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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얻는 여행] "태국은 우리가 접수한다!"②History,Education,Camping,Plantation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4.11.12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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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 Education
아빠는 척척박사 
아이에게 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부모다.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 가득한 
아이에게 어떤 대답을 
내놓아야 할까?
 
피마이 역사공원 근처에는 350년 된 반얀트리가 있는 싸이 응암Sai-ngam도 있다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이 남아 있는 피마이 역사공원. 본래 사원의 입구는 동쪽을 향해 만드는데 이곳은 정문이 남쪽에 있다

질투의 여신, 둘째 딸과의 데이트
피마이 역사공원Phimai History Park

서희는 둘째 딸이다. 두 살 터울의 도희언니를 위로 두고 다섯 살 아래의 남동생이 있다. 그래서인지 질투가 많다. 영락없는 둘째 딸. 언니라 양보해야 하고 동생이라 또 양보해야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아빠와 언니가 손을 붙잡고 걸으면 서희도 쪼르르 달려와 아빠 손을 잡았고, 둘이서만 사진을 찍으면 어느 순간부터는 카메라 화면에 서희가 등장했다. 아빠가 언니와 둘이서만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이 샘이 났는지 아빠에게 귓속말을 속삭이며 손을 이끌었다.

부녀가 다정하게 데이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인 곳이었던 피마이Phimai는 코랏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을 들러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캄보디아의 앙코르 제국이 본토는 물론 태국의 동북부, 라오스의 남부까지 점령했던 시절, 피마이는 시엠레아프와 라오스를 연결하는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고 앙코르 유적이 그 흔적으로 남아 있다. 마을을 둘러쌌던 성곽은 허물어지고 문의 형태만 남아 있지만 중앙의 사원은 태국 정부에 의해 복원돼 1989년, 피마이 역사공원으로 거듭났다. 규모는 다소 협소하지만 캄보디아 앙코르와트가 만들어진 1107년보다 100여 년 앞선 것으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펼쳐진 푸르른 잔디가 마치 ‘그린 카펫’처럼 느껴진다. 아빠가 공원에 흩어져 있던 하얀 꽃을 주워 서희에게 전하니 그제야 서희의 얼굴에 한가득 웃음꽃이 핀다. 
 
반 프라삿 주민들은 방문객들에게 알록달록한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 주며 환대한다

해골, 도자기, 농기구 등 인류의 흔적이 깊은 구덩이 안에 보존되어 있다
 타오 수라나이Thao Suranari. 1826년 라오스 군대의 침입 때 주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도시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 여인 쿤잉 모Khunying Mo의 기념비
 
아빠와 함께 여행하는 현유의 얼굴에는 항상 즐거움이 가득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반 프라삿Baan Prasat

1,500~3,000여 년 전부터 코랏에 거주하기 시작한 정착민들의 흔적과 인류진화의 생생한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고고학 유적지 ‘반 프라삿Baan Prasat’은 20년 전 태국 정부에 의해 발견되었을 때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곳을 관광지로 발전시키고자 했던 지역 주민들은 개인 사유지였던 땅을 마을에 기부하고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등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고 이후 정부와 관광청 등의 도움으로 점차 그 면모를 갖춰 나갔다. 태국에서 두 번째로 조성된 고고학 유적지로(첫 번째는 반 치앙Baan Chiang) 주거지 형태를 이루고 있는 세 개의 구덩이를 중심으로 잘 복원해 살아있는 야외 박물관으로서 의미가 크다. 1996년부터는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인의 집에서 숙박하며 반 프라삿을 좀더 깊이 공부할 수 있도록 홈스테이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일본인 여행객들에게 매우 인기인데 날씨가 덥지 않은 10~12월이 여행 적기라고. 천상 여자인 도희와 서희는 깊은 구덩이에 조각조각 사람의 형태를 갖추고 누워 있는 해골을 보며 다소 무섭다는 반응이지만 현유는 아빠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답지 않은 집중력을 보인다.

