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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코트의 변신은 무죄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4.12.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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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 기간에 찾은 쇼핑몰. 폐점 시간은 다가오고 쇼핑 리스트에 적힌 아이템들을 찾으러 동분서주 할 때 일분일초가 아쉬운 것이 ‘먹는’ 시간이다. 그럴 때마다 발걸음을 옮긴 곳은 푸드 코트. 가격은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 덕분에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은 줄여 주며 음식이 제공되는 속도는 패스트푸드처럼 빠르다는 단순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푸드 코트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미 대형 마트나 백화점 푸드 코트에서는 전국의 맛집들을 섭외해 하나둘 자리를 내어주고 유명 외식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고급 스테이크와 태국 요리, 직접 구운 화덕피자를 선보이는 등 요리의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콘셉트로 꾸며 이목을 끌고 있다는 롯데 월드몰의 푸드 코트 ‘왕궁’을 찾았다. 거대한 쇼핑몰 안에 기왓장을 척척 올린 돌담길이 광화문, 근정문, 영추문, 신무문까지 사대문을 이었다. 다소 멋쩍게 광화문 앞에 서성이고 있는데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여인이 나타나 ‘마패’라며 비퍼Beeper를 손에 쥐어 준다. 왕궁 푸드 코트는 원하는 음식 코너에 가서 마패를 보여 주고 주문하는 시스템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양반가, 종가, 마당, 저잣거리 등 조선시대의 분위기로 꾸며 놓은 것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230여 개의 다양한 메뉴가 한자리에 있었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푸드 코트의 음식과 가장 비교할 수 있을 만한 메뉴 두 개를 골라 봤다. 평양냉면과 순두부찌개. ‘평양면옥’의 한우 육회 비빔냉면은 전통방식으로 손 반죽해 낸 메밀면 위에 일주일 동안 숙성시킨 매콤새콤한 비빔장과 신선한 한우 육회를 올렸다.        27개월 이상 사육기간을 준수한 횡성한우는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럽게 씹는 맛이 의외로 냉면과 잘 어울린다. 절반 정도 먹고 나면 평양냉면 답지 않게 입 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칼칼하지만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편. 찌개 전문점 ‘풍향’에서는 우리콩 하얀순두부를 선택할 일이다. 매장에서 국내산 백태로 직접 만든 순두부로 끓여 내 담백함이 특징이며 6대의 전통을 잇고 있는 문옥례 명인이 만든 토속장으로 깊은 맛을 냈다. 

그릇에도 세심함을 기울였다. 각각의 음식 스타일에 맞게 냉면이나 비빔밥은 놋그릇을 사용했고 찌개는 보글보글 끓을 수 있는 뚝배기에 담겨져 나온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푸드 코트에 대한 선입견이 민망해지는 순간이다. 
 
왕궁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 월드몰 지하1층  02-3213-4787 10:30~22:00 
한우 육회 비빔냉면 1만3,000원, 우리콩 하얀순두부 8,000원, 멍게 비빔밥 9,000원, 전복 삼계탕 1만8,000원 
 

지난 10월30일 롯데 월드몰 지하 1층에 ‘프리미엄 푸드라운지’라는 이름을 걸고 왕궁이 오픈했다  
찌개 전문점 풍향의 우리콩 하얀순두부는 매일매일 매장에서 직접 만든 순두부를 사용해 담백한 것이 특징
한식 외에도 일식 전문점, 이탈리아 화덕피자, 홍콩식 국수, 태국요리 등 약 230여 개의 국제적인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그릇부터 메뉴판, 천장까지 조선시대 왕궁 콘셉트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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