장벽은 1961년 8월 동독에서 설치한 것으로 1989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철거되었다가 베를린시와 민간업체에서 전시, 보관 중이던 것이다. 이중 초록색 얼굴이 그려져 있는 장벽은 예술가 티에리 느와르Thierry Noir의  작품으로, 작가 동의를 얻어 무상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장벽 가운데에 전시된 조형물은 서독과 동독의 경계지역에 설치된 브란덴브루크문으로 독일의 상징물이자 평화통일의 역사적 유적지이다. 전체를 6개의 벽으로 나누고 벽 양쪽에 그리스 도리아식의 기둥을 세운 문은 아테네에 있는 아크로폴리스 성문을 모델로 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은 냉전의 상징이었지만 통일의 근거가 되어 주고 있다. 이젠 우리 차례다. 남과 북으로 갈라졌던 철조망을 뜯어내고 서울에서 평양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정 ‘대박’을 외치는 날이 열리기를 희망한다. 
 
평화통일 기원 테마공원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의정부역 환승주차장(1호선 의정부역 4번 출구 앞 광장)
 
의정부역에 설치된 베를린장벽은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초록색 얼굴이 인상적인 장벽은 예술가 티에리 느와르Thierry Noir의 작품으로 작가의 동의를 얻어 무상으로 설치됐다  
베를린장벽 중앙에 설치된 독일의 대표 조형물 브란덴브루크 문  
평화통일 기원 테마공원인 ‘나무은행’은 시민, 기관, 단체에서 기증받은 나무로 조성된 공원이다
 
글 트래비스트 지유리  사진 트래비스트 지유리, 이미화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