마을에서는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특별한 환영식을 마련했다. 시원한 판단Pandan 티와 코코넛과 야자, 설탕과 밀가루를 반죽해 쪄낸 달콤한 디저트 카놈 딴Kanom Tan을 내놓는 것이 그 첫 번째. 그리고 주민들이 손목에 정성스레 실을 묶어 주며 건강과 행운을 빌어 주는데 3일간은 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마지막으로 마을의 가장 큰 어르신이 향을 켜고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올려 준다. 손목에 묶은 실을 여러 번 쓰다듬으며 축복의 기운을 고스란히 전하니 왠지 아이들이 한층 더 밝아진 느낌이다. 
 
 
세 그루의 반얀트리에서 뻗어 나온 수많은 가지와 뿌리에서 350년 세월이 느껴진다

모든 것을 엄마에게 맡기고, 
그저 잘 자라 달라는 기대만을 가진 채 
아이에게 할애하는 관심과 고민, 여유는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하루 종일 아이를 챙기고 아이와 함께하면서, 
아이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어떤 친구를 
만나는지, 장래 희망은 무엇인지, 정말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아빠를 고민 상담의 대상으로 기댈 수 있도록 
친구 같은 아빠가 되려면 지금 아이와 함께 공감하는 
추억과 소재를 만들고 관계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아이와 함께했던 이번 여행은 
좀더 특별했다.
 
- 도희·서희 아빠, 김원정씨 
 
●Camping & Plantation
아이는 자연 속에서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운다. 
사슴에게 풀을 건네주며 
젖소로부터 우유를 얻고 텐트 안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농장을 찾았다. 
 
촉차이 농장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공기총 사격, 말 타기, 마차 타기 등의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농장에서의 하루 
촉차이 농장투어

촉차이 농장은 1957년 촉차이 부라쿨Chokchai Bulakul이 설립했다. 약 3억5,256만 평방미터의 규모로 태국에서 가장 큰 낙농장이다. 5,000마리 이상의 젖소를 사육하며 유기농 농작물을 재배하는 동시에 농장 투어와 아이스크림 만들기, 승마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방콕에서 차량으로 약 2시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가족여행지로 인기다.

농장에서는 직접 소 젖 짜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키가 140cm 이상인 아이나 성인만 가능한데 현유와 서희는 이보다 좀 작았다. 체험에 앞서 가이드가 간단히 시범을 보였지만 처음 해 보는 것인지라 아직은 서투르다. 짧은 체험 시간에 다소 아쉬움을 보이던 아이들에게 이번에는 직접 짜낸 우유로 아이스크림을 만들러 가자고 제안했다. 아이스크림 소리에 아이들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아빠와 함께 만든 아이스크림을 냉동실에 넣어 두고 이번에는 작은 동물원으로 이동한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다소 낯설어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친해졌다. 사슴, 양, 토끼, 염소, 물고기에게 먹이를 나눠주며 동물과 교감하는 즐거움은 물론 멋진 카우보이와 견공들의 공연에 함박웃음이 절로 나온다. 

농장 입구에는 ‘촉차이 스테이크 하우스’와 ‘촉차이 버거 레스토랑’도 있다. 고급 쇠고기를 사용해 맛좋은 스테이크를 선보이는 촉차이 스테이크 하우스는 웨스턴 스타일의 실내 인테리어와 카우보이 복장의 종업원들 때문에 마치 미국 서부 어디쯤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먹성 좋은 현유는 거대한 사이즈의 티본T-Bone 스테이크를, 도희는 부드러운 질감의 립 아이Rib Eye 스테이크를 선택해 접시를 싹싹 비워 냈다. 
 
