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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끝발원정대] 동화 속 나라 노바스코샤Nova Scotia 힐링 여행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5.03.0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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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가지고 있었던 캐나다에 대한 이미지가 있었다. 광활한 자연,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 캐나다에서도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는 노바스코샤에 다녀오고 나니 그 이미지는 한층 더 구체화 됐다.
 
캐나다 현지인들도 힐링 여행으로 많이 찾는 픽토우리조트의 뷰포인트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루넨버그의 인상적인 건물들

두근두근 떨리고 설레기만 하는 여행보다는 따스하고 마음이 꽉 채워지며 방긋 미소가 지어지는 여행, 가슴 벅차게 소중한 시간들로 채워지는 여행이 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로 떠난 여행이 그랬다. 아름다우면서도 동화 같은 아기자기함이 있고 역사를 간직하면서도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고 있으며 미식과 힐링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 사람들의 친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꼭 여행해야 할 ‘0순위’ 여행지였다.
 
노바스코샤 여행의 중심인 할리팩스 언덕 위 요새, 시타델
산책하기도 좋고 석양의 모습이 낭만적인 할리팩스 항구의 워터프론트
잘 가꾸어져 피크닉을 즐기기 좋은 할리팩스의 퍼블릭공원
할리팩스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할리벌튼 인의 로비
 
고풍스러운 항구도시, 할리팩스

노바스코샤 여행의 시작은 보통 애틀랜틱캐나다의 중심도시인 할리팩스Halifax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영국 식민 치하인 1749년, 노바스코샤 총독 에드워드 콘월리스와 2,756명의 영국 병사들이 구축한 언덕 위의 도시이자 노바스코샤주의 주도다. 잘 알려진 <빨간머리 앤>의 저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가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할리팩스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는 당시의 요새, 시타델Citadel이 있다. 지금도 매일 정오에 공포가 발사되며 영국 병사복장의 군인들이 행진을 한다. 엄숙한 교대식이 진행되는 동안 주변에는 일순간 정적이 깔린다. 그 모습이 어찌나 생생한지 마치 그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는 느낌이다. 시타델에서 내려다보이는 할리팩스만은 자연 지형의 넓은 항구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항구 주변의 다운타운에는 18~19세기에 세워진 역사적인 건물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어서 고풍스러운 분위기다. 

할리팩스는 노바스코샤주의 중심도시이지만 다운타운과 워터프론트 지역은 걸어서 이동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할리팩스만의 매력을 속속들이 느껴 보길 원한다면 걸어서 돌아볼 것. 골목골목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고 눈인사로 미소를 건네는 캐네디언이라도 마주치면 한층 더 기분 좋은 여행으로 이어진다. 

워터프론트 모퉁이의 파머스 마켓에서는 신선하고 다양한 농작물과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마켓에서 로브스터롤로 근사하게 요기를 한 후에 워터프론트로 나가 산책을 즐기면 참 로맨틱한데 해가 질 무렵의 풍경은 더 근사하다. 숙소를 다운타운에 자리한 유서 깊은 ‘할리벌튼 인’으로 정하면 편안한 보금자리와 멋진 레스토랑까지, 여행 기분을 내기에 손색이 없다. 
 
동화 속 마을같이 아기가지한 매력이 인상적인 소박한 어촌마을 페기스코브
앤티크하고 소소한 매력이 가득했던 마혼베이의 벼룩시장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으로 마을 관광을 할 수 있는 루넨버그 마차투어
윌리엄 드 가스의 기념 조형물은 페기스코브에서 꼭 찾아가 볼 만하다
3개의 교회가 나란히 보이는 풍경이 예쁜 마혼베이
루넨버그 해양박물관. 체험이나 투어프로그램도 알차다
 
 
라이트하우스 루트의 아기자기한 3색 도시

먼저 도착한 페기스코브는 주민 6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어촌이다. 빙하에 깎이고 그 퇴적물이 쌓인 화강암 바위 위에 등대가 서 있어서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자동차는 안내소 앞에 세워 두고 캐나다 어촌마을의 아기자기한 풍경을 즐기며 걷거나 컬러가 인상적인 2층짜리 핑크 관광버스를 타 보는 것도 좋다. 등대는 벤치에 앉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어도 좋기만 하다. 

마을에는 핀란드 출신의 조각가 윌리엄 드 가스W. E. de Garthe가 어촌의 남자들을 조각한 기념 조형물이 있으니 꼭 찾아 보자. 파란 하늘을 등진 조각상을 계속 보고 있으니 마치 그 속에서 사람들이 걸어 나올 것만 같다. 동화적인 판타지에 빠져들 만큼 충분히 인상적이다.

다시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남서쪽 해안을 따라 달리다 보면 마혼베이에 닿는다. 그곳에는 세인트제임스 교회 등 세 개의 교회가 나란히 서 있는데, 호수에 비치면 더 로맨틱해진다. 주석 산지로도 유명하며 수공예품의 도시로도 불리는데 아름다운 찻집도 있다. 마침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어서 소소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1753년경 노바스코샤주 최초의 영국 이민지였던 루넨버그는 18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이다. 항구에는 캐나다 10센트 은화 뒷면에 새겨진 블루노트 2호 범선이 서 있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컬러풀한 건물들은 멋지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아름답다. 
루넨버그 마차투어는 마부의 설명을 들으며 도시 곳곳을 둘러 볼 수 있어 시간 제약이 있는 여행일 경우 꿀같이 달콤하고 알찬 시간이 된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루넨버그 워킹투어도 추천한다. 투어는 외관이 멋진 루넨버그 아카데미에서 시작되는데, 지금도 실제 학교로 운영 중인 곳이다. 유서 깊은 ‘마리나 킹 인’에서 하루를 묵으며 루넨버그의 역사를 직접 느껴 보는 것도 좋다. 개척시대 당시의 모습이 남아 있는 세계문화유산 속 마을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니 뭔가 18세기 그 시대를 살짝 경험해 본 느낌이다. 

