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부 기차여행②Le Havre 르아브르-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유산이 된 사연
프랑스 서부 기차여행②Le Havre 르아브르-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유산이 된 사연
  • 고서령
  • 승인 2015.02.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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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Havre 르아브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유산이 된 사연

르아브르의 지도를 보면 흡사 경기도 일산 지도 같다. 격자형 도로와 규칙적으로 배치된 건축물들은 철저한 계획도시의 모습이다. 여느 프랑스 도시들과 달리 현대적인 분위기를 가진 이 도시는 지난 200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현대적인 도시와 유네스코 유산,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것 같지만 여기엔 긴 사연이 있다. “19세기 후반 르아브르는 전 세계의 상인들과 대형 선박으로 붐비는 무역 항구도시였어요. 그런데 2차 세계대전 중 르아브르에 독일군이 숨어 있다는 정보를 접한 영국군이 도시를 완전히 폭격해 버렸지요. 당시 16만명 시민 중 5,000여 명이 사망하고 8만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시내와 항구 모두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파괴되었고요.” 어릴 적 르아브르로 이민한 한국계 프랑스인, 마젯 희진Maget Hi-jin 교수님이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전쟁이 끝난 뒤 프랑스정부는 당대 세계적인 건축가였던 오귀스트 페레Auguste Perret에게 의뢰해 도시 재건에 나섰다. 1945년부터 1964년까지 20년에 걸쳐 100명 이상의 건축가를 투입한 작업이었다. ‘콘크리트의 시인’이라 불렸던 페레는 철근 콘크리트 건축기법을 활용해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교회, 시청, 아파트 등을 건설했다. 도시 전체가 오귀스트 페레의 작품인 셈이다. 오늘날 르아브르는 프랑스에서 가장 훌륭하게 재건된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아브르시 재건 역사관L’Appartement Temoin de la Ville Reconstruite par Auguste Perret에는 1950년대 당시 막 재건을 마친 아파트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마젯 교수님이 설명을 이어 갔다. “페레의 아파트는 르아브르 시민들의 생활양식을 통째로 바꿔놓을 정도로 혁신적이었어요.
 
욕조 시설과 싱크대, 실용성을 강조한 가구는 지금 사용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죠.” 페레는 총 1만개의 아파트를 만들었는데, 전쟁 전에 살았던 집과 재산의 규모에 맞춰 이재민들을 입주시켰다고.

페레 건축의 정수가 담겨 있다는 생조셉교회St. Joseph’s Church를 찾아갔다. 높이 107m에 이르는 거대한 채광탑이 도시 전체를 비추는 등대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1만2,000여 개의 채색유리창을 통과한 햇빛은 성당 안에 알록달록한 꽃무늬를 새기고 있었다. “페레는 빠르고 튼튼하게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선택했어요. 당시에 교회를 콘크리트로 짓는다는 건 획기적인 발상이었죠. 중세 고딕양식을 재해석해 표현함으로써 고전미와 현대미를 모두 갖췄습니다.” 생조셉교회는 그 독특함을 인정받아 1965년에 프랑스 문화재로 지정됐고 2005년엔 르아브르시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아브르시 재건 역사관
월~토요일 10:00~18:00, 일요일 11:00~17:00
contact@lehavretourisme.com
생조셉교회 
Boulevard Francois 1er, 76600 Le Havre
10:00~18:00
 
햇살 좋은 날엔 1만2,000개의 채색 유리창이 생조셉교회 안에 알록달록한 꽃무늬를 새긴다
르아브르 시청에서 바라본 도시는 완벽한 대칭구조다
아브르시 재건 역사관에 재현되어 있는 1950년대 아파트의 주방
 
●The Andre Malraux Museum of  Modern Art
모네의 그림 속 바다를 눈앞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인상파 화가는 누구일까 문득 궁금하다. 개인적인 취향을 말하면 단연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다. 석양이 질 무렵 도착한 르아브르엔 모네의 그림 속 하늘과 바다, 서정적인 항구도시가 현존하고 있었다.

르아브르는 ‘인상파’라는 화풍을 탄생시킨 모네의 작품 <인상, 해돋이> 속에 그려진 도시다. 모네는 다섯 살이 되던 해부터 르아브르에 살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바다와 센강이 만나서 만드는 독특한 물빛, 날씨를 따라 빠르게 변하는 하늘과 구름의 풍경이 그의 인상파 화풍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르아브르는 바람이 많이 부는 도시여서 구름의 모양이 계속 바뀌어요. 모네는 야외에서 일상적인 소재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빠르게 변하는 하늘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즉흥적으로 받은 인상을 빠르게 표현하는 인상주의 화풍을 탄생시킨 것이죠.” 

모네의 스승 외젠 부댕Eugene Boudin 역시 옆 도시인 옹플뢰르Honfleur에서 태어났지만 르아브르에서 기량과 재능을 키웠다. 그런 이유로 르아브르의 앙드레 말로 미술관The Andre Malraux Museum of Modern Art은 파리 오르세미술관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상파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모네의 대표작과 그가 연습 삼아 그린 300여 개의 작은 스케치뿐 아니라 외젠 부댕,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에드가 드가Edgar Degas, 알프레드 시슬레Alfred Sisley,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라울 뒤피Raoul Dufy 등 주요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앙드레 말로 미술관
2 boulevard Clemenceau, 76600 Le Havre 
월·수·목·금요일 11:00~18:00, 토·일요일 19:00까지, 화요일 휴관
 
‘그림 속 그 장소’를 알려주는 앱
인상파 그림 속 르아브르를 여행하고 싶다면 앱스토어에서 ‘Le Havre Impressionniste’를 검색해 다운로드 받아 보자.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가 지도 위에 표시돼 직접 찾아가 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르아브르에서 그려진 모든 인상파 작품의 목록과 그림별로 자세한 설명을 제공한다. 영어 버전이 지원된다.
 
앙드레 말로 미술관에선 클로드 모네가 연습 삼아 그린 작은 스케치들도 볼 수 있다
노르망디의 페캉Fecamp 해변, 클로드 모네, 1881년작
바랑주빌Varengeville 해안절벽Cliffs, 클로드 모네, 1897년작
수련The Water Lilies, 클로드 모네, 1904년작
 
글·사진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rendezvousenfrance.com
프랑스대도시연합회Top French Cities,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에어프랑스 www.airfran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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