먹이 주기 체험을 위한 당근, 우유 등은 20~30바트

아빠는 ‘좋은 아빠’예요
촉차이 캠프

아이들을 위한 여행에 캠핑이 빠지면 섭섭하다. 혹자는 ‘좋은 아빠’의 조건으로 ‘캠핑을 떠날 수 있는 남자’를 꼽았으니 이제 캠핑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느껴질 정도다. 아이들과 제대로 된 캠핑을 해 본 적이 없다는 두 아빠들에게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무거운 캠핑 장비를 갖출 필요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캠핑을 ‘글램핑’이라 부르는데 촉차이 농장은 이러한 글램핑을 2005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촉차이 캠프촌. 분명 나무와 풀이 울창한 숲으로 들어왔는데 그 안은 최신식이다. 적당한 불편함과 적당한 편리함이 공존하는 캠프촌이다. 커다란 텐트마다 안에는 성인 4명이 누워도 될 만한 크기의 안락한 침대를 비롯해 배스 가운, 에어콘, 테이블, 옷장, 드라이기 등 호텔 객실에 있는 웬만한 기본 용품들이 다 갖춰져 있다.
 
다만 삼면으로 둘러싸인 샤워장과 화장실은 열대 나무와 무성한 풀을 마주보며 볼 일을 봐야 하기 때문에 태초의 자연으로 돌아가 헐벗은 기분. 하지만 어두컴컴한 밤, 화장실에 혼자 가기 무섭다는 아이와 함께 손전등을 켜고 걸어가야 하는 점은 깨알 같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이른 저녁인데도 야외 테이블에 앉아 아빠와 함께하는 식사는 꿀맛인가 보다. 그리고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산책로를 따라 함께 걷고…. 다음날 아침에 만난 서희에게 간밤에 잘 잤는지를 물으니 늦게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했다. 진짜 여행을 온 것 같아서라나?
 
텐트 안에는 침대, 테이블, 옷장, 에어콘 등이 갖춰져 있으며 식사는 캠핑장 안 레스토랑에서 바비큐나 간단한 볶음밥 등을 제공한다

아이스크림 만들기
준비물 | 우유 700ml, 생크림 1,200ml, 시럽 300ml, 시럽 300ml, 계량컵, 딸기잼·쿠키·초콜릿 등 원하는 재료, 젤리·초코 등 갖가지 토핑
 
1 갓 짜낸 신선한 우유, 생크림, 시럽을 한그릇에 담아 준다.
2 딸기잼·쿠키·초콜릿 등 원하는 재료를 함께 잘 섞는다. 
3 재료가 뭉치지 않도록 섞은 후 아이스크림 기계에 넣어 준다. 
4 기계에서 나온 부드러운 크림을 통에 덜어낸 후 소형 컵에 나누어 담고 갖가지 토핑으로 데코레이션한다. 
5 약 4시간가량 냉동실에 넣어두면 달콤한 아이스크림 완성. 
* 아이스크림은 한번에 작은 컵으로 약 20개를 만들 수 있다. 
* 체험시간 화~일요일 10:00, 13:40, 16:00(월요일 제외) 
* 소요시간 약 45분 가격 1인 기준, 380바트(7% 부가세 포함) 
tip 최소인원 4명 이상, 아이스박스에 포장 가능, 만들기 체험 후 냉동을 위해 4시간 필요, 촉차이 농장 홈페이지에서 예약 
 
촉차이 농장투어
 Moo 2, Nongnamdang, Pakchong, Nakhon Ratchasima 30130 Thailand 
투어시간 화~금요일 10:00, 14:00(두 차례 운영), 주말 및 공휴일 09:00~15:40(20분 간격으로 총 18회, 마지막 투어 15:40)  
소요시간 약 2시간 30분 
입장료 화~금요일 성인 235바트, 
아동 115바트, 주말 및 공휴일 
성인 250바트, 아동 125바트 
www.farmchokchi.com
 
촉차이 캠프
모든 객실 2인 기준, 홈페이지 
별도 문의(촉차이 농장투어, 식사, 세미나 등 포함된 프로그램에 따라 상이) 
+66 08 4328 8585  
 farmtour@farmchokchai.com
 
촉차이 스테이크 하우스
09:00~20:30  
티본 프리미엄 스테이크 990바트, 립 아이 프리미엄 스테이크 930바트
 
글 손고은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문미화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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