노바스코샤 여행 내내 왠지 시간여행을 떠나온 듯,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줄곧 맛볼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색다른 맛을 체험하는 여행의 진짜 맛이 아닐까!

라이트하우스 루트
라이트하우스 루트는 할리팩스에서 남해안 쪽으로, 대서양을 따라서 형성된 도로를 말한다. 할리팩스에서 출발한다면 하이웨이 3번을 경유해서 등대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페기스코브Peggy’s Cove, 3개의 교회가 늘어선 마혼베이Mahone Bay, 세계유산에도 등록된 루넨버그Lunenberg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드라이브를 하는 동안 소박한 어촌의 모습이 차례차례 드러나는데, 그 자태가 정말 매력적이다. 광활하고 경이로운 모습이 아니라 아기자기하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기에 동화 속 마을에 들어온 듯, 왠지 동심의 세계로 빠지게 된다. 
 
아카디안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그랑프레 국립사적의 교회와 에반젤린 동상
그랑프레 와이너리에서는 와인 테이스팅은 물론 와이너리 투어도 즐길 수 있다
울프빌에서 아나폴리스밸리 방향으로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케짐쿠직 국립공원
 
아카디안의 역사가 살아있는 울프빌

노바스코샤 울프빌Wolf Ville은 그랑프레Grand Pre 국립사적이 있는 마을이다. 에반젤린 트레일이라고도 불리는 울프빌 지역의 구도로 1호선은 인기 드라이브 코스인데 캐나다에서 프랑스계 이민자 ‘아카디안Acadian’의 역사가 시작되고 새겨진 땅으로 주변에는 당시 모습을 간직한 마을과 사적들이 남아 있다. 영국과 프랑스 항쟁으로 ‘민족이산’이라는 고통을 겪은 그들의 아픈역사를 세상에 퍼뜨린 서사시의 주인공 ‘에반젤린’. 그의 동상이 이곳에 서 있다. 그곳에서 지금은 너무나 평화롭게 보이는 마을의 비극적이었던 역사를 잠시 떠올려 볼 수 있었다.
 
가까운 곳에 와이너리가 있어서 상을 받았다는 와인도 맛보고 기념으로 구입도 했다. 시간이 남으면 와이너리 근처를 산책해도 좋고 미리 신청한다면 와이너리 견학도 가능하다. 또 울프빌 근처에는 크고 작은 마켓이 농장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치즈힐 하우스를 방문하면 다양하고 신선한 치즈를 맛볼 수 있다. 

여행은 일상의 쉼표지만 그 여행에서도 쉼표가 필요하기 마련. 울프빌에서의 숙소는 시내 중심에 있지만 작은 별장같이 아늑했던 ‘블로미돈 인Blomidon Inn’으로 그곳에 머무는 동안 멋진 별장에 머무는 것처럼 멋스럽고 편해 절로 힐링이 되었다. 객실과 레스토랑 모두 만족스러웠다. 

다음날은 아나폴리스의 케짐쿠직 국립공원Kejimkujik National Park을 찾았다. 캐나다 특유의 멋진 풍경.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얻는 그 잔잔한 감동, 초록 나무들과 눈이 부시도록 맑은 호수의 하모니는 정말 모든 잡생각을 떨쳐 버리고 그곳의 아름다움만을 느끼게 해주었다. 마음을 비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배우며 채워 가는 여행, 노바스코샤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픽토우 티룸에서의 쇼트브레드쿠키와 얼그레이 티타임
픽토우 로지 비치프론트 리조트에서의 로브스터 저녁식사는 여행자가 누릴 수 있는 작은 호사다
픽토우 로지 비치프론트 리조트의 벤치. 바다와 하늘을 보며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
 
별처럼 총총한 추억들

노바스코샤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는 바로 픽토우Pictou. 작은 해안마을인 픽토우에서는 아담한 찻집에서 맛있는 쇼트브레드를 곁들여 티타임을 즐겼고, 픽토우 로지 비치프론트 리조트Pictrou Lodge Beachfront Resort에서 여유롭게 여행을 마무리했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을 것 같은 픽토우 리조트에서는 모두 친근한 친구가 되어 더 없이 행복했다. 시간마저 천천히 흘러갔다. 

빨간 의자에 앉아 잔잔한 평화로움과 소박한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한참을 바다와 하늘을 바라봤고 노바스코샤의 햇살을 온몸으로 머금었다. 멋진 로브스터 디너와 노바스코샤 로컬와인을 즐기며 작은 호사로움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아름다운 경치 속, 그 공간에서 감돌던 행복한 공기와 따스한 미소들이었다. 그렇게 노바스코샤에서의 마지막 밤은 밤하늘의 별처럼 총총 빛나며 저물어 갔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송은정  취재협조 캐나다 관광청 www.keepexploring.kr, 
노바스코샤 관광청 www.novascotia.com

캐나다 끝발원정대 송은정  
글을 쓴 송은정 대원은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자유로운 여행자의 삶을 살고 싶어 해외여행을 시작했다. 현재는 영어와 일본어 통번역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으며 틈날 때마다 여행을 떠난다. 일과 취미를 모두 즐기며 오늘을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 그녀의 캐나다 여행기는 블로그(blog.naver.com/ines011)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캐나다관광청이 선발한 파워 블로거들의 색다른 캐나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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